100일 동안 매일 뜨개를 해보려고 합니다. 9월 23일부터 시작했고요. 이날부터 시작하면 100일째 되는 날이 딱 12월 31일이거든요. 왠지 연말을 의미있게 보낼 수 있을것 같아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이때쯤 되면 챌린지 아이디어나 100일 문답 같은것들이 많이 뜨잖아요.
이런 100일 프로젝트를 도전한 것이 처음은 아니랍니다. 사실 매해 도전했지만 매번 성공하지 못해서 이번에도 좀 주저했어요. 그래도 뭐 아님 어때하는 마음으로 저질러 버렸습니다. 의외로 이번엔 할 수 있을 것 같은 이유 모를 자신감도 있었던 것 같지만요.
처음엔 제법 할 만 했어요. 매일 인스타에 스토리로 인증글도 올리고, 하나씩 떠보고 싶었는데 왜인지 미루고 있었던 것들 위주로 떠봤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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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상하게 어느 순간부터 압박감이 밀려오기 시작하더군요. 하루에 하나씩 뭔가를 완성하는 게 점점 벅찼던 거죠. 세상에나! 누가 저한테 뜨개질하라고 시킨 것도 아니거든요! 지가 좋아서 한다 해 놓고?? 그렇다고 매일 뜨개 100일 프로젝트를 멈출 수도 없었어요. 이건 그냥 쭉 해야 하는 거거든요ㅋㅋ
대신 방향을 살짝 바꿨습니다. 하루에 하나를 완성하는 게 아니라 그저 매일 뜨개질 하는 시간을 보내자. 매일 조금씩이라도 의식적으로 뜨개질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자. 그렇다면 두세 달 동안 시간을 쏟을 수 있는 대작을 떠보자! 그래서 '소피의 우주' 블랭킷을 시작했답니다...!!
사실 이 블랭킷은 올 초에도 한번 떠볼까 마음먹었던 적이 있었어요. (저의 연초계획....ㅎㅎ) 그때는 실도 다 골라놓고 한두 단 맛만 보고 멈췄었는데, 다시 시작하려고 보니 실도 집에 다 골라둔 게 있고 정말 뜨기만 하면 되니까 시작이 어렵지 않아서 좋았답니다.

소피의 우주는 원작대로 크게 뜨면 이렇게나 커지는 블랭킷이에요. 무료 도안이 있고 유투브를 찾아보면 뜨는 영상도 찾을 수 있어서 저도 해볼 수 있겠더라고요. 그치만 저는 이렇게까지 커지는 건 원하지 않고, 집에 있는 실들이 있어서 얇은 실(전 코바늘 4호로 잡고 뜬답니다)로 하고 있어요. 예상 완성 크기는 100*100cm쯤 될것같아요.

그래도 모든 일엔 알맞은 때가 있는 걸까요? 너무 재미나게 뜨고 있답니다!! 단마다 색을 바꾸고 뜨는 기법도 달라지는 게 저한테 되게 잘 맞았던 것 같네요. 지겨울 틈이 없거든요. 매번 배색을 신경 써야 하는 게 좀 걱정이라 말했지만 속으론 은근히 색깔 고르는 게 즐거웠고,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기법들도 배우면서 예쁜 걸 뜨고 있다는 이 기쁨이 엄청나더라고요. 이렇게 말해놓고 중간에 멈추면 조금 민망하긴 하겠지만, 뜨개가 이렇게 재밌었던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너무 흥미로워요. 어서 다 떠서 완성작을 보고 싶습니다.
물론 순조롭기만 한 건 아니에요. 단이 커질수록 편물의 크기도 커지고 무게도 나가잖아요. 그렇다 보니 앞으로 점점 더 신경 써야 할 게 많아지고, 뜨는 것 자체가 불편해지기 시작했어요. 생각보다 편물이 무거워서 들고 떠야 하니 손목이 아프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초반처럼 진도가 팍팍 나가지도 않죠. 어제는 한 단을 무려 3번 만에 완성했어요. 3트!!!!! 푸르시오를 하면서도 어찌나 어이가 없던지. 왜 실수를 계속하냐고요.... 어이없게 말이죠ㅋㅋ
오늘(10/17일 토요일!!)기준으로 28단까지 완성했어요. 감동🤩🤩🤩

전체가 113단이라서 아직 갈 길이 멀어요. 계산상으로는 앞으로 매일 1.2단정도 뜨게 되면 연말에 완성할 수 있지만, 단수가 올라가면 편물도 커지기 때문에 같은 한 단이라고 해도 뜨는 속도가 더 길게 걸릴 거라 마무리할 때쯤은 아마 하루 종일 소피를 잡고 있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완성이 목표니까요!ㅎㅎ
연말에 소피의 우주를 완성하고 사진을 찍겠어! 막연히 낭만적으로 생각했는데 이젠 슬슬 마감이 걱정되긴 해요. 그래도 계속 해봐야져!! 뜨는 과정이 재밌어서 앞으로도 꽤 재밌게 뜰 수 있을 것만 같아요. (제발 그러길 바람)
일단은 시작하길 잘한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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