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모든 역할의 전략을 구독하고 계시는 분들은 제가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산업에 관심이 많고, 그중에서도 게임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알고 계실 것 같은데요.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산업에는 음악, 영화, 게임과 같이 우리가 말 그대로 ‘즐거움'을 목적으로 소비하는 서비스나 제품, 콘텐츠를 판매하는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기업들은 서로가 서로의 경쟁자로 인식하고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리고 이 경쟁 이면에는 “어떻게 크리에이티브(창의성)를 활용해 비즈니스(수익)를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있죠.
이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특히 중요한 질문이기는 하지만 이 질문에서 크리에이티브가 최고의 고객 경험(게임 플레이 경험과 같은)을 만들기 위한 재료라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다른 기업들에서도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콘텐츠는 창의적인 산업에서 전략이라는 딱딱하고 차가운 용어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크리에이티브가 핵심 역량인 산업에서 어떻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볼 예정입니다.
- 게임 산업을 중심으로 알아본 창의적인 산업에서의 전략의 역할 (이번 콘텐츠)
- EA, 크래프톤의 사례로 전략 실행을 위한 방법을 알아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 찾기
이번 콘텐츠에서는 게임을 하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 없는 기업인 EA(Eletronic Arts)의 CSO(Chief Strategy Officer)인 Mihir Vaidya와 멕킨지(McKinsey&Company)의 인터뷰, 그리고 우리나라 게임 분야 상장기업 중 가장 높은 기업 가치를 갖고 있는 크래프톤(KRAFTON)에서 Head of Corpoerate Development를 맡고 계신 박혜리(Maria Park)님이 게임 산업 컨설팅 기업 NAAVIK에서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전략의 역할
전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정말 여러 번 이야기해서 혹시나 지겨우실지도 모르겠는데요. 그래도 전략이 무엇인지를 정의하는 것은 이야기에서 중요한 시작점이니 한 번 더 짚고 넘어가면 좋을 것 같아요.
전략의 개념적 프레임워크에 대해서 소개하며 전략은 “원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한 행동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의사결정”이라고 정의했었고, 경영전략의 위계에서 기업전략, 사업전략, 기능전략에 대해 소개하며 결국 조직에서 전략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원과 역량을 활용해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이야기를 드렸었어요.
즉, 전략이 무엇이냐고 한다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 조직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러면 전략은 크리에이티브가 핵심 역량인 게임 산업과 같은 분야에서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좋은 게임을 만들면 자연스레 성공하는 것 아닌가?”, “게임도 안 하는 사람들이 게임 회사를 경영하니 잘 될 리가 있나.”와 같은 말들이 떠오르셨다면 오늘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관점을 얻어가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영 틀린 말은 아니긴 합니다만....!!)
게임 산업에서 크리에이티브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은 완전한 진실이지만, 단순히 ‘독창적인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비즈니스적인 성공을 가져다주지는 못하죠. 실력이 좀 부족해도 수익화를 기가 막히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실력이 출중해도 비즈니스적인 성과는 달성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요.
이런 산업에서 전략은 크게 두 가지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모든 산업에서 이런 역할을 수행하기는 하지만, 크리에이티브가 중요한 산업에서는 특히 중요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어요.
- 크리에이티브의 방향성과 범위를 정의하는 것
- 전략이 실행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것
크리에이티브의 방향성과 범위를 정의하는 것
어떤 연구였는지 기사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창의성은 끝없는 자유보다는 제약조건이 있을 때 극대화된다고 해요. 창의력이 필요한 일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업무를 잘 수행한 경험을 돌이켜보면, 조직이나 상사의 명확한 지시나 가이드라인이 있을 때 더 좋은 해결책을 생각해 냈던 경험이 있었을 거예요.
이렇듯 전략은 우리 조직의 크리에이티브가 임팩트를 발휘할 수 있도록 방향성과 범위를 정의할 수 있어야 해요. (물론 비즈니스 성과를 달성해야 하는 문제도 있고요!)
전략이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함이니, 여기서의 방향성과 범위는 우리 조직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비전)과 관련이 있겠죠?
예를 들어, 우리 기업의 전략적 방향성이 글로벌 진출과 멀티 플랫폼(모바일, 콘솔, PC 등 다양한 플랫폼에 게임을 출시하는 것)을 포함한 다각화에 있다고 가정해 볼게요.
그렇다면 크리에이티브 조직은 어떤 게임을 만들어야 할까요? 아직은 구체적으로 생각하기 어려울 거예요. 더 많은 맥락이 필요하죠.
서구권과 아시아권의 고객(게이머)들은 게임에 대한 취향과 게임을 즐기는 방식에서도 큰 차이가 있어요. 그러면 우리는 어느 지역을 타겟으로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겠네요. 이를 결정하면 타겟한 지역의 고객의 취향이나 게임을 즐기는 방식에 따라 멀티 플랫폼의 방향성도 명확해질 수 있을 것이고요.
아주 단순한 예시이기는 하지만 전략이 크리에이티브 조직에 구체적으로 ‘무엇을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무엇을 어떻게 만들지 결정할 수 있는 맥락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는 부분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맥락을 제공하기 위해 거시적인 트렌드(산업, 기술, 규제 등)와 경쟁 환경에 대해 리서치하는 것이 전략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일 중에 하나인 것이죠.
전략이 실행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것
어쩌면 첫 번째 역할보다도 두 번째 역할이 더 중요하고 어려운 일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첫 번째 역할을 잘 수행해야 두 번째 역할을 수행할 기회가 있지만요...)
기반을 구축한다는 표현을 쉽게 표현하면 “조직의 역량과 자원을 어떻게 최적의 상태로 만들 것인가"라고 할 수 있어요.
조직과 역량과 자원을 최적의 상태로 만든다는 것은,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조직구조, 프로세스,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필요한 기술이나 도구를 갖추는 것을 의미해요.
상위 조직에서 비전과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방향성(위에서 이야기한 방향성과 범위)이 정해졌다면, 크리에이티브 조직에서 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공유하는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필요할 거예요.
그다음에는 크리에이티브 조직에서 충분한 자율성을 바탕으로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조직구조, 역할과 권한,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프로세스가 필요할 것이고요.
또한 창의성을 구현하는 작업에는 수많은 반복작업과 실패를 수반할 텐데, 이러한 것이 용인되는 문화도 필요할 것이고, 이런 작업에서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부분에 대해서는 효율화할 수 있는 기술이나 도구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겠죠.
하지만 이를 위해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그 순간에만 역할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실행되기 전과 실행되고 난 후에도 역할이 필요해요. 전략을 실행하기 전에는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고, 실행한 후에는 추가적인 지원이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지 검토하는 것이에요.
준비한다는 것은 앞으로 필요할 역량을 미리 확보하는 것, 즉 R&D와 같은 활동이나 M&A가 포함될 수 있어요. 게임 산업의 플레이어들이 AI 연구부서를 신설하거나 게임 스튜디오에 투자하는 활동을 이런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어요.
전략이 실행된 후에는 실제로 목표를 달성하고 있는지, 그 당시의 전략이 지금도 유효한지를 계속해서 검토하는 것을 의미해요. 이 과정에서는 거시적 트렌드와 경쟁 환경을 리서치해 그 당시의 비즈니스적 가정이 지금도 유효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 그리고 성과분석과 평가를 통해 각 조직이 전략적 방향성에 맞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검토하는 것이 포함될 수 있어요.
이런 활동들은 실제로 거의 모든 조직에서 하고 있는 것들이죠. 목표관리나 성과관리라는 이름으로요.
오늘 콘텐츠에서는 간단하게 창의적인 산업에서 전략이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에 대해서 소개해 드렸어요.
비록 오늘 콘텐츠에서는 크리에이티브가 중요한 산업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긴 했지만 충분히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개념이어서 각자의 상황에 맞춰 고민해 볼 수 있는 포인트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저희가 알고 있는 개념적인 프레임워크와 오늘 소개 내용을 연결해 보면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업전략과 사업전략이 각 조직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면, 기능전략에서 전략의 실행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방법을 기능전략에서 고민하는 것으로 이해해도 크게 문제는 없을 것 같아요.
경영전략의 위계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시다면 이전 콘텐츠를 참고해 주세요!
다음 콘텐츠에서는 EA와 크래프톤의 구체적인 케이스를 바탕으로 각 기업에서는 이러한 전략의 역할이 어떻게 실행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우리가 배울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이 있을지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처음에 “게임도 안 하는 사람들이 게임 회사를 경영하니 잘 될 리가 있나.”라는 자극적인 문구로 주제를 열였었는데요. 오늘 전략의 역할에 대한 소개를 통해 이 문구에 대한 나름의 해명(?)이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충분한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겠지만, 아무리 관심을 기울인다 하더라도 결국 고객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은 그들이 아닐 거예요. 그렇기에 충분한 자율성과 권한을 주는 것이니까요.
이와 관련해서 조직의 위계(경영진~우리)에 따라 전략(의사결정)의 역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다음 콘텐츠에서도 조금 더 이야기 나눠볼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 멤버십 구독자분들께 보통 일요일에 멤버십 구독자 전용 콘텐츠를 발행했었는데, 안와서 혹시 놀라셨다면 죄송합니다...😭 다음 콘텐츠, 그리고 또 다른 주제로 곧 찾아갈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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