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도 이번 월요일은 미국 휴일이었다. Labor Day라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5월 1일로 정해있는 것에 비해 여기는 첫주 월요일 이런 식으로 명절을 정한다. 미국 명절은 생각보다 찔끔찔끔 있는데 다행히도 하반기에 분포된 경우가 많다. 앞으로 남은 4달 매일 알차게 ‘놀‘ 계획을 가지고 있다.
휴가 생각을 안하면.. 음.. 주중에 상당히 고되다. 오늘은 아침 5시반에 미팅을 시작했다. 유럽 규제팀과 미팅을 했고, 또 유럽 팀과 제품 런칭 준비를 했다. 그리고 또 7시에 사무실에 가서 내가 주최하는 유럽팀 미팅을 했다. 마케팅적으로 어떻게 풀어가고 있는지 모의하는 미팅이다. 아침에 3시간을 내리 달리고 헛헛했다. 미팅마다 팔로업 아이템이 산더미인데 아침에 우리 아이 얼른 깨워 어린이집 보내주고 싶었다. 아침 8시에 집에 돌아오는 길에 스타벅스에 들러 도윤이가 잘 먹는 샌드위치를 샀다.
집에 돌아오니 갓 일어난 아이가 엄마를 꼭 안아줬다. 키가 또 컸다고 이곳 저곳 키를 재며 돌아다녔고, 나는 그런 아이를 바라보며 감사했다. 아침에 한무더기 일을 마치고 가족을 돌볼 수 있구나. 작은 위안이 되었다. 일로 인한 관계는 일이 마치면 허망하게 사라질테지만 이렇게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돈주고도 못산다. 아이가 한창 귀여울 4살이라 더 귀하다.
아이를 데려다주고 집에 와서 잠깐 쉬다가 점심을 먹었다. 후다닥 동네 반찬 집에서 준 부대찌개와 반찬들을 먹고, 남편과 같이 동네를 산책했다. 요새 엘에이를 중심으로 이곳에 폭염주의보가 자주 발령된다. 덥고 햇볕이 짱짱하다. 오후에는 남편의 사무실이 있는 공유 오피스로 향했다. 역시나 미팅을 줄줄이 하고, 다시 집에 돌아와서 남은 미팅 2개를 했다. 일본 팀과는 신뢰 관계가 잘 쌓여있어서 참 좋다.
6시까지 일하니 영혼까지 빨려들어가는 느낌이다. 후다닥 아이 옷과 바베큐 거리를 챙겨 동네 수영장으로 향했다. 물에 들어가지 않으면 올라오는 열을 식할 길이 없다. 그래도 동네 애들이 저녁 7시까지 한창 수영중이라 우리도 물에 동동 떠다니며 같이 놀았다. 물속을 헤매니 긴장이 좀 풀렸다.
고기 잔뜩 먹고 와서 이제 집에서 자련다. 아이는 이미 잠들었고 나는 내일 라틴 아메리카에서 고객들이 와서 미팅하러 일찍 나가야 한다. 내일은 7시 출근인데 참 하루하루 빡시다. 노동절이 아니었음 울뻔했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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