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아주 복잡한 곳이다. 세상에서 이렇게 많은 Pricing 전략을 만들 수 있다니, 마케터로서 진심 놀랐고, 이런 것이 일상적으로 통한다는 것이, 폭력적이었다. 우리 나라에서는 마트에서 1+1 을 하면 1개를 사면 1개를 공짜로 주는 것인데, 미국에서는 Buy 1 Get 1 for 50%라는 이상한 프로모션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단순히 1+1 으로 생각한다면 완전 오산이다. 이 말은 1개를 사면 두번째 사는 것을 반값으로 해준다는 것이기 때문에 예를 들어 10불짜리 물건이 있다면, 총 15불에 살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여기에 들어가는 주정부세금은 별도다. 한국에서는 10불이면 2개를 사는구나, 라고 쉽게 생각했던 것이 미국에서는 항상 한꺼풀 더 들춰봐야 그 의미를 정확히 알 수 있다.
올해 시작하면서 보험회사와 이것저것 상의할 일이 많았다. 올해 시작은 차고, 미국 사람 말로는 가라지도어 고장으로 시작했다. 우리집 차고에는 중형차 두대정도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물론, 한대만 넣고 나머지 공간은 사무실, 창고 등등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어느 날 차고 문이 열리는데 반쯤열리고, 다시 닫히기 시작했다. 무엇을 크게 잘못한 것 같지는 않고 언제 이런 일이 터졌는지도 모르겠다. 차고에서 차를 못 빼내면, 우리 가족의 하루 동선은 엉망이 된다. 따라서 이건 반.드.시. 해결해야만 한다. 가라지 도어를 설치한 업체 웹페이지를 가보니 웬걸, 이런 일들이 벌어질 줄 알고 있었다는듯이 '인증된' 업체들 리스트를 바로 찾을 수 있었다. 급하기도 하고, 비도 요새 많이 오길래 제일 빠른 스케줄로 방문을 잡았더니 그 다음주 월요일이었다. 그날도 비가 많이 왔고, 자신이 이전에는 골프 강사였다는 핸디맨은 우리집 가라지 도어를 이것저것 보더니 거의 2000불을 청구했다. 가라지 도어를 잡고 있는 스프링 두개가 망가졌다고. 그런데 스프링 두개를 평생 고장나는대로 고쳐주는 서비스, 그리고 지금 문을 열고 닫는데 조금 노이즈가 나지 않느냐, 노이즈를 없애주는 대가로 부른 금액이었다. 네고를 하고 결국 785불에 해결했다. 2천불에서 785불은 소기의 성과였다. 오예.
문득 작년에 집을 사면서, 전 주인이 들어주었다던 집 보험이 생각났다. 그런데 한주 정도 시간이 지난후였다. 우리 집 가라지도어는 이전처럼 충실하게 문을 여닫고 있는 차였다. 혹시나 하고 보험회사 웹사이트에 들어가봤더니 역시나 전 주인 아주머니가 보험을 잘 들어두셔서 커버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 시작되었다. 우리가 보험회사를 통해 사건을 접수해야 하고, 그 이후에 보험회사에서 선정한 업체를 통해 수리를 받아야 하는데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쩌면 0원이 될수도 있었는데 갑자기 기분이 확 나빠졌다. 집이 망가지면 받을 수 있는 수리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보험 되는 항목을 눈에 불을 켜고 찾아보기 시작했다. 망할.
두번째 사건. 지난주 주말에 부모님을 공항에 모셔다 드리면서 생긴 일이다. 고속도로 도로에 플라스틱 범퍼가 있었다. 미국 고속도로는 상당히 위협적이고 당.연.히 이런 것들을 보고 스탑하면 내 인생을 스탑 시킬 수가 있다. 그래서 우리 남편은 용감하게 그 플라스틱 범퍼를 밟고 지나갔다. 우리 남편은 상당히 찜찜해했고, 약간 나사풀린 느낌, 덜거덩하는 느낌에 20분 남은 고속도로 운전길을 엄청나게 살금살금 운전했다. 밤에 집에 왔는데 밤눈으로 본 나의 차는 살짝 오른쪽 범퍼가 나간 정도로 보였다. 제길. 덜렁거리니까 일단 수리는 해야겠는데, 위험한지는 모르겠다. 아 모르겠다 피곤하니까 그냥 자자.
다음날 아침, 우리 남편은 마음이 불안했는지 바로 정비소로 가자고 했다. 내가 산 이차는 내 인생에서 처음 산 차이다. 중고차인데, 미국에서 죽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내가 작년에 혼자 미국에 먼저 도착했을 때 산 GLC300 이다. 벤츠는 후덜덜한데, 그래도 가격이 일단 훌륭했고, 중고차였고, 무엇보다 튼튼한 차를 타면, 미국에서 어이없이 죽는 일은 없겠지 하는 마음의 보험같은 차였다. 일요일에 벤츠 정비소에 차를 맡기고 5일이 지났다. 지난 금요일, 3월 1일 정비소에서 문자가 오더니, 상황이 심각하다는 거다. 대충 찍은 핸드폰 영상을 보니 차 바닥이 완전히 난리난 상태였다. 플라스틱이 찢어졌고, 앞에 라지에이터 2개가 휘어졌다고 했다. 라지에이터는 모터를 감싸고 있고, 용액을 넣어서 주변을 쿨링 시켜주기 때문에 용액이 아직 질질 떨어지는 상황은 아니지만 언제 망가질지 모르겠다고 했다. 엄청나게 겁을 줬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이럴 때 사용하라고 보험이 있다고 했다. StateFarm이라는 회사의 보험으로 최근에 갈아탔는데 보험을 사용할 수 있겠구나 하면서 견적을 기다렸다. 망할. 견적이 15000불이 나왔다. 한국돈으로 2천만원 정도. 내가 이 중고차를 27000불에 샀는데 반값보다 더 나온 셈이다. 폐차를 해야 하나 고민할 정도다. 그러기엔 아직 겉보기엔 멀쩡한데. 정말 제길, 마음속으로 심한 욕들이 오고갔다. 나는 약자고, 바쁘고, 그러라고 보험이 있는 거 아닌가 싶어서 보험회사에 전화를 하려던 찰나. 나의 친구인 호아킨한테 한번 물어보기나 하자 하고 전화를 걸었다.
그는 나에게 미국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려준 아주 소중한 친구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미국에서 한번 이렇게 크게 보험료를 청구하면, 내가 앞으로 보험료로 청구 받을 금액이 무지막지하게 올라간다고 했다. 물론 그 전에 보험을 가입하도록 권유한 에이전트와 아주 조심히 상황을 조금만 말하며 상담을 받아보라고 했다. 이 친구는 자신이 이 비디오를 보고 주변에 차를 아는 친구에게 얘기해보니 15000불은 심하다고 했다. 나도 진짜 심하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친구는 자신이 주기적으로 점검을 받고 사고가 생길때도 해결을 하는 정비소를 소개했고, 나는 벤츠 정비소에서, 독일차 정비를 주로 한다는 어바인의 정비소로 급히 향했다. 물론 벤츠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는 마치 이 차를 몰고 나가는 즉시 사고가 날것처럼 엄청 겁을 줬다. 다행히 사고는 안냈고, 정비소에서는 현금으로 5500불로 해결하자 했다.
주말이 왔고, 교회에 갔다. 교회 지인들을 통해 한번 더 물어봤다. 우리 차는 사람을 친것도 아니니 나의 과실로 인해 발생한 사건으로 표기되지 않을 것이고, 5500불을 현금으로 내느니 차라리 보험 청구를 해서 내가 초기에 부담해야 하는 비용인 1000불을 부담하는 것을 권유했다. 말이 된다. 그리고, 나중에 보험료가 조금 올라가더라도 감당하는 편이 나을 거라고 했다. 정말 말이 된다. 당장 내가 내는 돈이 5500불이냐, 1000불이냐를 따지고 보면 당연히 보험을 하는게 낫지 않은가. 정비소 사장님은 5500불을 현금으로 처리하면, 사고 기록이 남지 않기 때문에 나중에 차를 되팔 때 도움이 된다 했다. 보통 사고기록이 남으면 차 값에서 10%가 기본으로 빠진다나. 아.. 몰라몰라.
결론적으로 나는 오늘 보험회사에 전화를 해서, 정확히 나의 과실이 아닌 건으로 보고를 하고, 보험처리를 하기로 결정했다. 내가 간 정비소에서 물론 5500불보다 더 부르겠지만 상식적인 선에서 해결해줄 거라 정말 신에게 기도한다. 그가 15000불을 부른다면 분노에 쉽싸일 것이다. 보험 커버 금액을 꽁돈이라 생각하고 미친듯이 청구하는 이런 정비소들, 그리고 또 공인 정비소라는 이름으로 더 미친듯이 비용을 청구하는 이런 행태들. 한국에서도 물론 이런 비지니스가 있겠지만 미국은 도를 넘었다.
아마 언젠가 다음 에피소드를 풀 날도 있을 거 같다. 보험의 꽃은 의료보험이지 않은가. 도대체 내가 받는 혜택은 무엇이고 내가 내는 비용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이것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 내가 보험회사 사장이라면 현금장사를 하면서 행복한 고민을 하며 숫자놀음을 하고 있겠지만 나같은 서민의 삶은 팍팍하다. 말도 안되는 비용을 내라고 횡포를 놓는 갑질을 여기서 경험하고 있다. 모쪼록, 나의 차가 잘 고쳐져서 나와 많은 생을 함께 하면 좋겠다. 너를 중고로 다시 팔지 않겠다. 친구.
The United States is a very complex place. I was genuinely amazed as a marketer to see so many pricing strategies being utilized, and it was overwhelming to realize that such practices are commonplace. In my country, if a mart offers "1+1," it means buying one item and getting one free, but in the United States, there's a strange promotion called "Buy 1 Get 1 for 50% off." If you simply think of it as "1+1," you'd be completely mistaken. This means that when you buy one item, the second one is half-price, so if there's a $10 item, you can get both for a total of $15, excluding any applicable sales tax. What seemed like buying two items for $10 in Korea needs a closer look in the U.S.
Starting this year, I've had a lot of dealings with insurance companies. The year began with what Americans call a "garage door malfunction." Our garage can accommodate about two medium-sized cars, but we only park one, using the rest of the space as an office and storage. One day, the garage door started opening halfway and then closing again. We didn't know what went wrong or when it happened. If we couldn't get the car out of the garage, it would disrupt our family's daily routine, so it was imperative to fix it. When I visited the website of the company that installed the garage door, I quickly found a list of "certified" contractors, almost as if they anticipated such incidents. In a hurry, and with heavy rain lately, I scheduled the earliest appointment available, which was the following Monday. The day was rainy, and the handyman, who used to be a golf instructor, inspected our garage door and almost demanded $2000, claiming that two springs needed replacement. However, the service included a lifetime warranty on fixing the springs whenever they broke, and he offered to fix a slight noise in opening and closing the door for an additional fee. After negotiating, we settled at $785. It was a victory considering it started at $2000. Phew!
Suddenly, I remembered the home insurance the previous owner had mentioned when we bought the house last year. However, it was a week later. Our garage door was functioning faithfully as before. I checked the insurance company's website, and indeed, it was covered because the previous owner had a good policy. But the problem was just beginning for us. Since we didn't file a claim through the insurance company and didn't go through their selected contractor for repairs, we weren't eligible for coverage. It could have been zero dollars, but suddenly, I felt really bad. I started looking into what repairs were covered and what items were insurable, based on my current situation. Darn it.
The second incident happened last weekend while driving my parents to the airport. There was a plastic bumper on the highway. American highways are quite threatening, and obviously stopping for such things could jeopardize my life. So, my husband bravely drove over the plastic bumper. He felt uneasy, and the car felt a bit shaky, so he drove cautiously for the remaining 20 minutes. When we got home at night, my car's right bumper seemed slightly displaced. Oh no. It needs fixing, but I'm not sure if it's dangerous. Ah, I'm tired, let's just sleep.
The next morning, my husband, feeling uneasy, suggested going to the repair shop right away. This car I bought is the first car I bought in my life. It's a used car, the GLC300 I bought last year when I first arrived in the US. Mercedes-Benz is intimidating, but it was reasonably priced, used, and felt like a secure choice to avoid unexpected mishaps in the US. We left the car at the Benz repair shop on Sunday, and it's been five days. Last Friday, March 1st, we received a message from the repair shop saying the situation was serious. After watching a roughly shot video, it seemed the bottom of the car was a mess. The plastic was torn, and two radiators in front were bent. Radiators enclose the engine and cool the surroundings with fluid, so the fluid wasn't dripping yet, but they couldn't tell when it might fail. It scared us a lot. They mentioned there's insurance for such cases in the US, by a company called StateFarm, which we recently switched to, so we waited for an estimate. Darn it. The estimate came out to be $15,000. It's about 20 million Korean won, more than half of what I paid for this used car, $27,000. Should I just scrap it? It still looks fine on the outside. Oh, I don't know, I'm too tired, let's just sleep.
The weekend came, and we went to church. I asked again through church acquaintances. Since it wasn't caused by human error, but by an incident, they suggested filing an insurance claim to cover the $5500 cost. It makes sense. And even if the insurance premium goes up later, it would be better to bear that increase. It's a matter of $5500 now or $1000 upfront with insurance. The repair shop owner said if we pay $5500 in cash, there won't be a record of the accident, which would help when selling the car in the future. Normally, an accident record deducts 10% from the car's value. Ugh... I don't know.
In conclusion, today I decided to call the insurance company, report the incident as not my fault, and proceed with the insurance claim. Although the repair shop might charge more than $5500, I genuinely hope they settle it within a reasonable range. If they ask for $15,000, I'll be furious. I pray it gets fixed well and accompanies me for many more miles. I won't sell you again as used, my friend.
Maybe someday, I'll tackle the next episode. The essence of insurance lies in health insurance, doesn't it? What benefits do I receive, and what costs do I bear? How do people utilize it? If I were the CEO of an insurance company, I'd probably be happily playing with numbers while running a cash business. But life as an ordinary person is tough. Experiencing such extortion where they demand unreasonable costs in the name of insurance, and those so-called certified repair shops charging exorbitantly under the guise of being reputable. While such businesses might exist in Korea too, the US seems to have crossed the line.
I anticipate I might have more to tell in the next episode.
TRANSLATED BY CHATGPT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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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u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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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KimInspires (29)
너의 존재가 나의 미국 삶에 큰 힘이 된다 친구. 너에게도 그런 경험이 있었구나 ~~~ 미국 생활 하면서 다들 한번씩 겪어내야 하는 일이라고 하더라고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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