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는 태블릿 사건이 있었다. 요새 한창 넷플릭스를 통해 눈물의 여왕이라는 드라마를 재밌게 보고 있다. 원래 한회 한회 기다리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라, 드라마도 유투브에서 16회차를 30분에 요약한 요약본을 보는 편이었는데, 미국에 살다보니 워낙 감정 컨트롤을 스스로 해야 한다고 맘 먹어서 평소에 내 삶을 살 때는 과하게 행복한 척, 또는 이 모든 것에 과하게 감사한 척 하면서 '괜찮다' 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왠걸, 한국 드라마를 보다보면 온갖 카타르시스를 드라마를 통해 분출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데 우연찮게 아주 유치하기 짝이 없는 줄거리이지만 그 안에 눈물도 있고, 사랑도 있고, 질투도 있고, 복수도 있고 인생의 희노애락을 느낄 수 있는 드라마를 발견한 것이다. 한주에 두번인데 한국에서 금, 토에 방송하는 모양이다. 나는 이곳 캘리포니아에서 아침 7시 시간이면 정규 방송을 마치고 바로 넷플릭스에 업로드가 된다. 그래서 이곳 토, 일요일 아침 7시가 되면 나는 괜히 일찍 일어나게 된다. 업로드가 되었는지 안되었는지 계속 클릭하는 것도 일상이 되었다. 제기랄.
오늘 아침엔 도윤이가 생각보다 일찍 일어났다. 우리 가족이 어제 (토요일) 오후 내내 늘어지게 잤더니 아이가 알아서 일찍 일어나더라. 새벽 6시 반부터 피아노를 치던 아이는 심심했던지 뭘 먹으면서 태블릿, 유투브 키즈를 보여달라 했다. 최근에 남편과 상의하여 아예 태블릿을 없애 버리자고 했는데 괜찮다 싶더니 이제는 우리집에 있는 프로젝터를 가리켰다. 지난 주중 바쁜 와중에 빨리 아침을 먹이고 어린이집 보내려는 욕심에 그만 프로젝터를 켜서 유투브 키즈를 보여줬는데 애가 금세 알아차렸다. 내가 안켜주니까 아이는 내 눈치를 살짝 살피다가 자기가 리모컨을 조정하기 시작했다. 상당히 능숙한 손놀림으로 유투브 키즈를 찾아 클릭을 누르고 자기 아이디 (대니얼 쿠)를 찾아 또 클릭을 했다. 하지 말라고 했는데 하니까 순간 열이 솟구쳤다. 그런데 순간, 하긴.. 나도 드라마 그깟게 뭐라고 이렇게 기다리는데 아이는 오죽하겠어. 하고 맘이 약해졌다. 그래서 10분만 보자 하고, 유투브 키즈를 틀어줬다.
도윤이는 어느 정도 훈련이 되어서 이제 약속한 시간이 되면 알아서 자신이 티비를 끄는 편이다 (이점은 아주 훌륭하다). 그런데 오늘은 그렇지 않았다. 실갱이를 했고, 엄마 말을 듣지 않고 반항기운이 보여 내가 리모컨을 확 잡아채서 화면을 꺼버렸다. 그러자 도윤이가 화가 엄청나게 많이 났다. 나를 노려보더니, 정말 눈이 세모가 되고, 결국 내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자 나를 따라와서 내 등짝을 스매싱했다. 아, 이러다 매맞는 엄마가 되는 거구나 싶었다. 도윤이와 눈을 마주치고, 아이를 혼냈다. 첫째, 약속한 시간을 지키지 않았다. 둘째, 그 누구든 때리고, 꼬집으면 안된다. 이 부분에 중점을 둬서 아이를 혼냈다. 아이는 눈물을 흘렸는데 반성의 눈물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단지 아이를 혼내면서, 도윤아, 엄마가 너를 사랑하는 건 변함이 없어. 엄마는 어떤 상황에서건 너를 믿고 사랑해. 그건 꼭 알아야 해. 그런데 너가 약속을 지키지 않고, 다른 사람을 때리거나 괴롭히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어. 나중에 어린이집 가거나 다른 사람을 만나더라도 너 맘에 들지 않을때 그런 행동을 한다면 사람들이 도윤이와 함께 지내는 것을 불편해할거야. 이렇게 스스로 이성적으로 다스렸다.
나의 감정은 실은 도윤이한테 맞아서 살짝 열받긴 했다. 그리고, 나도 아침 7시부터 꿀과 같은 드라마 시간을 갖아야 하는데 도윤이도 유투브를 못보는데 어미인 나도 무슨 명분으로 봐야 하나 그런 자괴감도 같이 들었다. 나도 이렇게 보고 싶은데 아이는 오죽하랴. 나도 내 스스로 감정 컨트롤, 드라마 자제력 이런걸 상실했는데, 아이한테는 이런걸 빌드업하라고 요청하는 내 자신이 참 한심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마음이 복잡하다.
최근 도윤이는 지능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면서 (도윤이의 시냅스가 엄청나게 연결되고 있다), "엄마 엄마도 유투브 보는데 나도 하나 볼래. 엄마 하나, 도윤이하나". 이렇게 협상도 시작했다. 아이에게는 사랑만 주면 된다, 이런 철칙 하나로 지금껏 마음으로 정성으로 키워왔는데 실은 협상도 해야 하고, 절절 맬 때도 많고, 갑자기 논리적으로 똑똑하게 대들면, 들키지 않게 잘 설명도 해야한다. 왜나면, 아이의 눈이 정말 정확하니까.
너가 나보다 더 나은 어른이 되길 바란다. 아들. 엄마는 결국 어떻게든 틈을 내서 드라마를 다 보았단다. 너도 너가 원하는 것을 꼭 성취하는 그런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너를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단다. ㅎ
Sometimes my child notices my shortcomings and moments when I'm out of control. I want to relieve stress, but I'm not the type to do it through exercise, nor am I particularly good at drinking heavy. So, I ended up sipping on makgeolli bought from the local mart. One day, while I was preparing a meal, out of nowhere, my son asked, "Mom, are you drinking makgeolli?" I was surprised he could pronounce "makgeolli" so clearly. Moreover, he knew makgeolli was alcohol and that I liked to have a glass or two with my husband in the evenings. I felt like an alcoholic. It made me question if it was right to act this way in front of my child.
This morning, there was an incident with the tablet. Lately, I've been enjoying a drama called "The Queen of Tears" on Netflix. I'm not usually the type to wait for each episode, preferring to watch summaries of entire seasons on YouTube. Living in the US, I've conditioned myself to control my emotions, always pretending to be overly happy or grateful, reassuring myself that "I'm okay." But watching Korean dramas allowed me to unleash all sorts of catharsis through the screen. This drama, despite its seemingly childish plot, encompasses tears, love, jealousy, revenge, and the full spectrum of human emotions. It airs on Fridays and Saturdays in Korea, which means it's available on Netflix here in California by 7 a.m. on Saturdays and Sundays. So, I've been waking up early on weekends just to check if the new episodes have been uploaded.
This morning, Doyoon woke up earlier than expected. Since our family had a lazy afternoon yesterday, he got up on his own. He started playing the piano around 6:30 a.m. and soon got bored, asking to watch YouTube Kids on the tablet. My husband and I had decided to get rid of the tablet altogether, but it seemed okay for now. Then Doyoon pointed at our projector. In a rush one morning last week, I had turned on YouTube Kids for him, and he quickly learned how to navigate it himself. When I refused to turn it on today, he tried to do it himself, skillfully finding and clicking on his profile, "Daniel Ku." I was momentarily furious when he disobeyed my instruction not to watch it. But then I thought, if I'm this eager for my drama, he must feel the same about his shows. So, I let him watch for 10 minutes.
Doyoon has been trained to turn off the TV when the agreed time is up, which is great. But today, he didn't. There was a scuffle, he disobeyed and showed defiance, so I grabbed the remote and turned off the screen. He got extremely angry, glared at me with eyes sharp as triangles, and eventually hit me on the back after I stood up. I thought, "This is how I become a mom who gets hit." I looked him in the eye and scolded him, focusing on two points: he broke his promise, and hitting or pinching anyone is unacceptable. His tears didn't seem like ones of remorse.
나의 부족함과 통제 불능 상태를 아이가 알아챌때가 있다. 스트레스를 풀고는 싶은데 운동으로 푸는 스타일은 아니고, 그렇다고 술을 엄청나게 잘 마시는 것도 아니라 깨짝깨짝 동네 마트에서 막걸리를 사다 마셨는데, 우리 아들이 어느날, 식사 준비를 하는데 난데없이 "엄마 막걸리 마시는 거야?" 이렇게 말했다. 이 아이가 '막걸리'라는 말을 또렷하게 발음할 줄이야. 그리고 이 아이는 막걸리가 술이라는 것까지 알고 있었고, 엄마가 막걸리를 아빠와 함께 한두잔씩 저녁에 하는 걸 좋아한다는 것도 다 알고 있었다. 왠지 알콜 중독자가 된 기분이었다. 그리고 자녀 앞에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 맞는건가 자문했다.
While scolding him, I emphasized, "Doyoon, my love for you is unchanging. I will always believe in and love you, no matter what. But breaking promises and hurting others are absolutely not okay. If you behave like this at daycare or with others, they will find it uncomfortable to be around you." I managed to maintain my composure through this.
Truthfully, I was a bit angry about being hit. And I felt guilty for wanting to enjoy my drama while denying him his YouTube time. I questioned my own ability to control my desires and lecture him on his. Writing this, I still feel conflicted.
Recently, as Doyoon's intelligence has skyrocketed, he started negotiating, saying, "Mom watches YouTube, so I want to watch one too. One for mom, one for Doyoon." I've always believed in providing love as the sole principle of parenting, but I've found myself needing to negotiate and explain things carefully, especially as he becomes more logically argumentative. Children's eyes are very perceptive.
I hope you grow up to be a better adult than I am, my son. In the end, I managed to watch the drama. I hope you achieve whatever you desire in life, knowing my love for you is constant.
TRANSLATED BY CHATGPT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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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dalma
what a wonderful world (https://www.youtube.com/watch?v=rBrd_3VMC3c)
SunKimInspires (29)
Thanks :) I enjoy this song a lot! What a wonderful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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