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월 20일, 수요일이다. 다음주 화요일에 회장단 앞에서 발표가 있는데 그거 준비하고 조율하느라 머리털이 다빠질 거 같다. 내가 하는 프로젝트가 워낙 전략상품이고 전략분야여서 아주 다들 관심이 많다. 다들 머리도 좋고 말도 쎄다. 당최 어쩌다 내가 여기까지 와서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다.
매일 새벽 5시에 기상했다. 불안해서인지 잠에서 엄청 빨리 깬다. 새벽에 좀 더 생각을 정리하고 피피티를 만지작 거리다 보면 금방 7시다. 7시 반이면 아가가 일어나서 어린이집 갈 준비를 챙겨줘야 하고, 또 동시에 미팅도 진행하기도 한다. 유럽 쪽 미팅을 해야 할 때는 여기 시간으로 아침에 미팅을 하기 때문에 혼이 빠진다.
아가가 어린이집에 갈 때 차에 타고 나서 꼭 나를 안아주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뽀뽀를 해준다. 이 3가지를 안하면 아기도 뭔가 찜찜해 하는 것 같다. 오늘도 미팅을 하다가 부랴부랴 남편이 급하게 전화가 와서 나가기 전에 아기 안아주고 하이파이브하고 뽀뽀를 하라 했다. 이런 달콤한 순간이 없다면 나의 오전도 없고 오후도 없고, 저녁을 맞을 뻔했다. 나이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고 했는데 정말 미치고 팔짝 뛰게 시간이 빨리 간다.
오후 5시 반 정도 맞춰서 남편이 아이를 픽업하러 갔다. 아이와 돌아오면서 오늘은 짜장면을 사오기로 했는데, 저녁 걱정 할 필요가 없어서 감사하다. 이곳은 실은 먹는거 입는 거 누구 하나 도움 빌리지 않고 내가 해나가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삶이 빡세고 바쁘다. 그리고 장보는 것도 트레이더조에서 사야 할 것, 한인마트에서 사야할 것, 코스트코에서 사야 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매주 번갈아가면서 장도 봐야 한다. 갈 때마다 15분 20분은 걸리니 왕복 30분, 40분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일을 하다보면 여기가 아름다운 Southern California 임을 잊어버린다. 머리가 폭발할 거 같다가도 아, 몰라 하고 접고 밖에 나가면 갑자기 이곳이 천국인가 싶게 따뜻한 햇살이 내리쬔다. 우리 집에서 15분만 가면 라구나 비치가 있기 때문에 바다를 가서 멍때리고 파도를 보는 럭셔리한 삶도 바로 곁에 있다. 불평할 것 없고 훌륭한데 나의 마음이 바쁘고 할일이 태산이다. 뭐 바쁠것은 알고 있었지만 나의 역량 부족에 갑갑함을 느끼기도 하는 날이다. 그냥 뭐 해야지. 까라면 까야지. 하는 마음이긴 한데 지나보면 또 뭔가 배우는 게 있겠지. 제길. 한 80까지 배우며 살아야 하는 건가... 하악하악.
여전히 스타트업에 있는 남편의 지인, 남편 회사의 사장이 이번주에 울 집에서 한 이틀정도 머물렀다. 내가 발표 자료 만드는 것을 보고, 이 자료 만드는데 내 정신을 오랫동안 갈아넣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 반, 격려 반 이야기를 나눴다. 스타트업이라면 이런 자료는 30분짜리 비형식적인 포맷으로 만들어서 후딱 끝내버릴 텐데 1달 때 전세계 사람들과 말도 안되는 씨름을 하는 내가 이해가 안되었을 거 같다. 큰회사에서 살아남는 것이 참으로 복잡하고 힘들도다. 담주에 발표 후 나의 멘탈이 기대된다. ㅎㅎ
It's already March 20th, Wednesday. I have a presentation in front of the executive board next Tuesday, and preparing and coordinating for it feels like it's going to make all my hair fall out. The project I'm working on is a key strategic product and area, so there's a lot of interest from everyone. They're all smart and assertive. I really don't know how I ended up here doing this.
I've been waking up at 5 a.m. every day. Maybe it's because of anxiety, but I wake up from sleep very quickly. If I spend the early morning organizing my thoughts and tinkering with the PowerPoint, it quickly becomes 7 a.m. By 7:30, I need to get my child ready for daycare, and I also have meetings at the same time. When I have meetings with Europe, it's in the morning our time, so it's exhausting.
My child always hugs me, gives me a high five, and kisses me before getting in the car for daycare. It seems like my child also feels uneasy if we don't do these three things. Today, while I was in a meeting, my husband urgently called me to make sure I did those things with our child before leaving. Without these sweet moments, there would be no morning, no afternoon, and I almost missed the evening for me. They say time flies as you get older, and truly, time flies so fast it drives me crazy.
Around 5:30 p.m., my husband went to pick up our child. Coming back with the child and deciding to buy jajangmyeon (black bean noodles) for dinner made me grateful that I didn't have to worry about dinner. Here, I have to do everything myself without anyone's help, whether it's eating or dressing, so life is harder and busier than I thought. And I have to shop at different places every week - Trader Joe's, the Korean market, Costco - because what I need to buy varies, and it's not even a big deal to spend 30, 40 minutes driving back and forth.
Working makes me forget that I'm in beautiful Southern California. Just when I feel like my head is going to explode, I give up, go outside, and suddenly the warm sunshine makes me wonder if this place is heaven. We live 15 minutes away from Laguna Beach, so the luxury of going to the sea, zoning out, and watching the waves is right next to me. There's nothing to complain about and everything is wonderful, but my mind is busy and there's a mountain of work to do. It's one of those days when I feel suffocated by my lack of ability. But well, what can I do? If I have to do it, I'll just do it. Looking back, there's always something to learn. Darn it. Do I have to live learning until I'm 80... Huff and puff.
A friend of my husband from the startup where he works, the president of my husband's company, stayed at our house for a couple of days this week. Seeing me working on the presentation, he shared his concerns and encouragement, noting how much effort I was putting into it for a long time. He said that if it were a startup, such a presentation would be made in an informal 30-minute format and finished quickly, and he probably couldn't understand how I was wrestling with people from all over the world for a month. Surviving in a big company is indeed complicated and tough. I'm looking forward to my mental state after the presentation next week. Haha.
TRANSLATED BY CHATGPT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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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라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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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dalma
열심히 하면 행복안 결과가 기다릴 겁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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