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º 01
텍스고라운드 TEXGOROUND가 다섯 번째 뉴스레터로 인사드립니다
아침과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얼마 전의 습도 높은 무더위가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얇은 외투와 카디건이 어울리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사실 가을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계절입니다.
오늘 TEXGOROUND 뉴스레터는 기존 방식을 조금 탈피하여, 우리가 오프라인 '쇼룸 (TGR® SHOWROOM)'을 만드는 과정을 이야기합니다. 물론 몇 가지 다른 이야기도 함께 있습니다.
참, TEXGOROUND 인스타그램 instagram@texgoround도 팔로우 부탁드립니다. :)
그럼 텍스고라운드의 쇼룸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Nº 02
텍스고라운드 쇼룸(TGR® SHOWROOM) 만들기
현재 텍스고라운드 쇼룸 (TGR® SHOWROOM)은 사전 오픈 (Pre-Open) 단계로 방문해주시는 고객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주문한 집기와 가구가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보통 어떠한 공간을 열 때 결과물만 이야기하고, 과정은 생략하는 게 흔합니다. 그 과정이란 생각보다 아름답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뉴스레터를 쓰기 시작할 때부터 TEXGOROUND를 알리는 용도와 더불어 TEXGOROUND와 구성원들의 기록이 되었으면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뉴스레터에는 그 준비 과정을 간략히 소개합니다.
이미지 모으기
처음 쇼룸을 준비하면서, 대화와 짧은 글로 생각을 정리하는 동시에 핀터레스트 (Pinterest)에 TEXGOROUND 폴더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그 안에 우리가 생각하고 지향하는 TEXGOROUND의 분위기와 이미지들을 차곡차곡 저장해나갔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식으로 '이미지 아이디어' 모으는 걸 선호해서, 아마도 앞으로 이러한 방식은 꾸준히 이어질 것 같네요.
입지와 주차
공간의 내부보다 훨씬 더 중요했던 것은 '입지'와 '주차'였어요. 서울을 기준으로 요즘 패션 디자이너들의 사무실은 과거 여느 때처럼 강남에만 몰려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강남과 강북의 중간에 있으면서 어디서든 오고 가기 쉬운 곳이길 바랐습니다.
TEXGOROUND는 원부자재를 다루고, 꾸준히 오프라인 쇼룸에 고객들이 방문할 수 있기 때문에 상하차를 비롯한 넉넉한 주차 공간도 중요했어요. 7월과 8월에 우리는 강북의 거의 모든 지역부터 강남까지, 수백 곳의 공간을 찾아보고, 그중 십여 곳은 직접 방문했습니다. 한정된 예산으로 공간을 구하는 것은 언제나 참 어려운 일이죠. 그러다가 지금의 공간을 발견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현재 쇼룸이 입주한 건물의 다른 층을 보았어요. 그러다가 매물로 나오지 않은 바로 아래층을 직접 보고, 왠지 '여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민 끝에 우리는 임대차 계약서에 서명했습니다.
가구와 인테리어
개인적으로 TGR® SHOWROOM의 가구와 인테리어에 가장 중요한 것은 '디스플레이 테이블'입니다. TGR® SHOWROOM은 '옷'이 '원부자재'를 직접 만져보고, 상담하고 주문하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패션 매장과도 당연히 구조가 다를 수밖에 없는데요. 보통 원단을 상담할 때, 서서 볼 수 있는 넓은 테이블을 선호하는 디자이너도, 차분히 앉아서 고민하는 디자이너도 있거든요.
우리는 기성품으로 구하기 어려운 높은 테이블은 주문 제작하고, 이와 함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한국에서 제작한 좋은 품질의 가구를 동시에 찾았습니다.
디스플레이와 상담용 테이블은 주재료로 나무와 스테인리스를 사용합니다. 더불어 쇼룸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편안하고 현대적인 느낌을 주길 바랍니다. 상판 용도의 가공 목재 합판은 누군가 사용하고 폐기한 부자재를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100% 사용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컸어요. 폐자재를 구하는 일도 그렇지만, 오래된 폐자재의 접착제 등에 남은 유해성 잔류 물질이 더 문제였죠.
우리는 맞춤 제작한 테이블부터 작은 한국 가구 브랜드의 기성품까지, 포름알데히드로 인한 유해성이 적고 환경부의 환경마크 인증을 받은 E0 (Emission Zero) 등급의 재료와 제품을 골랐습니다.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TGR® SHOWROOM에 상주하고 방문하는 사람들의 건강 역시 중요하니까요.
TGR® SHOWROOM의 원칙들
TGR® SHOWROOM은 '좋은 품질의 재고 패션 원부자재 순환'이라는 TEXGOROUND의 가치와 마찬가지로, 간결하고 실용적이며, 무엇보다 고객들이 방문하여 원부자재를 볼 때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쇼룸을 준비하며 '공간'에 관한 몇 가지 원칙을 정리했어요.
첫째, 마음이 편안해지는 색상들을 사용하자. TGR® SHOWROOM의 주가 되는 '원부자재'의 색이 무척 다양하기 때문에 공간은 색으로 자기주장을 하지 않고, 부드럽게 이어지길 바랍니다.
둘째, 우리가 이야기하는 순환 패션 (Circular Fashion)의 모토와 결을 맞추어 가능한 한 필요한 것들을 공간에 들이자. 더 사고 남기는 대신, 필요한 것들만 구비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는 비단 판매 상품만이 아니라 쇼룸과 사무 공간의 집기를 포함해서 말입니다.
셋째, 오래 쓸 수 있고, 재활용할 수 있는 것들로 공간을 채워가자. 가령 플라스틱 상자 대신 종이 상자를 수납에 쓰는 것처럼 말이죠.
지속가능한 패션이라는 목표 아래 비즈니스를 전개해도, 사실 우리가 하는 모든 이익을 향한 행위는 어느 정도 그에 반하는 모습을 띠게 됩니다. TEXGOROUND의 (여전히 아직은 적은) 구성원들은 이러한 원칙을 항상 머릿속에 떠올리면서, 좋은 원부자재를 고객들에게 제안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가 왜 지속가능한 패션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또 그 안에 항상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점과 딜레마 역시 하나씩 우리의 방식대로 해결해나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배우고 또 공부하고 있습니다.
Nº 03
TGR® SHOWROOM 방문 예약 안내
TGR® SHOWROOM에서, 고품질 원부자재 상담과 주문을 한 번에.
이제 막 초기 체계를 갖춘 TEXGOROUND 쇼룸 예약 방법을 안내합니다.
TGR® SHOWROOM은 현재 사전 오픈 기간입니다. 새로운 컬렉션과 아이템을 준비하는 디자이너라면 언제든지 예약하고, 방문 상담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01. 텍스고라운드 쇼룸 방문 예약을 클릭합니다.
02. 쇼룸 방문 날짜와 시간을 선택합니다.
03. 예약 완료!
04. 추가로 TGR® Showroom 사전 설문지를 작성해주시면, 방문 전 사전 준비에 큰 도움이 됩니다.
QR 코드 안의 TGR® Showroom 방문 예약 사전 설문에는 선호 원단 종류, 컬렉션 / 시즌 / 스타일 정보를 미리 공유할 수 있는 사전 설문 항목이 있습니다. 사전에 원하는 원단 정보 등을 알려주시면, 전문가가 큐레이션한 원부자재 관련 정보를 제안해드립니다.
TEXGOROUND의 '원부자재' 서비스가 궁금하신 디자이너와 브랜드 관계자분들이 계시다면, hello@texgoround.com으로 언제든지 연락해주세요.
Nº 04 : A Things of Sustainability
"우리는 '재사용과 재활용, 재생과 재고 (다시 생각하기)'와 같은 순환 디자인 원칙에 완전히 집중된 미래를 만들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TGR Today 뉴스 레터의 마지막 챕터는 우리가 유심히 지켜보는 다양한 '지속가능성'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이번 주 'A Things of Sustainability'는 TEXGOROUND가 영감을 얻은 곳을 소개합니다.
패션 분야만이 아니라, 소재와 디자인을 다루는 분야 전반에 훌륭한 작업을 이어가는 곳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주목한 곳은 덴마크 코펜하겐에 기반을 둔 디자인 및 연구 스튜디오인 '내추럴 마테리얼 스튜디오 (Natural Material Studio)'입니다.
내추럴 마테리얼 스튜디오는 '소재 (material)에 관한 인식의 변화'를 가치로 내건 디자인, 연구 및 컨설팅 스튜디오입니다. 과학과 생물학, 화학, 디자인 및 예술을 바탕으로 재생 가능하고 순환적인 관점을 제안하고, 맞춤형 오브제와 가구를 디자인하며, 디자이너와 브랜드에 천연 소재를 공급하는 곳입니다.
"전 세계 기업에 소재 연구, 컨설팅, 교육 및 디자인을 제공합니다. 우리는 타협하지 않는 품질에 도달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 전문가 및 장인과 협력합니다."
스튜디오의 설립자 보니 빌룸 (Bonnie Hvillum)은 소재 및 인터렉션 디자이너로, 자신의 스튜디오를 아래처럼 소개합니다.
"우리는 '재사용과 재활용, 재생과 재고 (다시 생각하기)'와 같은 순환 디자인 원칙에 완전히 집중된 미래를 만들고 싶습니다. (We want to create a future that is fully centred around the circular design principles - reuse, recycle, renew & rethink)."
그의 말처럼 모든 재료 (material), 즉 소재는 라이프스타일 전반의 제품 패키지부터 건축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모든 디자인의 구성요소입니다. 이는 패션도 예외는 아니죠. 가장 좋은 옷과 장신구는 뛰어난 소재로부터 탄생하니까요.
최근 그들의 작업을 소개한 이그넌트 (IGNANT) 매거진에 따르면, 내추럴 마테리얼 스튜디오는 '순환 디자인'이라는 원칙을 달성하는 도구로서 지속 가능한 혁신과 현지 소싱의 힘을 믿는 곳입니다. 물질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에 도전하고, 변화를 위한 행동을 취하기 위하여 내추럴 마테리얼 스튜디오는 '쓰이지 않았던 방식으로 새로운 소재를 탐구'하고, 또 그것을 충분히 훌륭한 방법으로 선보이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천연 소재는 한계와 기회가 함께 있습니다. 사람의 몸과 공간, 자연에 이미 존재하는 것들로 이루어진 것들은 너무 많은 물질이 만연한 시대에 새로운 럭셔리가 되기도 하죠.
덴마크의 시골 풍경에서 영감을 받은 <A Material Transition> 프로젝트는 각기 다른 색을 띤 거대한 오브제의 설치 작업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간결한 미니멀리즘이 떠오르는 이 작품은 사실 '조류, 균류, 풀, 해초 추출물로 만든 5개 레이어의 복잡한 조합'입니다. 쉽게 말해서, 자연에서 채취한 천연 재료를 인간이 디자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재로 새롭게 만들었다 (transition)는 뜻입니다.
비슷한 듯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설치물의 색상 팔레트는 해안과 들판, 초원과 바다, 숲처럼 덴마크 자연환경에 존재하는 재료를 생분해한 소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그넌트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빌룸은 '잠재적인 디자인 재료이면서도,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천연자원이 주는 묵상'이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관람객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 않거나, 아직 뇌에서 인지적으로 구성한 자료와 관련이 없을 수 있다는 점을 존중합니다. 저는 항상 자료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동시에 관람객이 괜찮은지 확인하는 균형 잡힌 행동에 빠진 것 같습니다.”
이 전시에 등장한 천연 소재에 관한 내용을 사실 100% 이해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TEXGOROUND가 '재고' 원부자재를 '순환'시키는 것처럼, 생물학적 관점에서 지역에서 추출한 천연 소재를 새롭게 사용하고, 인상적인 설치 작업으로 사람들의 인식 변화를 촉구한다는 점은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도 TGR SHOWROOM을 열고 나면, 비즈니스로써 원부자재를 판매하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패션'과 '순환 패션'의 가치를 사람들에게 조금씩 더 알리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 내추럴 마테리얼 스튜디오의 전시는 멀리 떨어진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었어요. 과정은 다르더라도 오히려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 아닌가 싶네요.
보니 빌룸은 스튜디오의 소개 글은 이런 식으로 끝맺습니다.
"우리는 이미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제 우리는 자연 및 순환 시스템을 위한 설계를 시작해야 합니다."
https://naturalmaterialstudio.com
Nº 05 : EPILOGUE
다섯 번째 TGR Today 뉴스레터를 마무리하고, 저는 주말에 청주에 갑니다. 친구가 알려준 재즈 페스티벌을 보고, 자연에 조금 더 가까운 주말을 만끽할 예정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주말 계획을 세우고 있나요? 선선한 바람과 청명한 하늘이 어울리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그럼, 다음 뉴스레터로 찾아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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