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잘 지내셨나요? 2주 만에 뵙네요! 오늘은 '취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취미'는 어릴 적부터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단어죠. 초등학생 시절부터 '취미'를 묻는 질문이 참 많았어요. 영어를 처음 배우면서도 "What's your hobby?"는 기본 영어 회화 질문이고요. 학창 시절을 지나며 취미와 특기를 빈칸 앞에서 조금 머뭇거리며 고민을 하긴 했지만 요즘처럼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취미보다는 특기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었고요. 그런데 요즘은 '취미'가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취미에 대해 오늘 차근차근 이야기를 나누어볼까요?
취미, 그 참 뜻은?
네이버 국어사전에 '취미'를 검색해 봤어요. 3가지 뜻으로 정의되고 있더라고요.
우선, 첫 번째로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 다음으로는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힘, 마지막으로 감흥을 느끼어 마음이 당기는 멋!
저는 이 정의들 중에서도 특히나 위에 하이라이트 친 부분이 참 마음에 들어요. 마음이 당기는 것들을 감상하고 이해하며 즐겁게 하는 것! 제가 내린 취미의 또 다른 정의입니다. :)
이번에는 네이버 국어사전에 '취향'을 검색해 봤어요. 역시나 취미의 '취(趣)'와 취향의 '취(趣)'가 동일하더군요. '취(趣)'는 '뜻 취'라는 의미를 지녔어요. 취향은 뜻이 향하는 곳,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을 의미해요.
당신은 어떤 취미를 갖고 있나요?
제 주변에는 취미 생활을 매우 즐겁게 그리고 아주 멋지게 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중 두 명의 이야기를 자랑하고 싶어요!
제 친구 중에 초등학생 두 아이의 엄마인 친구가 있어요. 두 아이 육아하느라 많이 바쁘고 지칠 텐데도, 바쁜 시간을 쪼개어 스케이트보드를 타더라고요! 처음에는 스케이트보드를 시도한 친구가 마냥 신기했는데(어쩌다 스케이트보드를???????) 시간이 지나면서는 조금 걱정이 되더라고요. 왜냐면 처음부터 잘 타는 사람 없잖아요. 친구는 계속 넘어지고 또 넘어져서 멍이 하나둘씩 늘어갔어요. 그런데도 친구는 너무 재미있어서 멈출 수 없다며 꿋꿋이 타더라고요. 넘어져도 그다음날 또 타고, 무릎에 새로운 멍이 또 생겨도 그다음날 또 타고요.
이 친구를 보며 '취미'의 참뜻을 다시 한번 더 떠올려봅니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고 시키지 않아도, 본인이 하게 되는 것. 마음이 당기는 것(뜻이 향하는 곳)을 익히며(이해하며) 즐겁게 하는 것! 이 친구는 진짜 '취미 생활'을 잘 하며, 즐기는 것 같아요. 어쩌면 지금 이 글을 보고 있을 수도 있을 텐데, 만약 그렇다면 너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다. "너, 진짜 멋있어! 화이팅!"
그리고 또 다른 친구(사실은 동생이지만)는요. 축구를 정말 사랑하는 친구예요. 남들은 평일에 회사 생활만으로도 힘들어서 저녁 약속도 버거울 때가 많은데 이 친구는 평일에도 퇴근 후에 축구를 하러 왕복 두 시간을 운전해서 달려가고, 거기서 두 시간 동안 축구를 하며 달립니다. 옆에서 지켜보면 축구에 쏟는 시간, 에너지, 열정 그리고 노력이 정말 뜨겁고 대단해요.
이 친구는 러시아 월드컵과 카타르 월드컵에도 가서 대한민국의 모든 경기를 직관하고 응원했어요. 정말 축구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남다르죠? 그런데 제가 이 친구를 보며 축구를 정말 사랑하는구나라고 느낀 계기는 다른 데 있어요. 사실 우리, 축구 보면서 가끔씩 선수들을 향해 볼멘소리 할 때 있잖아요. 왜 저것 밖에 못 뛰냐, 왜 거기서 볼을 안 차냐 ! 왜 그것도 못 막냐! 이렇게요.
그런데 이 친구는 한 번도 그런 소리를 내뱉는 걸 본 적이 없어요. 우리 팀 점수가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골을 먹힌 상황에서도 선수들을 향해 한 번도 답답하다고 한숨을 내쉬거나, 쯧쯧 혀를 차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요. 늘 묵묵하게 선수들을 믿고 응원하더라고요. 그라운드에서 뛰는 모든 선수들의 최선을 믿으며 지거나 이기는 점수에 상관없이 90분을 같은 마음으로 달리는 친구. 이 친구는 진짜 축구를 즐기며 사랑하는 것 같아요. 축구로 인해 더욱 건강해지고 멋있어지는 이 친구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건강한 취미 생활이 끼치는 삶의 긍정적 영향을 많이 배우고 있어요. :)
요즘 저는 '나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정말 중요한 요소이며, 그런 의미에서 즐거운 취미생활은 내 삶, 일상에서 굉장히 의미 있고 가치 있다고 생각해요. 조금 다르게 표현하면, '건강한 스트레스 관리'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내 마음대로, 내 계획대로만은 되지 않은 세상 살이에서 어떻게 해야 나의 기분을 좋게 할 수 있는지 아는 방법은 곧 내 삶을, 일상을 현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법 같아요. 스트레스풀한 상황에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내 기분과 마음을 좋게 만들도록 하는 것은 일상을 크게 동요치 않도록 하는 것이고 한 발자국 먼발치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삶을 유연하게, 그리고 현명하게 만들어가는 것이라 생각해요.
제 취미는 독서 입니다.
어릴 적부터 취미를 묻는 질문에 곧잘 '독서'라는 답변을 채우곤 했어요. 사실 학창 시절에 그리 많은 책을 읽지도 않았을뿐더러 독서를 즐겨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진짜 즐겨 하던 취미 생활이 없어서 나름 대안책으로 독서를 갈음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8년 전부터는 정말 독서를 취미 생활로 하고 있습니다. 요즘 독서 시간이 다소 줄었으나 여전히 책 읽는 행위는 저에게 깨달음과 즐거움과 배움과 기쁨을 주는 고맙고 기특한 행위입니다. 책을 읽다가 출판사 서포터즈도 하게 되고, 독서를 즐겨 하는 사람들을 만나 온라인/오프라인 독서 모임도 하게 되고, 어쩌다 보니 단편 소설집에도 참여하여 출판하게 되고, 또 어쩌다 보니 이렇게 뉴스레터도 운영하고 있고요. :) 여전히 독서는 저의 취미이자, 삶을 지탱하는 든든한 기반이 되어주고 있어요. 요새는 정적인 취미생활인 독서 외에 동적인 취미 생활도 가져보려 이것저것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엔돌핀이 마구 도는 동적인 취미 생활을 얻게 되면, 언젠가 뉴스레터에서 소개해보겠습니다 :-D
디깅 모멘텀, 들어보셨어요?
혹시, '디깅 모멘텀'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제가 레터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함께하신 구독자님들께서는 아마도 기억하실 텐데요, 트렌드2023 올해 키워드 중 하나였죠. 지난 레터를 빌려 디깅 모멘텀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드리자면,
위 소개처럼, 트렌드코리아 2023에서 언급된 디깅 모멘텀은 단순한 취미 생활을 넘어 행복과 성장을 위해 '과몰입'하는 방법과 행위를 의미해요.
좀 더 풀어보면, 디깅(Digging)은 자신이 아끼는 일 혹은 가치 있다고 여기는 일에 열정과 돈을 아끼지 않고 몰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전에 소위 '덕질'이라고 표현하던 덕질 문화가 이제껏 하위문화라고 여겨지며 '자기만족'을 위해 몰두하는 특징을 가졌다면, 디깅러(Digginger) 관심사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확산시킨다는 차이점이 있어요.
Z세대들은 디깅을 단순한 취미로 여기지 않고 자신의 정체성과 효능감, 행복을 찾는 계기로 여기며 돈과 시간을 과감하게 투자하고 이로 인해 이들은 아주 중요한 소비 주체로 떠오르고 있기도 합니다. 소비주체로 부상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지만, 저는 '자신의 정체성과 효능감, 행복을 찾는 계기'로 여긴다는 점에 시선이 갑니다. 정체성과 효능감이라 여기는 것은 곧 그들의 삶 자체를 의미하는 것일 테니까요.
오늘은 취미부터 디깅모멘텀까지 알아보았는데요, 구독자님은 어떤 취미를 가지셨는지 너무 궁금해요.
구독자님은 무얼 할 때 가장 행복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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