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리 포터의 순한 맛과 카부키쵸의 바래지 않는 매운 맛

감사하게도 5월 1일이 월요일이라, 노동하는 이가 입을 모아 고백하는 '월요병'을 달래주려는 듯, 그덕에 금토일까지 더하면 최장 4일 연휴가 찾아왔었는데요. 때로는 3일일 수도있고 어쩌면 이틀이나 단 하루 뿐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일하고 먹고 사는 삶에서 문득 쉬는 날이 갖는 의미란 무엇일까요. 지난 4월 28일부터 일본에선 매년 최대의 연휴 GW가 시작, 오는 5월 7일까지 공식적 빨간 날이거든요. 이에 비하면 우리의 3 or 4연휴는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쉰다는 게 시간 대비 체감하는 휴식은 아니니까요. 쉰다는 건 그간에 돌보지 못한 나를 다듬거나 보살피고 그래도 남은 여유엔 새로운 재미나 즐거움을 쫓아 시간을 소비하고 그래도 더 여유롭다면 밖으로 나가 수 많은 너와 함께 그 쉼을 축복하는 거 아닐까요. 일본에선 그야말로 GW 이벤트가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데, 오늘 레터의 주제 중 한 곳 도쿄 이케부쿠로에선 커리와 커피와 함께하는 이벤트가 펼쳐져요. 타이틀이 좀 거창하게 '도쿄 커리 컬쳐 DX GW 니뽄 커리 열도(東京カレーカルチャーＤＸ　GWにっぽんカレー列島), 최근 요도바시로의 매각으로 분위기가 수선한 '세이부 백화점' 본점 이케부쿠로 지점 7층에서 열리고,

세계 4천 곳이 넘는 커리집을 섭렵했다는 커리 큐레이터 카레 세포(カレー細胞) 씨의 프로듀싱으로 일본 내 22곳의 커리를 모아 놓았어요. 이름 좀 웃기지만 일본 최초 크래프트 콜라 '이요시 콜라'를 만든 남자는 '코라 코바야시'거든요. 무언가에 진심일 때, 그건 곧 본인 자신이 되는 걸까요. 아무튼 매장 식사는 물로 테이크아웃, 그에 더해 비교하며 먹기도 제공하고, 동시에 맛있는 커리도 파는 킷사뗑의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려줘요. 커리와 커피와 골든위크의 마리아쥬. 커리랑 커피의 궁함이 의외로 좋다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 행사, 왜 자꾸 전 이케부쿠로의 매운 맛을 봐라'로 읽혀지죠. 도쿄 카레는 지역화가 훌륭하게 진행된 예라 맛있기도 하고, 이케부쿠로 지역 특성 상 커리 인구가 꽤 되기도 하지만, 최근 그곳의 상황을 보면 '매운 맛'으로 이야기해야 하는 게, 분명 있다 생각하거든요. 이번 GW가 지나면, 모두의 길고 짧은 이 연휴가 끝이 나면 도쿄, 그리고 우린 어떻게 되어있을까요. 연휴라는 건 끝이 나고야 알게되는 것들이 있어요. 익숙한 도시의 하루도 지금 시간이 지나면 부쩍, 다르게 느껴진달까요.

이케부쿠로엔 '해리포터' 테마파크가, 신쥬쿠 엔 요즘 '카부키쵸 타워'가 심상치 않다죠. 내일이 오는 것처럼 도시가 또 한 번의 변화를 사는 법. 오늘의 주제 '우리 동네의 리-바이벌'이에요.

 🧙 '해리포터' 번외편 '이케부쿠로를 구하라' 

대니얼 래드클리프 아빠되다! 구독자님 이 뉴스 보았나요. '해리포터' 시리즈의 영원한 모험 소년  해리가 어느새 한 아이의 아빠가 됐음이 지난 4월 27일 한 외신 사진에 의해 공식, 확인횄어요. 2001년 조앤 K 롤링의 판타지 대작 '해리 포터' 시리즈의 영화화 1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로 시작, 장장 10년 넘는 세월을 '영원한 해리'로 함께해온 그인데, 여전히 '해리-래드클리프'인 것 같은데, 이제 그의 나이 서른 중반이거든요. 2012년 영화 '킬 유어 달링'으로 알게된 에린 다크와는 동거 생활을 시작했다고도 해요. 그렇게 흘러가는 세월 속에 더이상 그는 해리가 아니게 되었고, 며칠 전 거리에선 그의 여친과 함께 유모차를 끌고가는 모습이 포착되었어요. 아이는 아들이라 하는데, 해리 쥬니어쯤 될까요. 물론 대니얼 래드클리프, 그는 '해리포터' 이후 자신을 일약 스타덤에 올려준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연극/스크린을 오가며 분투를 하며 자신에게서 '해리'를 지우려 했지만 세상에 모험, 동심, 어쩌면 이뤄질 수 있을 거라 믿는 그 마법같은 기적이란, 늘 미래형이잖아요. '해리포터'는 '죽음의 성물', 2011년 그곳에 멈춰있는데,  혹시 그 날은 아직도 진행중인 걸까요. 그러고보니 얼마 전 도쿄에 '해리포터' 테마 파크가 들어선다는 소식이 국내에까지 전해졌는데요,

설마 세월이 돌고돌아 지금 도쿄에서 시작하려 하나요. 정확한 명칭은 영화 '해리포터'의 체험형 엔터테인먼트 시설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 도쿄 making of Harry Porter.' 오는 6월 16일, 약 한 달 뒤 도쿄 네리마구(練馬区)이전 유원지 '토시마엔(としまえん)'가 운영됐던 자리에 문을 열어요. '토시마엔'은 2년 전 코로나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폐원했거든요, 그러니까 말하자면 놀이 공원이 떠난 자리에 또 하의 거대한 놀이 공원이 찾아온다는, 어딘가 기적같이 만화같은 이야기 아닐까요. '토시마엔'은 다이쇼(大証) 15년, 그러니까 약 1세기 전 '물과 녹음의 유원지(水と緑の遊園地)'를 표방하며 만들어진 도심 이전의 근대적 공원이었거든요, 하지만 지난 2020년 8월 31일 운영상 이유로 문을 닫았고, 그 자리에 네리마구가 27헥타르에 달하는 '도쿄 도립 네리마 성터 공원(東京都立練馬城址公園)'을 건설, 그 중 일부 구역이 '해리 포터'의 스튜디오 투어 시설로 이용되는 그림이에요. 규모는 약 9만 평, 도쿄돔 2개 만큼의 크기라는데요. 전세계적으로 해리포터 홈타운 영국 런던에 이어 두 번째 아시아에서는 물론 최초이고, 시설은 '해리 포터'의 2001년부터 약 20년 마법의 세계, 그리고 그를 이어받듯 만들어진 영화 '판타스틱 비스트' 시리즈의 세계관을 공간으로서, 어트랙션 시설로 구현해요.

그리고 이 '스튜디오 도쿄'는 지난 3월 예매를 시작하자 영화 팬들이 몰려들어 사이트 서버가 마비되기도 했다는데요. 치바의 '디즈니랜드', 오사카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그리고 이케부쿠로 인근의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 도쿄.' 일본의 테마파크 사랑을 멈추질 않나요. 다만 이번 '해리포터 스튜디오 도쿄'는 이전 테마파크들과 좀 다른 모델의 시설을 지향해요. 바로 체험형, 동시에 학습 커뮤니티적 공원의 실현인데요. 아무래도 1세기 넘게 동네의 공원, 즉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였던 곳의 세월을 이어가려는 듯한 느낌이죠. 그리고 그를 영화 세계와 잘 버무리며 표현하는 것이 중요했을 것 같은데요, 극중 등장하는 마법의 동물이 실내 전시되고, 영화 속 공간들, 마법의 세계로 이끄는 9와 3/4번선의 호그와트 특급 열차나 다이아곤 요코쵸는 '실물'로 제작되고 호그와트의 움직이는 계단 또한 실제 세트로 구현돼 그 계단 초상화 앞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포토 존이 설치되기도 해요. 말하자면 해리포터이 세계를 도쿄 네리마구(練馬区) 무코야마(向山) 3-25-1에 옮겨오듯 해리의 세계가 다시 태어났어요.

그리고 그 호그와트 특급 열차에 앉아서는 마법 기술학교에 여행을 떠나고, 퀴디치 경기를 응원하고 영화 제작 과정을 배울 수 있는 클래스에도 참여할 수 있다는데, 더불어 투어 도중 카페에선 극중 등장하던 '버터 맥주'를 마셔볼 기회도 있어요. 마법의 세계란, 무제한의 가능성인가요. 동시에 영국풍 식사와 스위츠 메뉴도 제공해요. 사실 저 이런 거 별로 관심이 가지 않는 유형의 인간이거든요. 그렇게 도쿄를 다니면서 여태 디즈니 랜드도 가지 않았어요. 그러에도 제가 이렇게 지금 '해리포터'를 이야기하고 있는 건, 백화점을 잃은 상심이 큰 이케부쿠로 역, 그리고 '세이부 철도'가 해리의 마법에 크게 한 몫 기대라도 하듯 역사 내 홈을 '해리포터' 세계로 단장했거든요. 특히나 '스튜디오 도쿄'로 향하는 방향 전차가 도착하는 1, 2번 홈은 영국 런던 킹스 크로스 역을 본따 만들어놨어요. 영화 속 거리를 느끼게 하는 빨간 벽돌의 장식이랄지, 벽을 뚫고 날아가는 순간을 포착한 구멍 아닌 구멍 디자인, 더불어 해리 포터를 연상케 하는 마법사나 부엉이의 일러스트가 그려져있고, 가로등이나 의자도 모두 '메이드 인 해리포터' 풍이에요. 해리 포터 봤던 게 언제인지 스토리도 가물가물하지만, 이 정도 되면 부러 '해리포터 역'이라도 가보지 않을까요.

 🛣️ 94년 유원지의 내일을 가능하게 하는 '관람차-뷰'의 생활권 

그리고 시설의 입장료는 성인 6천엔, 어린이 4500으로 책정된 가운데, 이케부쿠로 역 1, 2번 홈의 해리 포터 풍경은 차비만 있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무료. 이런 게 곧 공공 시설, 모두의 공원을 만드는 설계이기도 하잖아요. 사실 이번 '해리포터 스튜디오'를 두고는 마을 주민들과의 입장, 도시 재생에 있어 오랜 논의가 있었어요. 본래 '토시마엔'이 있던 지역은 고요한 주택가, '물과 녹음의 유언지'란 테마에 어울리듯 나무가 우거진 마을이거든요. 그리고 '토시마엔'은 무려 94년간 '그 녹음과 고요함'을 가능하게 해준 그야말로 자연의 원점, 숲의 심장과 같았어요. 그러니까 세계 대형 영화 체험 시설, '해리포터 테마파크'가 들어선다는 소식이 꼭 기쁘지많은 않았던 것도 사실이에요. 어쩌다 한 번 찾는 관광객과 매일의 터전인 주민의 입장이란 엄밀히 다르니까요.

지자체는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앞으로도 무엇 하나라도 더 유치하려 애를 쓰기 마련이지만, 그게 실제 주민에게 가져다줄 효과란 과연 좋은 것만일까요. 오히려 대대적 관광 수요를 노리고 만들어지는 시설들이란 그곳의 일상, 생활 환경, 즉 주민들을 도외시하기 마련이에요. 근래 이케부쿠로의 일상 그 자체이기도 했던 '세이부 본관'이 '요도바시 카메라'로  넘어갈 위기에 처하면서 이케부쿠로 소재지 도시마 구청장이 매각을 멈춰달라 읍소한 것도, 지역 인프라가 돈과 돈, 비즈니스 vs 비즈니스의 거래로 돌아갈 때, 결국 피해를 입는 건 그곳을 살아가던 사람들이거든요. 도쿄도와 네리마구, 시설 건설 주체인 '세이부 철도'와 '스튜디오 투어' 운영 회사 워너와 이토츄상사(伊藤忠商事)는 시설 설치 협약에 '본 스튜디오 투어 시설 등의 설치 가능 기간을 운영 개시일부터 30년으로 한다'고 일단 합의했는데요, 그렇다면 '그 후'의 일들은 누가 책임져줄까요. 부모 세대부터 2대째 그곳에 살고있다는 한 40대 여성은, '토시마엔'이 폐원하고 주변은 정말 고스트타운처럼 변했어요. (해리포터) 시설이 들어서면 마을에 활기야 돌아오겠지만, 식사나 기념품 같은 게 '토시마엔'과 달리 모두 다 시설 내에서 완결되어 버리고, 실제 지역에 돌아오는 건 없을 것 같아요.

매년 기대하는 벚꽃 나무도 이 시설 공사로 많이 잘려나갔는데, 혹시나 운영이 실패라도 한다면 더이상 본래의 자연도 아니고 거대 슈퍼같은 게 들어서는 건 아닌지...' 벌써부터 그 30년 후가 걱정인데요. 하지만 실제 살아가는 현실이란, 가장 먼 내일도 바로 코앞 내일처럼 걱정이 되기 마련이거든요. 다만 조금 위로가 된다면 시설 설계를 한 '세이부 전철'은 최대한 이전 '토심마엔'의 기억과 역사, 즉 유산을 잊지 않으려 최소한의 노력은 한 듯 보여요. 제트코스터 '사이크론'이나 '플라잉 파일럿'과 같이 유원지 인기 어트랙션이 있던 자리에 새하얀 거대 지붕의 건물을 세웠고, 외벽에는 '해리 포터' 세계의 마을 그대로 별돌 구조의 작은 집들을 만들었어요. 더불어 해리와 친구들이 극중 접전을 거듭했던 체스 판과 같은 구조물도 지어졌는데요. 더불어 '흘러가는 풀'로 인기였던 수영장 자리는 입장료 없는, 도립 공원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라 해요. 결국 재개발, 마을의 시설 유치 그건 얼마나 지난 오늘과 함께 걸어가는 길인가..에, 그 미래가 결정되지 않을까요. 해리의 마법도 분명 그를 위함의 스토리가 아니었을까요.

🍻 환락가는 옛말인가요? 가부키초의 다시 한 번 꾸는 꿈 

도쿄에서 가장 유명한 동네...어디일까요. 아마 책방 츠타야 때문에 다이칸야마(代官山)를 떠올리는 사람도, 4월이면 늘 붐비는 벚꽃 마을 나카메구로(中目黒)를 생각할 수도, 아니면 가장 흔한 게 편하다고 신쥬쿠나 시부야를 떠올릴지도 모르겠어요. 다만 그 안에서도 유명한 이름이라면 카부키쵸(歌舞伎町)는 아닐까요.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도 자주 등장하고 한 때 동양 최대의 환락가로 군림했던 세월이 탄탄한지라 주로 유흥, 환락, 음주, 밤의 거리로 어디서든 묘사되곤 해요. 그래서 정작 그게 어디에 있는지위치는 모르고 말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아요. 신쥬쿠 동쪽 출구에서 5분 거리, '신쥬쿠 구청'이 있는 블럭 하나를 지나 카부키쵸가 시작돼요. 사실 이곳은 가장 유명하다면 유명한 역 신쥬쿠 역과 가까운 탓에 대부분의 관광객이 알게 모르게 걸었던 기억이 있을 것 같아요. 낮에는 불 꺼진 술집의 간판이랄지, 호스트 클럽의 호스트 사진이 일렬로 붙어있는 빌딩, 또는 어딘가 범상치 않게 보이는 러브호텔같은 게, 이곳의 첫인상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동시에 전후(戦後) 아사쿠사에 이어 가장 많은 영화관이 성했던 동네이기도 하고, 골목골목 술집 뿐 아니라 크고 작은 클럽, 라이브 하우스가 많아 '라이브 하우스 JAM'으 일본 근대 언더그라운드 록의 상징과 같은 '블루하츠'랄지, 우리에게도 친숙한 스피츠 등이 데뷔 무대를 가졌던 곳이기도 해요.

지금은 영화사 '도호'의 '도호 빌딩', 빌딩을 손에 넣은 거대한 고질라가 마을을 내려다 보고 있기도 하죠. 즉, 이곳은 오랫동안 문화의 마을이었어요. 애당초 카부키쵸란 이름이 말해주듯 카부키 극장의 유치를 위해 조성된 곳이기도 하거든요. 결과 그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이후 메이지 초기부터 '신쥬쿠 무사시노관(新宿武蔵野館)'이랄지, '쇼치쿠관(松竹館)', '다이코우관(大幸館)' 등과 같은 공연 예술 관련 시설이 늘어났어요. 그리고 그 중, 오늘 이야기하려고 하는 '밀라노좌(ミラノ座)'가 있죠. 마을의 문화적 유산을 전후에도 이어간 상징적인 영화관인데요. 1956년 당시 '주식회사 도큐 레크레이션(株式会社東急レクリエーション)이 복합 문화 시설로 '신쥬쿠 도큐 문화회관'을 시작으로 '밀라노좌' '밀라노2', 그리고 '밀라노3' 등 모두 네 개의 빌딩을 완성한 게 시작이에요. 제가 처음 도쿄, 신쥬쿠를 찾았을 때 '모스 버거'를 먹었던 곳이 바로 '밀라노 2' 1층이었거든요. 당시엔 무슨 이름인지 전혀 모르고 그냥 많이 낡았다, 오래됐네 생각했을 뿐이죠. 그게 벌써 20년도 전이니 지금은 어떻겠어요. 근래 도쿄 전체에 벌어지고 있는가운데 이곳에도 재개발이 진행되어 '밀라노좌'는 지난 4월 14일 대대적 재건축을 거치고 '도큐 카부키쵸 타워'로 새로 태어났어요.

두 개의 호텔, 극장과 영화관, 음식점과 라이브 하우스, 그리고 공연장을 갖춘 48층 높이의 거대 빌딩이 '오늘'부터 그곳을 상징해요. 하지만 사실 근래 카부키쵸란, 특히 밤거리를 잃은 코로나 시절을 지나온 카부키쵸는 유동 인구는 물론 그 활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렸거든요. 심지어는 성매매를 위해 인근 오오쿠보 공원(大久保公園)을 맴도는 젊은 이들이 문제시되며 '도요코 키즈(トー横キッズ)'란 말도 생겨났어요. 마을이 쇠퇴하며 그곳의 명과 암, 어두운 것들만이 드러나는 느낌인가요. 그래서 이번 '도큐 카부키쵸 타워'의 오픈은 조금 더 주목을 받고 있어요. 반세기 넘게 문화와 유흥으로 성했던 마을이 다시 재기할 수 있을지, 재개발이란 곧 그 마을의 정화 작업이기도 한데 우리가 알던 카부키쵸는 계속 카부키쵸일 수 있는지의 갈림길, '도큐 카부키쵸 타워'의 시작은 어딘가 이 거리의 2막을 예고하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그러니까 '마을을 기억하며 재생하기'의 문제에요.

일단 건설을 맡은 '도큐 부동산'은 건물 해체 시 발생한 부산물을 최대한 공사 재료로 이용했다'고 해요. 하지만 아무리 봐도 이 거대 초고층 빌딩은 신쥬쿠의 동쪽 아닌 서쪽, '도쿄 도청'이 있는 그곳에 더 어울려 보이는데요, '밀라노좌' 위에 태어난 '도큐'의 이  빌딩, 얼마나 마을을 유산을 계승할 수 있을까요. 먼저 1층 음식점과 2층의 요코쵸를 떠올리게 하듯 나란히 줄을 잇는 포차風 식당은 '가부키쵸' 뒷골목 골든 가이의 DNA를 이어받은 듯 느껴져요. 우리에겐 드라마 '심야식당'으로도 익숙하죠. 그리고 2~4층 사이 게임 관련 시설이나 사카모토 류이치 씨가 사운드 감수를 한 영화관(9~10층), 이름부터 '밀라노좌'를 이어가는 공연장 'THEATER MILANO-Za'은 보다 문화적인 역사의 유산을 이어받고 있어요.  더물어 지하의 거대 공연장 ZERO TOKYO와 라이브 홀 Zepp Shinjuku(TOKYO)은 블루하츠와 스피츠를 기억하는 마음이겠죠. 다만, 4층의 일과 휴양이 일체화된 웰니스 클럽 'EXTION'과 상층부 두 개의 호텔, 18층부터 38층까지 이어지는 미디엄 럭셔리 호텔 'Hotel Groove Shinjyuku', 그리고 39층에서 46층까지 올라가는덥 초호화 호텔 'Bellustar Tokyo'는 여지없이 이곳과는 잘 섞이지 않는, 굳이 말하면 신쥬쿠의 동쪽 아닌 서쪽,

도청이 있고 호텔들이 듬성듬성, 오피스 인구가 많은 호객 행위도 없고 술병도 굴러다니지 않는 그 동네의 그림이 아닐까 싶어요. 기존의 카부키쵸를 아는 사람이라면, 나아가 좋아한다면 반대할지도 모를 이야기에요. 하지만 어쩌면 그런 게 오늘 이후 내일이 시작하는 거는 또 아닐까요. 다만, '도큐 카부키쵸 타워'를 완성하며, 오랜 역사와 전통의 마을을 계승하며 이 단 하나의 빌딩 건축에 동원된 장르 불문 아티스트가 무려 26명(팀)이라는 또 하나의 사실. '도큐'는 48층의 초고층 빌딩을 지으며 단지 돈을 내고 거래가 이뤄지는 상점 만을 채우지 않았어요. 딱히 용무가 없어도 시간만이 있어서 거리를 거니는 이들도 맘 놓고 편히 들어와 즐길 수 있게, 빌딩 내 '유휴지', 즉 거리이 연장선과도 같은 공간의 설계를 갖췄어요. 그리고 바로 그를 위해 스물 여섯 팀의 아티스트가 동원된 셈인데요. 건물 내벽과 바닥 곳곳에 가부키쵸 건물을 해체하며 발생한 폐자재 등을 활용해 아트가 제작되었고, 신쥬쿠의 역사를 모티브로 패널이 만들어지기도 했어요. 가장 대표적으로 빌딩 외관의 하늘 높이 물길을 뿜는 분수처럼 조형된 유니크한 디자인은 건축가 나가야마 유우코 씨의 솜씨인데, 그는 이를 이전 '씨네씨티' 광장 주변을 수원으로 개천 카니다와(蟹川)가 흐르고 있었다는 마을의 역사에서 문맥의 모티브를 얻었다고 말해요.

그에 더해 물결치는 듯한 문양, 센가이하몬(青海波) 역시 그 마을 전설을 바탕으로 디자인, 빌딩 내 곳곳에 변주돼 활용되고 있어요. 그리고 저희 레터에서 심심치 않게 이야기했던 '공사중의 오늘'을 사는 법. 도큐의 이 빌딩 건설도 공사가 진행중일 떄부터 외벽을 '신쥬쿠 아트 월 프로젝트'를 실시, 모리야마 다이도의 사진을 페인팅한달지, 건축 폐재료이기도 한 발포 스티로폼을 활용해서는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의 세계를 구현 'Evangelion Styrofoam'을 마찬가지로 공사중 외벽에 설치하기도 했어요. 이 작품은 웹상에서도 관람할 수 있게 사이버 공간으로까지 확대되었는데요. 21세기 Ai 시대 환락가라면 이정도는 해야하는 걸까요. 때로 문화는, 아니 일상도 온/온프를 넘나들곤 하잖아요. 그리고 이 빌딩에서 또 하나 재미있는 건 바로 플로어, 빌딩 내 바닥을 길가의 거리처럼, 그의 연장선이자 아트를 품은 공간의 형상으로 만들어낸 부분이에요. 26명(팀)의 아티스트는 각각의 층 바닥에 카부키쵸란 마을의 에너지를 모티브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그려내요. 그리고 이쯤에서 그 26명(팀)을 조금 열거해보면 나이 순은 아니지만 앞서 이야기했던 사진가 모리야마 다이도와 아라키 노부요시, 판화 작업을 하는 아노키 노에와 사진가 카와우치 린코, 다이도 씨의 영향이 얼핏 보이는 남성 누드 작품을 하는 노무라 사키코와 유일하게 서가 예술 작가 사와무라 스미코

그리고 지난 해 모리 미술관의 '록뽄기 크로싱 2022'에도 출전했던 타마야마 타쿠로와 최근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보여주는 크리에이티브 팀 Chim↑Pom from Smappa!Group 등이 있어요. 대규모 전시 하나는 나올 라인업이겠죠. 그리고 작품의 전체 큐레이션을 맡은 아이치현 미술관 관장 하이토 마사히코 씨와 텐노지를 거점으로 하는 갤러리 ANOMALY는 '중요한 건 마을에 흐르는 빛과 어둠, 색과 삶을 아우르는 스케일'이라고 했어요.

 🙆 모든 소외된 것들과 공존하다, 배척과 혐오의 100년史 그리고 1일 

마을의 역사와 개성을 존중하고 그곳을 오가는 이들을 소외하지 않는, 동시에 미래를 달려가는 희망의 메시지가 느껴지지 않나요. 평범한 상업 빌딩을 만들면서 꺼내놓는 수준의 이야기는 분명 아니라 느끼는데요. 나아가 ANOMALY는 이런 말도 했어요. '예술이 종래의 젠트리피케이션 구도에 빠지지 않고 자기 비평적으로 개입하며 새로 지어지는 빌딩이 마을의 문맥을 단절하지 않도록, 이 거리에 축적되어 온 관용함에 대해 경의를 표하며 거듭나는 역사가 될 수 있도록 가진 힘을 다 하고 싶습니다.' 이거 어디 크게 적어 전국 곳곳 도시 개발자에게 배포라도 해야하지 않을까요. 어느 지역이든 그곳에 쌓인 시간과 삶이란 모두, 존중받을 존재들이거든요. 빌딩은 상부와 하부의 성격을 나누어 저층 프롤어는 ''혼교(混交, 서로 다른 것들이 뒤섞인), 시간, 동(動), 마을, 노상(路上), 땅(土), 활동적, 일상'을 테마로, 그리고 상층부 구간부터는 '투명, 무시간(無時間), 정(静), 이차원(異次元), 공(空), 릴랙스, 비일상'을 테마로 각각의 아트가 건물을 줄줄이 수놓아요. 지하 5층부터 지상 48층까지, 빌딩만 돌아다녀도 여행이 되지 않을까요. '빌딩 아트 투어'란 프로그램을 금새라도 짜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도심에서, 특히나 도쿄의 한복판에서 누구에게다 열린, 맘편히 머무를 수 있는 곳이란 점점 사라져 멸종 위기거든요.

말하자면 일본어로 쿠츠로구寛ぐ 할 수 있는 장소가 계속 사라져만 가요. 아무 용도도 없고 뚜렷한 역할도 하지 못하지만 가령 공원이거나 역 앞 광장의 벤치들이랄지 좀 더 부정적 이미지를 갖는 곳으로 가보면 뒷골목 그래피티 잔뜩 낚서된 공터같은 곳들, 대표적으로 시부야 스크램블 거리나 신쥬쿠 동쪽 출구 '알타 스튜디오' 앞 광장과 같은. 돌이켜보면 매일같이 바쁜 도심의 '에어포켓'이기도 했거든요. 그리고 카부키쵸에 대해서라면 그곳만의 매력이 참 무어라 정의하기 힘들게 오묘복잡해요. 누군가에게는 위험하고 더러운 거리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극적이고 다름이 충만한 이색적인 거리로 소비되고, 그럼에도 밖으로 보이는 이미지는 역시나 치안이 좋지 않은 밤거리인지라 요즘처럼 재개발 시즌에 들어서면 정리하기 1순위 명단에 오르죠. 하지만 우리의 일상을 좋고/나쁨, 깨끗하고 더러운, 안전하고 위험한 것들로 양분화, 둘로 쪼개 나누어 볼 수 있을까요. 문화란 언제든 늘 그랬든 불안해서 자극이었고, 낯설어서 새로웠으며, 아슬아슬해서 충격이었어요. 즉 위험과 함께 살아온 게 컬쳐, 곧 우리 삶이기도 해요. 그렇지 않고서야 치안이 그렇게나 좋지 않다고 하는 마을이 모든 관광 가이드 메인 페이지에 대표 관광 지역이라고 소개가 될까요. 그러니까 무섭고 더럽고 위험한 카부키쵸는, 어디에 있나요.

한 때는 카부키쵸에 살았고 일을 하기도 했던 에세이스트 스즈키 스즈미 씨는 그건 '알지 못함'에서 비롯된다'고 말하는데요. 그의 말에 의하면 '카부키쵸의 위험함을 만드는 건 대부분 모두 '알지 못함'이에요.

한 예로 한국에선 '카부키쵸 러브 호텔'이라고 번역되어 있는 소메타니 쇼타 주연, 히로키 류이치 감독의 영화. 제목만 보면 B급 에로 무비처럼 보여요. 하지만 영화는 점점 쇠락해가는 카부키쵸란 마을에서 그럼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거든요. 원제는 '사요나라, 카부키쵸.' 아마 쉽게 타깃을 찾지 못해 빨리 2차 판권으로 수익을 챙기겠다는 계산이었을 것 같지만, 동시에 그건 '카부키쵸'란 말에 새겨진 네거티브한 이미지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근래 한 여성 연예인의 그라비아 아이돌 데뷔 타이틀의 뉴스가 논란이 된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의 문제로 느껴졌어요. 사실 일본에서 그라비아 아이돌 출신 여배우는 바로 기억나는 것만으로 나가사와 마사미, 아야세 하루카, 후카다 쿄코, 최근 드라마에서 활약하는 요시오카 리호 등. 본래 그라비아는 인쇄 방식 중 하나를 가리키는 잡지계 용어이고, 일본에선 그렇게 제작되는 페이지를 '그라비아 페이지', 그리고 주로 여기엔 수영복 차림 여성 모델들의 사진이 많이 게제되면서 자연스레 노출이 많은 촬영이 동반되는 이미지를 갖고 있기는 해도, 잘 몰라서 낙인 찍는 거,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요. 아오이 유우나 히로즈에 료코, 히로세 스즈와 같은 유명 여배우들도 한 때 그라비아 촬영을 하기도 했어요. 속옷 광고 역시 그에 속하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오래 전 그 배우를 인터뷰한 적이 있어 좀 반갑기도 했는데, 무언가를 이야기하기 전, 우린 정말 그를 알고 있을까요.

그리고 그와 똑같이 카부키쵸 역시도 당장은 하얀 렌즈를 낀 호스트, 갸르 화장을 한 여성들, 새벽이면 거리에 뒹구는 술병과 자꾸만 갈길을 방해하는 호객꾼이 떠올라도, 전후 지금의 카부키쵸를 만들어 온 건 그와 함께하는, 공존하는 삶, 지헤, 관용과 자유였어요. 사실 좀 역설적으로 도시의 소위 어둠이라는 것들은 음지에 있기 때문에 그렇게 불리는 것, 오히려 밖으로 드러나면 양지에서 이상한 공존을 만들어가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대표적 예가 바로 카부키쵸에요. 실례로 코로나 기간 중 음주 관련 시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며 카부키쵸는 오히려 최고 이익을 내는 가게들이 속출(?)했어요. 영업 시간 제한에 따라 온전한 장사를 하지 못하면서도 심지어 카부키쵸라 더 엄하게 규제가 되었음에도 카부키쵸는 오늘도 건재해요. 그리고 그건 좋아하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낯선 사람도 수상한 사람까지도 공존해온 세월이라 가능했던 '오늘'이기도 한데요 스즈키 씨는 '카부키쵸에는 다른 어느 환락가에서 볼 수 없는 DNA가 있다고 이야기해요.

낯설고 달라서, 그래서 무섭고 두려워 피하고 배척하는 게 아니라 어서 빨리 '함께 함'을 찾아온 거리. 이런 마을의 유산이란 아마 돈을 주고도 역사를 돌려서도 얻어낼 수 없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 스즈키 씨 말하는 것만큼의 애착은 아니겠지만 카부키쵸 좋아하거든요. 무언가 해방되어 있는 듯한, 무엇이든 일단은 허용된다는 것에 대한 어떤 자유로움을 그곳에선 느껴요. 때로 그건 어둑한 밤길 기가 죽게 만들기도 하지만, 의외로 카부키쵸의 거리 폭행 강도 사건 발생률도 도쿄 23구 1등이 아니에요.  높기는 하지만 인구 단위로 환산해보았을 때 4~5번째 수준. 그저 모두가 서로를 인정..까지는 아니더라도 모른척 해주는 것. 다르다고 싫어하지 않고 낯설다 밀치지 않는 것. 도시에 기대할 수 있는 배려란, 아마 이 정도 부터가 시작은 아닐까요. 흘러온 세월이 한 가득이라 현재 카부키쵸 지역 빌딩 대부분은 건축법 충족 조건에 미치지 못해 망치질 소리가 연이어 들려오지만 그럼에도 이곳이 카부키쵸일 수 있는 건 바로 이런 낯섦과 공존해온 세월 덕분이 아닐까요. 48층이나 되는 초고층 빌딩이, 그것도 반세기 넘는 역사의 터전이에 만들어지면서 이렇게나 마을 친화적 태도를 가진다는 것, 얼마나 보기 드문 도시의 유산일까요.

스즈키 씨는 지금의 카부키쵸는 지금의 일본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옳음과 다양성의 사이의 상극(相克), 전통과 변화의 밸런스, 개성과 유니버설함의 모순과 같이 사회 구조적 갈등들을 일정 정도 해소시킬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리트머스가 될 수 있다고도 이야기했어요. 세상 모든 낯섦과 새로움, 그래서 다소 위험하고 무섭기도 하지만 때론 삶의 자극이 되어 살아온, 그렇게 해낸 1세기 유흥 환락가 역사란 곧 우리가 보지 못한 것들의 일대기는 아닐까요. 1박 10만엔 호텔과 동거하는 카부키쵸의 밤에 내일의 새벽은 또 어떻게 흘러갈까요.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하고 있는 '오늘부터의 도쿄'에요.

 🥛 완성이 아닌, 넌 꾸준히 성장하고 있을 뿐 

구독자님, 이 사진 기억하나요. 지난 주 금요일 레터를 발송하며 썸네일로 사용했던 이미지인데요, 딱히 미키 마우스를 이야기한 건 아니었지만 '5월은 어린이의 달'을 시작하며 나라 요시토모 씨의 아이와 뛰놀며 완성하는 전시 소식을 전하면서 문득 오래 전 저장해둔 사진을 꺼내보았어요. 올해로 개원 40주년을 맞는 도쿄 디즈니랜드(라고는 해도 소재지 치바현)는 요즘 그 40주년을 기념하며 다채로운 행사를 시작하기도 하는데요. 지금으로부터 40년 전 1983년 4월 15일 '도쿄 디즈니랜드'는 당시로서는 압도적인 에산 1800억엔을 들여 완공된 테마 파크에요. 당시 일본이라면 버블 경제가 아직 왕성하던 시기라 해도, 본래 예산은 1천억 엔 정도였거든요. 하지만 그럼에도 당시 시설을 유치한 '케세이' 그룹의 타카하시 마사토모 사장은 '타혐은 하지마. 진짜를 만들어라'며 본래 계획대로의 '디즈니 랜드'를 이뤄냈다 해요. 사실 테마 파크라는 게 예산을 줄이려 하면, 필요한 정도에 따라 어디서든 얼마든 줄일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럼에도 꿈과 희망을 전하는 장소에 그런 계산은 좀 어울리지 않는 거겠죠. 아무튼 위 사진은 그런 기사들을 훑다 발견한 건데요. 40년의 세월이 지났으니 초기의 어트랙션이나 점포 시설 등은 문을 닫거나 다른 것들로 교체가 되기도 했지만, 각자가 기억하는 '디즈니 랜드'는 아마 처음 받은 꿈과 희망, 그리고 사랑 그대로의 모습은 아닐까요. 추억은 분명, 세월에 바래지 않거든요.

그리고 위의 미키 마우스 씨가 공사중인 현장을 터벅터벅 걷고 있는 사진의 출처는, '디즈니 플러스'의 공식 트위터. 뒤에 보이는 건물은 초기 투모로우 랜드', 지금은 어트랙션 '스페이스 마운튼'이고 자세히 보면 길도 아직 정비되지 않은 정말로 공사 초기 단계였음을 알 수 있어요. 반세기 전 도쿄에 상륙한 미키 씨는 무슨 생각을 하며 저 길을 걸었을까요. 사진이 공개되 뒤 트위터에선 '지금까지 본 미키 중 가장 '에모이'하다', '매우 역사적인 한장'이란 반응이 나왔고, 저도 왜인지 덩달아 맘이 좀 뭉클했어요. 그리고 마지막, 당시 월트 디즈니 씨가 남겼다는 한 문장. 세상은 결국 또 한 번의 꿈과 희망을 위해 태어나는 걸까요.

어쩌면 오늘 레터를 쓰면서 제가 생각했던 건 아마, 바로 이 한 마디가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마을 재생, '우리 동네의 리-바이벌'이라 썼지만, 세상에 영원히 완성되지 않는다는 건 바로 우리의 삶, 곧 너와 나의 내일이니까요. 동네에 괜찮은 유원지 하나 갖고 있다는 건, 아마 내일까지 멀리멀리 영원한 미래로 이어지는 희망의 자산은 아닐까요. 쓸모없이도 꿈이란 때때로 참, 유용하거든요. 5월은 아마 모두가 조금은 어린이가 되어보는, 아마도 그런 날일 거라고 미키 씨의 조언에 기대 잠시 꿈을 꿔봐요.  

🙇‍♂️🙇 오는 금요일, 5월 5일의 금요 레터는 한 번 쉬어 갈게요. 제가 그 즈음 이사를 해요.🤭 동시에 금요 레터를 소폭 개편 예정이에요. 맘껏 도쿄에 갈 수 있게 된 너와 나를 위해 '오늘부터 도쿄는'이란 제목으로, 다양한 스폿 위주의 금요 레터 주간을 만들어 실시할까 합니다. 식당이나 뮤지엄이나 옷가게나 극장이나, 여행 가이드적 큐레이션, 안테나를 켜고 실시간 도쿄 여행 정보를 실어날아보까 합니다. 일단은 저를 위해서, 그리고 비슷한 취향을 가진 구독자님을 위해서요. 

📫그리고 오는 화요일, 5월 9일 '야마테센의 뉴스 배달부'는 정상 발행됩니다. 

🤗 그럼 우리 모두, 신록 산뜻한 5월을 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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