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반팔 T셔츠의 레터, 여름 방학의 시작은 요요기 8번 출구에서

이름 활용한 티셔츠가 어찌할 수 없이 본 행사의 메인 얼굴이 되는 거겠죠. 켄 카가미 씨의 폰트는 그 만으로 티셔츠 한 벌쯤 뚝딱 디자인해내요.

여름은 T셔츠의 계절이라고 결국은 옷장에 쌓인 제법 비싼 옷도 다 제쳐두고 매일같이 반팔 티만 골라 입는 날이 어쩌면 시작된 것 같은 요즘, 구독자님 뭐 입고 다니나요? 유니클로의 UT는 이제 제법 그럴싸한 티셔츠 고유 브랜드의 네이밍이 되어있고 요즘은 그 못지 않게 티셔츠의 활용도를 충분 살릴 수 있는 복식의 방법들이 여기저기 제안되고 있는 것처럼도 느껴져요. 얼마 전 잡지 '뽀빠이'가 '나의 T셔츠 일주일'과 같은 기획을 하기도 했던데, 어쩌면 여름이란 티셔츠와 살고 티셔츠 한 장의 추억을 남긴 채 떠나버리는 그런 철이기도 했을까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무라카미 T를 괜시리 다시 한 번 들쳐보고도 싶어지는 그래서 여름, 얼마 전 편의점 '로손'은 창업 50주년을 맞이해 기념 티셔츠를 만들었고, 또한 '도버 스트리트 마켓 긴자'는 6층에 벌써 7년째를 맞는 T셔츠 스페셜 코너를 축하하는 의미로 T셔츠 콜렉션 DSMG T-SHIRT EDIT란 걸(6월 14일부터) 진행하고 있어요. 편의점 아닌 패션 셀렉숍이라고 네이밍부터 어딘가 보통의 티셔츠를 훌쩍 배반하고 있는 듯도 보이지만,

'로손'은 젊은 세대와 관광객에게도 어필할 수 있도록 카타카나를 채용했다고 말해요. 그리고 LOOSEJOINTS의 DSMG 7주년 T셔츠.

결국 대표 상품은 하얀 순면 티셔츠에 도버 스트리트 마켓 긴자라고 카타카나로 적은 한 장이에요. 편의점 간판체 그대로 로손을 정갈히 쓴 것과 대비되게 어딘가 자유로움도 표현한 폰트이기는 한데 결국 50년이든 7년 세월이든 그를 기리기 위한 티셔츠란 다시 한 번 이름을 되새겨 보는 것이기도 할까요. 무엇보다 티셔츠, 활용 불가능한 무언가가 있긴 할까요. 도버는 일본의 컬쳐 브랜드 BLANKMAG랄지 90년대 이후의 컬쳐지를 베이스로 만들어지는 LOOSEJOINTS, 또한 지역으로 발을 얿혀 이케노우에의 셀렉숍 그리고 브랜드 MIN-NANO와 후쿠오카의 ON AIR와 같이 일본 내 패션 브랜드 5개와 뉴욕의 아티스트 제이슨 폭스와 재치있는 그림과 물체의 조합으로 인기가 좋은 그래픽 디자이너 카가미 켄 씨와의 협업도 진행, 그들 나름의 DSMG+T 또한 판매해요. 그 탓에 가격을 부쩍 올라버렸지만 새삼 T셔츠 한 벌로 올 여름을 계획 다짐해본는 거, 은근 어떨까요.

🥐 아마도 초난강 이후 가장 친숙한 일본 스타가 되는 걸까요. 얼마 전 오사카 박람회 내 한국 홍보 대사로 임명까지 된 사카구치 켄타로가 오는 6월 28일 공개 예정인 장도연의 넷플릭스 여행 프로그램 '장도바리바리'에 게스트로 출연하는 티저 영상이 공개되었어요. '버섯 좋아하세요?' '두부 좋아하세요?' 그리고 '저 좋아하세요?' 장도연 씨의 개구진 질문에도 웃으며 능숙하게 대응하고 오래 전 유행했던 '무네큥' 장면 카베동까지 시연하면서 제법 한국형 스타가 되어있는 것처럼도 보이는데, 프로그램은 장도연 씨가 중국 일본 등 해외 곳곳을 여행하며 친구들과 하지 못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여행 토크 버라이어티에요.

근데 좀 재밌는 건 프로그램의 소개 문구를 일본어로 옮겨놓았을 때 위화감 전혀 없는 거, 여행은 인터내셔널이라서일까요. '이야기 보따리 바리바리 싸들고 おしゃべりバリバリ、喧嘩バリバリして. 단지 바리바리 일본어라서 일까요. OTT 시절이 안겨주는 '어디 멀리 가지 않아도...' 마음만 통한다면 그의 우수한 예가 되는 걸까요.

👺 언제 가더라도 혼잡한 사방이 미로인 것 같아 때로는 길을 잃게되는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를 중심으로 한 고층 빌딩군의 거리 사정일텐데요. 어쩌면 그 혼란함의 숨겨진 비밀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일까요. 오는 7월 25일부터 시부야 스트림'의 홀에서 시작 다수의 건축을 오가는 방식의 새로운 전시가, 곧 건축가 나이토 히로시 씨의 전 45개의 프로젝트를 안과 밖을 넘나들며 공부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요. 그는 다름 아닌 2006년부터 시작된 시부야 역 주변 재개발과 관련 건축 디자인과 경관에 대해 조사하는 '디자인 회의'의 장으로 일을했고, 그렇다는 건 지금의 혼잡함 그를 주도 설계한 게 바로 나이토 씨란 이야기거든요. 전시는 시부야를 필두에 내세우면서도 그의 핵심일 수 있는 나이토 건축이 만들어지는 방식과 철학, 나아가 가치관을 담은 도시의 경관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아울러 살펴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어요. 제목하여 '건축가 나이토 히로시 빨간 도깨비와 파랑 도깨비의 야외에서의 난투 in 시부야(建築家・内藤廣 赤鬼と青鬼の場外乱闘 in 渋谷)'이거든요. 갑작스레 여름철 호러물인가 싶어지는 '빨간 파랑' 도깨비의 출현이 다소 의뭉스럽지만, 나이토 씨는 오래 전부터 자신의 건축에 대해 '건축가로서의 사고(思考)를 정열적으로 자기 주장하려는 강한 성격 '빨간 오니'와 다소 물러나있고 금욕적 성격의 '파랑 오니'라는 서로 다른 시점의 세계가 (내 머리 안에는) 함께 머문다' 말하곤 했어요.

그래서 작품 또한 때로는 빨갛고 또 다른 경우엔 파란 오니의 출현이기도 한 셈이고, 고로 건축을 보고 사고하는 전시의 관람객으로서도 그와 같은 두 개의 필터를 갖추고 이젠 시부야 거리를 활보해볼 수 있겠죠. 또한 이번 기획은 2023년 시마네 미스다 시에서 이미 한 차례 진행되었던 전시의 연장이자 확장판이기도 한데요, 당시의 제목은 '건춝가・나이토 히로시 Built와 Unbuilt 빨강 오니와 파랑 오니의 끝나지 않는 결투(果てしなき戦い)였다고 하니, 빨강과 파랑 곧 얼마만큼 만들고 만들지 않는가의 의미이기도 한 걸까요.  전시는 45개 프로젝트를 모형과 도면, 그리고 인터뷰와 각종 영상 등으로 구성하고, 동시에 모두 3개의 챕터를 층으로 나누어 4층은 나이토 씨의 건축가로서의 성장 시절을, 그리고 5층엔 앞서 23년 전시에서 주목했던 Built와 Unbuilt를, 마지막 6층엔 최근의 작업이라할 수 있는 시부야와 스미다의 서로 대조되는 작업들을 통해 지금의 시부야를 아울러요. 말하자면 건물의 총 3층을 동원하는 기획의 전시이고, 재밌는 건 시부야를 이야기하는 전시가 시부야라는 장소에서 시부야를 향하고 있다는 것. 어쩐지 건축의 운명이랄까요, ありさま같지는 않나요. 일본 제일 복잡함으로 수식되는 시부야를, 대규모 재개발로 거듭나는 그 주변의 거리를 단 한 사람의 영혼으로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 또한 흥미로운 게, 도시와 건축 생물적 관계인 걸까요.

지난 23년 9월 시마네현 미스다시에서 열렸던 나이토 씨의 건축전 당시 회장이 된 시마네현 문예 문화 센터 '그란토우(グラントワ)'는 나이토 씨 설계 작품이기도 했어요. 곧 건축의 전시에서 그 장소가 되는 자리란 작품의 배경이 되는 건축으로서 또 하나의 의미를 가질까요.

 🎠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선 2012년 현재의 거리가 돌연 1920년대 파리로 타입 슬립해, 헤밍웨이와 피카소, 스콧 피츠제럴드나 당시 문화와 예술의 인물들을 마주하는 주인공 오웬 웰스를 보여주는 일도 벌어졌는데, 어쩌면 영화와 상상이라는 거 다분히 과학 기술과 닮은 구석도 존재할까요. 지난 6월 12일부터 18일가지 일본 편의점 체인인 '로손'은 자사 창업 50주년을 맞아 그 시작이 되었던 1호점 오사카 토요나카시(豊中市)의 가게에서 창업 당시를 재현해보는 행사를 가져요. 1975년 6월 14일 창업했을 때의 모습 그대로 외관을 래핑하고, 매장 내에는 다수의 QR을 마련 AR 기술에 의한 창업 당시의 '로손에선 어떤 일이 있었나'를 직접 체험하게도 했어요. 50년이라면 기업으로서는  꽤나 굵직한 모멘텀일텐데, 그를 지난 과거를 돌아봄으로서 준비해가는 모양이에요.

동시에 오피셜 브랜드 북도 발행하며 창업 당시부터 이어지는 하얀 우유병 모양의 쿠션, 키홀더, 룸라이트(젤 갖고싶어지는)도 기념 궂즈로 제작됐어요.

창업 당시 1호점은 주로 파티 푸드가 주력 상품이었다 해요. 그만큼 75년의 편의점이란 다소 일상 비일상의 특별함이기도 했을까요.

타케마스 사다노부 사장은 '(감사의 마음을 갖고) 다음을 어떻게 성장해갈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것이 1호점이 갖는 의미'라고 설명해요. 더불어 '로손'은 총 3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오피셜 북도 발행하는데요, 근래 AR이나 인공지능 기술이 기다리고 있던 건 풍요로운 내일 뿐 아니라 이렇게 종종 지난 날을 돌아보며 거듭나는 오늘을 위함은 아니었을까요. 물론 그만큼 50년이나 지속되는 1호점이 여태 존재한다는, 계속 영업중이라는 사실 덕분이 더 크다고 느끼면서 말이에요.

 🛒 헤리티지 브랜드들의 아카이빙 콜렉션들, 또는 신생 스타트업과 노포 생활 기업들의 시대를 훌쩍 넘나든 이색적 콜라보 등. 최근 유통 업계에서의 트렌드라 하면 아마도 예상외의 평범함이거나, 비범해서 기발한 것 같이 실은 매우 지근거리에서 가능한 발상과 아이디어의 전환같은 것이었다 느끼는데요. 그렇다면 우리 동네 오래된 슈퍼마켓 또한 그에 이름 석자 올릴 수 있는 거 아닐까요. 아니 도리어 보다 밀착한 생활 브랜드로서 동네 슈퍼만한 곳이 또 있을까 싶어지는데요. 얼마 전 패션 셀렉숍 '빔즈'의 일본의 전통을 발신하는 기조로 운영되는 BEAMS JAPAN가 이번엔 요코하마의 오래 된 노포 슈퍼 '모토마치 유니온(もとまちユニオン)'과 손을 잡았어요. 요코하마라고 하면, 소위 인천과 같이 서구 문물이 가장 먼저 들어오며 일찌감치 새로운 문화가 싹트기도 했던 곳이고, 그런 이유로 모토마치를 중심으로는 외국인 거주 지역이 있는가 하면 다양한 서양의 생활 방식이 자리를 잡기도 했던 그런 곳이거든요. 또 그만큼 새로운 것에 관대해 '三日住めば浜子, 3일 살면 요코하마 사람'이란 말이 있을 정도인데요. 이번 협업의 대상이 된 '모토마치 유니온' 또한 1958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마켓으로 시작해,

모자는 NEW ERA와 그리고 가방은 ROOTOTE까지 결합해 트리플 콜라보의 형태로 제작이 됐어요.

이후 품질 좋은 물건들과 새로운 식생활의 발신지가 되며 지금은 지역 주민들의 신망 두터운 일상의 시장적 위치를 갖고 있어요. 요즘은 장보기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인터넷 클릭에 만사가 해결될 지경이지만, 동네의 오랜 슈퍼만이 갖는 생활감, 그 세월의 유산이란 어쩌면 때로 이제야 찾지 못하는 새로운 가치로 태어나기도 할까요. '빔즈'는 이 동네 슈퍼의 살아온 세월을 인정하면서도  BEAMS JAPAN만의 시점으로 미국 유니폼을 연상케하는 로고를 바탕으로 하는 콜렉션을 마련했어요. 티셔츠와 모자, 그리고 3조으이 가방 모두 5가지인데 그 중엔 1970년대 발매가 시작돼 이후엔 모토마치의 패션 아이템적인 이미지도 갖고있는 슈퍼의 에코백을 계승, '모토마치 유니온'의 로고가 들어간 그 가방을 '빔즈'와의 콜라보란 의미에서 재해석 '빔즈 재팬' 관계자는 '또 앞으로의 50년을 이어갈 고객에게 웃음과 설레임을 제안하는 의미의 코모디티가 되기를 기원하다'고 말했어요. 그러고보면 우리도 요즘 마트에 갈 때면 물론 대기업의 것이기는 하지만 각사의 에코백 하나둘 사들고 오는데, 그 역시 아카이빙의 아이템이 되어줄까요. 그런데 '빔즈'는 어디에 있을까요?

THIS IS NOT 本屋 ➁ 

 🌉 hi bridge books 모두가 공평하지 않음을 공유하는, 책과 각자의 시간을 설계하다 

이름이 없는 카페 주소에 기록되지 않은 책방 잘 찾기 힘든 지하의 언더바나 미국의 금주령 시대엔 몰래 은닉하듯 술을 마지던 아지트가 '스니키이지'와 같은 공간을 만들어냈던 것과 같이, 아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일까요. 아무튼 이 같이 이익을 남기기 위한 장사 곧 수단인 것을, 왜 때때로 이와 같은 일들은 왕왕 있어 우릴 혹하게 할까요. 얼마 전에는 사카모토 류이치 씨의 라이브러리 '사카모토 도서(坂本図書)'이 구글 맵에도 검색되지 않는, 오직 아는 사람 아는 그런 곳이라는 걸 전하기도 했었는데요. 이번엔 그만큼의 명성을 가진 곳은 아니지만, 도쿄 시부야구 요요기 그 중에서 하치만. 여기까지만 주소가 공개된 책방이 요즘 자주 눈에 들어와요. 비공개 그리고 전적인 예약제로 운영된다는 사실과 책방 및 갤러리도 겸한다고 하는데, 아마 이런 거 결국엔 사람을 퍼져가는 곳이겠죠. 다만, AI 까지 가세해 검색해버리는 요즘 시대에, 본 책방은 현재 구글 검색 한 번에 알 수가 있게 되어있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비공개와 완전 예약제'라는 건, 이곳만의 비밀이 되어 향후 책방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무엇가의 가치가 되어가지는 않을까요. 단번에 알 수 있게 된 가운데에서도 '비공개'란 말이 갖는 울림은 좀 특별하기도 하거든요. 공통되게 편리하지 않다는 건 책방이 갖는 본래의 특징이란 생각도 들고요.

책방의 주인 타카하시 유카 씨는 본래 진보쵸의 역사 80년의 전통을 갖는 헌책방 '코미야마 서점(小宮山書店)'에서 일을 했고(일본에서 진보쵸에서 일한다는 것의 의미는 좀 색달라 시모키타자와 '북숍 트래블러'의 와키 마사유키 씨는 그곳에서 수행을 한 뒤 독립하는 젋은 책방 오너들이 많다고도 했어요), 퇴사 후 이전 연이 있던 요요기 하치만에 가게를 물색해 책방 오폰했다고 하는데요. 책방의 이름 'hi bridge book'의 biridge 처럼 타카하시 씨의 이름 안에도 '橋(다리)'가 있고, 책방 이름을 정한 이유에 대해 유카 씨도 'Bridge란 이름은 어딘가 친근감이 있어요. 제 이름에도 橋(하시, 다리)가 있다는 걸 떠올려 Hi Bridge Books라고했어요.'라 말해요. 그런데 사실 유카 씨가 '코미야마 서점' 이전 일을 했던 회사 '베드윈 & 서드 플레이스'란 곳에서도 Bridge란 이름의 숍도 운영하고 있었고, 확실히 그냥 'Bridge'은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예약제인 이유에 대해선, 다소 배척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일본에서는 예약하다에 대응하는 말로 '아포(appointment)'란 말을 자주 쓰기도 하잖아요. 일견 친구랑 약속을 잡고 만나러 가는 기분의 책방처럼 느껴지지는 않을까요. 그래서 이곳은 다분히 타카하시 씨의 취향은 물론 그의 이력을 엿볼 수 있는 배열의 서가를 가져요 대학 졸업 후 뉴욕에서 아트를 공부했던 것에서 느껴지게 아트 디자인 서적이 비교적 많은 편이고 갤러리를 겸하고 있기도 하고요, 진보쵸에서의 경력이 말해주듯 중고 사진책이나 잡지의 지나간 백이슈 넘버들까지 포함 국내외 신구간 아울러 300권 정도라 하는데요. 확실히 대형 체인 서점의 정리와 구분에 의한 배가가 아니에요.  타카하시 씨도 책 선택에 대해 '특별히 장르적 고려는 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제 감성을 울린 기묘한 것들까지도' 고를 때가 있다'고 이야기해요. 그런데 琴線に触れる。거문고 현을 떨리다.라고 다분히 고풍적인 단어를 선택함이 책방을, 더불어 타카하시 씨까지 상상하게 하나요. 다만, 하라쥬쿠 인근 요요기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 예약제 비공개인 만큼 타카하시 씨는 오는 손님들과 책에 관해 다양한 대화를 하며 책을 사거나 사지 않거나 그래서 '좋은 접객을 받는다'는 평을 듣는다고도 하는데 평균 체재시간 1시간 남짓인 이 책방을 그래서 무어라 불러야 하는 걸까요. 혹시나 책방이란 다리가 지금 그 어디에 놓여있는 걸까요.

 this is not 本屋 ➀ BUNKITSU TOKYO(25.09 오픈) ➁ hi bridge books 

 🧖🏻 종전의 사우나 붐이 뜨거운 일본에서 이제는 그를 보다 다양하게 떄로는 패셔너블한 방식으로 즐기고자 하는 니즈 또한 늘어나는 걸까요. 사실 이렇게나 보편적 인기를 얻기 전의 사우나란 땀을 있는 힘껏 뺀 뒤 개운하게 몸을 가다듬는 공중 목욕탕에서의 하거나 말거나 목욕 후 부차적 행위에 불과했지만, 알고보면 사우나라는 건 그 만의 방식과 체계가 있어 소위 '토토노우'의 순간은 한 번도 맛보지 못한 사람 있어도 한 번만 맛본 사람 없다고 할 정도잖아요. 개인적으로 여태 그 '경지'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으로서, 다만 조금 더 경쾌한 더불어 즐거운 방식의 사우나가 있다면 그 '토토노우'의 산도 버겁게만 느껴지진 않을 것도 같아요. 지난 6월 9일부터 이제 3일 정도 남았나요. 22일까지 주로 보육원 사업을 하는 '주식회사 Nexus'는 국민 인기 애니메이션 '치비 마루코짱(ちびまる子ちゃん)'의 캐릭터를 빌려 흡사 극중 캐릭터가 되어 땀을 빼고 몸은 가볍게 해볼 수 있는 상품 'CHILL MARUKO CHAN' 상품 세트를 선보였어요. 기본적으로 티셔츠와 로커키, 그리고 타올 정도가 라인업을 채운 가운데 '나가사와 군인 척 사우나 모자(永沢くんなりきりサウナハット)' 웬말인가요.

얼핏 얇은 소재 천의 벙거지 모자처럼도 보이지만, 방수가 되는 폴리에스테르 소재를 사용 땀과 습기에도 쾌적함을 유지하고, 무엇보다 사우나 도중 과한 열기로부터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코 언저리까지 깊게 덮어스는 디자인을 기본으로 했어요. 그리고 이는 모두 사우나 브랜드를 운영하는 SAUVENIR의 감수를 통해 제작이 되었다고 하는데, 어디까지나 패션 이전 건강을 우선하는 사우나겠죠. 다만, 이음매랄지 부분은 제품의 테두리 부분은 다소의 신축성이 있는 소재를 사용해 캐릭터의 입체적 인상 또한 놓치지는 않았다고 하니, 일단은 땀에 엉망될 머리 신경 쓸 필요 없을 것 같고, 주변으로부터 시선까지 차단해주니 '마음의 부담으로부터 해방까지' 만화 캐릭터와 함께하는 사우나의 작동하는 방식일까요. 참고로 나가사와 군, 화재 에피소드에서의 활약이 대단했던가요. 괜히 나가사와 쿤이었던 건 아니었나요.

 ☕️ 한국에서 아아,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특히 잘 팔리는 이유. 여름이나 겨울이나 심지어 그와 관련 신조어가 다수 만들어질 정도로 어느새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기존 커피와는 다른 패턴의 소비 지형을 갖는 듯도 느껴지는데요. 다만, 커피의 본래 머무르는 자리란 어떤 시간과 어울렸을까요. 아아의 유래란, 혹은 그 태생의 이유에 대해 한국인의 빨리빨리 습성이 '아아'의 유행을 가져왔다는 설에는 다분히 설득력이 느껴지면서도, 동시에 커피만이 갖는 바쁜 일상을 단 한 잔에 가뿐히 개운하게 해주는 성질 또한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고로 생활의 리듬과 패턴에 따라 커피 또한 다르게 소비되고 다만, 근래 우리의 일상이란 왜인지 이래저래 좀 바쁘게 살아지고 있을 뿐이란 또 하나의 설인데요. 최근엔 핀란드발 커피 브랜드, 도쿄에서 더 흥하고 있는 '후그렌'이 서울 상수역 인근에 들어서며 전 아직 가보진 않았지만 버스를 타고 그 길을 지나며 북적이는 인파에 깜작 놀랐을 뿐인데, 그런데 사실 그보다 조금 늦게 지난 2024년 도쿄 요요기 근처 산구바시(三宮橋)에 문을 연 또 하나의 '후그렌'에선 일견 다도를 하듯 즐기는 커피의 시간이 제공되고 있어요.

얼핏 보기엔 오래된 민가처럼 보이는 카페에 들어서면 앞에는 나지막한 다다미식 카운터와 그 뒤오 너른 정원이 드러나고 단품 40분, 2종 코스 시 60분의 커피 체험을 맛볼 수 있는 선택이 주어지거든요. 말하자면 '콘시어지형의 후글렌'인 셈인데요. 직원은 카운터에 직접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 잭슨 미카 씨 단 한 명. 그리고 여기서 커피는 그야말로 오오모리 타츠시 감독의 영화 '일일시호일'의 차도 시간처럼 핸드 드립의 커피는 ➀ 일단 캐니스터에 넣고 충분히 흔들어 원치 공기를 제거해줘요. 이건 원치 않는 산미가 발생하는 걸 방지하기 위함이라 하는데, 이후 ➁ 특수 제작된 핸드드립 전용 그라인더를 이용해 원두를 갈고, 전동 머신은 마찰로 인해 발생하는 열이 원두의 맛을 변질시킬 우려가 있어 사용하지 않아요. ➂ 마무리로 그라인드 된 커피 빈을 채에 걸러 일정치 않은 입자를 고르게 하고, 더불어 맛을 해칠 것으로 보이는 입자들은 걸러내는 과정을 거쳐요. 그리고 브루잉 드디어 제 앞에 커피가 놓여지는 순간을 맞게되는 셈이에요. 차도를 할 때 여러 번 잔을 채운 뒤 덜어내는 과정을 반복하며 적당한 온도를 찾아가는 것처럼, 스페셜티 커피의 조금은 특별한 커피의 시간이란 이와 같이 맛을 찾아가는 시간의 미학일까요. 2종의 원두는 손님이 직접 선택하는 원두가 1종,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코케카페라 불리는 케틀에서 커피를 우리는 노르웨이 하이킹 스타일의 커피에요. 매일이 하는 거 없이도 바쁜 일상엔 결코 무리겠지만, '블루보틀' 1년 버티지 못하는 그저 '아아' 공국일 뿐인 것도 같지만, 그래서 어쩌면 더욱 필요한 '이따금의 커피'는 또 아닌가요. 그런데 이거, 다분히 외국인 관광객 유치의 커피향도 느껴지는 거 2700엔, 비단 3만원 바라보는 코스 요금 때문만은 아니겠죠. 

 🏃🏻‍♂️ 7번의 낮과 8번의 밤 '나의 이제 막 시작하는 여름'에서 

오늘은 이걸 하고 그 다음엔 저거, 그리고 그것도. 구독자님 하루를 살며 해야할 일을 주로 미리 생각하는 편일까요. 혹은 주어지 것들을 하면서 절로 해야할 일들이 하나둘 해지는 편일까요. 개인적으로는 오래 전부터 자기 전 다음 날의 것들에 대해 미리 정리를 해두는 버릇이 있어, 요즘엔 하루 중에도 그 비슷한 정리벽이 여러번 돋아 때로 여간 성가신 게 아닐 때가 있는데요. 물론 나이를 먹어가면서 십 수년 해왔던 이와 같은 정리형 인간기질도 조금은 느슨해져, 어쩌면 체력 탓이거나, 최근엔 최대한 널널히 정리를 해도 하지 못할 수 있음의 자리를 남겨두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문제인건, 예전같지 못한 체력과 정리의 밀도 또는 민첩성은 이미 하려해도 할 수가 없는 사정인데, 그로 인해 만족하고 정리된 마음을 찾고자 하는 안정감은 다소 예전 그대로인지라 하루가 끝나려 할 때 기분은 영 개운치 않은 것도 사실이에요. 게다가 이러한 날들이 하루 이틀 그렇게 쌓여가다보면 나란 사람 이러다 하지 못함으로 나머지 인생이 채워지는 건 아냐? 초조해질 때도 있거든요. 그런데 말이에요 이 모든 거 나 혼자의 생각일 뿐. 내 생각만 조금 고쳐 먹으면 세상은 금새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지난 저녁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무심코 흘러나온 노래 'a life for me'를 들으며 생각했어요. 

2013년 리얼 그룹이 발매한 이 노래는 가사가 다 들리기 전에도 벌써 괜찮음을 말하고 있었고, 그러고보면 세상도 몰아붙일 때가 있으며 잦아드는 새벽녘을 보여주고 그러니까 어쩌면 지금 이렇게나 잘 되지 않는 계획이 계획으로만 끝나고 말고있는 건 나만 모를 뿐 이따금 쉬엄쉬엄 제자리에 지나가고 있는 하루였구나 하고 말이에요. 고로, 포기할 줄 아는 용기 또는 하지 않아버리는 자유라고 할까요. 그리고 차라리 이럴 땐 일주일 치 입고 나가거나 있을 티셔츠를 줄줄이 맞춰보는 게 마음의 평온을 가져다 줄지도 모르겠어요. 아무것도 하고있지 않지만, 마음 만으로는 이미 일주일을다 가진 기분이 들지도 모르잖아요. 웬걸, 여름인걸요. 🙂

📫 다음 '야마테 레터' #170호는 6월 25일 즈음 발행할게요.

山手線’s 뉴스 배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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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란 건 참 범위가 넓지요?! (23.06.16일부 이글루스 측의 운영 종료로 볼 수 없는 글이 되었어요. 일부 브런치와 겹치기도 하지만, 당시 과감히 안녕해야겠다 생각해 그냥 있었는데 조금 그립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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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리에서의 작업들 

22년의 07월, 책을 만들었어요 두 번째 자기출판, 13월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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