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온오프 마켓의 '다시 쓰기' 벽장을 열다! UNIQLO의 초록색 도라에몽 보았나요?!

얼마 전 트위터에 올라온 좀 충격적이었던 사진. 도쿄 어느 밤거리로 추정되는 곳에 유니클로의 간판, 사토 카시와 씨가 디자인한 큐브형 로고가 박살난 사진이 올라왔는데요, 요즘 세상 왜 이리 화가 나 있을까요. 일본은 치안이 좋다고 매년 발표되는 여행지 랭킹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데 이따금 믿기지 않을 만큼 끔찍한 얘기들이 들려와요. 그런데 누가 이런 짓을 한거죠? 도시를 살다보면 별의 별 일이 다 일어나는 법. 하지만 이게 누군가의 화풀이, 못된 소행이 아닌 의도된, 계획되고 짜여진 광고였다면 우린, 안도의 한숨을 쉴까요. 아님 사람 놀래킨 그 누군가를 탓하게 될까요. 처음부터 오해를 의도한 도입에 사뭇 송구스럽지만, 유니클로의 이번 파괴된 로고 큐브 박스는 결과적 또 한 번의 UT 프로젝트를 알리는 광고, 즉 이슈성 프로모션이었어요. 벌써 20년째 지속하고 있는 '유니클로'의 티셔츠 프로젝트 UT는 일본 애니메이션 '체인소우 맨'과 콜라보, 그를 위한 티셔츠를 제작하며 만화 속 주인공의 파괴력을 강조한, 유니클로 자신은 몸소 피해자가 몸소 되어도 괜찮을(?) 형태의 PR을 진행하고 있어요.

'체인소우 맨'은 2018년부터 후지모토 타츠키 씨가 '소년 점프'에 연재하고 있는 소년 모험 만화인데요, 2020년 12월 1부 '공안편'이 마무리되었고, 2022년 7월부터는 '데빌 헌터 부'가 시작되어 현재 연재중이에요. 그리고 같은 해 10월엔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방영되기도 했어요. 만화를 잘 모르는 1인으로서 인기를 실감하지는 못하지만, 일본 내에서는 만화 외에서도 관련 궂즈나 유행어 랭킹 등에도 오르며 나름 꽤 탄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해요. 그리고 이번엔 UT와 함께 티셔츠가 되어보는 셈인데, 다른 건 몰라도 '체인소우 맨'의 파괴력은 곧 유니클로 마케팅의 크리에이티브 아닐까요. 얼마 전에는 더운 여름 시원하게 나라고 무려 간판까지 파랗게 도색해 새롭게 점포를 리뉴얼하는가 하면, 그와 동시에 매장 내 사우나도 차린 '유니클로'니까요. 싸고 질 좋은 옷으로 시작해 어느덧 1년 모자른 50년. 그럼에도 오래오래 국민 어패럴로 사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일상복이니 질릴 수도 있지만 매번 다양한 콜라보와 옷 그 너머를 아우르는 사업 전략이 마르지 않는 크리에이티브의 복식 생활을 그린다고 느껴요.

얼마 전에는 서스태너빌리티, Re-Uniqlo의 결정판이 될 새로운 형태의 점포도 공개했었죠. 오늘은 그동안 닳고 닳정도로 이야기했지만, 그럼에도 '유니클로'를 이야기해볼까 해요. 앗, 그리고 일본 국민 어패럴의 신흥강자, 'ZOZO TOWN'이 후루기, 중고 시장에서 큰 성과를 냈다죠? 늘 좋은 옷이란 이제 '다시 시작하는 한 벌'일까요. 오늘의 주제 Re-UNIQLO와 ZOZO USED에요.

 👕 고쳐입는 옷에는 '생활'이 깃든다 'Re-Uniqlo 선언'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프라인 장사, 살아는 날까 싶었는데 요즘 맛집 앞에 다시 긴 줄이 늘어선다죠? 코로나 아픈 매 맞고 그간의 과오를 살피며 다시 시작하는 거리의 '다시 장사를 한다는 것'은 그만으로도 새로움의 시작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얼마 전 '유니클로'는 대놓고 이를 부각하는 새로운 형태의 점포를 군마(群馬)현 마에마시(前橋) 지역에 오픈했어요. 그간 실험적으로 실행하고 있던 '유니클로의 다시 입기' 즉 'RE.UNIQLO STUDIO'를 보다 본격적으로 매장 내에 겸하는 점포인데요. RE.UNIQLO STUDIO는 2015년부터 도입한 매장 내의 '헌옷 수거' 시스템에서 시작 21년 입던 옷의 수리를 대신해주는 서비스를 실행하면서 몇몇 기간점 내에서 '리페어 스튜디어'를 차리고 옷의 수선을 도와주는 역할을 해왔어요. 그리고 이번엔 그가 보다 더 드러난, 주효하게 작동하는 매장을 차린 셈이에요. 일단 크기부터가 키타 관동 자동차 도로(北関東自動車道, 고속도로와 같아요) '마에마시 미나미 인터하이(前橋南インター)'에서 약 5분 거리에 위치하는 외곽의 대형 점포로 25백 평을 자랑하고 멘즈와 위민즈, 그리고 키즈와 베이비 상품까지 모두 취급하거든요.

더불어 약 30종의 꽃도 판매하는 UNIQLO FLOWER도 갖추고 비단 사는 것 뿐 아니라 매장 내에 꽃을 즐길 수 있는 UNIQLO GARDEN도 꾸려졌거든요. 외곽형 점포라 패밀리 고객이 많을 거란 생각에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는 'UNIQLO KIDS BOX'엔 미끄럼틀이랄지 쿠션 의자 등이 설치되어 있기도 해요. 말하자면 '생활하는 점포'의 구현이랄까요. 하지만 무엇보다 이곳은 '새로 사는 것이 아닌, 그만큼 다시 입기'를 실천함에 주된 역할이 있는데요, 먼저 너무 많이 입어 헐거워진 옷을 수리해주는 리페어 서비스는 물론  입다 지겨워진 옷을 가지고 오면 원하는 디자인의 자수나 스킨 컷 등을 활용해 리메이크를 도와주기도 해요. 비용은 1천엔부터라 하는데요, '당근'이나 일본의 경우 '메리크리'를 통해 '나눠 쓰기'도 자원을 아끼는 좋은 예일테지만, 조금 더 나의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시도에요. 그에 더해 '유니클로'의 T셔츠 프로젝트 'UT'에서 힌트를 가져와 오리지널 디자인 티셔츠 'UTme!'를 만들어 볼 수도 있는데요, 재활용에 다양한 옵션이 마련된다는 것. 이 매장의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이게 아니었을까요.

'유니클로'는 마에바시의 이 점포를 필두로 '친환경적인 유니클로'를 대대적으로 선언했거든요. 그도 그럴 것이 사토 카시와가 다시 한 번 '유니클로'와 손을 맞잡고 완성한 이 점포는 인위적인 에너지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절전형 나아가 친자연적' 설계의 매장이기도 해요. 자연이 풍부한 도심 외각에 자리한 만큼 빌딩의 남쪽 부근은 커다란 유리창으로, 그리고 천장에도 곳곳에 유리창을 배치함으로써 자연광이 충분하다 못해 넘칠 만큼 실내로 유입되도록 디자인 되어 있어요. 더불어 소비자가 더이상 입지 못한다고 반납한 옷들을 활용해 벽면의 신소재로 활용하기도 했는데요, 그로 인핸 조명이나 공기 청정에 쓰일 전력의 약 40%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해요. 그러니까 옷을 사는 일상 여기저기에 친환경적 실천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설계해 놓았달까요.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퍼스트 리테일링'의 엔도 마사히로 씨는 '옷을 사는 것 만이 아니라 매장을 방문한 사람이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자고 생각했고, 그건 앞으로 환경을 고려한, 배려하는 점포의 제작 방식이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라고 말해요. 코로나에 크게 혼나고 난 보람이 있는 걸까요.

더불어 '유니클로'는 이와 같은 대범한 친환경적 실천과 더불어 그로 인해 발생한 영업 위기 요소를 입지를 통해 해결하려 하는데요. 무엇보다 로드사이드의 대형 매장이라는 건 출퇴근길이나 주말에 잠시 외출을 하며 간단히 쇼핑을 하러 나오는 곳은 아니잖아요. 아무래도 도심 쇼핑몰보다는 마음 먹고 살 것이나 사야할 것을 정리해 두었다 한 번에 '몰아 사기'를 하는 패턴이 많을 수 밖에 업는데요. 그리고 이건 즉, 보다 긴 텀의 일상을 시작하는 장소가 된다는 이야기이기도 할 거에요. 그래서 '유니클로'는 점포의 입지가 인터하이 부근이라는 건 키타 관동 지역을 중심으로 오가는 소비자들을 향해 앞으로의 유니클로, 보다 지속 가능한 쇼핑과 일상을 함께 하자는 메시지를 의식하고 있습니다'라고도 해요. 달리 말하면 내가 실천하는 '친환경'에 함께 할 고객이자 동료를 모집하고 있는 셈이에요. 더불어 이곳엔 2024년에 IKEA 마에바시'도 들어선다는데, 비가시적 '상권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겠죠. 옷도 사고 집안 살림도 마련하고, 그에 더해 친환경적 휴일이 확보된다면 이거 꽤 괜찮은 내일을 향한 투자일지 몰라요. 

😺 유니클로의 도라에몽的 미래 계획표 세우기 

앰배서더라는 말. 요즘은 어렵지 않게 듣게 되는데요, 루이비통이나 발렌시아가, 샤넬같이 해외 최고급 앰베서더가 되었다고 하면, 사실 잘 모르지만 무언가 대단한 게 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에요. 그런데 이거, 실은 메인 광고 모델과의 계약 관계상 어찌할 수 없이 등장해 버린 근래 마케팅계의 새로운 네이밍 PR에 지나지 않기도 해요. 점점 더 다변화하는 소비 생활에 발맞춰 광고 또한 다채롭게 활용해야 하는데 단 한 명의 메인 모델로 시도할 수 있는 다양성의 PR은 한계가 따르기 마련이거든요. 그래서 요즘엔 하나의 브랜드에도 아시아, 유럽, 등 지역을 나누어 여러 명의 '앰베서더'가 기용되기도 하는데요, 그런 이유로 아이돌 스타가 수 천만원 호가하는 브랜드의 앰베서더가 되는 일도 좀 흔해졌달까요. 물론 근래 점점 더 젊어지는 명품 고객 시장에 따른 변화이기도 하겠지만, 그렇다면 '앰베서더 도라에몽'은 어떤가요. 얼마 전 '유니클로'가 브랜드의 새로운 전략을 공고하며 새 캐릭터, 앰베서더로 무려 도라에몽을 선출했거든요. 지난 2021년 3월 매년 개최되는 미디어 대상 한 해 동향 보고 자리, 특별히 그 해엔 '옷의 힘(服のチカラ'이라 이름 지은 그 자리에서 '유니클로'는 야나이 타다시 회장은 '서스태너빌리티 앱베서더 도라에몽을 소개합니다'라고 말했어요.

미래에서 지구에 도착한 진구의 영원한 친구, 그 도라에몽이 대뜸 '유니클로' 행사장에 출현한 셈인데요. 이 날은 빨간 로고의 유니클로 큐브 박스도 초록색으로 컬러를 바꿔 공개했고, 도라에몽 역시 늘 보던 파랑이 아닌 초록색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어요. 이 자리라 함은, '앞으로의 서스태너빌리티 선언, 그리고 서스태너빌리티 로고의 발표와 동시에 앰배서더를 첫 소개하는 자리였거든요. 그리고 '유니클로'는 이 초록색 미래 친구에게 '도라에몽에 서스테나 모드'(ドラえもん サステナモード)라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었는데요. 앰메서더, 뭐 하는 자리인가요.

즉, 앰베서더를 통해 서스태너빌리티를 보다 알기 쉽게, 명확하고 정확하게 전달한다는 이야기일 텐데요. '도라에몽', 한국 사람도 웬만하면 알 정도의 인기 캐릭터이고, 일본에선 남녀노소 구분 없이 모두가 좋아하는 호감의 만화이기도 해요. 그래서인지 야나이 타다시 대표도 유례없이 한번에 OK 서명을 했다고도 하는데, 그게 단지 캐릭터의 친숙함과 호감도, 그 만을 생각했을 리는 없을 거에요. '유니클로'는 일본 내에서도 마케팅 잘하기로 평가받는 브랜드이기도 하고, 특히나 '프리스' 그리고 '에어리즘'을 일약 국민 아이템으로 만들어낸 실질적 성과도 갖고 있잖아요. 실제로 '유니클로'는 코로나 기간 중 제대로 평소의 마케팅을 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브랜드의 정보 전달'에 대해 자체적 고민을 했는데요, 야나이 대표는 '정보 발신에 있어 서스태너빌리티라는 새로운 덕목은 보다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사명이기도 합니다'라고 했어요. 달리 말하면 내가 말하는 것만이 옳다라는 아집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한데요. 도라에몽이 어느 누구 배척하지 않고 포옹했던 것처럼, '유니클로'의 서스태너빌리티는 지금 공생의 미래를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도라에몽 서스테나 모드',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엔도 마사히로 씨는 대화 중 아무렇지 않게 나온 말이 도라에몽이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했어요. 즉, 회의를 하다 혹은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다 별 생각없이 내뱉을 정도로 '친숙한' 것이 도라에몽이고, 남녀노소 구분없이 모두가 이해할 수 있을 만큼 '공통된 대상'이며, 동시에 그건 곧 일본의 브랜드를 대표할만큼 '상징적'이란 의미이기도 하다는 '강력함'인데요. 친숙함과 공통점, 상징적이며 강력한 것. 앰배서더로서 갖출 건 다 갖췄나요? 확실히 인기 스타들이 무엇무엇 브랜드의 앰베서더가 되었을 때 어떤 인상 받나요? 그곳에 어떤 메시지가 있나요. 그저 예쁘다거나 멋있다거나 '얘가 이정도 급이야'같이 별 필요도 의미도 없을 말이나 뱉다 잊어버리기 마련인데요, 애초 지금 지구상에 도착한 앰버서더란 말 별로 서스태너블하지 못한 걸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엔도 씨는 마지막으로 가장 결정적인 이야기를 해요. 만화 캐릭터가 앰베서더라 하면, 아이들 장난처럼 드릴 수도 있지만, 그건 곧 우리의 미래 아이들의 뗴 묻지 않은 오늘이 그대로 묻어있는 세계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유니클로'의 도라에몽, '도라에몽 서스테나 모드'는 위에 이야기한 지난 4월 오픈한 '마에바시 인터하이' 지점 행사에도 출석하고, 키즈 코너에선 벽면에 그려진 서스태너빌리티 도표에 대한 안내를 하는 등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유니클로'는 2021년 야나이 대표가 직접 '서스태너빌리티 담당자'로 나선 이후 그 해 12월엔 '장기적 서스태너빌리티 목표와 액션 플랜'을 공개한 뒤 조금씩 그 실천을 해가는 모습이에요. 그저 매일같이 옷을 팔고 있는 것 같지만, 야나이 대표는 '앞으로는 서스태너빌리티의 비중이 더 커져야 하며 5년 내 40%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까지 했어요. 실제 오는 6월엔 2022년부터 참여하고 있는 세토우치카이 카가와현 테시마(豊島) 지역 볼란티어 활동 일환으로 '제3회 세토우치 올리브 기금 지원(瀬戸内オリーブ基金への支援)' 행사가 예정되어 있어요. 지속 가능성을 만들다. 서스태너빌리티, 요즘은 마케팅 용어처럼 확산되기만 하는 듯 느껴져도, 필요한 건 아마도 같은 미래의 비전을 공유하는 일이겠죠. 좋은 일이란, 함께하면 아주 먼 어느 미래, 역사가 되어 있거든요 🌷

🧵 온라인 시장에도 재활용 바람, ZOZOUSED의 AI와 함께 '일어나다' 

일본의 국민 어패럴 브랜드, 일상복의 표준이라 할 수 있는 '유니클로'의 2023년 판매 예상 판매액이 2조 6800억엔.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대략 0을 하나 더해 20조가 넘는 금액인데요. 말하기는 쉬워도 대체 어느 만큼의 액수인지 가늠이 잘 되지 않지만, '유니클로'는 근래 코로나 위기를 맞으면서도 해외 시장의 선전으로 매년 남는 장사를 이어가 1984년 히로시마에 1호점을 낸 뒤 약 30년만에 3조엔 대 시장을 넘보는 의류 기업이 되었어요. 그리고 야나이 타다시 회장은 지난 4월 23년 8분기 결산 설명회 자리에서 '제4의 창업'을 선언하기도 했는데요.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 2013년, 정보 제조 소매업의 기반을 확립한 2017년 무렵의 제3창업, 그리고 글로벌 확장 전력과 지역에서의 '개인점 성장 전략'을 겸하는 제4의 창업'을 이야기해요.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자리 확립, 그리고 향후 10년 내 10조엔 대 수익 달성 실현을 목표로 제시하기도 했는데요, 동시에 그에 더해지는 것이 앞에서 소개했던 서스태너빌리티의 이념 실천. '세계에서 인정받는 넘버 원 브랜드가 되기위해서는 미래에 대한 가치관을 공유하는 자리에 있지 않으면 안된다'고, 야나이 회장은 이야기했거든요. 우리에겐 그저 겨울철 히트텍 한 벌이거나 여름을 함께 나줄 에어리즘 정도가 '유니클로'이지만,

그 단 한 장의 옷이 세계 곳곳을 향해 매진하는 내일의 그림이란 이렇게나 거대한 숫자를 동반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또 하나의 일본 국민 브랜드(를 꿈꾸는) '조조타운' 요즘 어떨까요. 온라인 기반의 어패럴인 탓에 국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계기는 별로 없지만, 근래 '조조타운'의 성장세가 좀 뚜렷하거든요. 1998년 대학생이던 마에자와 유우사쿠 씨가 자신의 밴드 앨범 카탈로그를 팔기 시작하며 만들어진 작은 통신 판매 업체가 '조조타운'의 시작(정식 창립은 2004년)이거든요. 회사명 '조조'는 창조와 상상의 발음을 로마자로 표기했을 때(둘 다 모두 souzou)의 음절을 그대로 가져와 지은 결과에요. 아무튼, '조조타운'은 이후 조금씩 성장하며 2022년 기준 한 해 구매 고객이 1천만 명을 넘는 거대 플랫폼 기업이 되었는데요. 국내에서는 가수 빅뱅의 탑 씨도 참여했던 달 나라 여행 프로젝트의 창안자이자, 일본에서 돈이 가장 많은 기업가로 '소프트뱅크'의 손정희, 그리고 바로 앞에 이야기했던 '유니클로'의 야나이 씨와 함께 자주 언급되는 이름이기도 하죠.

그런데 지금 하려는 얘기가 온라인 플랫폼의 성장이랄지 코로나에도 끄떡없는 통신 판매의 강점 같은 건 아니고요, 요즘 그보다 주목받고 있는 게 바로 다시 입고 다시 쓰기의 '조조타운', 바로 ZOZOUSED의 '헌 옷 시장 진출'이에요. 'ZOZOUSED'는 2013년 비교적 일찌감치 헌 옷에 주목하며 '조조타운'에서 구매하지 않은 상품까지 매입해 재판매하는 서비스를 시작했거든요. 하지만 딱 그 시기 정확히 2013년에 중고 판매 어플리케이션 업체 '메리카리(mericari)'가 등장해 중고 시장을 선점해버리잖아요. 그런 이유로 '유즈드 조조'는 별 수확을 보지 못했어요. '메리카리'가 젊은 1020 세대 일상에 깊숙이 침투하며 'ZOZOUSED'는 비교적 올드한 이미지에 갇혀 있었고, 그 떄만 해도 온라인 쇼핑이 더이상 새로운 가치를 보여주지 못하는 판국이라 오랜 침체기가 흘렀을 뿐인데요. 하지만, ZOZOUSED'의 가장 큰 강점이라면 '조조타운'이란 일본 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패션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즉 '조조타운'에서의 구매 이력이나 고객 자료를 통해 새로운 방식의 '중고 상법'을 고안해내며 보이는 드디어 결과들을 내놓기 시작하는데요. 그건 참 아이러니하게도 AI 기술과 '같은 배'를 타고 있어요. 

연간 구입자 수 1천만이 넘는 '조조타운'의 막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판매 전략을 세우기 시작한 건데요. 특히나 중고 물품 판매에서 가장 까다롭고 민감한 '가격 설정' 작업에 있어 AI 기술의 도입은 유효했다고 ZOZOUSED를 처음부터 함께한 시마무라 류우야 씨는 이야기해요. 

 🧮 가격의 RE: '이거 얼마에요?' 생각보다 이 질문 '할 일'이 많아요  

이 얘기, 좀 공가되지 않나요. 근래 우리도 중고 거래, 특히나 '당근 마켓'이 등장한 뒤로는 보다 편하고 쉽게, 일상적으로 물건을 팔고 사고 있잖아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사는 입장이나 파는 입장이나 '얼마가 적절하지?' 혹은 '더 싼 거 없나?' 어쩌면 실은 별 필요없을, 내게도 득이 되지 못할 수고로운 고민을 하게돼요. 하지만 시마무라 씨가 이야기하는 실제 구· 판매 이력을 통한, 즉 과거 쇼핑에 기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가격이라면 어느 정도 이상의 합리성이 확보되잖아요. 'ZOZOUSED'는 2018년 부터 AI 기반 가격 예측 시스템을 도입해 매입 단계 가격을 평균 25~35% 인상케 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는데요. 중고 판매라 하면 오래됨을 사고 파는, 동네 작은 가게에서 카드 단말기도 갖추지 않은 수작업의 장사란 인식이 있기도 하지만, AI에 의한 중고 비즈니스, 예상이나 했을까요. 중고 시장이 그리고 문화가 비교적 발달한 일본에선 오프라인 상에 중고 판매 매장은 적지 않거든요. 가격대로 나누어 보면 하이 브랜드가 중심인 '라그타그(ragtag)'랄지, 명품 위주로 매입을 하는 '코메효(コメ兵)' 등이 있고, 반대로 '후루기 문화'를 태동케 한 코엔지나 시모키타자와의 '후루기 상점가'가 있어요.

그리고 그런 가게에서의 가격이란 각 매장 주인의 눈썰미, '라그타그'나 '코메이효' 정도 되면 전문적 감정 직원이 상주하고 있지만, 그래도 인간이 하는 일 어쩔 수 없이 주관적, 납득하지 못할 떄가 있어요. 그리고 실제 'ZOZOUSED'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가격을 책정해왔거든요. 소위 '택배 매입 서비스(宅配買取サービス)'라 불리는 것을 통해 즉 매입 신청을 하며 '조조유즈드'로부터 메입 키트(택배 박스 역할을 하는 가방에 가까워요)가 도착하고 그 안에 판매할 아이템을 넣어 다시 발송을 한 뒤 감정이 이뤄질 때까지 대기, 이후에 판매가 성사되는 과정이었는데요. 2019년 즈음부터 이를 폐지, AI 기술과 디지털 기반 플랫폼을 십분 활용해 '하나 파는 대신 하나 사는 '카이카에 할인(買い替え割)'으로 변경 실시했어요. 이는 상품을 구입할 때 과거 ZOZOTOWN에서 샀던 상품 중 혹시나 판매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버튼을 누르고 과거 구입했지만 지금은 잘 입지 않는, 혹은 다른 어떤 이유로 판매하고 싶은 아이템을 판매 신청으로 요청하면 매입 가격만큼 구매 금액이 할인되는 시스템이에요. 흡사 대형 가전 살 때 쓰던 것 가져가 주면서 조금 깎아주는 거랑 비슷하죠. 요즘엔 이런 서비스도 역전돼 오히려 돈을 주고 '가져가 주세요' 해야 할 판국인데요. .아무튼, 이런 매입 방식의 변경을 통해 'ZOZOUSED'는 전에 없던 성장 패턴을 그려요.

비단 '중고 판매 실적이 늘어난 것 뿐 아니라 '그 덕에 하나 더 할인가에 구매하는 '조조타운'의 매출도 올라버렸거든요. 헌 옷이 새 옷 먹여살리는 모델을 제안한 셈인가요. 그래서 시마무라 씨는 이를 '드래스틱한 의사 결정이었다'고도 회고하는데요. 그런데 이건 좀 재밌는 게, 그간 '중고 비즈니스'라면 늘 '판매 중심'의 관점에서 사고하기 마련이었지만, 'ZOZOUSED'의 이 '매입 방식, 어느새 '구매 중심' 사고에서 이야기하고 있어요. 안 입는 옷 하나 팔러 사이트 접속했다가 그만큼 할인해준다는 옵션에 혹해 나도 모르게 갖고싶은 물건 고르고 있는 꼴이니까요. 중고 시장의 난점이자 맹점, 그건 곧 판매와 구매의 가치가 제대로 공유되고 있는가의 문제이기도 할텐데(어디까지나 시작은 개인 vs 개인, 아마츄어 상권이니까요), 여기엔 그를 역전 나아가 치환시키며 서로가 서로를 돌아보는, 나아가 팬마자가 구매자가 되고 동시에 구매이자 판매이기도 한 소비 동향의 오늘을 제시해요. 

어찌보면 매우 판매자 중심에, 플랫폼에서 더 구매해주세요라는, 일종의 쿠폰 하나 얹어주며 또 한 번의 방문을 노리는 상술처럼도 보이지만, 다만 옷이라는 건, 나아가 사고 파는 일이란 단 한 번에 끝나지 않고 우리 일상처럼 지속되잖아요. 중요한 건 물건을 경유해 좋은 관계가 만들어지느냐의 여부일텐데요. 즉, 누이 좋고 매부 좋고'가 베스트잖아요. 더군다나 'ZOZOUSED'에서의 중고 가격이란 특정 누군가의 눈썰미에 의한 숫자가 아닌, 우리가 구매하고 쓰고 다시 판매했던 과거 이력에 기반하고 잇기에 어쩌면 가장 자연스러운 가격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시마무라 씨는 이 AI에 의한 중고 가격 설정은 단지 거래 한 건의 용이함을 넘어 중고 시장의 건전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리고 그건 중고 시장 내에서도 재고와 상품의 염가화를 해결해주는 것과 연결이 돼요. 중고 물건이란 게 이미 재고화된 것에 다름 아닌데 그를 재이용하면서도 재고, 그리고 무조건적인 싼 가격을 고민하고 있어요. 세상은 참, 마르고 닳을 떄까지 돌고 도는 걸까요.

요즘은 희귀 아이템이랄지 유명인 콜라보 상품은 쓰지도 않으면서 사두거나, 필요 이상을 구입해 웃돈 붙여 재판매하는 게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잖아요. 물건을 사고파는 행위에 일상이 결여된, 즉 '시간성'이 삭제된 현상이라 보았거든요. 반면 요즘의 중고 거래 사이트를 보면 너무 재미와 오락성이 강조된 탓에 터무니 없는 거래랄지, 물건도 품질도 용도와 쓸모는 어디 가고 온통 싼 가격이 난무하는 보이는데요, 하지만 시마무라 씨와 'ZOZOUSED'의 '파는 김에 사다, '사는 겸 팔아보자' 시스템, 돈과 돈으로 엮이는 관계지만 누구 하나 손해 볼 거 없을 것 같아요. 말하자면, 어쩌면 이건 중고 시장에 본래의 계절을 가져다 주는 일이 되지않을까요. 시마무라 씨는 이를, 앞으로의 '중고 비즈니스'의 핵심을 '파는경험'이 아닌, 사는 경험'으로의 전환이라 이야기어요. 

 💪 올 여름! 나의 힘은 곧 너의 힘이 되어요 

구독자님, 직장에 출퇴근하든 그렇지 않든 하루를 어떻게 구분 지어 사용하나요? 회사에 다닐 때에는 원하지 않아도 딱히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일에 의해 시간이 움직여줬던 것 같은데요, 맡겨진 일이 스스로 할 일의 우선 순위를 정하고 마감을 염두하며 업무의 양을 조절하고, 그러고보면 회사란 곳은 일을 단위로 사람의 시간을 재조립하는 곳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렇다면 회사가 아닌 곳에서 일을 하거나 하지 않는다면, 우린 무얼 기준으로 살아야 할까요. 갑자기 이런 얘기 생뚱맞지만, 제가 오늘 바로 그런 질문과 맞딱들인 기분이었거든요. 예약해 놓은 병원이 있어 늦은 오후 갖다왔더니 이미 저녁이 되어있고 뭘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이 좀처럼 아니게 느껴지더라고요. 병원이든 영화든 오후 2시나 3시 가운데 시간 잡아 먹으면 거의 하루 다 끝나버린 느낌 드는 거, 저 뿐일까요. 그래서 사람이란, 사람이 사는 시간이란 결국 하는 일에 의해 만들어지고 또 사라지는 게 아닌가 싶은...어떻게도 되지 않는 뭐 그런 생각이 들고 말았어요. 그래서 이 레터, 침대에 누웠다 간신히 일어나 마무리를 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렇다면 지금과 같이 예정에 없던, 시간 콘트롤에 실패해 이미 끝나버린 하루 끝자락에서 억지로 만들어버린 시간같은 건, 끝나고 일어난, 이미 떠나버린 시간 붙잡아 다시 살아보자고 우기는 뭐 그런 예정에 없던 후반전 같은 걸까요. 오늘은 '유니클로'와 일본에선 그만큼 대중적인 '조조타운'의 'Re'에 대해 이야기해보았는데요. 개인적으로 가장 기념비적인 'RE'라면 오래 전 일본에 살 무렵 우연히 보았던 '무인양품'의 광고 포스터, 사이즈를 다시 재자고 제안하던 'Re-Size' 캠페인이었어요. 기존의 정해진 사이즈는 실제 사람의 몸을 재대로 반영하지 않는다며 'RE'를 선언했던 건데요. 다시 시작이거나 다시 생각 다시 살아간다는 건 이렇게 배려깊은 시도였을까요. 갈수록 잠 못 이루는 열대夜 이어지지만, 그리고 떠오르는 아침 해, 그거 아마 다시의흔적, RE일 거에요. 그럼 우리 RE, 또 볼까요. 너무 많이 덥지만 네가 흘린 땀방울은 내일의 새싹이 된다고 스다가 노래한 적이 있어요.🎶

📫 오는 금요일, 8월 4일에 '밤에 보는 뉴스' #106호가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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