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에 보는 뉴스 '야후 재팬' 읽어드립니다 10' 8월 1주차 #106

🎐 여름이니까, 지금은 여름 방학의 여름, 휴가철의 여름, 팥빙수와 수박의 여름 그리고 너와 나의 여름이니까, 내맘대로 살아도 좀 괜찮은 거 맞나요. 지난 레터에서 소개했던 '유니클로'의 지속 가능한 도라에몽 초록색으로 변신한 '서스테나 모드' 도라에몽을 소개했었는데요, 요즘 도쿄에 가면 록뽄기 일대가 도라에몽과의 만남으로 온통 파랑 물결이에요. 도쿄완을 마주하는 록뽄기 '테레비 아사히'와 '록뽄기 힐즈'가 주관하는 매년 여름의 행사 'SUMMER STATION'이 오는 8월 27일까지 한창 진행중이거든요. 그리고 이번엔 '도라에몽'을 '대량으로(?)' 호출했는데요. '66플라자'와 '테레비 아사히 본사 빌딩'은 물론 그 주변 여기와 저기에 다양한 포즈와 일상을 살고있는 도라에몽과 만날 수 있어요. 가장 압권은 '66플라자' 광장에 집결한 '도라에몽 집단'이겠지만, 크고 작은 록뽄기 거리에도 다양한 포즈를 취한 도라이몽이 출몰을 해요. '아사히 빌딩' 광장에는 만화 속 가공의 문과 그 앞에 드러누워 한적한 오후를 즐기는 노비타 군까지.

그런데 본래 도라에몽은 한 사람? 마리? 어쨌든 1인데 이렇게나 많은 도라에몽'들', 그건 아마 우리 각자의 미래를 은유하는 발상이었을까요. 아니면 도라에몽, 실은 집단 생활에 최적화된 미래 고양이 종족이었을까요. 아무튼 잘 키운 만화 캐릭터 요즘같은 여름 몇 번은 더 날 수 있겠다 싶고, 하지만 결국 그를 우리 삶으로 데려오는 건 꺽이지 않는 여름에의 희망일 것 같아요. 구독자님, 무더위 잘 견디고 있나요.

⛩️ 2023년도 반을 지나 어느덧 8월, 이럴 때 한번쯤 중간 점검 하곤 하나요? 사실 점검이라고 해도 앞으로의 반 년이 평온하기를 바라는 마음일텐데요. 오는 8월 18일 도쿄 긴자에선 운이 활짝 열리는 찬스를 빌어볼 수 있는 좀 특별한 행사가 열려요. 바로 도쿄에서 가장 비싼 것만 모인다는 긴자 복판에 신사가 하나 새로 만들어졌거든요. 요즘 우리도 풍수가 새삼 논쟁인데, 일본에서 풍수로 가장 유명한, 1인자라 불리는 Dr. 코바 씨가 얼마 전 긴자 8쵸메 7번가 17호 자리에 '긴자 미야케노미야(三宅宮)'란 이름의 새로운 신사를 건립했어요. 풍수라 하면 미신이거나 오랜 관습에 기반한 소위 비과학적 이야기라 오해되기도 하지만, Dr. 코바 씨는 건축을 공식적으로 공부한 1급 건축사이기도 하고 본업은 사실 신쇼쿠, 신을 모시는 신주(神主)거든요. 사실 일본에선 주택가 골목에도 작은 신당이 있고 신이 일상 곳곳 깊숙이 자리하는지라 새삼 놀랄 일은 아니면서도, 코바 씨는 얼마 전엔 우에노게(上野毛)에도 신사를 세우는 등 새로운 시대, 일상에 걸맞는 적재적소의 신의 자리를 마련하는 활동을 해요.

그래서 이제는 긴자 거리를 걷다가도 가볍게 소원을 빌어볼 수 있는 셈인데요. 특히 점성술상 개운(開運)을 한다는 8월 18일에는 '크게 운이 열리는 찬스 & 소원이 이뤄지는 대제사(例大祭)'가 열려 나머지 반 남은 23년을 기도해볼 수 있게 됐어요. 더불어 경내에는 태어난 좌(座) 별로 받을 수 있는 간가케(願掛, 신사에서 소원을 비는 스폿) 십이지석(十二支石)이 마련되어 있고 세 개의 류가미석(龍神石_이 에워싸고 있는 호수, 더불어 개운을 주제로 한 픽셀 아트 작품이 전시되어 있기도 해요. 죽은 자를 멀리하는 우리와 사뭇 다른 풍습에 머뭇하게 되기도 하지만, 건강하고 행복한 내일 바라는 건 모두 같은 마음 아닐까요. 참고로, 저 성실하진 않아도 천주교 신자에요.

🥃 아무것도 아니었던 어린 시절 나의 습관은 미래, 나의 내일이 되어줄까요. 세계 최초의 크래프트 콜라 제조에 성공, 이제는 도쿄 내에만 점포 세 곳을 운영하는 코바야시 타카히데 씨의 '이요시 콜라'가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8월 21일부터 럼과 콜라의 만남, 소위 '럼콕'의 다양한 베리에이션을 맛볼 수 있는 축제 '이요시 럼 콜라 페스 2023'을 진행해요. '이요시 콜라'는 저희 레터에서도 여러 번 소개하며 브랜드 탄생부터 이후 캔 음료 출시나 하라주쿠 2호점 오픈 등 성장하는 스토리를 쫓아왔던 것 같은데요, 본래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한약방에서 시작된 이 '콜라'는 사실 체질 상 술을 잘 마시지 못했던 대학생 시절 코바야시 씨의 혼자 품고있던 고민과 깊은 관계가 있어요. 술을 마시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술자리를 매번 빠질 수 없었던 그는 그래서 럼콕이나 잭콕과 같은 콜라 함유 준 알코올 음료를 시켰다 하거든요. 그리고 이번엔 그야말로 그 '차선의 음료'가 일본 열도 곳곳의 30여 곳의 바과 참여하는 축제로 만들어진 셈인데요. 코바야시 씨, 올해로 아직 30대에요. 사는 거, 참 신기하지 않나요.

페스는 일본의 럼의 대중적 보급과 문화 확산을 지향하는 '일반법인 Rum Club Japan'이 함께하고, 그런데 재밌는 건 이곳의 대표 미카미 유조 씨도 84년생 30대 같은 세대이고, 일본의 술 문화 새로운 세대와 만나 진화하고 있나요. 얼마 전부터 일본에선 크래프트 럼이 유행을 하기도 했는데, 술을 마시지 못해도 혹은 좋아해도 별 거 아닌 것들의 미래, 얼마나 찬란할가요. 이번 행사에선 카고시마현의 '아코우 럼 화이트'와 오키나와의 '켄아일랜드 오스트리아 4년산, 그리고 도미니카 공화국의 '롱 바르세로그랑 아네포'의 만남을 즐길 수 있어요. 참고로, 코바야시 씨의 콜라 2019년 갓 태어났을 무렵 취재했었거든요. 왜 제 이야기마냥 웃음이 날까요.

🛒 인터넷 장도 보고, 마트도 다 돌아봤는데 편의점 가는 건 밥 배 빵 배 따로 있는...뭐 그런 걸까요. 혼자 사는 사람 아마도 모두 공감할 장 봐도 꼭 아쉬운 게 뒤늦게 발견되고 하는 게 살림을 사는 일일 것 같은데요, 얼마 전 일본 편의점 체인 '패밀리 마트'가 여름의 연례 행사 같은 가격에 양윽 가득, 40% 볼륨 UP 라인업을 발표했어요. 편의점에서의 쇼핑이라면 기껏해야 1+1, 그것도 2+1이 대부분이라 본의 아니게 필요 없는 만큼의 탄산수를 사게되는 일도 벌어지지만, 평소 먹는 과자의, 도시락이거나 치킨의 40% 양이 늘어나 있는 '사건', 어떻게 편의점 빼놓을 수 있겠어요. 바로 지난 화요일 8월 1일부터 '패밀리 마트'의 40% 득이 되는 여름 캠페인이 실시됐는데요, 타이틀은 '가격은 그대로 푸짐하고 맛있어!! 대략 40% 증략 작전.' 어딘가 여름철 모험심 부추기는 문장이죠. 그렇게 이번 여름엔 '패밀리 마트'의 인기 상품 총 16종이 40% 많은 양으로 즐길 수 있게 됐어요. '옛날부터 그대로 나폴리탄(昔ながらのナポリタン)'이랄지 '천사의 치즈 케이크', 가벼운 점심을 때우기에 안성마춤일 '쥬시한 햄 샌드위치'나 '엄선한 낫토의 낫토 호소마키 스시',

그리고 무엇보다 '파미마' 대표 상품 '파미치킨'도 올해는 40% Up 대열에 참여했어요.  똑같은 가격 주고 거의 반을 더 얹어준다는데 마지할 사람 아마 없잖아요. 하지만 아무리 득이 되는 할인도 떄론 실은 별로 필요하지 않아 처치 곤란이 되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패밀리 마트' 상품 기획부의 가격 저략 계획 그룹 아베 다이치 씨는 '볼륨 업 행사는 대부분 남성 고객에게 인기가 많지만, 이번에는 여성 고객들도 혜택을 볼 수 있게 디저트나 샐러드 류의 상품도 신경 써서 포함했습니다'라고 말해요. 여자는 남자보다 덜 먹는다는 건 좀 낡은 편견이지만, 푸짐하게 먹는다고 무조건 튀김류나 고기라는 법은 또 있나요. 그리고 타이틀의 '대략 40%'란 표현. 아베 씨는 SNS 상에 '기분 좋게 배신당했다', '파미마의 배포' 등 긍정적인 반응이 보인다며 단순히 할인 행사로서가 아니라 그 안에 놀이의 요소를집어너 즐길 수 있는 기간으로 만들어가고 싶었다'고 해요. 편의점에서의 쇼핑, 그래서 그랬던 걸까요.

💪 축제는 끝이 났지만 일상은 이어지겠죠? 저희 레터에서도 몇 차례 이야기했던 23 '후지 록 페스티벌'이 별 탈 없이 지난 7월 30일 마무리되었는데요. 코로나 후 3년만에 완전체로 개최된 의미있는 축제였고, 하지만 반면에 그런 이유로 올해는 라이브 생중계가 진행되지 않았어요. 지난 해만해도 타임 테이블 확인하고 모니터 앞에서 대기를 하곤 했는데, 일장일단 축제라고 피해가지 못하나요. 올해에도 기간 중에 여러 브랜드의 팝업이 진행되었고, '패밀리 마트'의 록페 맞춤 키트의 발매부터 조금 재밌었던 게 남성들의 플리징 궂즈 '텐가'가 마시는 텐가의 새로운 버전을 출시했었더래요. '후지록' 브랜드 구역 FIELD OF HEAVEN에 출점한 '카메야 식당(カメヤ食堂)'과 함께 콜라보, 텐가는 자사의 2021년 발매 상품 '마실 수 있는 TENGA'에 데킬라를 섞어 오리지널 드링크 T-BACK을 선보였어요. 록페는 사실 음악을 좋아하는 열정 뿐 아니라 그를 받춰 줄 체력이 관건인데 그를 서포트하려는 마음이었겠죠. 체력이 필요한 건 비단 록페 뿐이겠어요.

음료엔 아르기닌, 시트르린, 마카 엑기스와 하지만 간장(肝臓) 엑기스, 그리고 가라 엑기스 어찌됐든 몸에 좋은 힘이 불끈 나는 것들이 가득이라 하는데요. '텐가'라 하면 남성들의 은밀한 즐거움을 공공연하게 오픈했다는 의미도 갖고있잖아요.  대자연 풍부한 숲속에 나란히 놓여있었을 텐가, 어떤 그림이었을까요.

🛀 '센토의 변신은 미래가 된다?!' 여기저기 할 것 없이 날이 갈 수록 문을 닫고 사라져가는 동네의 공중 목욕탕, 하지만 동시에 일본에선 그를 되살리는 새로운 형태의 변신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요. 레터에서도 여러 번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요 단지 몸을 닦는 장소가 아닌 그를 넘어서 보다 즐겁고 풍요로운 일상의 비일상을 추구하며 센토의 변신이 시작돼요. 얼마 전엔 맥도날드와의 콜라보를 진행한 센토가 있었고, '히노데유'는 센토에 춤추는 클럽을 차리기도 했거든요. 그렇게 센토는 때때로 간판까지 바꿔가며 대담·대범한 변신을 꿰하는데요. 오는 8월 11일부터 16일까지 도쿄 아다치구(足立区)의 '홋타유(堀田湯)'는 미국의 대표적 탄산 음료 중 하나인 '마운틴 듀'의 욕탕이 될 예정이에요. 일본에서 판매권을 가진 '산토리 식품 인터내셔널'과 80년 전통의 센토 '홋타유' 사이의 콜라보가 성사됐어요. 그래서 이 기간 중의 '홋타유'는 이름이 '山雫湯(산의 물방울 탕 정도 의미겠지만, 마운틴 듀라고 읽어요. 작명 센스 좀 기가 막히죠)이 돼고, 센토의 외관은 온통 음료를 상징하는 컬러인 '그린'으로 도배가 되는데요.

뿐만 아니라 마운틴mountain과 듀dew를 떠올리게 하는 새로운 노렌(暖簾)이 걸리고, 대부분 후지산이 그려져 있을 벽화는 밀림과 그 너머 장대한 산의 풍경으로 바꿔 그려 전에 없던 '비경(秘境)'을 연출할 계획이에요. 평소 가지 않았어도 좀 궁금해지지 않나요. 더불어 캐릭터 문구 회사 '산리오'의 목욕 좋아하는 캐릭터 한교동(ハンギョドン)이 등장해 행사를 안내하는데요, 사실 '홋타유'는 시설의 노후화, 운영진의 고령화 그에 더해 점점 줄어드는 손님이 이유 없어질 뻔 했거든요. 하지만 광고 대행사 '하쿠호도' 출신의 크리에이터 미나가와 소이치로 씨와 만나 리뉴얼을 단행하며 '산토리'의 커피 브랜드 'Boss'와도 콜라보를 한 적이 있어요. 즉, 지속 가능함이란 새로운 만남을 경유하는 법일까요. 그리고 그건 아마,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수요의 기획이겠죠. 이번 행사 기간 중 목욕 대야나 의자, 그리고 타올 등과 같은 센토 용품은 '마운틴 듀(山雫湯)' 디자인으로 다시 제작되고, 안내 마스코트 스티커도 무료 배포한다고 해요. 어쩌면 이미 없어졌을 동네 목욕탕, 하지만 80년 역사엔 앞으로의 80년을 준비할 '비밀(秘密)'이 숨어 있을지 몰라요.

🖤 얼마 전 소개했던 '도큐 카부키쵸 타워'의 오픈을 비롯 재개발이 분주한 요즘의 카부키쵸 거리. 동양 최대의 환락가라 불리던 그 마을도 이제는 새로운 변화의 계절이 시작한 듯 싶은데요. 그곳을 색으로 표현해본다면 어쩌면 검정은 아니었을까요. 모리야마 다이도 씨의 사진을 보아도 카부키쵸는 밤이 되어 피어나는 거리란 생각도 들거든요. 그리고 저희 레터에서 나름 야심차게 시작했다 지금은 잠시 멈춰있는 '다시 도쿄에 간다면' 코너에서 가장 처음 소개했던 가게, 검정 티 전문점 クロティ カブキチョウ（#000T KABUKICHO이 오는 9월 8일 영업을 종료, 문을 닫는다는 뉴스가 들려왔어요. T셔츠는 애초 쓰임의 활용도가 다양한지라 특히나 여름철엔 이만큼 유용할까 싶기도 한데, 하지만 반면에 가장 아무것도 아닌 옷이기도 해 가장 소홀하게 대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티셔츠의 위대함 느껴지나요.

참고로 도쿄 센다가야(千駄ヶ谷)엔 하얀T 전문점 '#FFFFFFT'도 있는데요, 카부키쵸의 이 검정T 전문점, #FFFFFFT가 호스트클럽을 운영하는 'Smappa!Group'과 함께 손맞잡고 오픈했던 가게였어요. 티셔츠의 기본이라면 하양, 그리고 검정이잖아요. 좀 단순하지만 가장 오래 지속하는 건 그런 아무 근신걱정 고민없이 입을 수 있는 한 장 아니었을까요. 아무튼 이번 폐점을 계기로 8월 1일부터 세일에 들어갔고 모든 제품을 30% 할인된 값에 구매할 수 있어요. 점점 갈 수록 하양보다 검정이 받는 사람으로서, 요즘 도쿄행 얼마던가요.

🎫 지난 칸느 영화제,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어떤 영화는 만들어지는 것 만으로 의미를 갖기도 하나요. 예능은 물론 연기도 작품 연출까지 다방면에 이름을 견고히 하고 있는 키타노 타케시의 '쿠비(首, 해석하면 '목'인데 영화제목 '목'...좀 그렇잖아요)'가 11월 개봉을 앞두고 좀 많이 특별한 티켓을 공개했어요. '쿠비'는 다이쇼 시대 아케치 미츠히데의 반역으로 시작된 '혼노지의 변'을 축으로 그 시대를 살았던 무사와 닌자, 게닌과 햐쿠쇼(일반 백성을 말해요) 등의 다채로운 야망과 배신, 그리고 운명을 그린 작품인데요. 1993년 키타노가 '소나티네'를 만들고 국내외 적으로 인정을 받았을 무렵 기획했던 작품이고, 당시 그의 영화적 스승이자 일본 대표 거장 감독 쿠로사와 아키라가 '이걸 만들기만 한다면 '7인의 사무라이'에 버금가는 걸작이 태어날 거야'라 했다고 해요. 그러니까 93년부터 2023년까지, 약 30년 세월인가요. 키타노는 '오랜 시간 계속 마음 한켠에 묻어두고 있었다'고도 했는데요, 그 장고의 이야기가 이제야 드디어 완성되었달까요. 출연자도 호화롭기 그지없어

니시지마 히데토시와 카세 료, 아사노 타다노부와 코바야시 스스무, 그리고 가장 젊은 배우로는 키리타니 켄타까지 총동원됐어요. 키타노 씨 역시 하시바 히데토시 역으로 연기까지 해요. 그리고 '쿠비'는 이 기념비적인 영화의 개봉을 위해 순금으로 제작된 티켓을 만들었는데요. 이름하여 '무비 티켓 GOLD'이고 가격이 무려 소비세 포함 3만 엔이나 해요. 얼마 전엔 6천엔짜리 극장(신주쿠 카부키쵸의 '도큐 카부키쵸 시네마즈 109')까지 등장한 시절에 영화 한 편을 보는 가치, 그건 의미와 시절의 무게를 담아 보다 다채로워지고 있나요. 순도 99.9%의 순금 1g으로 제작된 이 티켓은 영화 예매권으로 사용되고 뒷면에는 구입 번호와 함께 암호가 인쇄되어 있어요. 요즘은 종이 티켓도 대부분 사라져 핸드폰 하나면 영화 볼 수 있을 정도로 편의 지향 주의인데, 형태를 가진 티켓으로만 경험, 나아가 간직할 수 있는 가치가 있음을 다소 과도한 방식으로 어필하고 있는 듯한 기분도 들어요. 극장에 걸리는 영화는 모두 같은 가격에 '거래'되지만, 실상 그 영화가 만들어지는 사연을 들어보면 그건 천지만별이거든요. 영원히 마음에 남는 영화와 '아 괜히 봤어' 싶은 영화의 가격, 그러고보면 좀 이상했던 것도 같고요. 금 한 돈의 영화 감상, 어떤 기분이 드나요.

🎹 키타노 타케시의 영화과 폭력과 웃음, 에너지 100%의 영화라면, 오는 가을 개최될 80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 사카모토 류이치의 생과 음악을 담은 다큐멘타리 'Ryuichi Sakamoto | Opus'가 경쟁 부문에 선정, 처음으로 공개될 예정이에요. 사카모토 씨는 지난 3월 오랜 투병 세월 끝에 숨을 거둬 많은 영화, 음악 팬들 마음을 서늘하게 했는데요.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마지막까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음악을 놓지 않고 에세이 '앞으로 난 몇 번의 만원을 더 보게될까'를 쓰는가하면 유작 앨범 '12'를 발매했고,  숨을 거두기 불과 4개월 전 2022년 12월 11일에는 무관객 사전 녹음 피아노 솔로 콘서트를 웹을 통해 개최하기도 했어요. 보통 사람의 체력을 생각하면 믿기지 않을 스토리이지만, 그런 게 아마 음악과 살아온 인생의 이야기는 또 아니었을까요.

'Ryuichi Sakamoto | Opus'는 제목에서 암시하듯 사카모토 씨의 인생 그 자체가 하나의 작품(opus)이었음을 이야기하는 듯 느껴지는데요. 하지만 동시에 1999년에 발매된 그의 앨범 'B.T.T.B'의 첫 번째 트랙이고 나아가 22년 공연에서는 13번째 곡 Opus－Ending로 쓰였다 해요. 어쩌다 보니 시작이었고 그렇게 마지막을 살았던 날들에 대한 회고의 멜로디가 이 영화 한편에 넘실거리고 있을 거라 기대하게 돼요. 영화는 공연 당시 녹음 멤버였던 이들 사이에 이미 그 당시부터 준비된 기획이었고, 추후 영화로 제작할 것을 감안해 연주하는 사카모토 씨의 꼼꼼히 기록하기도 했대요. 연출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일본 영상 작가 Neo Sora씨에요.

🧑🏻‍🤝‍🧑  오해해도 괜찮아요. 우리 다시 꼭 만나요

📞 전화를 끊고, 서너 시간 함께 있었으면서 헤어지고 난 뒤 맘 어딘가에 무어라 표현하기 힘든 감정...종종 남지 않나요. 다분히 기질적인 문제라고는 생각하면서도 사람과 사람이 얼마나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 들을 수 있을까 생각할 떄가 있어요. 내가 의도한 바를 그가 그대로 들어주리라고는...확신할 수 없거든요. 무엇보다 그를 확인할 방법이 없는데요. 얼마 전 좀 어색한 통화를 하나 마치고 그래서 맘이 조금 뒤숭숭했는데요. 하지만 애초 관계란 약간의 오해와 착각, 그리고 호의와 믿음으로 만들어지는 건 또 아닐까요. 그가 날 오해한다 해도, 나의 마음은 그게 아니었다고 해도 세상이 무너지거나, 우리 사이에 큰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제가 취하는 방법이란 '담에 만나 잘하면 되지' 뭐 이렇게나 단순한데요. 너무 힘들고 아픈 시간, 괴롭고 슬퍼고 어려워도 '다음'을 기약하는 시간은 결코 틀리지 않았을 테니까요. 다시 한 번, 서로를 믿고 응원해야 할 타이밍일까요. 아픈 계절이 멀어져가요.n

사진은 과자 브랜드 '분메이도(文明堂)'의 과자 브랜드 '장인의 구운 과자 CONGALI 文明堂'가 이세탄 백화점과 함께 여름 한정으로 발매한 '하양 아기 곰 구운 과자 파인'이에요. 1962년부터 브랜드 캐릭터였던 아기곰의 얼굴을 그대로 '과자화'했는데, 쌀가루와 타피오카 분말을 합성 반죽한기지에 오키나와산 파인애플을 재료로 만든 파인 앙코를 감쌌어요. 파인애플 과자라면 대만인데...일본을 경유 대만 여행인가요.😅 더위 먹은 건 아니고요... 묘사 너무 디테일해 어찌 먹을까 싶지만 우리 단 거 먹고 굳세게 오늘을 잘 이겨내봐요. 하지 못했던 말 같은 건, 분명 다시 할 수 있을테니까요.

📫오는 화요일 8월 8일은 '화요 레터' 쉬어가는 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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