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일러스터시선] 에서는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저의 그림을 소개하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그림을 소개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소소한 그림일기 이야기 입니다.
# 이런 그림도 좋아할까?

# 제가 그리는 그림은 건축 facade 일러스트입니다. Facade는 Face에 어원을 두고 있습니다. 주로 건물의 정면, 외관을 의미합니다. 건축을 하며 현실에서 만들 수 없었던 아쉬웠던 건축의 요소 요소들을 하나씩 컨셉으로 잡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지극히 개인의 욕구충족을 위한 그림이지요. 건축을 하는 사람들은 이 그림을 보고 ’이게 되겠냐?‘ 라며 비난 아닌 비평을 하지만 상관없어요. 그림은 제 머리가 상상하고 손이 움직여서 만들어내는 환상의 정사각형 프레임이니까요. 그림을 그릴 땐 늘 즐거운 마음으로 빠져있습니다.
# 그네가 있는 단독주택

# 처음으로 그림을 그린건 소소한 단독주택의 모습입니다. 대단한 상상력은 아니었지만 그저 건물 필로티 한쪽에 그네가 있었으면 하는 상상으로 그려본 집입니다. 3층짜리 작은 건물에 2층을 크게 만들어 1층에는 그늘지는 필로티 마당을 만들고, 3층엔 넓은 테라스를 만들어 둡니다. 외부공간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늘 생각했어요. 특히나 그 건물이 주택이라면 그 중요도는 훨씬 커지죠. 사람은 물론 내부에서 생활하지만, 삶의 위로를 주고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고, 또 다양한 활동 가능성을 넓히는 곳은 바로 자연과 맞닿아있는 외부공간입니다.
# 아파트에 발코니가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발코니를 확장해서 사용하면서 우리네 주거에는 외부공간이 없어졌어요. 예전엔 발코니에서 물도 뿌려가며 화초도 키우고 간이 수영장에서 수영도 했던거 같은데, 이제 우리에겐 발코니는 없습니다. 그나마 있었던 외부공간이 사라진겁니다. 그 발코니는 사실 서비스 면적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전용면적에 포함이 되지 않아요. 작지만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라는 취지에서 법적으로 서비스면적으로 만들어준 것이지만, 이제 그 면적까지 확장에서 씁니다. 한때 확장한 면적에 대해 서비스면적으로 줘야하냐 마냐라는 논의도 있었다고 했지만, 이미 너무 많이 행해진 확장공사에 취지와 어긋난다고 원상복귀하라고 말 할수가 없었죠. 이젠 정말 서비스면적도 실내면적이 되었습니다
# 설계를 할때도 자연스레 서비스 면적을 포함해서 설계를 합니다. 발코니 확장을 안하면 방이 아주 아주 작아지게 되어 확장을 할 수 밖에 없는 설계를 하는 것이지요. 타이트한 설계를 하면서 우린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하고, 프레임처럼 짜여진 모두가 똑같은 평면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건축가 유현준 교수님는 “주거에서 데드스페이스(죽은공간_불필요한 공간)은 사실 필요한 공간이다.” 라고 말씀하셨어요. 모든 공간이 타이트에게 잘 짜여진 평면은 사람을 오히려 옥죄고 생각할 공간을 만들어 주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 공간은 언제나 우리에게 유용하고 안락함을 주어야 하지만 때로는 불편함을 통해 우리 직관적인 삶에 울림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테라스로 인해 내부공간은 줄어들지만 집 밖 더 넓은 공간을 내 집처럼 사용한다는 그런 감정이 우리 주거삶에 더 큰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테라스 가득한 귀여운 주택

# 두 번째 그림은 테라스 가득한 귀여운 주택입니다. 주택에서 가장 매력적인 공간은 아무래도 테라스라는 생각에 계속 손이 닿는 곳은 테라스네요. 필로티(기둥아래 외부공간)와 테라스는 건축에서 외부와 내부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이곳에서 외부지만 안락함을 느끼고, 다양한 활동을 꿈꿀 수 있죠.
# 좌측에 건물 전체를 관통하는 수직적 요소는 코어입니다. 코어는 계단이나 엘레베이터 등 건물의 수직적 이동을 책임지는 공간입니다. 주로 중앙부나, 후면부에 숨기는 공간이지만 충분히 건축적 디자인 요소로 사용할 수 있어요. 아무래도 모든 층에 같은 크기로 들어가는 요소가 부담스럽지만, 그럼에도 관통하는 이미지를 주어 건물의 통일감을 부여할 수 있죠.
# 저는 건물의 모든 층이 동일하고 깔끔하게 올라가는것 보다 매스의 중첩으로 생기는 틈새의 공간들을 좋아합니다. 그중 테라스도 한 요소이고, 건물과 건물 사이에 등장하는 틈새 창문들도 한 요소가 될 수 있어요. 매스의 중첩은 다양한 그림자를 동반하므로 건물을 좀더 입체적으로 만들어 줍니다. 매끈하게 올라가서 웅장하게 보이는 건물보다 건물이 만들어 내는 그림자로 입체적인 건물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 건물의 매 층이 다른 평면을 갖고 있다면 아마 공사비 상승, 공사 난이도 증가, 최대면적 확보 불가, 데드 스페이스 생성 등 다양한 불리한 상황들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건물들은 특히 저런 주거 건물 같은 경우는 매층 같은 평면을 갖게 됩니다. 그럼 사실 건물이 재미가 없죠. 디자인을 할 요소가 없어집니다. 단순히 외장페인트, 재료 들로만 파사드를 완성하게 되는데, 한계가 있죠. 그럼에도 늘 지향합니다. 다양한 건물이 도시에 등장해야 다채로운 도시환경이 만들어지고, 보는사람도, 사는 사람도 즐거워 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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