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건축가시선]에서는 건축을 업으로 하면서, 건축을 공부하면서 생각했던 내용들, 고찰들, 이야기들, 현상들에 대해서 자유롭게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건축물들. 그런 건축물을 만드는 건축가들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 생성형 AI라고? 그게 뭔데
얼마 전 ChapGPT가 등장했다. 아니 이제 꽤나 오래된 것 같다. 어느덧 일상의 많은 업무를 대체하고, 사람들의 수고와 노력을 대신해주는데 자리잡은 것 처럼 보인다. 물론 나랑은 동떨어진 이야기인 줄 알았다. 신기하긴 한데, 대체 뭘 물어봐야 하는거지? 아직은 검색엔진의 검색이 익숙해서인지 선뜻 홈페이지 접속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인터넷 최신 검색 기술 기반으로 업데이트가 되면서 그 활용도는 이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건축일을 하고 있는 건축가로서 어떻게 과연 활용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그러다 알게된 미드저(MIdjourney). 생성형 AI이다. 텍스트(프롬프트)를 입력하면 이미지를 생성해준다. 알고는 있었지만, 다양한 루트로 그가 만들어내는 이미지들을 보면서 퀄리티를 직접 접하니 써보지 않을 수 없었다.
# 미드저니_MidJourney
생성형 AI는 대표적으로 미드저니, 스테이블 디퓨전, Dall_E 정도가 있다. 프롬프트 기반의 이미지 생성 AI다. 처음 이러한 ai를 알게되고 접했던 이미지들은 어색하기 그지 없었다. 역시 아직 멀었구나. 한참 걸리겠네. 라며 방관의 자세로 바라봤다. 어느덧 미드저니는 5.2버전까지 개발이 되었고, 그 퀄리티는 상상 이상이다. 건축은 어느정도 이미지의 영역이다. 언제나 누군가를 설득하며 나아가야 하는 분야임이 분명하다. 그 설득에 이미지는 필수이다. 그래서 우린 수 많은 인력과 시간을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데 쏟고 있다. 건축을 하기 위한 기본 직능 중에 하나는 모델링 되어 버린지 오래고,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디어는 역시나 쓸모 없게 되어버린다. 그런데 건축가의 머릿속 상상을 이미지로 만들어 주는 AI가 등장해버린 것이다. 특히나 빠른 시간에 다양한 대안을 이미지로 확인해봐야하는 초기 아이디어 단계에서 1분도 채 안되는 시간에 텍스트 입력만으로 4가지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그 이미지 중 마음에 드는 하나를 선택해서 그 방향으로 디벨롭된 다른 이미지 4개를 또 만들어 낸다. 아주아주 짧은 시간안에 수십장 만들어 낼 수 있다. 더군다나 한계에 갇혀있는 건축가의 상상에 AI라는 외계인의 생각과 상상을 더해 더 근사한 아이디어를 보여준다.
# 정말 우리를 대체 하는건가
건축가를 대체 할 수 있을까? 건축은 당연히 이미지만으로 하는 작업이 아니다. 건축일에 이미지가 차지하는 부분이 크긴 하지만 이미지는 설득의 영역일 뿐이다. 그 외의 도면화,설계,타분야 협업 구축,인허가 등 수많은 업무들이 남아있다. 그럼에도 이미지와 디자인은 건축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은 맞다. 그리고 건축가가의 존재이유 또한 도시경관과 사회에 기여하는 올바른 건축물을 디자인 하고, 사람들이 이용하기 좋은 공간을 창조하는 것이다. 건축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부분을 이제 어느정도 AI가 대체 하게 될 것 같다. 건축가가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업무의 상당부분, 그리고 기존에 건축가라는 인간이 가진 한계를 깨부수어 줄 강력한 외계인이 등장한 것이다. 그러나 AI가 만들어 내는 대부분의 건축 이미지들은 비현실적인 것들이 많다. 구축되기 어렵거나 돈이 상당히 많이 드는 디자인들. 이런 디자인들을 기반으로 건축가는 다듬고, 현실에 맞춰 정리하고, 그 아이디어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사용해야하지 않을까. 디자이너들의 아이디어 레퍼런스 페이지 <핀터레스트>의 고급버전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 어떻게 활용해야할까
디자인을 사랑하고, 그 재미에 건축을 하고 있는 인간으로서 이 외계인과 잘 협업해서 정말 멋진 건축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 외계인을 배척하지 않고 나를 잘 도와주는 내 편으로 만들고 싶다. 이런 마인드가 앞으로 인간의 발전보다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의 힘을 이용해서 살아가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텍스트를 기반으로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미드저니와 같은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단순히 텍스트를 치면 이미지가 딱 나온다. 라는 심플한 알고리즘이지만, 원하는 이미지, 머리 속 상상을 기반으로 하는 이미지를 만든다는 것은 AI가 인식하는 프롬프트(텍스트)를 인식하고, 어떤 단어를 어떤 방식으로 명령해야하고, 만들어진 이미지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도 섬세한 작업이 필요하다. 이 외계인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말해야하며 외계인이 너무 과한 상상을 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절도 필요하다.
# 학창시절 선배는 표현할 줄 못하는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소용없다고 했다. 그 말에 깊이 공감하고, 표현하는 툴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공부를 많이했고. 지금의 나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표현에 한계가 있으면 상상에도 제한이 생긴다. 스케치업, 라이노와 같은 3D 모델링 툴을 활용해서 수십시간, 아니 수백시간 연습하고, 경험하면서 생긴 노하우와 나만의 렌더링 분위기들. 이런 것들이 건축을 이미지화 시키는 유일하고, 강력한 나만의 방법이었다. 생성형 AI를 경험하면서 우린 이제 다른 표현의 방식을 배워야 할 때가 온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수십시간 모델링을 하고 테스트 하는 방식이 아니라, 어떤 프롬프트와 어떤 방식, 어떤 분위기의 단어들을 이용해서 이 외계인을 이용할 것인가를 배워야 한다.
# 건축업계는 생각보다 보수적인 산업이다. 특히나 한국 사회에서의 건축은 더 그렇다. BIM이라는 건물 정보 기반의 모델링 툴이 나온지 십년이 넘었고, 붐이 일어났었고, 기본적인 설계툴은 캐드를 빠르게 대체하리라 예상했지만 아직까지 BIM을 사용하는 설계사무소는 극히 드물다. 일부 대형 사무소에서는 사용하지만, 그 안에서도 특정 프로젝트에서만 사용된다. 그만큼 시대의 흐름에 더디게 올라탄다. 과연 이 생성형 AI는 어떨까? 이 보수적인 건축 산업에 정착하여 강력한 툴로서 사용될 수 있을까.
# 건축 산업은 기본적으로 경험치의 영역이다. 스타트업, 벤쳐기업과 같이 번뜩이는 아이디어, 젊음의 영역으로 이루어지는 산업이 아닌, 한 건축가의 20년이 넘는 오랜시간동안 경험해온 노하우와 경험치로 건축의 영역에서 자리를 잡는다. 그러다보니 그들은 변화가 달갑지 않다. 하던 방식, 그들이 배운 방식, 그들이 자리 잡아온 방식으로 건축을 하게 된다. 건축사무소는 소장, 그러니까 대표의 마인드에 따라 그 설계의 방향성과 방식이 구축된다. 젊은 소장, 시대의 흐름에 빠르게 대처하고 이해하고 활용하려는 방식을 가진 소장이 아닌 이상, 이런 엄청난 기술이 등장했음에도 생각보다 관심이 없다. 물론 아직 이미지 생성에 불과한 AI임에는 분명하다. 산업전반을 이해하고 더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려면 더 큰 발전이 이루어져야하지만 기술 발전의 속도를 보면 조만간이지 않을까. 이 외계인을 우리 산업에 맞게 더 발전시키기 위해선 인간들의 협업이 필요하다. 더 다양하게 활용하고, 요구하고, 수요를 만들어내야, 흐름에 맞는 적정한 방식의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 생각보다 재밌어
이미지는 만들어 내는 건 생각보다 재밌다. 건축이미지가 아니더라도 원하는 이미지는 무엇이든 만들 수 있고, 외계인의 예술성에 기대서 창의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카메라 각도, 원하는 카메라의 스펙, 이미지의 비율, 배경의 색감 등등 아주아주 세세한 모든 것들에 대해 조정하고 만들어 낼 수 있다.그런 이미지를 왜 만드냐고 생각한다면 핸드폰, 컴퓨터 배경화면 부터 만들어 보는게 어떨까.내가 원하는 색감과 분위기의 배경화면을 매일매일 바꿔가며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자 이제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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