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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하이브, 넥슨의 공통점은?

2024.06.04 | 조회 3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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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디로깅

격주 화요일마다 생각해보면 좋을 트렌드와 브랜드 이야기를 전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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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내용인가요?

 - 게임과 엔터 업계는 멀티 스튜디오(레이블) 경영 모델을 사랑합니다.

❓ 누가 보면 좋은가요?

 - 하이브와 크래프톤의 멀티 스튜디오 시스템이 궁금하신 분들

 - 멀티 스튜디오가 효율적인 방식인지 궁금하신 사업가 분들

🔑 주목할만한 포인트가 뭔가요?

 - 멀티 스튜디오는 일부 업계에서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 효율적이기 위해서는 경영과 제작이 명확히 구분되어야 합니다.


한 회사 안에 또 다른 회사가?

배틀그라운드(PUBG)로 유명한 크래프톤 산하에는 여러 게임 스튜디오가 있습니다. PUBG STUDIOS, Bluehole Studio, 5민랩과 같은 총 10개의 개발 스튜디오를 보유함과 동시에 총 19개의 게임을 서비스하는 중입니다. 스튜디오와는 별개로 연결된 비상장 회사만 보더라도 총 31개에 해당합니다.

크래프톤 23년 8월 보고서 기준
크래프톤 23년 8월 보고서 기준

연결 회사를 더 들어가 보자면 크래프톤에는 게임 회사만 포함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커플이셨으면 한 번쯤 들어봤을 Between을 운영 중인 thingsflow도 크래프톤 내 포함되어 있습니다.

비트윈 들어보셨죠?
비트윈 들어보셨죠?

뭔가 자주 보이지 않나요?

이 방식은 최근 하이브와 어도어 이슈로 접하셨을 멀티 스튜디오(레이블)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이 멀티 스튜디오 방식은 엔터 업계도 그렇고 게임 업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블루아카이브 등을 운영하는 넥슨에서도 확인할 수 있죠.

앞서 소개한 하이브도 대표적인 멀티 레이블 회사입니다. 산하에는 빅히트뮤직, 플레디스, 쏘스뮤직 등이 있습니다.

최근 시끄러웠죠?
최근 시끄러웠죠?

효율, 그 자체입니다.

아래 도식은 크래프톤의 PC게임 유통 방식을 간단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각 게임사가 만들어낸 게임을 퍼블리셔에 넘기거나, 직접 시장에 서비스합니다. 혹은, 만들어질 게임을 가지고 투자 받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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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면 제작사는 제작에만 신경쓰면 되고, 경영자는 매출과 판매, 투자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말만 들어봤을 때는 정말 좋아 보이는 시스템입니다. 왜 게임과 엔터 업계에서는 유독 멀티 스튜디오 모델이 자주 발견될까요?

오늘은 의사결정을 기반으로 왜 멀티 스튜디오를 추구하는지 함께 자세히 알아볼까 합니다.


신속한 의사결정이 핵심

한 회사에서 하면 안 되나요?

멀티 스튜디오를 보면 궁금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한 회사에서 운영해도 되지 않나? 꼭 하나씩 다 나눠야 하나? 이 멀티 스튜디오를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의사결정에 있습니다. 제작에 대한 방향성은 경영자보다는 제작 총괄이 훨씬 더 좋은 방향으로 결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보다, 신속하게 시장에 대응해야 하는 엔터와 게임 업계는 제작자에게 어느 정도의 권한만 줄 것입니다. 하지만 멀티 스튜디오는 제작과 관련된 모든 권한을 제작자에게 부여하는 것입니다.

출처 : 블루아카이브
출처 : 블루아카이브

사람이 많을수록 의사결정의 질은 떨어져요.

의사결정은 한 단계를 거칠수록 전달력이 떨어짐과 동시에 속도가 느려집니다. 의사결정에 관해 연구한 논문에서는 대규모 그룹이 될수록 합의가 어렵고 의사결정의 질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풀어 설명하자면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시간과 자원이 소비됩니다. 그리고 사람이 늘어날수록 그 시간과 자원은 계속해서 낭비될 것입니다. 통과해야 할 결정 단계가 많을수록 그 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겠죠.

https://customer.gabia.com/manual/hiworks/156/10400
https://customer.gabia.com/manual/hiworks/156/10400

이렇게 버려지는 시간과 함께 낭비되는 시간이 있습니다. 바로, 그 결정을 적기에 실행해야 할 타이밍이죠. 마감에 임박하여 결정된 사항은 좋은 결과를 만들지 못 합니다. 이건 직장을 다니는 모든 분들이 공감할 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속담 하나가 떠오릅니다.

장고 끝에 악수둡니다.

결정의 범위를 정하면요?

그렇다면 모든 의사결정을 최상위 단계까지 올리지 않고 처리하면 어떤 결과를 만들 수 있을까요? 범위를 줄여 제작과 운영에 대해서만 모든 권한을 준다면요? 의미 없이 소비되는 로스타임을 줄이면서 적절한 시기에 대응할 수 있겠죠.

충주맨으로 유명하신 김선태님이 한겨례TV와 19년도에 인터뷰한 내용 중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영상이나 포스터는 결재를 맡기 시작하면 원래 이미지가 손상되거든요. 나중에 가면 이도저도 아니게 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VbbEQOtDlw
https://www.youtube.com/watch?v=pVbbEQOtDlw

또, 이 말을 끝으로 결재라인을 통과하지 않았기에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는 인터뷰 내용도 있습니다. 물론, 문제가 생기면 그걸 실행한 담당자가 책임져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도저도 아니게 될 확률과 뭐라도 진행할 수 있는 확률 이 두 개를 비교해보자면 뭐라도 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꼭 멀티 스튜디오가 해답일까요?

그럴리가요.

그러면 멀티 스튜디오가 의사결정을 줄이는 유일한 방법일까요? 이 방법이 유일한 해답지는 아닙니다. 전세계 사람들이 이용 중인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에는 근무자에게 완벽한 업무 자율권을 제공합니다. 그런 넷플릭스에게는 한 가지 지켜야 할 원칙이 있습니다.

“회사(넷플릭스)에 가장 이득이 되게 행동하라.”

이 방향을 기반으로 그들은 넷플릭스에게 가장 필요한 일들을 현장 판단 아래 진행할 수 있게 됩니다. 매니저와 상의할 필요는 있지만, 담당자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것이죠. 다만,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도 넷플릭스만의 투명한 정보 공유와 같은 문화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입니다.

자율권을 줌으로써 의사결정에서 발생되는 시간을 줄여 회사에게 득이 되도록 만든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건 모든 구성원이 단, 1개의 Product를 바라본다는 점에서 멀티 스튜디오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여러 제품을 관리하기에 용이합니다.

만약 회사가 여러 개의 Product를 관리해야 한다면 어떨까요? 심지어 이 상품 모두가 제각기 다른 개성과 다른 고객을 가지고 있다면요?

전체적인 포트폴리오 관리 및 원활한 경영을 위해서는 멀티 스튜디오가 더 좋은 선택지일 수 있습니다. 아래 이미지는 크래프톤에서 밝힌 모바일 게임의 운영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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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같은 경우 퍼블리셔를 통해 따로 런칭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그래서 크래프톤이 자체적 서비스할지, 퍼블리셔를 구해 런칭할지에 대해서는 경영적 판단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판단은 게임 개발이 윤곽이 드러나고 난 뒤에 다뤄야 할 이야기입니다.

게임 컨셉, 개발 방식 그리고 개발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서는 스튜디오에게 권한을 주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이걸 하나하나 경영이 판단하여 결정할 필요까지는 없는 것이죠.

이럴수록 명확하게 분리되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제작자는 시장에 통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야 하고, 경영은 만들어진 상품을 시장에 적절한 타이밍에 런칭하여 비지니스 성과를 만들어야 합니다. 즉, 멀티 스튜디오는 제작과 경영의 역할을 분리하여 서로 역할에 집중해야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분리를 말하는 건 아닙니다.
이런 분리를 말하는 건 아닙니다.

제작과 경영의 분리

분리가 가능할까요?

제작과 경영, 이 두 개가 정말 완벽하게 분리될 수 있을까요? 이 분리는 서로 남남처럼 일하자는 뜻이 아닙니다. 게임이나 아이돌은 거대한 규모의 프로덕션입니다. 그리고 많은 예산이 투입됩니다.

걸그룹을 하나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 30억원이 들어간다는 기획사 판타지오의 자료가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도 비슷한 금액이 들어갑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콘솔 게임은 평균 33억의 제작비가 들어가고 모바일 게임은 약 17억원이 투입된다고 합니다.

출처 : 중앙일보
출처 : 중앙일보

아무리 개발과 경영이 분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지켜야 할 규칙이 있습니다. 이건 책 <크래프톤 웨이>에서 언급한 문장으로 설명해볼까 합니다.

Large Scale Production On Time On Budget(대규모 제작을 정해진 시간과 정해진 예산 내 만드는 것)

책 <크래프톤 웨이> 中

게임 개발에 필요한 개발 환경 구현이나 개발 관리를 꼭 경영인이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건 제작 총괄에게 맡기는 것이 더 효율적이죠. 하지만, 염두에 둬야 할 사실은 예산과 시간은 한정적이라는 것입니다.

기준에 따라 검증해야 합니다.

그러나, 경영이 제작 과정에 하나씩 개입하기 시작하면 이 한정된 시간을 갉아먹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시장에서 원하는 간단한 기능이라 말하겠지만, 그것이 주는 사이드 이펙트로 정해진 타이밍에 상품이 나오지 못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제작에 대해서는 경영이 개입하지 않는 것이 완벽한 타이밍을 잡을 수 있겠죠. 이렇게 되면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어느 순간 개발이 잘못되고 있는데 그걸 파악하지 못 하고 있는 경우죠

그래서 경영과 제작은 만들어진 산출물을 가지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 판단의 기준은 마일스톤입니다. 투입된 비용과 시간을 통해 만들어낸 산출물을 보여줘야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bIBIouvHNw
https://www.youtube.com/watch?v=qbIBIouvHNw

그리고 경영진 또한 만들어진 산출물을 기준으로 일정에 차질없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이 방식으로 멀티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회사에서는 여러 개의 프로덕트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산업에 적용될 수 있을까요?

만능은 아닙니다.

이 멀티 스튜디오는 엔터와 게임 업계에서 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일스톤으로 검증하는 방식 또한 엔터와 게임 업계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하이브에서도 넥슨에서 근무하셨던 박지원 CEO를 영입하신 게 아니었을까요?

물론, 추측입니다.

참 멋있는 커리어입니다.
참 멋있는 커리어입니다.

그런데 이 경영 방식은 제조업에는 맞지 않습니다. 공통적인 규격과 일정한 주기를 가진 채 제품이 생산되어야 하는데 각기 따로 제작할 수는 없잖아요? 고객이 다르지도 않으니깐요?

또, 앞서 소개했던 넷플릭스도 구성원에게 자율권을 주는 방식의 기업 문화를 추구하고 있었습니다. 저 업계에서 성공했다고 내 회사, 산업군에도 100% 작용하지 않을 거라는 말이죠.

또, 경영과 제작이 완벽히 분리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 모델을 시도했다가는 더 큰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거기에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거나 욕심을 부리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하이브와 어도어 이슈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하이브와 어도어 이슈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시스템은 효율적일 수 있으나, 만능이 아니라는 점 다시 한 번 이야기해봅니다.


Appendix

충주맨님이 2019년에 하셨던 인터뷰인데 참 많은 것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참고 서적

책 - 이기문. (2021). 크래프톤 웨이 - 김영사

책 - 패티 맥코드. (2019). 규칙없음 - RHK

논문 - Osmani, J. (2020). The Impact of Group Size on Decision Effectiveness. European Journal of Marketing and Economics, 3(2), 108–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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