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벌고 싶으면 쓰레기를 사세요

💡 무슨 내용인가요?

 - 폐기물 산업은 23, 24년 인수합병 시장의 사랑을 듬뿍 받았습니다.

❓ 누가 보면 좋은가요?

 - 왜 빌 게이츠가 쓰레기 회사에 투자했는지 궁금하신 분들

 - 폐기물 비즈니스가 정말 돈을 많이 버는지 궁금하신 분들

🔑 주목할만한 포인트가 뭔가요?

 - 폐기물 산업은 경제적 해자를 갖춘 탄탄한 산업입니다.

 - 심지어, 신규 사업자도 쉽게 진입하지 못 하는 꿀통 중에 꿀통이죠.

폐기물 회사를 인수하자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

이런 투자 명언이 있죠. 저도 주식을 구매할 때는 가능한 겹치는 분야가 없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데 빌 게이츠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바로, 미국 폐기물 1,2위 회사인 웨이스트 매니지먼트(WM)과 리퍼블릭 서비스(RSG)에 투자하고 있던 것입니다. 물론, 각기 다른 회사를 통해 투자했지만 도대체 왜 빌 게이츠는 이 폐기물 회사에 투자하는 걸까요?

그것도 투자 원칙을 무시하면서 말이죠.

24년 상반기 인수합병 시장의 성적은 저조했습니다. 고금리 기조가 길어진 탓에 거래건수와 거래금액이 감소한 탓인데 여러 변수가 있었죠.

미국 대선과 러-우 전쟁과 같은 이슈 말입니다. 지금은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시장이 불안해지면 선택은 신중해집니다.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돈이 될만한 확실한 아이템을 인수하는 방향을 추구하게 됩니다. 정신없는 인수합병 시장 속 펀드회사의 사랑을 받는 산업이 있습니다.

바로, 폐기물 산업입니다.

폐기물 회사 인수합병은 정말 뜨거웠는데 국내 기준으로는 올 한 해 벌써 5건의 대규모 인수합병 거래가 있었습니다. 미국 기준으로는 236건의 인수합병이 있었습니다.

태영그룹의 에코비트, 2조 700억

국내 기준 가장 높은 금액으로 거래된 에코비트 이야기를 먼저 해볼까 합니다.

무려, 2조 700억에 달하는 금액으로 인수된 에코비트는 국내 매립시장 1위 사업체입니다. 그리고 에코비트는 태영그룹의 계열사 중 하나입니다.

최근 태영건설의 부도 사건을 들어보신 분들 입장에서는 태영그룹이 익숙할 겁니다.

태영건설의 부동산PF 부실 문제로 태영그룹에서 대규모 워크아웃을 진행했습니다. 이 태영건설을 살리기 위해 에코비트는 시장에 나오게 됐습니다.

에코비트의 기업가치를 최대 3조원까지 책정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급하게 나온 매물이 제값을 받을 리가 없겠죠?

에코비트는 기업가치를 낮춘 2조 700억에 팔려갔습니다.

에코비트 인수합병에 참여한 투자사는 칼라일 그룹과 IMM 인베스트먼트였는데 승자는 IMM 인베스트먼트였습니다.

IMM 인베스트먼트는 셀트리온, 직방, 무신사 등에 투자한 국내 펀드입니다. 그리고 칼라일 그룹은 세계 3대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중 한 곳입니다.

플라스틱 재활용 1위, KJ환경

에코비트 다음으로 KJ환경은 1조라는 금액으로 거래되었는데 EQT파트너스가 인수했습니다. 이 회사는 스웨덴 발렌데리 가문이 운용하는 펀드회사인데 앞에서 말씀드린 칼라일 그룹과 마찬가지로 세계 3대 사모투자펀드 중 하나입니다.

이처럼 폐기물 회사 인수합병에 투자회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중입니다.

시장에 나오는 즉시 주워가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가 됐든 과감하게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인데 왜 이들은 폐기물 산업을 사랑하는 걸까요?

오늘은 쓰레기를 황금으로 생각하는 인수합병 시장에 대한 이야기와 폐기물 산업에 대해서 한 번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시작하기 어려운 폐기물 산업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우선, 폐기물 산업은 시작하기 어려워도 너무 어렵습니다.

폐기물 사업자를 내기 위해서는 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이 계획서가 타당한지 환경부와 같은 기관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 허가 받는 절차가 너무 까다롭습니다.

폐기물을 처리하는 모든 프로세스에 맞는 서류와 기술력이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데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순서를 거쳐야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폐기물 처분 및 배출 시설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시설에 문제가 없는지 담당 기관에서 조사를 거친 뒤 허가해주고 있습니다.

만약 재활용 사업도 같이 진행할 계획이라면 해당 시설에 대한 검사도 같이 통과해야 합니다.

인수합병이 가장 효과적

개인사업자 등록은 세무서나 홈택스를 통해 간단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폐기물 산업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폐기물 산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만으로는 절대 쉽게 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기존 사업체가 시장을 꽉 쥐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신규 플레이어가 시장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너무나도 많은 시간과 돈을 써야 가능합니다.

쓴다고 해서 가능할지도 사실 미지수고요.

폐기물 산업은 많은 이윤을 창출하는 산업입니다. 글로벌 폐기물 증가 추세를 보더라도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죠.

그런데 신규 사업자는 없고, 시장의 규모가 증가한다면 어떨까요?

여기서 발생되는 이득은 누가 가져가는 걸까요? 당연히, 기존 업체겠죠?

입장을 바꿔서 돈 많은 펀드 회사의 매니저가 됐다고 생각해보죠. 돈이 많은 입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2가지가 있습니다.

어떤 방법을 추구하고 싶으신가요?

시간을 절약하는 것과 동시에 시장을 바로 정복할 수 있는 인수합병을 선택하겠죠? 그리고 매물이 만약 시장가보다 적게 나왔다면 어떨까요?

네, 에코비트 이야기였습니다.

처리 단가도 상승 중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단가도 그 끝을 모르고 올라가는 중입니다. 특히, 의료폐기물과 같은 특수 폐기물의 처리비용의 단가 상승도 눈에 띕니다.

폐기물 처리 사업을 한다고 해서 단순한 생활 폐기물 처리만 할 필요 없이 특수 폐기물 처리 사업의 확장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겁니다.

펀드 회사들은 관련된 회사를 추가적으로 인수하는 Bolt-on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KJ환경을 지주사로 만들면서 16개 관련 회사를 완전 자회사로 만든 케이스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뭐랄까, 타노스가 인피니티 스톤을 모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미국의 폐기물 사랑

치열한 인수합병

폐기물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폐기물이 넘치고 있거든요!

우리나라의 일 평균 폐기물 발생량(1톤 기준)이 18만에서 51만으로 약 180% 증가했습니다. 글로벌 폐기물은 20억 톤(2016년)에서 26억 톤(2030년)으로 증가할 것 같다는 보고서도 있었습니다.

폐기물이 늘어난다는 것은 폐기물 처리 수요 증가와 같은 말로 봐야 합니다.

이 시장 규모는 아래 도표를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국내는 15조에서 23조로 증가하는 중이고, 글로벌은 2000조에서 3000조로 증가하는 중입니다.

이 시장을 독점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어떨까요? 당연히 포기 못 하겠죠.

그래서 기존 폐기물 사업체를 어떻게든 인수하고 싶어 안달이 난 겁니다.

미국 폐기물 시장이 정말 뜨거웠는데 지난해만 하더라도 236건의 인수합병이 이뤄졌습니다. 22년에는 143건이었는데 22년과 비교하면 65% 가량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 폐기물 투자 전쟁에는 Microsoft의 전 CEO였던 빌 게이츠도 있었습니다.

빌 게이츠의 투자

미국의 대표적인 폐기물 업체는 웨이스트 매니지먼트(WM)과 리퍼블릭 서비스(RSG)가 있습니다. 이 두 기업은 미국 폐기물 시장의 26%, 20%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 조언이 있습니다.

유형이 겹치는 포트폴리오 구성을 최대한 피하라는 뜻인데 빌 게이츠는 이 두 회사 모두에 투자했습니다.

빌 게이츠가 관리하는 캐스케이드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RSG의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약 1400억 규모의 주식을 매수했는데 이 매수를 통해 보유 지분을 34%로 늘렸습니다. 이건 뭐 그럴 수 있다고 넘어가죠.

그런데 이미 빌 게이츠의 재단이 WM의 주식을 굉장히 많이 보유하고 있다면 어떨까요?

게이츠 재단은 3조 규모의 WM 주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재단 기금 중 1위는 Microsoft이고 WM은 그 다음을 차지하는 규모입니다. 심지어 워렌 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보다 높은 비중으로 보유하는 중입니다.

폐기물 산업은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돈을 노다지처럼 벌 수 있다고 소문이 자자한 아이템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시장에 강제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에코비트처럼 특수한 케이스가 없는 이상 개인 투자자가 이득을 크게 얻을 수 있는 매물은 많이 보이지 않습니다. 

폐기물의 디지털 전환, Waste Tech

발전하는 폐기물 수거 차량

딱 잘라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라고 말하면 야박하죠?

다행히도 기존 산업과 다른 방향으로 폐기물 산업에 참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일명, Waste Tech라 불리는 분야에 투자해보는 겁니다.

폐기물 산업은 운송, 저장, 처리 이 3가지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기계를 사용하긴 하지만 아직 사람의 힘으로 처리되는 구간이 많습니다. 이 전환 과정에서의 손실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로서 Waste Tech가 투입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의 리퍼블릭 서비스는 폐기물 차량을 전기 차량으로 교체하는 테스트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전기차로 바뀌게 되면 연료 소비는 물론이고 시끄러운 엔진 소리가 획기적으로 감소하게 됩니다. 수거 차량 특성상 다른 기계가 작동하면서 발생하는 소음 공해가 사라지는 거죠.

폐기물 트럭 제조업체 중 하나인 Heil에서는 로봇 팔이 장착된 모델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다들 한 번쯤 보신 적 있듯이 쓰레기를 차량에 넣기 위해서는 사람이 쓰레기통을 옮기고 내리는 작업에 투입되어야 합니다.

운전 드라이버 1명만 있어도 이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이후 폐기물 차량에 자동운전까지 도입된 미래를 상상해보면 AI를 통해 폐기물 수거, 저장, 처리가 가능할 겁니다.

경제적 해자를 갖춘 산업

이 차량의 배차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시스템도 개발 중입니다. 쓰레기통은 도시 곳곳에 위치해 있지만 교통 상황은 매번 달라집니다. 그때마다 최적의 동선을 짜야 하는데 배차 시스템을 사용하면 폐기물 수거 경로를 실시간으로 조정할 수 있겠죠?

쓰레기통이 꽉 차 있지 않으면 내일 수거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핀란드의 Enevo라는 회사는 쓰레기통에 센서를 부착했습니다. 통에 담긴 쓰레기양을 감지해 수거 차량 또는 배차 플랫폼에 정보를 제공해주는 기술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폐기물 산업은 새로운 플레이어가 들어가기에는 너무 견고합니다.

하지만 이미 활동하고 있는 회사 입장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은 다른 접근일 겁니다.

그래서 폐기물 산업도 빠른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말을 덧붙이자면 폐기물 산업과 같은 산업을 경제적 해자를 갖춘 산업이라고 합니다.

이 해자를 공략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물에 독을 풀거나, 성 밑을 폭파시키는 것처럼 말이죠. 신규 플레이어가 될 수 없다고 포기하는 것보다는 나름의 방법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M&A 트렌드를 읽어봐요

회사 인수합병, 적대적 인수 고발

솔직히 우리 삶에서 이런 단어는 거리감이 좀 있는 편이죠.

그런데 1년에 한 번 정도 인수합병 트렌드와 관련된 보고서를 읽어보면 사회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인수합병을 한다는 것은 그 산업이 겉으로 보이는 것 말고도 많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니깐요.

펀드 회사들이 폐기물 산업으로 치열하게 다투는 현장을 들여다보면 탄소중립과 관련된 탄소 포집 그리고 에너지 저장과 항구 역할을 담당하는 에너지 탱크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예전에는 에너지를 생산하고 가공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그 에너지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집중하는 흐름을 확인할 수 있죠. 이처럼 찾아보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정말 많은 곳이 인수합병 시장입니다.

내용상 어려운 이야기가 많았지만, 들어주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치열한 인수합병 시장 밖에서 여러분만의 이득을 얻어가시기를 바라며, 오늘의 내용도 여기서 마무리합니다.

Append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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