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고 싶은 선물 1위는 ‘00’

💡 무슨 내용인가요?

 - 현금이 받고 싶은 선물 1위에 자리 잡았습니다.

❓ 누가 보면 좋은가요?

 - 소중한 사람에게 어떤 선물을 줘야 할 지 고민하시는 분들

🔑 주목할만한 포인트가 뭔가요?

 - 현금 선물은 효율적이나, 주는 사람의 의도대로 쓰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선물 대신 현금 안 될까요?

인기가 사라진 카네이션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이 5월에 가장 잘 팔려야 하는 카네이션의 인기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진행된 카네이션 경매 통계를 확인하면 바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1단에 9,200원이었던 카네이션이 8,000원으로 떨어지고 있으니깐요.

이건 지속적인 하락세입니다.

카네이션의 변화와 함께 선물 트렌드도 묘하게 바뀌고 있습니다. 티몬에서 어버이날 받고 싶은 선물을 조사했는데 1위가 상품권이었습니다. 나이대가 있으셔서 그랬을까요? 글쎄요.

결혼정보회사 가연에서 2023년에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연인 생일 선물’을 조사했는데 결과가 어땠을까요?

네, 여기도 현금을 받고 싶은 생일 선물 1위로 꼽았습니다.

현금 선물, 어디서 봤더라?

현찰 선물을 처음으로 목격했던 상황을 떠올려보자면 김규삼 작가님의 웹툰 ‘쌉니다 천리마마트’에서 봤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대략 2010년대 초반쯤이었을 겁니다. 다시 찾아보니 웹툰 기준 23화쯤에 현찰 선물에 대한 내용이 있네요.

이 회차가 등장한 당시의 시대상을 고려하면 참 센세이션한 연출이었네요. 선물은 정성인데 어떻게 돈으로 주냐고 보던 시선도 있었으니깐요.

하지만 2015년도부터 이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습니다. 어버이날로 받고 싶은 선물로 1위에 현금이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가끔씩 상품권으로 바뀐 적은 있으나, 오랜 기간 현금은 선물 업계의 왕좌에서 당당히 군림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사실 저도 코로나 이후부터는 선물로 현찰을 주곤 했습니다. 친한 사람과 밥이라도 같이 먹으면 좋겠지만, 그게 어려우니 같이 먹었다 치고 돈을 보냈으니깐요.

분명히 선물은 좋은 것입니다.

어떤 것을 받더라도 당연히 기쁘겠죠. 그 감동이 현금 선물이라고 해서 다를까요? 아니면 다른 선물과 비슷한 기분이 들까요?

오늘은 왜 사람들이 현금을 선물로 선호하는지 그리고 그게 정말 맞는지 한 번 자세히 알아볼까 합니다.

사람마다 물건의 가치는 다릅니다.

효용가치(效用價值)

가치는 주관적입니다.

경제학에서보다 자세히 설명하고 있지만, 이론을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우리 모두가 공감할 것입니다. 똑같은 물건이더라도 사람과 상황에 따라 그 가치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요.

단적으로 예시를 들어보자면 산 정상에 오르면 시원한 얼음물을 파시는 분이 있습니다. 내가 미리 얼음물을 챙겨갔다면 그 가치는 낮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지고 있던 물을 다 마셨다면요?

금액이 비싸더라도 구매할 것입니다.

효용가치, 재화를 소비할 때 느끼는 ‘주관적인 만족도’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사람이 그 물건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나타낼 수 있는 개념이죠. 이 가치는 선물이라고 해서 다르게 적용되는 이론이 아닙니다.

선물을 받은 뒤 느끼는 감사한 마음과 가치를 따지는 마음은 각기 다르게 작용하니깐요. 가격이 저렴한 선물을 받게 됐다면, 선물을 준 마음은 고맙지만, 금액이 적은 것 자체에 대해서는 실망할 수 있습니다. 

가격으로 가치를 결정합니다.

사람은 가격을 보고 품질을 판단합니다. 품질 판단을 위한 가격 기준을 잡을 때 실제 가격보다 훨씬 더 낮은 가격대로 그 물건의 가치를 판단합니다. 그래서 같은 상품이더라도 가격이 높을수록 품질이 좋다는 착각을 하기도 합니다.

즉, 정리하자면 사람은 판매 가격 그대로의 가치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각자의 상황에 맞춰 판단합니다. 그래서 선물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각각 그 가치를 다르게 평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예시를 하나 들어볼까요?

만약 세탁건조기 일체형인 워시타워를 가진 사람에게 건조기를 선물한다면 어떨까요?

받는 사람은 이 건조기의 가치를 중고 판매가 정도로 계산할 것입니다.

만약 세탁기만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건조기를 선물하면요?

뽀뽀 쪽이죠.

하지만 현금은 다릅니다. 그 가치가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일치합니다.

현금이나 상품권을 좋아합니다.

특히, 백화점 상품권!

현금이나 상품권은 선물로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납니다. 2010년 한국유통학회에서 발표된 “선물로서의 현금과 상품권이 소비자의 상품 선택과 소비 경험에 미치는 영향”에서는 상품권으로 구매할 수 있는 물건의 폭이 넓을수록 더욱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명절 선물로 선호하는 상품권 유형을 조사했더니, 백화점 상품권이 모든 세대로부터 당당하게 1위를 차지했습니다. 상품권 중에서도 현금과 유사할 정도의 가치를 가진 상품권을 더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현금을 선물하게 되면 문제점이 있는데, 가치가 분명하다는 장점과 얽혀 있습니다. 바로, 그 가치를 다른 일에 소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앞서, 소개한 상품권도 구매할 수 있는 물건이 많을수록 사람들이 선호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금은 모두에게 같습니다.

현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현금 선물을 준 입장에서는 필요한 물건이나, 무언가를 기념할 수 있는 물건을 구매하기를 바랐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금은 꼭 그 물건을 구매하지 않아도 그 가치가 변하지 않습니다. 생활비가 부족하다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영화 ‘타짜’에서 나왔던 장면입니다.

우선, 스포일러 일 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고니는 병원비를 도박으로 다 잃은 교수에게 도박을 그만하라는 뜻으로 돈을 건넸습니다. 그러나 교수는 그 돈을 다시 도박하는 데 사용하러 갔습니다.

현금 선물은 실용적이고 유용한 것이 맞습니다. 내가 전달하려는 마음의 가치를 수치화 할 수 있고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굳이 고려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괜히 마음에 안 든 선물을 줘서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할 필요가 없죠.

그런데 이 심리는 돈을 받게 된 사람에게도 작용합니다. 분명히 이 현금을 준 의도를 알고 있지만, 내 상황과 상태에 따라 그 돈을 전혀 다른 목적으로 사용해도 된다는 것이죠.

서프라이즈를 추가하세요.

현금 선물은 보편화됐습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소비하기 전에 찾아오는 기대감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물건을 구매하기 직전에 가장 높은 쾌락을 보입니다. 리친스 교수님이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감정은 물건을 구매하고 나서 급격하게 떨어지는 모양새를 그립니다.

그래서 물건을 구매할 때도 그 상품에 집중하기 보다는 경험이나 가치를 같이 구매하는 방식으로 소비 형태가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그 영향일까요?

현금 선물도 이 경험을 곁들인 형태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상품권이나 봉투로 제공했다고 하면 이제 현금을 주는 방식에 즐거움을 줄 수 있는 포장 방식이 추가된 것이죠.

‘부모님 돈 선물’ 또는 ‘용돈 이벤트’라는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등장하는 상품은 다양합니다. 케이크처럼 만든 경우도 있고, 휴지 박스에서 연달아 나오는 경우도 있고 돈을 총으로 쏘는 경우도 있습니다.

포장된 선물을 더 좋아합니다.

현금을 주는 것과 동시에 깜짝 놀래키는 경험을 같이 제공하려는 것이죠. 선물 포장에 대한 연구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선물이 꼼꼼하게 포장되어 있을 때 선물 기대가 높아지고 동화작용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예쁘게 포장되어 있는 물건을 보고 두근거렸는데, 거기 안에 현금까지 들어있다?

물개 박수가 절로 나오겠죠?

우리는 ‘깜짝 선물’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현금을 단순히 전달하는 것을 넘어 서프라이즈나 포장을 통해 오는 경험을 같이 주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선물이라는 것은 상대방을 생각해서 그 사람이 제일 좋아하는 것을 주는 거잖아요?

그런데 깜짝 파티나 예쁜 포장까지 곁들이면요? 더 큰 효과가 나오겠죠?

선물은 무엇일까요?

선물은 기본적으로 내가 아닌 남을 위해 하는 소비입니다. 1938년 하버드대학교에서 진행된 복 교수팀의 연구에서는 타인을 위해 소비할 때 아래 3가지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합니다.

선물을 한다는 행위도 이와 같다 생각합니다. 보다, 편리함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현찰도 좋지만,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도 같이 제공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을 찾기 어려워 현금을 준비하더라도, 깜짝 놀라거나 기대하게 만드는 기대감을 같이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Appendix

*참고 서적

책 - Zhou, Xinwei. (2021). 심리학이 돈을 말하다 [The psychology of money]. 미디어숲 [Media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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