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격동의 동남아시아,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특권과 제도에 대한 분노, 시위, 그리고 변화

2025.10.15 | 조회 2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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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 The SEA Letter

(전)벤처투자자의 시각에서 동남아시아의 스타트업 및 잡다한 소식을 가볍게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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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오늘은 “왜 지금 동남아시아가 이렇게 흔들리는가”를 8분 정도의 분량으로 정리합니다. 또, 간단하게 태국의 상황도 다뤄봅니다.

최근 네팔,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시위와 파업이 연달아 일어나며 많은 뉴스에서 이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태국과 캄보디아 사이의 정치적 갈등도 현재진행형이죠. 현재의 상황은 분명히 중요한 분기점이며 이후 시장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번 글은 사견이 좀 많이 들어갈 것 같아, 읽는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네요.


TL;DR

  • 21세 인도네시아의 배달 기사 Affan Kurniawan이 2025년 8월 28일 브리모브(경찰 기동대) 전술차에 치여 사망한 사건이 전국적 분노의 기폭제가 됐습니다. 그 이전부터 이어진 민간예산절감, 군 영향력 확대와 의원 특권에 대한 불만이 겹치며 대규모 시위로 확산됐습니다.
  • 정부는 의원 주거수당 월 5000만 루피아(약 $3,000 ≈ ₩4,290,000) 등의 특권 축소, 해외출장 중단을 발표했고, Affan 사건 관련 지휘관 파면·운전요원 강등 등 징계가 뒤따랐습니다.
  • 이로 인해 인도네시아 내 단기적으로는 치안 및 물류 리스크(배달/모빌리티 지연)가, 중기적으로는 경찰책임과 의회 특권 손질과 복지예산 재배분 논쟁 재점화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반적인 노동문화와 인식의 변화도 예상됩니다.
  •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다양한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시위, 왜 지금인가?

  • 2024년 2월 프라보워 대통령이 조코위 대통령의 뒤를 이어 제8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습니다. 육군 중장 출신으로, 2024년 초까지는 국방부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 2025년 2월 17일, 학생 연합(BEM SI) 주도의 ‘Indonesia Gelap(인도네시아는 어둡다)’ 시위가 시작됐습니다. 이 시위의 배경에는 교육·사회부문 예산 절감을 통해 약 $190억(≈ ₩27.1조)을 확보해 무료 급식 등 공약 재원을 메우려는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이 있었습니다.
  • 3월에는 군의 민간 보직 확대를 허용하는 TNI 법 개정이 통과되며(’10→14개 기관), “신질서 회귀” 우려가 커졌습니다.
  • 8월 말, 의원 특권 이슈가 점화되는 상황에서 평범한 배달 기사 Affan Kurniawan의 사망이 분노를 전국화하며 의회·경찰서 방화와 대규모 검거로 이어졌습니다.
‘Indonesia Gelap’ 시위 현장, 2025.02, 자카르타. 사진: Willy Kurniawan/Reuters
‘Indonesia Gelap’ 시위 현장, 2025.02, 자카르타. 사진: Willy Kurniawan/Reuters

인도네시아의 시위의 근본적 원인 - 생활, 특권, 제도

  • 군부 정치 - 프라보워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육군 고위 장교 출신으로, 최근 정권을 잡은 이후 군 출신의 인물들을 적극적으로 중요직에 앉히는 등 군부의 영향력을 크게 늘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인도네시아에서는 군부정치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 군인들이 진출할 수 있는 분야에 제한이 있었습니다. 프라보워 대통령이 군부의 힘을 강화시키는 움직임이 이런 트라우마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 정치인 특권 - 의원들의 월 주거수당인 $3,000(약 ₩4,290,000)이 자카르타 최저임금의 약 10배라는 비교가 확산되며 공분이 커졌습니다.
  • 예산 삭감 - 의원들의 주거수당과 대비되게, 프라보워 대통령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국가 예산을 약 26조원 정도 삭감(교육, R&D 등 다양한 분야 포함)한다고 발표했으나, 막상 공약의 핵심 중 하나였던 무상급식에는 막대한 예산이 책정되었지만 실제 집행율은 낮은 상태입니다. 무상급식을 크게 미는 이유는 빈곤 인구를 노린 포퓰리즘 정책으로 보입니다.

이번 인도네시아 시위는 어떤 하나의 문제가 아닌,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미 곪아가던 문제가 터진 것입니다. 네팔이나 태국 사례와 다양한 측면에서 유사합니다.

인도네시아 시위 타임라인 정리(2025년 2월 → 9월)

  • 2월 17일 - BEM SI(학생 연합) 중심의 ‘Indonesia Gelap’ 시위 시작. 구호는 예산 절감 철회·교육 지출 복원·경찰 개혁 등. 자카르타포스트/로이터는 학생 주도의 전국 확산을 보도. 이후 연속적인 시위 지속.
  • 3월 21일 - TNI 법 개정 통과(군의 민간 보직 범위 확대). 민주주의 후퇴 우려 속 시위 재점화.
  • 6월 12일(보도) - 무료 급식 프로그램 집행률 2.6%(연간 171조 루피아 중 4.4조 집행) 보도. “성과 대비 재정 부담·집행 지연” 논쟁이 커짐.
  • 8월 30일 - 마카사르 의회 건물 화재로 최소 3명 사망. 전국 다수 지역으로 방화·충돌 확산.
  • 8월 30일~9월 2일 - Tiktok LIVE 일시 중단(자발적 조치)→ 며칠 뒤 복구. 정부는 “지시한 바 없다”고 설명.
    • 하지만 정부의 발표를 믿을 수 있는지 여부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 9월 1일 - 대통령, 의원 특권 축소·해외출장 중단 발표. 긴장 완화 시도.
  • 9월 3~6일 - Affan 사건 징계: 브리모브 지휘관 불명예 제대, 운전요원 7년 강등 등 윤리심사 결과 발표하였으나, 국민들은 이를 사건을 빠르게 덮기 위한 작업으로 보고 있으며, 여전히 불만족스러운 상황

어떤 영향이 있을 것인가?

정치적, 경제적 안정성 평가 저하

경제적으로는 정권의 부패 정도와 상관없이 어떠한 방향성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는 경우 안정성이 높다고 평가합니다. 대표적으로 2024년 전까지의 베트남이 그에 속합니다(현재는 조금 떨어졌습니다). 따라서 지속되는 시위와 정권의 방향성이 변할 수 있는 지금 상황에서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의 국가에 대한 안정성 평가는 낮아지며, 앞으로 더 낮아질 수 있어 보입니다.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한동안은 공장 건설 혹은 대규모 투자 등이 이전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생각됩니다. 시위 이전 빅테크 기업들의 동남아시아 데이터센터 건설 관련 발표가 많았는데, 한동안은 이런 종류의 발표들이 뜸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단기적 치안, 물류 리스크 증가

전반적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집회 집결지에 가까운 곳들에서의 치안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핵심 지역들에 한해 물류 리스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치적인 얽힘에서 오는 리스크 증가

사업이 커지면 커질수록 결국 지역의 크고 작은 부패와 얽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이 생길 경우 부패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가 들어갈 수 있고, 외국인 혹은 외국사업체의 경우 이런 문제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도 내에서 최대한 행정적 문제가 있었는지 파악하고 미리 이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외 국가의 변화

베트남

베트남은 사회주의 1당독재이나 중국이나 북한과는 또 다른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특히 국민의 불만을 잘 살피는 편입니다. 하지만 베트남도 주요 언론은 통제되는 편이며, 비교적 최근까지는 경제적 성장이 '충분'했기 때문에 국민적 불만이 폭발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국가가 남북으로 긴 형태이면서 하노이, 호치민으로 중요 대도시가 나뉘어 있어 지정학적으로도 태국이나 인도네시아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2024년 갑작스러운 국가주석의 교체 이후 여기저기 칼질이 있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이를 내부 권력투쟁으로 인한 권력의 이동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베트남이 여타 국가에 비해 안정성이 높은 편으로 보입니다.

태국

태국에서는 한동안 현 국왕인 마하 와치랄롱꼰(라마 10세)와 관련한 논란이 굉장히 많았지만, 그럼에도 태국 국민들은 공공연하게 왕을 욕하진 않았습니다. 국왕 모욕 자체가 불법일 뿐 아니라 푸미폰 아둔야뎃 전 국왕에 대한 존경심이 아직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강했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하이쏘(High Society)라는 계급 아닌 계급에 대한 서민들의 문제의식도 크게 표출되진 않았으며, 이는 태국의 전반적인 성장을 막는 요소 중 하나였습니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반정부시위가 있었으나 그다지 큰 성과를 내진 못했고, 정권 교체는 무산되며 유야무야 사그라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분명히 태국 서민들의 인식에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2025년 태국-캄보디아 국경 분쟁과 관련하여 있었던 스캔들 이후 태국 개혁을 위한 인민 및 학생 네트워크(NSPRT)가 주도한 반정부시위 등 정부에 대한 불만이 다시금 표면 위로 떠오르고 있어, 앞으로 태국에 새로운 변화가 생길지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캄보디아

부패도 심하고 범죄율도 현저히 높습니다. 시위와 상관 없이 안정적이지 않고, 앞으로도 한동안 그럴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캄보디아 관련 사업을 하고 있지 않다면 당장 캄보디아 시장을 염두에 둘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국가의 방향성이나 국민성 모두 '실리 우선' 이라고 보면 많은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이번 동남아시아 시위 관련하여 싱가포르에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동남아시아 벤처자금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싱가포르인 만큼 동남아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의 변화의 방향에 따라 싱가포르의 자금 흐름이 변할 수도 있겠습니다. 또, 현재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하는 동남아시아의 벤처투자사들도 동남아시아에 투자하던 이전과 달리 미국에 투자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동남아시아의 대규모 시위들은 많은 미디어에서 주목하듯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고 정보가 공유되며 보다 많은 젊은층의 유입이 가능했다는 점이 생각해볼만한 포인트가 아닐까 합니다. 

이전과 달리 정보와 의견이 지리적인 한계를 넘어 공유되고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시위가 가능해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경제적 성장 여부나 국가의 현재 발전 단계와 관계 없이 출산율은 저하되기도 하는 등 이전의 사례에 대입해서 개발도상국의 미래와 방향성을 예측하는 것에는 큰 한계가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뉴스레터는 가볍에 전반적인 변화에 대해 짚어 보았는데요. 제가 정치사회 전문이 아니라 다른 분들의 의견이 더욱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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