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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투자금 없이 연매출 10억원의 SaaS를 만들었다. 설문 도구 Tally 이야기.

2023.09.13 | 조회 8.4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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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섹시 비즈니스

화려하지 않은 비즈니스들을 소개드립니다.

안녕하세요 :) 오늘은 부부가 투자금 없이 시작한 서비스로 3년 만에 연매출 10억원을 만든 이야기를 공유드려요. 탑티어 IT회사 출신도 아닌 평범한 부부는 어떻게 투자금 없이도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는 SaaS를 만들 수 있었을까요?

구글폼과 타입폼에 대적하는 폼빌더 서비스 Tally. 마케터인 마리와 개발자인 필립이 만들었다.
구글폼과 타입폼에 대적하는 폼빌더 서비스 Tally. 마케터인 마리와 개발자인 필립이 만들었다.

 

회사를 다니고 있던 마리와 필립은 사이드 프로젝트로 여행 인플루언서와 호텔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했지만 꽤 많은 고객들이 서비스를 좋아해주는 걸 보고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키워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둘은 퇴사를 하고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벨기에서 아시아로 떠납니다.

부부의 첫번째 프로젝트였던 Hotspot. 여행 인플루언서와 호텔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이었다. 호텔이 핫스팟을 통해 홍보를 해 줄 여행 인플루언서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부부의 첫번째 프로젝트였던 Hotspot. 여행 인플루언서와 호텔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이었다. 호텔이 핫스팟을 통해 홍보를 해 줄 여행 인플루언서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아시아에 도착해 서비스를 만들기 시작한지 3달 만에 코로나가 터져 버려요. 여행 업계가 폭삭 망가져 버렸죠. 조금이나마 있었던 초기 고객들이 대부분 떠나가 버립니다. 부부는 프로젝트를 포기하고 벨기에에 돌아올 수 밖에 없었어요. 부부가 시작한 첫번째 실패했습니다.

퇴사 후 본격적으로 시작한 첫번째 프로젝트를 포기하고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퇴사 후 본격적으로 시작한 첫번째 프로젝트를 포기하고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이미 퇴사를 해버린 마리와 필립은 다음 서비스를 고민하기 시작해요. 마리는 오랜시간 마케터로 일해오면서 구글폼을 자주 사용했어요. MVP 테스트를 할 때도 쓰고, 유저 피드백을 받을 때도 썼죠. 그런데 구글폼은 항상 디자인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렇다고 타입폼과 폼스택과 같은 유료 설문조사 툴을 쓰자니 비용이 부담스러웠고요. 구글폼보다 아름답지만 무료로 쓸 수 있는 설문 도구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개발자인 남편과 함께 설문 도구를 만들기 시작해요.

많은 설문 도구들이 있었지만, 무료이면서 디자인이 예쁜 도구는 없었다.
많은 설문 도구들이 있었지만, 무료이면서 디자인이 예쁜 도구는 없었다.

 

굉장히 다양한 설문조사 도구들이 있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시장이었어요. 게다가 마리와 필립은 자본이 많지도, 투자금을 받지도 않은 불리한 상황이었죠. 포화된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위해서는 차별화 포인트가 필요했어요. Typeform과 같은 유료폼처럼 예쁜 디자인을 가지고 있지만 무료라는 것으로 포지셔닝 했습니다. 무료 플랜으로도 무제한으로 응답을 받을 수 있게 했어요.

2020년 Tally의 초기 랜딩페이지. 여행 인플루언서 플랫폼 HotSpot을 그만둔 지 3개월만에 런칭했다.
2020년 Tally의 초기 랜딩페이지. 여행 인플루언서 플랫폼 HotSpot을 그만둔 지 3개월만에 런칭했다.

 

마리와 필립은 제품을 만들고 바로 메이저 커뮤니티에 홍보하지 않았어요. 작은 개발자 커뮤니티를 돌면서 Tally를 잘 쓸 수 있을 것 같은 사람들에게 콜드메일을 보내 서비스를 소개하고 피드백을 요청했습니다. 그렇게 인디 개발자 씬에서 조금씩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어요. 콜드메일을 보냈던 사람들은 조언자이자 초기 앰배새더가 되었습니다.

MVP를 만들고 콜드메일을 보내서 제품의 초기 고객을 확보하는 것과 동시에 피드백을 구했다.
MVP를 만들고 콜드메일을 보내서 제품의 초기 고객을 확보하는 것과 동시에 피드백을 구했다.

 

동시에 인디개발자 커뮤니티에 폼빌더를 추천해달라는 게시글이 올라오면 댓글에서 Tally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했어요. 작지만 단단한 초기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한 활동이었던거죠. 수작업으로 모은 유저들이 1,500명이 되었을 때 메이저 커뮤니티인 프로덕트 헌트에 Tally를 홍보했습니다.

유저들이 커뮤니티에서 Tally를 추천해주며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유저들이 커뮤니티에서 Tally를 추천해주며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초기 고객들의 피드백을 통해 좋은 프로덕트가 되었던 Tally는 수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게 되어요. 1,500명이었던 유저는 순식간에 3,000명으로 늘어납니다.

순항하는 것만 같았던 Tally에게도 고민의 순간이 있었어요. 유저가 8천명이 되고 월매출이 300만원 정도가 되었을 때 성장률이 느려지기 시작했거든요. 마리와 필립은 Tally가 더 커질 수 있는 프로덕트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됩니다. 월 300만원이 작은 매출은 아니지만, 두 부부가 생활하기에 충분한 금액은 아니었으니까요.

고민 끝에 부부는 사용자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해요. Tally가 없어진다면 얼마나 아쉬울지에 대해서 물어봤어요. 설문에 참여했던 유저의 96%가 Tally가 서비스를 접는다면 아쉬울 거라고 말했어요. 분명 좋은 서비스를 만들고 있고, 꾸준히 사용자들을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만들면 되겠다는 확신을 얻어요.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창업자 부부가 모든 고객 문의에 직접 답장을 쓰기 시작했고요.

Tally의 PMF가 맞춰진건지 고민되던 순간에 창업자들은 유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96%의 유저가 Tally가 없어진다면 정말 아쉬울 거라고 말했다. 설문 결과에 힘을 내어 계속 나아갔다.
Tally의 PMF가 맞춰진건지 고민되던 순간에 창업자들은 유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96%의 유저가 Tally가 없어진다면 정말 아쉬울 거라고 말했다. 설문 결과에 힘을 내어 계속 나아갔다.

 

그리고, 정말 Tally는 승승장구의 길을 걷습니다.

  • 2020년 9월 : 런칭
  • 2021년 11월 : 월 매출 700만원
  • 2022년 2월 : 월 매출 : 1,300만원
  • 2022년 6월 : 월 매출 : 2,600만원
  • 2022년 10월 : 월 매출 : 3,900만원
  • 2023년 5월 : 월 매출 8,000만원
월간 매출액이 3만 달러가 되었을 때 창업자 마리가 공유한 그래프. 불과 7개월 후인 2023년 5월에 월 매출은 6만 달러가 되었다.
월간 매출액이 3만 달러가 되었을 때 창업자 마리가 공유한 그래프. 불과 7개월 후인 2023년 5월에 월 매출은 6만 달러가 되었다.

 

Tally가 점점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프로덕트 자체가 새로운 고객들을 데려올 수 있는 마케팅 도구였기 때문이었어요. 마리와 필립은 Growth Fly Wheel이 제대로 동작했다고 봤습니다.

  1. 무료로 Tally 사용할 수 있게 해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
  2. 무료 버젼으로 제작한 설문조사에 'Made with Tally' 뱃지가 크게 노출되도록 만든다. 설문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Tally를 알게된다.
  3. 설문조사를 제작해보는 사람의 3% 정도가 유료 플랜을 결제한다.
  4. 무료 버젼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유료 플랜 구매자도 많아진다.
Tally의 Growth Fly Wheel
Tally의 Growth Fly Wheel

 

프로덕트만으로도 신규 유저 유입이 가능했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을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직원을 고용할 필요도 없었죠. 월 매출이 2,600만원 이었을 때 그들이 쓰는 비용은 SaaS 구독료 250만원이었어요. 마진율이 96%인 사업인거죠.

월매출이 2만 달러였을 때의 월 지출 비용은 250만원 뿐이었다
월매출이 2만 달러였을 때의 월 지출 비용은 250만원 뿐이었다

 

마리와 필립은 페이스북,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탑티어 테크 회사 출신도 아니었어요. 심지어 테크 회사의 본진인 미국에서 살고 있던 것도 아니었고요. 두 부부가 서비스를 성장시킨 여정을 엿보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배운점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프로덕트 극초기에는 대형 마케팅이 필요없다. 소수의 타겟 유저의 의견을 듣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구글 시트에 수백명을 리스트업하고, 이메일 보내는 것을 두려워하지도, 시간을 아까워하지도 말자.
  2. PMF가 맞춰졌는지 고민될 때는 고객에게 물어보자. 우리가 서비스를 접었을 때 너무 아쉽다고 말하는 고객이 많다면 잘하고 있는 것이다.
  3. 최고의 마케팅은 프로덕트 자체로 홍보하는 것이다. 프로덕트 기반으로 그로쓰 플라이휠 구조를 만들어내는 건 정말 강력한 힘이 된다.
  4.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서, 사람들이 알아서도 소문내고 싶어하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마리와 필립이 PMF가 맞춰진건지 고민했을 때 사용했던 고객 만족도 조사 템플릿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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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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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장

    0
    about 1 year 전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ㄴ 답글
  • 혼신기록

    0
    12 months 전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ㄴ 답글
  • 이즈장인

    0
    11 months 전

    잘읽엇어요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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