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살아남으려면 더 뾰족해 지기 위해서 자격증 하나 더 따야 할까요?"
요즘 부쩍 마음이 조급해진 분들을 많이 만납니다. AI가 우리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뉴스들 사이에서, 무언가 대단한 자격증이라도 따야 할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는 분들이 계신 것 같습니다. 당장의 커리어도, 또 앞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냄에 있어서도 불확실함에 절박함이 더해집니다.
하지만 이런 질문을 마주하게 되면 되묻고 싶어집니다. "그 자격증이 당신의 어떤 생각과 취향을 대변하나요? 그 지식으로 누구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신가요?"
그러면서 뾰족함을 다시 생각합니다. AI 시대에 대체되지 않기 위해 더 뾰족해 져야 하지 않을까 종종 이야기 하면서, 그 뾰족함의 정의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뾰족함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뾰족함’의 정의
산업화 시대의 뾰족함은 '표준화’였습니다. 개인이 가진 변수(감정, 창의성)를 지우고 시스템의 일부로서 얼마나 완벽하게 작동하느냐가 핵심이었죠. 지금은 AI가 '표준화된 일'을 가장 먼저 대체하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현실입니다.
정보화 시대의 뾰족함은 ‘정보와 자격의 독점’이었는데요. 지금 그 정보의 비대칭은 점점 희미해지면서, 오히려 자격을 갖춘 전문직 종사자들의 어려운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 듯 합니다. 공인회계사들의 외침 (“회계사 합격했는데 3년째 백수” 회계사 500여명 시위)이나 통번역사들의 취업난 등, 여러 전문직종 영역에서 벌어지는 현상은 인증받은 지식의 깊이 자체는 더 이상 뾰족함이 아니라 기본값이 되는 시대를 대변합니다.
사실 AI 시대의 뾰족함을 정의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일단 제 주변에서 가장 뾰족하다고 느껴지는 사람을 찾아보았습니다. 기능적으로 Top Level 이면서도 그 기능의 틀 안에 갇혀 있지 않고 다양한 통찰로 조직과 사회에 영향력을 주는 사람 말이죠.
매체에서 알게된 사람이 아닌, 그 사람의 본질도 알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사람 중에서 꼽는다면 저에게 떠오르는 사람 중 한명은 ‘최하늘’ 님입니다. (유튜브 채널 : https://www.youtube.com/@masterchoi_ )

Xingmove라는 맨몸운동을 가르치며 사람들이 건강하고 자유로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분인데요. 고집스럽게 본인만의 운동철학을 주장하지만, 어떻게 더 많은 사람들이 쉽고 바르게 운동을 즐기고 생활에 녹일지 늘 치열하게 고민합니다.
우리가 소위 말하는 ‘고객중심’에 대해 얼마나 깊이있게 고민하고 실천해 왔는지 저는 다음 영상을 보면서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 당신이 알던 ‘운동’은 지났습니다 : https://youtu.be/n71DE9xny0g?si=pYwzt3dTMExGiQs4)
다소 괴짜스럽지만 하고싶은 것을 한다는 노홍철님의 뾰족함은 파리의 전시회를 뜨겁게 달구었을 정도였죠. (관련 기사 : https://v.daum.net/v/20250409165727824)
취향과 색깔을 책임있게 표현하고 타인과 연결합니다
이들의 공통점을 바탕으로 제가 정의한 뾰족함 인재를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특정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기반하지만, 여려 영역에의 호기심을 바탕으로 통찰을 만들고 자신의 취향을 책임있게 표현하는 색깔있는 사람”
이들의 뾰족함은 단어에서 묻어나는 날카로운 이미지와는 다르게 매우 관계 지향적이고, 사람에 대한 애정이 짙으며, 연결의 가치와 힘을 믿는 모습으로 발현됩니다.
이는 앞서 언급한 다소 생소한 영역에서 뿐 아니라, 우리가 흔히 마주하는 조직 내에서도 쉽게 관찰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기업에서 뾰족함을 갖춘 사람들의 모습은 그러한 모습을 갖추기 위해 남을 배척하거나 자기만의 것을 지키려 독단적으로 행동하기 보다는, 오히려 타인과 더 깊고 넓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과 적당히 좋은 관계를 맺는 방식은 아니었고, 본인의 취향과 색깔을 드러내면서도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치열하게 타인과 소통하고 협업하는데 탁월한 사람들 이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과 지식을 가졌어도 조직 내에서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전문성으로 인정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을테니깐요. 진짜 뾰족한 이들은 자신의 역량을 조직의 맥락에 맞게 조율하고 적용합니다. 자기 영역의 고집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영역을 이해하고 자신의 식견을 더해 새로운 통찰을 제시합니다.
결국 뾰족함이란 '잘하는 하나'에 '다양한 맥락의 지능'을 더하는 과정입니다. 혼자 빛나는 송곳이 아니라, 주변의 지능을 끌어모아 탁월한 성과를 내는 Multiplier의 주인공이 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써주시겠습니까?"라고 물어본 적이 있나요?
기능적 완벽주의에 빠진 분들은 종종 고객(혹은 경영진)을 설득하려 듭니다. 자신의 뾰족함이 정답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사람들은 질문부터 다릅니다.
"제 솔루션이 완벽합니다"라고 주장하는 대신, "제가 어떻게 하면 이 솔루션이 의미있게 사용될까요?"라고 묻습니다. 이 짧은 질문 하나에 상대의 맥락을 이해하려는 의지, 협업의 가능성, 그리고 자신의 역량을 유연하게 변형하겠다는 열린 자세가 모두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뾰족함은 어쩌면 둥근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바라는 뾰족함은 타인을 밀어내는 날카로운 가시가 아니라, 타인과의 연결을 통해 바람직한 조직 또는 사회를 위한 밀도를 높여가는 전문성과 통찰이 아닐까 합니다.
한국인 최초로 일본 스시 부문에서 미쉐린 1스타를 받은 문경환 셰프는, 밥의 온도와 손님의 기분, 그리고 공간의 공기까지 읽어내어 가장 완벽한 '한 점'을 고객에게 선물하려는 그 집요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업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이 기술, 기능, 공간과 사람을 연결하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고 그를 더 없이 뾰족한 장인으로 만들었는데요. AI 시대에 우리가 갖춰야 할 뾰족함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내가 갖추고자 하는 지식이나 스킬이 타인과 연결되어 어떤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를 곰곰이 살펴보는 것이 자격증이 주는 것 이상의 자격을 갖추게 하지 않을까요?
여러분들의 뾰족함은 무엇인가요? 어떤 뾰족함을 키워보면 좋을까요? 같이 나눠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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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와 HRBP로 성장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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