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하버드는 언제 가??

끝내 도전하게 될 지도 모른다.

2025.01.09 | 조회 2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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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살 실전편

2025 세계를 떠도는 야채빵(메진,빵돌)의 여행기

"바다에서 군복무를 했는데 수영을 못해요?"

"고향이 포항인데 수영을 왜 못해요?"

선입견(?)에 맞선 투쟁의 역사는 꽤나 찬란했다. 이것은 뭐랄까, 아와 비아의 투쟁 같은 거랄까. 싫은 것, 무서운 것에 대한 경계의 강도는 상당히 강했다. 수영보다 더 근본적인 '물'이 그러했으며, 강아지 고양이와 같은 반려동물도 해당하거니와 공포영화, 스릴러 영화를 거쳐 떨어지는 놀이기구에 이르기까지 실로 화려한 라인업이 아닐 수 없다. (제가 이 모든 걸 다 극복했습니다. 여러분 쨔란 하면 좋겠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그렇게 평화롭던 어느 날, 갑자기 'A whole new world'를 부르며 다른 세상을 보여주겠다는 부디무드라 알라딘 바지를 입은 알라딘이 나타났다. (I can show you 'totally different' world) 갑작스레 눈앞에 나타난 사람과 그가 일으키는 바람에 몸을 맡기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양탄자의 승차감이라는 게 내게는 꽤나 거칠었다. (말과 마차를 달라) 

<혜진이의 최애 브랜드 `부디무드라`> 사진출처: 부디무드라 홈페이지 
<혜진이의 최애 브랜드 `부디무드라`> 사진출처: 부디무드라 홈페이지 

 어린 강아지를 만질 수 있을까 고민하던 때에 갑자기 강아지가 품 안에 맡겨졌다. 보리라는 이름의 강아지는 그렇게 내 생애 처음으로 안아본 강아지가 되었다. (보리야 잘 지내니) 프리다이빙을 함께 하자는 제안에 망설이고 있을 때 집 앞에 예고 없이 프리다이빙용 오리발이 배달됐다. 덕분에 오리발만 있으면 깊은 바다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음을 체득했다. 또한 한라산보다 조금 더 가면 된다고 해서 따라간 곳은 설악산 공룡능선이었다. 등반 일주일 전에 조난 사고가 있었다는 사실은 하산 후에나 알게 됐고 왜 말해주지 않았냐는 질문에 알라딘은 "그거 말했으면 너 안 왔을 거잖아" 를 가볍게 시전했다. (소요 시간 13시간, 등산 난이도를 나타날 때 붉은색은 한라산에서도 봤지만 검은색은 설악산에서 처음 봤다.) 공룡능선은 그리도 간단하게 육지에서 처음 오른 산이 되었다. 이런 식의 다른 세상을 향하는 방법과 속도는 언제나 우리가 싸우는 이유가 되어왔다. (오늘까지도) 언제나 부딪혀 이겨내길 원하는 자의 창과 위험을 피하고 지켜내고자 하는 방패의 대결이 이어져 온 셈이다.

<생애 처음 안은 강아지, 안은 나도 안긴 너도 불안>
<생애 처음 안은 강아지, 안은 나도 안긴 너도 불안>
<이제는 안봐줌 맘껏 이뻐하는 중,
<이제는 안봐줌 맘껏 이뻐하는 중, "루시" >

 이후 나는 수영을 시작했고 중년의 남성들이 허공에 골프스윙을 하듯 자유형 팔동작을 연습하기 일쑤이며, 강아지에게 먼저 손등을 내밀 줄 앎과 동시에 산책용 배변 봉투는 기가 막히게 치우는 스킬을 득했다. 그뿐만 아니라 내 삶에서 젖소의 우유와 육고기의 소비량은 현격히 줄어들었고 스팸 선물 세트는 가장 처리하기 어려운 짐이 되었다. 이런 변화를 즐기고 있음에도 여전히 새로운 것은 두렵다. 내게 위험을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거리를 두거나 애초에 시도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라이프가드 자격증 따자는 제안은 진즉에 거절했고 알라딘은 한방에 땄다) 그의 지인들은 묻는다. "그래서 하버드는 언제 갈 거예요?" 그러게. 이대로라면 최소 로스쿨 정도는(?) 가주고 동네에 현수막 정도는 붙어야 할 것 같은데 말이다.

<조천 앞바다에서 처음 해본 바다 수영, 할 수 있.. 살 수 있다! >
<조천 앞바다에서 처음 해본 바다 수영, 할 수 있.. 살 수 있다! >
<설악산 신선대, 조금만 더 가면 된다면서요>
<설악산 신선대, 조금만 더 가면 된다면서요>

 우리는 휴직과 외국 생활이라는 크고 강한 바람 앞에 섰다. 으레 예상하는 안락한 숙소에 머물며 경관을 둘러보는 것이 아니라, 트래킹과 캠핑으로 많은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호텔과 조식을 좋아한다) 아마 이번 바람은 그에게도 새로울 것인지라 이전처럼 그의 옷자락을 꼭 잡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할지 모른다. 그렇기에 A whole new world로 향하는 양탄자 위에서 적어도 그의 옆이라도, 뒤라도 살펴줄 수 있기를. 조심해! 정도는 외쳐줄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성환(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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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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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쵸쵸언니의 프로필 이미지

    쵸쵸언니

    1
    5 months 전

    두 분 양탄자 안전운행 하셔요

    ㄴ 답글
  • 요니의 프로필 이미지

    요니

    1
    5 months 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ㄴ 답글
  • 징너의 프로필 이미지

    징너

    1
    5 months 전

    야채님, 빵님이 만날 어 홀 뉴 월ㄷ 응원합니다~~ 매일매일 써주세요 부족해요🙏

    ㄴ 답글
  • 나온쨩의 프로필 이미지

    나온쨩

    1
    5 months 전

    야채빵님들 언제나 응원해요~~~~🔥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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