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먹고 다니니...?

맛있는 것 옆에 맛있는 것의 이야기

2025.03.02 | 조회 1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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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살 실전편

2025 세계를 떠도는 야채빵(메진,빵돌)의 여행기

"밥은 먹고 다니냐?" (영화 살인의 추억)

"어…. 좀…. 잘…."삼시세끼에서 한식 비율이 낮은 우리는 외국 여행에서 먹는 것에 문제가 없다. 나는 브런치 메뉴를 좋아하고 메진은 뉴질랜드 말보로 지방의 소비뇽 블랑 와인을 좋아하니 작금의 뉴질랜드는 가히 최적의 식량 창고인 셈이다. 떠난 지 두 달여, 우리는 무엇을 그리 잘 먹고 있는지 알려드리리다.

 

1. 커피

 나라에서 허락한 유일한 마약. 음악은 아니고 커피다. 한국에서는 주로 드립이나 아메리카노를 즐겼지만, 뉴질랜드에서는 (나)오트 플랫 화이트와 (메진)소이 플랫 화이트를 주문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원두는 대체로 맛이 가볍고 쓴맛이 적다. 덕분에 플랫 화이트를 즐기기에 아아주우 적합하다. 커피 가격은 보통 5~7달러 수준인데(5,000~6,000원) 크기나 우유의 선택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두유나 오트를 추가하면 보통 0.5달러를 추가로 받는 데 1달러를 추가로 받는 곳은 괜히 거부감이 든다. 참 이상한 건 메진의 소이 플랫 화이트가 맛있어서 다음 카페에서 내가 소이를 시키면 이상하게 맛이 없다는 사실이다.

Unkown Chapter Coffee Roasters(in Christchurch) 👍
Unkown Chapter Coffee Roasters(in Christchurch) 👍

 

2. 과일 

 과일을 살 때 구글을 켜야 한다. 모르는 과일들을 검색하기 위해서다. 메진이 두 번째로 좋아하는 와인 산지인 Central Otago지역은 여름 과일 천국이다. 길을 지나다 보면 농장들이 직접 운영하는 가게들이 있는데 갓 수확한 과일, 야채를 분류하고 포장하는 것을 보면서 살 수 있다. 맛과 신선도는 물론이고 가격 또한 대형마트보다도 저렴하다. Greengage(푸른색의 자두), Omega Plum(검붉은 과육을 가진 자두), 다양한 사과, 그리고 살구(Apricot). 나는 살구, 메진은 Greengage에 빠졌다. 우리는 Central Otago에 머무는 약 일주일 동안 농장형(?) 마켓을 세 번 갔다. 그럼에도 더 사지 않은 걸 후회했다. Central Otago를 떠나고 타지역 마트에서 산 과일 맛에 실망했을 때는 너무 늦어버렸다. 그래서 메진에게 물었다. 2026년 11월, 과일들이 나기 시작하는 그 계절에 다시 오는 건 어떠냐고 말이다.

과일 천국, 살구가 그립다. 
과일 천국, 살구가 그립다. 

 

3. 아보카도 

 마트에서 처음 본 아보카도 가격은 3개 8.5달러였다. (약 7,000원 - 개당 2,333원) 맛있었다. 이렇게 신선한 아보카도를 이 가격에 먹을 수 있다니. 오클랜드 파머스 마켓의 아보카도 가격은 2개 5달러였다. (4,100원 - 개당 2,050원) 이렇게 양질의 아보카도를 더 낮은 가격에 먹을 수 있다니. Central Otago 농장에서 아보카도는 5개 8.99달러였다. (7,400원 - 개당 1,480원) 이렇게 신선한 아보카도가 이 가격에? 이제 개당 2달러가 넘는 대형마트의 아보카도 가격표를 보면 세상 나쁜 자본주의 장사꾼으로 보인다. 토스트 한 조각, 달걀 프라이, 잘 익은 아보카도,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 이거면 충분하다.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농장주가 갖고 나오면(?) 2개 5달러
 농장주가 갖고 나오면(?) 2개 5달러
농장으로 찾아가면(??) 5개 8.99달러
농장으로 찾아가면(??) 5개 8.99달러

 

4. 맥주

 Greymouth라는 작은 도시를 반드시 가야 했다. 이유는 오직 하나. 우연히 한남동 식당에서 마시고 반했던 뉴질랜드 맥주 Monteith's의 양조장을 가기 위해서다. (이제는 한국에 수입되지 않는다) 그리고 마셨다. 

 에어비앤비 호스트였던 스티브와 열흘 가까이 저녁마다 담소를 나누었다. 맥주를 마시며. 

 Manapouri라는 작은 동네 식당에서 컵 손잡이를 잡다가 그만 한 모금 마신 맥주를 전부 쏟았다. 식당 안의 많은 아저씨들이 웃으며 아주 강한 사투리로 괜찮냐고 물어보고 어깨를 토닥여주고 갔다. 어우 이거 안 되겠다 싶어서 한 잔 더 마셨다. 

 잦은 음주가 걱정된 메진은 무알코올 맥주를 샀다. 본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담배를 끊으려다 금연 껌에 중독된 격이 됐다. 

 그렇게 Speight's, Steinlarger, Monteith's, Mac's 가릴 것 없이 뉴질랜드의 다양한 맥주를 마시고 있다. 쭈욱.

Monteith's 양조장의 샘플러
Monteith's 양조장의 샘플러
그리고 동네마다 펍을 찾아 다녔다. (Smith's in Queenstown)
그리고 동네마다 펍을 찾아 다녔다. (Smith's in Queenstown)

 

5. 아이스크림

 선택과 선택의 연속이다. 이것은 아마도 서브웨이 샌드위치가 나타나기 이전까지 가장 큰 선택의 시련이었다. 심지어 수많은 선택지 중의 하나가 아닌 둘도 셋도 고를 수 있음에도 그렇다. 겨우 선택을 마치고 가쁜 숨을 몰아쉴 때쯤 마지막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콘이요? 컵이요?" 

 아이스크림에 다양한 재료와 조합은 어찌나 많은지. 클래식한 맛부터 지역 특색의 과일을 잔뜩 넣은 아이스크림까지. 상 받은 아이스크림이 왜 이리 많은지. 지나치기가 쉽지 않다. 수많은 선택의 늪에서 나는 무엇이 가장 좋았는지 정할 수 없지만 메진은 라벤더허니에 반했다. 그 덕에 Nelson의 Penguino Icecream은 여행 중 우리가 유일하게 세 번 방문한 가게가 됐다. 이번에는 꼭 한 스쿱만 먹자고 했지만 결국 두 스쿱씩 먹고 배를 두드린다. "12그람 더 담아드렸습니다." 같은 멘트는 없다. 저래도 돼? 싶을 정도로 떠주니까 말이다. 매번 아이스크림 가게를 갈 때 마다 머리가 흰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계시는데 아이스크림을 고르고 즐기는 모습이 귀여웠다. 우리도..! Nelson에 위치한  Penguino Icecream과 북섬에 서너군데 지점이 있는 Duck Island Icecream으로 달려가보자.

라벤더 허니(그레이톤)와 헤이즐넛! 
라벤더 허니(그레이톤)와 헤이즐넛! 

 

 이 외에도 와인(와이너리 여섯 군데 간 이야기), 채소(비트루트를 엄청나게 먹어치움) , 땅콩버터(공장까지 찾아감), 오트밀(트랙킹 필수품) 등 뉴질랜드에서 즐기고 있는 먹거리들의 얘기가 많다. (썰은 또 풀도록 하겠습니다) "일주일짜리 여행을 반복하는 느낌이 있어. 더 다른 것들을 시도해 보자." 는 그의 제안으로 남은 뉴질랜드에서의 한 달. 과일의 색만큼이나 다채롭게, 또 30분 남짓한 거리에 30개 넘는 와이너리가 제각기 다른 와인을 가지듯 우리만의 방식으로 잘 먹다가 가고자 합니다. 그래서 오늘 저녁은 초록입 홍합입니다!(Mussels)

파이나 빵 얘기도 많은데.. 언제 하지..? 
파이나 빵 얘기도 많은데.. 언제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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