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여름이라고요?

 안녕하세요. 3월은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얼른 따뜻해지길 바랐는데 이렇게까지 더워질 줄은 정말 몰랐어요. 낮에는 20도를 웃도는 날씨가 다소 당황스러운 3월입니다.

 최근 뉴스에서는 올해 한국의 여름이 4월부터 시작될 수도 있다는 예보가 나왔더라고요. 봄이 채 끝나기도 전인 4월에 30도를 넘는 더위가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해요.

 월 평균 기온 10도를 넘어서면 아열대 기후로 분류된다고 하는데, 이제 정말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가 된 것일까요?

사계절이 뚜렷했던 한국에서 여름이 앞당겨지고, 겨울은 점점 짧아지는 걸 보면 이상기후는 이제 뉴스 속 이야기만이 아니라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오늘은 우리가 함께 겪고 있는 이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1. 지구온난화는 진짜로 인간 때문일까?

 근본적으로 지구온난화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진짜 인간이란 존재 때문에 발생하는 것일까요?

 지구온난화는 태양의 흑점활동 때문이다?

 1990년대 덴마크 물리학자 헨릭 스벤스마르크는 태양의 흑점 활동이 지구 기후 변화의 주된 원인이라고 주장했어요. 그는 태양활동이 강하면 구름 형성이 줄고, 이로 인해 지구가 더워진다는 이론을 내세웠죠.

 하지만 2011년 CERN의 CLOUD 실험 등 다수의 연구에서 그의 이론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고, 기후 변화는 태양이 아니라 인간 활동과 훨씬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위 그래프에서 보듯이 2020년 이후 태양의 활동은 줄어든 반면 지구의 기온은 더 가파른 폭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NASA, IPCC, WMO 등 세계적인 기후 연구기관들이 한목소리로 말합니다.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후 꾸준히 오르고 있으며, 그 가장 큰 원인은 화석연료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이라는 것이죠.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지구 온도가 상승하는 원리는 바로 온실효과로 설명되는데요. 

🌍지구가 뜨거워지는 원리(온실효과) :

 그러니까 온실가스 배출은 우리가 두꺼운 이불을 덮게 하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죠. 그렇게 우리 지구는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2. 지구온난화의 흔적들

 3년 전, 아이슬란드에 다녀온 적이 있어요. 빙하가 있는 관광지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빙하의 감소를 보여주는 내용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TV로만 보던 빙하의 감소가 실감나는 순간이었어요. 떠내려오는 빙하를 집어보기도 했는는데요. 이 얼음이 참 아름다웠지만, 지구 온난화를 눈으로 보여주는 현상이기도 하기에 조금은 찝찝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지구 온난화 때문?

 또 하나 놀라웠던 건 코로나19와 지구온난화가 연결되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에 따르면, 열대 지방에 서식하는 박쥐들이 동남아의 열대 지역이 너무 더워지면서 더 서늘한 지역을 찾아 북쪽으로 이동했고, 그 과정에서 중국 남부까지 확장되었다고 해요.

 그 박쥐가 갖고 있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커졌고, 그게 코로나19 발병과 연결되었다는 분석인 것이죠.

 기후 변화가 단지 ‘날씨’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염병, 생태계, 인간 건강까지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3.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오해들

겨울도 더 따뜻해질까?

 “겨울에 이렇게 추운데, 지구온난화는 무슨 말이야?” 사실 이런 생각, 예전엔 저도 자주 했던 말이에요.

 하지만 지구온난화는 단순히 ‘더워진다’는 뜻이 아니에요. 기후 자체가 더 ‘극단적’으로 변한다는 의미예요. 더운 지역은 더 더워지고, 추운 지역은 오히려 더 추워지는 이상 현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온실가스 배출로 지구가 뜨거워지는 원리는 앞서 설명드렸는데, 더 추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제트기류 때문이에요.

 극지방과 적도 지방의 온도차로 인해 강한 바람띠인 제트기류가 북극을 감싸고 있는데요. 북극은 다른 지방보다 4배 빠르게 온난화 현상을 겪으면서 이 제트기류의 힘이 약해졌어요.

 약해진 제트기류는 구불구불한 경계를 만들어내고, 이로 인해 북극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쏟아져 내려오는 거에요. 그래서 미국, 유럽, 한국과 같은 중위도 지역에 한파를 몰고 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2021년 미국 텍사스주는 기온이 영하 18도까지 떨어지는 기록적인 한파를 겪었고, 수백만 명이 정전과 단수 피해를 입었어요.

 또한 러시아 시베리아 일부 지역은 1980년대에 비해 겨울 평균기온이 2~3도 더 낮아진 사례도 보고되었어요. 온실가스로 인해 발생한 지구온난화는 지구를 더 뜨겁게, 더 춥게 만들고 있습니다.

나의 작은 행동이 정말 온난화를 늦출 수 있을까?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듭니다. “나 하나 차 안 탄다고 뭐가 달라질까?” “이 정도 실천으로 과연 지구를 바꿀 수 있을까?”

 그런 회의감, 사실 너무나 자연스러운 감정이에요. 왜냐하면 우리가 줄인 이산화탄소의 양이 지구의 500억 톤 배출량 앞에선 정말 작아 보이거든요.

 하지만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자가용 한 대는 1년에 평균 4.6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요. 서울처럼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는 도시에서는 지하철을 하루 한 번만 이용해도 연간 약 0.4톤의 탄소를 줄일 수 있다고 해요.

 적은 것 같지만, 지구 80억 인구 중 단 10%만 이 선택을 해도 연간 32억 톤의 감축 효과가 생겨요. 이 수치는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약 0.1~0.2도 늦출 수 있는 수준입니다.

 이런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가장 성공적으로 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가 바로 스웨덴인데요. 

 스웨덴은 자전거, 대중교통, 재생에너지, 친환경 소비 등 실생활 속 실천을 통해 1인당 탄소 배출량을 약 4.4톤까지 낮춘 나라예요. OECD 평균(8.8톤)의 절반 수준이죠.

 잘 와닿지 않죠? 그럼 만약 전 세계가 스웨덴처럼 행동했다면 어떨까요?

 기후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가 스웨덴 수준의 생활과 정책을 실현했더라면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은 지금보다 약 0.3도 낮았을 가능성이 있어요.

이 0.3도,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어마어마한 차이예요. 왜냐하면 지구 평균기온을 0.3도 올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히로시마급 원자폭탄 13억 개가 동시에 터지는 에너지량과 맞먹는다고 해요. 상상만 해도 끔찍한 그 에너지를 우리는 “버스를 타고, 불을 일찍 끄는 일”로 막을 수 있는 거예요.

안타깝게도 이런 국가와 개인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후 위기 대응을 되돌리는 방향으로 나아갔던 시기도 있었어요.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1기(2017~2021년)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 세계가 힘을 모아 만든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했고, 화석연료 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석탄 발전을 다시 장려했습니다.

기후위기는 단지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적 협력이 필요한 문제이기에, 미국처럼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국가가 기후 대응의 중심에서 벗어난다는 건 다소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번 트럼프 2기 집권에 따라 대규모 친환경 정책을 철폐하고 있는데, 다소 걱정이 되기도 하네요.

 지금까지 지구온난화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아마 지구 온난화를 반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실천에는 머뭇거리게 되는 것은 '이 거대한 흐름을 과연 거스를 수 있을까?'에 대한 막연함일 것입니다.

 기상청 연구에 따르면 지금의 지구온난화 추이가 지속된다면 20년 뒤의 한국은 연평균 1.5~2.5도 상승할 것이라고 해요. 그렇게 되면 2045년의 한국은 사실상 열대성 기후로 볼 수 있고, 열대야 일수는 지금의 3~4배가 증가하며 망고와 바나나 같은 작물도 키울 수 있다고 합니다.

 누구도 바라는 미래는 아닐 거에요. 이런 미래가 오지 않게 작게나마 저도 노력을 해봐야겠습니다.

 3월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마무리 잘 하시고요. 저는 무더운 4월에 다시 편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