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켄드릭 라마의 슈퍼볼 하프타임쇼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봄이 오기는 오려나 봅니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매서운 추위가 기승이었는데, 이번 주는 진짜 봄이 오려는지 낮에는 꽤나 따뜻한 햇살을 맞을 수 있네요. 

 오늘은 처음으로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가져와봤는데요. 제가 몇년 전부터 보기 시작한 슈퍼볼 하프타임쇼에 대해 알아보려고 해요.

 미식축구는 잘 알지도 못하지만, 슈퍼볼 하프타임쇼는 매년 챙겨보고 있는 제가 지난 2월 11일 열린 2025 슈퍼볼 하프타임쇼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들고왔습니다!

미국 최고의 스포츠 NFL - 그리고 슈퍼볼(Super Bowl)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는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야구나 축구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미식축구가 다른 스포츠와는 비교도 안 되는 엄청난 인기를 가지고 있는데요.

 2023년 조사에 따르면 NFL(미식축구)는 미국에서 연간 1억 1,500만명 이상이 시청하는 23조원의 엄청난 시장규모를 자랑하고 있다고 해요.

 NBA(농구)가 13조원, MLB(야구)가 14조원 가량의 규모인 걸 생각해보면 미식축구가 미국에서 얼마나 사랑 받는 스포츠인지 알 수 있어요.

 그리고 이 미식축구 리그인 NFL에서 가장 큰 행사가 바로 이 '슈퍼볼(Super bowl)'이에요. 

 슈퍼볼은 양대 컨퍼런스인 내셔널 풋볼 컨퍼런스(NFC)와 아메리칸 풋볼 컨퍼런스(AFC)의 우승팀이 단판 승부를 벌이는 미국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입니다.

 이 스포츠 이벤트가 갖는 무게감이 얼마나 대단하냐면요. 매년 2월 두 번째 일요일에 열리는 이 이벤트 날에는 추수감사절 다음으로 식량 소비가 많은 날이라고 합니다. 

 평균 시청률도 40%가 넘어가고, 30초 광고를 송출하는데 약 100억을 요구한다고 하니 정말 엄청난 이벤트인거죠.

[T.M.I] Super Bowl이 'Ball(공)'이 아니라 'Bowl(그릇)'인 이유

  - 최초 아메리칸 풋볼 리그의 결승전 'Super Bowl'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고, 이 이름의 이유는 이 경기가 열린 Rose Bowl 경기장이 그릇 모양처럼 생겨서라고 한다.

슈퍼볼의 하이라이트 - 하프타임쇼

 이 슈퍼볼을 더욱 더 특별하게 만드는. 혹은 이제는 미식축구보다 큰 의미를 가지기도 하는 오늘의 주제 하프타임쇼(Half-time Show)에 대해 알아볼게요.

 슈퍼볼의 2쿼터 이후에는 약 12분 가량 바로 이 하프타임쇼가 진행되는데요. 초창기에는 치어리딩 팀이나 퍼포먼스 그룹들이 나왔지만, 1991년 당대 최고의 가수 '뉴 키즈 온 더 블록(New Kids On The Block)' 이후부터 당대 최고의 가수가 이 무대를 꾸미는 전통이 생겨났다고 해요.

 그래서 역대 슈퍼볼 하프타임쇼를 채운 가수들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엄청납니다. 마이클 잭슨, 폴 매카트니, 저스틴 팀버레이크, 롤링 스톤즈, 비욘세, 레이디 가가, 브루노 마스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당대 최고의 스타가 꾸미는 엄청난 무대이자 미국 최고의 쇼로 거듭나면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했는데요. LA흑인 폭동이 일어난 직후인 1993년 슈퍼볼에서는 흑인, 백인에게 모두 사랑을 받던 마이클 잭슨이 'Heal the World'라는 테마로 등장하며 평화를 노래하기도 했습니다.

 2019년 이후부터는 제이지(JAY Z)가 슈퍼볼 하프타임쇼 연출을 담당하며 하프타임쇼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샤키라&제니퍼 로페즈(2020년)를 시작으로, 위켄드(2021), 닥터 드레(2022), 리한나(2023), 어셔(2024)까지 연달아 성공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2025년 2월 11일 켄드릭 라마의 역대급 하프타임쇼까지 완성시켰죠.

켄드릭 라마의 2025 하프타임쇼

 이번 켄드릭 라마의 2025 슈퍼볼 하프타임쇼는 정말 말 그대로 역대급이었는데요. 텔레비전 시청률 및 스트리밍 합산 시 시청자수 1위를 경신한 엄청난 무대였습니다. 이번 하프타임쇼가 역대급으로 평가받는 이유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보시죠.

① 미국의 백인 중심 사회에 대한 비판

 뛰어난 스토리 텔링 역량을 가진 켄드릭 라마의 무대에는 디테일한 의미가 담긴 장치들이 많았습니다.

 먼저 흑인 배우인 사무엘 잭슨(Samuel Jackson)을 엉클 샘(Uncle Sam)으로 출연 시킨 부분인데요. 엉클 샘은 미국을 대표하는 캐릭터입니다. 세계대전 당시 장병들을 징집하는 포스터에 등장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이 엉클 샘은 항상 백인으로 묘사되었어요. 그런데, 흑인 배우인 사무엘 잭슨을 엉클 샘으로 등장시킨 것이죠. 당연한 백인 중심 사회의 틀을 깨버렸습니다.

 그리고 이 엉클 샘은 무대가 시작되며 말합니다.

"Do you really know how to play the game?"

"너 정말 이 게임의 룰을 알고 있는거야?

 그러고는 아래와 같이 마치 플레이스테이션을 떠올리는 스테이지에서 켄드릭 라마를 비롯한 흑인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등장합니다.

 네, 그러니까 백인을 대표하는 캐릭터 엉클 샘이 게임의 룰에 대해 이야기했고, 마치 게임기를 닮은 무대 스테이지는 미국의 백인 중심 사회 시스템을 이야기하는 거에요. 

 그리고 그 중심(미국 성조기)에 켄드릭 라마가 등장하면서 흑인 문화와 사회가 백인들이 만들어둔 시스템에서 통제받는 것이 아닌 미국 그 자체라는 것을 표현한 거에요.

 특히나 더 대박인 것은 이번 슈퍼볼 2025는 역사상 최초로 미국 대통령이 참여했는데요. 보수적인 백인 사회를 대표하는 이미지인 트럼프 앞에서 트럼프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습니다..ㄷㄷㄷ

"You picked the right time, but the wrong guy"

"너희는 올바른 시기를 골랐지만, 사람은 잘못 골랐어"

② 드레이크 장례식? - 1억 명이 보는 앞에서 디스전

 이번 슈퍼볼 2025를 켄드릭 라마가 꾸민다는 소식이 일자, 힙합 팬들 사이에서는 'Not Like Us'를 켄드릭이 부를지 말지에 대한 초유의 관심이 쏟아졌는데요.

 그 이유는 이 노래가 또 다른 뮤지션 드레이크(Drake)를 신랄하게 디스한 곡이기 때문이에요. 이 곡은 단순히 디스곡을 넘어 힙합 씬에 엄청난 영향과 임팩트를 준 노래이기도 합니다. 2025년 그래미 어워즈에서 무려 5관왕을 차지한 곡이에요.

 ※ 켄드릭과 드레이크가 싸우는 이유? - 처음에는 누가 이 힙합 씬에서 왕인지를 두고 기싸움을 벌이다가, 선을 넘는 공격들을 서로 하게 되면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앞서 슈퍼볼이 미국에서 갖는 영향력을 생각해본다면, 이 곡을 부른다는 것은 꽤나 쉽지 않은 일입니다.

 우리나라에 대입해보면 마치 한국시리즈 7차전과 같은 국민적 이벤트에서 초청공연으로 온 가수가 디스곡을 부르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니까요.

 하지만, 우리의 상남자 켄드릭 라마는 하프타임쇼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곡으로 이 곡을 꺼냅니다.  

  하나님이 보신다면, 성경책을 숨기고 드레이크를 두들겨 패겠다는 대사를 슈퍼볼 하프타임쇼에서 내뱉어 버립니다.

 심지어 이 곡에서 가장 유명하고, 사악하고, 잔인한 구절인 아래 내용도 거침없이 불러내는데요.

 이 구절이 화제인 이유는 드레이크는 소아성애에 대한 의혹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위 가사를 직역하면,

 '코드하나 치려고?, 그러면 A minor를 치겟지~'가 되지만, 이런 배경을 이해하면 '누구하나 건들려고?, 그러면 미성년자(a minor)를 치겠지~' 가 되는 거에요.

 드레이크의 의혹을 랩 가사로서 라인을 만들어낸 것에 대해 힙합 팬들이 엄청나게 열광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켄드릭의 드레이크 짓밟기는 이걸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이 슈퍼볼 하프타임쇼 무대에 드레이크의 전여친을 무려 2명이나 섭외했어요. 

 그 중 한 명은 SZA입니다. SZA는 2009년에 드레이크에 교제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SZA는 켄드릭과 작업한 'luther'라는 곡을 부르며 무대를 꾸몄습니다. 이 곡은 현재 빌보드 2위에 랭크되어 있는 아주 핫한 노래이기도 해요. (현재 1위는 앞서 말한 드레이크 디스곡 'Not Like Us'입니다... 빌보드를 찢고 있는 켄드릭라마...)

 전남친인 드레이크와 원수지간인 켄드릭과 무대를 꾸미는 SZA는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그리고 이게 진짜 대박인데요. 두 번째 전여친이자 유명한 전 테니스 선수 세레나 윌리엄스(Serena Williams)가 등장합니다. 세레나 윌리엄스는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총 36번 우승하고, 올림픽 금메달이 4개나 있는 레전드 테니스 선수에요.

 미식축구 결승전인 슈퍼볼의 하프타임쇼에 테니스 선수가 나와서 춤을 추고 있는 상황... 대박이지 않나요?(심지어 엄청 잘 춥니다..)

 여하튼 '누나가 거기서 왜 나와...?'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지만, 세레나가 드레이크와 교제한 사실을 생각해보면, 켄드릭과 세레나 윌리엄스가 정말 화끈하게 드레이크에게 한 방 먹이고 싶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심지어 세레나 윌리엄스는 2017년에 다른 남성과 결혼했는데요. 전남친의 디스곡에 맞추어 1억 명이 보는 자리에서 춤을 춘다는 것... 미국은 대체 어떤 나라인 걸까요.

 여하튼 이런 큰 무대에서 드레이크에게 제대로 한 방 먹인 켄드릭 라마. 정말 깡이 남다르지 않나요?

 실제로 이 큰 무대에서 드레이크 디스곡을 쫄지 않고 부른 것에 대해 많은 미국인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고 해요. 뭔가 저도 남자로서 켄드릭의 깡이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당당하게 살자! 켄드릭처럼! )

③ 켄드릭이 유행시킨 것들 - 플레어 진(Flare Jean), 켄드릭 스텝(Kendrick step)

 이렇듯 화끈한 슈퍼볼 하프타임쇼를 보여준 켄드릭 라마에 미국은 열광했습니다. 그의 무대뿐만 아니라 디테일한 요소 요소들이 화제가 되었어요.

플레어 진(Flare Jean)

 첫 번째로 켄드릭이 입고 나온 이 플레어 진(Flare Jean)이 완전 화제가 되었어요. 이 제품은 셀린(CELINE)의 'MACRO JEANS DARK UNION WASH DENIM'이라는 제품인데 방송 이후에 전 사이즈 품절이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가격도 무려 1200$인데, 켄드릭의 무대를 보고 참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또한 어느 매체에서는 켄드릭이 셀린의 이 바지를 입고 나온 브랜드 홍보 효과가 무려 30억 이상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어요. 

 우리나라에서 흔히 말하는 부츠컷, 혹은 나팔바지에 불과한데, 괜히 켄드릭이 입으니 정말 멋있어 보이네요.

켄드릭 스텝(Kendrick Step)

  'Not Like Us'를 부르며 켄드릭이 추는 스텝도 화제가 되었는데요. SNS에서 켄드릭을 패러디하는 영상들이 밈처럼 번지고 있어요.

 BTS의 제이홉, 트와이스 등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스타들이 이 스텝을 추는 영상을 올렸습니다.

 저도 부끄럽지만,, 집에 혼자 있을 때 해봤는데요. 어렵진 않아서 출 수는 있는데,, 역시나 폼이 안나더라고요 🤣

 이외에도 세레나 윌리엄스가 춘 C-Walk 댄스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켄드릭 라마의 2025 슈퍼볼 하프타임쇼 무대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눠봤습니다. 

 평소와는 다른 주제로 레터를 써보니 개인적으로는 꽤나 신선한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고풍스러운 클래식이나 미술, 건축뿐만 아니라 이런 힙합 음악 역시 엄청난 예술로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구나라는 생각의 확장을 해본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적절한 수단으로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이 켄드릭 라마와 같은 래퍼. 아니 예술가이고요.

 마지막으로 아래 사진을 클릭하시면 이 모든 이야기를 담은 12분의 완벽한 무대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따뜻한 봄 3/12에 편지할게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