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350km, F1의 세계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6월의 짧은 장마가 끝나고, 무더운 여름이 기어이 찾아오고야 말았습니다. 이번 주부터 30도 중반을 웃도는 무더위가 기승하고 있는데, 체력 관리 잘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지난 주말에 저는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영화관에서 재미난 영화 하나를 보고 왔는데요. 바로 'F1 더 무비'입니다.

*****아래부터는 F1 더무비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감상평을 간단히 해보자면, 속도감 있는 주행씬과 브래드 피트를 필두로 한 배우들의 연기가 매우 좋았지만, 다소 억지스러운 러브라인과 스토리 구성은 조금 아쉽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음악'이었습니다. 유명 음악 감독 한스 짐머(Hans Zimmer)가 참여한 영화답게 장면 장면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음악들이 영화를 귀로도 즐길 수 있게 해주었어요.

 여하튼 더운 여름에 데이트 겸 극장을 찾아 관람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래서 오늘 레터는 바로 이 'F1(Formula 1)’에 대해 나눠보려고 해요. F1덕후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넷플릭스 F1 다큐도 챙겨보고 했었던 사람으로서 여러분들과 재미난 이야기 몇 가지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F1(Formula 1)은 어떤 스포츠일까?

 우리가 F1이라고 부르는 이 스포츠의 정식 명칭은 Formula 1입니다. 이 대회는 국제 자동차 연맹(FIA)이 주관하는 최고 레벨의 국제 자동차 프로 레이싱 대회예요.

 F1은 제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유럽 각국에서 개최되던 자도차 경주들을 통합해 하나의 규격(Formula)으로 정립하며 탄생했습니다.

 그래서 F1의 Formula는 경주 차량에 적용되는 기술,규격의 규정을 뜻하고, 1은 최고 레벨을 뜻해요. F1보다 낮은 단계에 F2, F3, F4, FE(전기차 레이싱) 대회까지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 대회가 열린 1950년 <출처 - GoodWood>

 이 F1대회는 1950년 영국 실버스톤에서 처음으로 열렸다고 하는데요. 1960년대까지는 그렇게 인기있는 대회가 아니었다고 해요.

 1970년대에 들어서며 F1의 주관사인 FOM(Formula One Management)의 오너인 버니 에클레스톤(Bernie Ecclestone)이 본격적인 TV중계와 스폰서십을 구축하면서 상업적인 기반을 다져갔고, 지금의 F1의 명성을 쌓아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F1 대회 운영방식

 F1은 보통 3월부터 12월까지 약 9개월 간 진행이 됩니다. 전 세계 여러 국가/도시에서 총 20~24개의 그랑프리(Grand Prix)을 통해 각 라운드별 포인트를 합산하여 최종 우승을 가리게 됩니다. 이 우승에는 총 2가지 종류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드라이버 챔피언십(Driver Championship)입니다. 말 그대로 시즌이 끝나고 가장 많은 누적 승점을 기록한 드라이버에게 주어지는 상이에요. 축구로 치면 발롱도르, K-야구로 치면 시즌 MVP같은 상과 같이 가장 뛰어난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입니다.

2024년 F1 월드 드라이버 챔피언 '맥스 베르스타펜(Max Verstappen)'

 2024년 F1 월드 드라이버 챔피언은 팀 레드불(Red Bull)의 네덜란드 출신 '맥스 베르스타펜(Max Verstappen)'이 차지했습니다.

 베르스타펜은 이로써 4년 연속 월드 챔피언을 차지하게 되었는데요. 루이스 해밀턴의 5년 연속 챔피언을 저지하면서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알렸습니다. (루이스 해밀턴은 현재까지 누적 7회 챔피언을 차지한 F1레전드로, 우리가 F1하면 떠올리게 되는 미하엘 슈마허와 공동 7회로 역대 최대 챔피언입니다.)

 드라이버 챔피언을 차지하게 되면 F1측에서 별도로 지급하는 상금은 없지만, 보통 팀에서 보너스 형식으로 지급한다고 해요.

 맥스 베르스타펜의 경우에는 1,500만 달러(한화 약 200억) 정도를 보너스로 받았다고 하네요... 엄청나네요... 기본 연봉이 6,500만 달러(약 890억)이고, 각 레이스별 우승 보너스에 챔피언 보너스까지 더하면 연간 약 8,000만 달러(약 1,100억원)의 수익을 거둬들인다고 합니다. 

2024년 컨스트럭터 챔피언 맥라렌(McLAREN)

 드라이버 챔피언십과 다르게 컨스트럭터 챔피언십(Constructors' Championship)은 팀에게 주어지는 타이틀인데요. 한 시즌 동안 소속팀 드라이버들의 승점을 합산하여 가장 높은 승점을 기록한 팀이 이 타이틀을 얻게 됩니다.

 F1이 자동차 레이싱 대회이고, 당연히 개인전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실텐데, 이번 'F1 더무비' 영화를 보신 분들은 느끼셨겠지만 F1은 엄연한 팀 스포츠입니다.

 그 이유는 F1은 차량 개발, 엔지니어링, 전략, 피트크루, 경영 등 팀 전체의 성과로 승패가 갈리는 종합 기술·팀 스포츠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같은 팀원들은 레이싱 도중 팀의 공동 이익을 위해 작전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가장 유명한 사례가 2018년 러시아 그랑프리에서의 페라리 팀의 팀 오더였습니다.

Valtteri, it’s James.

 2018년 러시아 그랑프리에서 팀 메르세데스는 경기 종료를 얼마 앞두지 않고, 당시 1위로 달리고 있던 발테리 보타스(Valtteri Bottas)에게 무전을 보냅니다. 내용은 드라이버 챔피언십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 같은 팀 동료 루이스 해밀턴(Lewis Hamilton)에게 1위를 양보하라는 내용이었죠.

 결국 해밀턴이 해당 시즌에서 우승하면서 팀의 전략은 성공하였습니다. 그리고 해당 시즌 해밀턴과 발테리의 소속팀인 팀 메르세데스 역시 컨스트럭터 챔피언십을 차지했고요. 결론적으로는 성공적인 전략이었죠.

 하지만, 전략 책임자인 제임스 볼스(James Vowles)의 해당 무전이 공개되면서 팬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공정하지 못한 레이스고, 지켜보는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점에서요. 구독자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ㅎㅎ

세상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

페라리의 SF21과 선수들

 또한 이 컨스트럭터 챔피언십이 가지는 브랜드 가치는 엄청납니다. 그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약 2,000억원 수준의 챔피언십 우승 상금과 더불어 엄청난 홍보 효과를 얻어낼 수 있어요. F1 우승으로 인한 미디어 노출 효과는 무려 1.5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저도 페라리를 머리에 떠올리면, 서킷 위에서 엄청난 속도로 레이싱하는 장면이 그려지는데요.(생각만해도 에겐남의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레이싱 대회를 넘어서 F1은 브랜딩에도 큰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재미난 점으로는 Red Bull(레드불 : 에너지 음료 제조사)과 같이 자동차 제조사가 아님에도 F1에서 활약하고 있는 회사들이 있다는 점인데요. 기업의 홍보와 새로운 사업 확장을 위해 씽씽 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비제조사들은 제조사와 합작하여 엔진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방식으로 경쟁하고 있다고 합니다.)

F1을 더욱 재밌게 만드는 요소들

FLAG SYSTEM

 최대 350km/h까지 달리는 스포츠인 F1이 위험하다는 것은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공감하겠죠. 이 위험한 스포츠가 안전하게 진행되기 위해서 F1에는 여러 가지 안전 장치들이 존재합니다.

 F1 더 무비에서도 나왔던 Flag System인데요. 이는 레이싱이 이뤄지는 서킷 안에서 특정 문제가 발생했을 때, 레이서들의 안전을 위해 정해진 규정대로 레이싱을 규제하는 장치입니다.

 대표적으로 두 가지만 이야기해본다면 Red Flag(빨간 깃발)과 Yellow Flag(노란 깃발)을 말할 수 있는데요. 이 Flag들은 레이싱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칩니다.

RED Flag - 세션 즉시 중단

 - 심각한 기상 악화/써킷 내 큰 사고 등으로 발생하며 모든 차량들을 피트로 복귀시킨다

 - 복귀한 피트 내에서 타이어 교체, 부품 보수 등이 가능하다. 

 - 상황이 정리가 되면 Red Flag 발생 직전의 순위는 유지되나, 순위간 존재했던 시간 격차는 사라지고, 순위대로 재출발.

Yellow Flag - 위험 경고, 추월 금지

 - 트랙 일부 구간에 사고 및 충돌로 인한 잔해 발생 시 생기는 신호

 - Yellow Flag 구간에서는 감속해야 하며 앞 차량을 추월하면 안됨.

 F1 더 무비에서는 이런 F1의 운영 규제를 이용해 전략을 펼치기도 하는데요. 실제로 F1에서도 그런 사례가 있다고 합니다.

 2006년 모나코 그랑프리 예선에서 미하엘 슈마허는 1등 기록(폴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상태였어요. 하지만 페르난도 알론소(르노)와 다른 드라이버들이 마지막으로 빠른 랩을 달리며 슈마허의 기록을 깨려고 하고 있었죠.

 그러던 중 갑자기 슈마허의 차가 멈춰 Red Flag가 발생하였고, 다른 드라이버들이 좋은 기록을 내지 못했습니다.

 이후 슈마허가 일부러 차를 멈춰 레드 플래그를 유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FIA 스튜어드가 이 과실을 인정하면서 슈마허는 예선 기록 삭제 + 그리드 최후미(마지막) 스타트 페널티를 받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Flag System이 지속적으로 레이싱 결과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레이싱의 안전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Systme이지만, 이런 식으로 레이싱 결과에 큰 변수가 되기도 합니다.

 Pit Stop(피트스탑)

맥라렌의 피트스탑 세계 신기록 1.80초 <출처 - F1> 클릭 시 영상 이동 

 F1을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 중 한 가지는 바로 Pit Stop(피트스탑)입니다. 피트 스탑은 레이스 중 차량이 피트레인(Pit Lane)에 들어가 타이어 교체, 수리, 세팅 변경 등을 받는 것을 말하는데요.

 보통 한 레이스당 평균 2회의 피트스탑을 진행한다고 해요(최소 1회는 의무). 이 피트스탑은 보통 타이어 교체를 위해 이뤄지는데, 여기서 피트 스탑 시간은 피트에 들어가 차량이 정지한 순간부터 작업 후에 출발 신호를 받기까지의 시간으로 보통 2~3초 수준이라고 해요.

 2023년 카타르 그랑프리에서 맥라렌의 Lando Norris의 피트스탑 시간이 1.80초로 피트스탑 세계신기록을 세웠는데요. 엄청난 속도이지 않나요? 1/200초를 다투는 F1레이싱에서 0.1초를 단축하는 것은 엄청난 거예요. F1이 팀 스포츠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Tire(타이어)

 타이어 역시 F1을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먼저 F1에 참가하는 모든 자동차들은 모두 같은 조건에서 타이어를 사용해야 하는데요.

 타이어는 전부 이탈리아의 Pirelli(피렐리)에서 독점 공급합니다. 그러니까 모든 자동차는 피렐리 타이어로만 주행할 수 있는 거예요.

 다만, 여러 종류의 타이어를 전략적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활용 가능한 타이어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고, 각 타이어별 세부 종류는 아래와 같아요.

 ① 슬릭 타이어(Slick Tyres) - 비가 오지 않는 경우

 - Soft Tire(빨간색) : 가장 부드럽고, 접지력이 좋아 가장 빠르게 속도를 낼 수 있으나 수명이 짧아 빠르게 마모됨.

 - Medium Tire(노란색) : 접지력과 내구성이 균형잡힌 타이어로 전략적으로 사용됨.

 - Hard Tire(흰색) : 가장 단단하고 내구성이 높아 긴 거리 주행이 가능하나, 속도면에서 불리

 ② 웻 타이어(Wet Tyres) - 비가 오는 경우

 - Intermediate Tire(연녹색) : 약한 비, 젖은 트랙에 사용

 - Full Wet Tire(파란색) : 강한 비, 많은 수막 제거 필요 시 사용.

 이런 타이어의 종류를 분석하여 각 팀들은 레이싱 전략을 세운다고 해요.  

2022년 멕시코 그랑프리 예상 타이어 운영 전략

 위처럼 트랙의 특성에 맞는 여러 타이어 운영 전략이 세워지고요 드라이버들의 타이어 운영 능력도 굉장히 중요해요.

 실제로, 2023년 네덜란드 그랑프리에서 레드불의 베르스타펜은 트랙 컨디션이 변덕스러운 상황에서 Soft → Medium → Hard 전략으로 각 컴파운드의 특성과 마모 패턴을 완벽하게 이해해 우승했다고 해요.

 다음에 F1 경기를 보게 될 일이 있다면 자동차들의 타이어에도 눈길이 갈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F1 더 무비'라는 영화를 계기로 F1 스포츠에 대해 몇 가지 알아보았는데요. 여러 내용을 찾다 보니 꽤나 흥미로운 매력이 많은 스포츠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F1을 직접 보게 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회가 닿는다면 꼭 한번 가서 속도감 있는 레이싱을 즐겨보고 싶네요!

 구독자님도 혹시나 F1 더 무비 영화 안보셨다면, 더운 여름 시원한 속도감으로 즐겨보시길 추천드리고요. 향후에 F1 경기 관람 기회가 있다면 알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티켓 값은 자유석 20~40만원, 지정석 50~100만원 수준이라고 하네요!)
 그러면 더운 여름 건강 잘 챙기시고요. 저는 7/23(수)에 다시 편지하겠습니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