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자님은 지금 어떤 소리를 듣고 계신가요?
창밖의 차 소리,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 멀리서 들리는 공사 소리까지.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생각보다 많은 소리가 들립니다.
다만 대부분 너무 익숙해서, 들리고 있다는 것조차 잊고 지내죠.
여행을 떠나면 낯선 풍경만큼이나 낯선 소리가 먼저 다가옵니다. 처음 듣는 새소리나, 알아들을 수 없는 말소리 같은 것들이요.
당장 떠날 수는 없지만, 그곳의 소리만큼은 지금 들어볼 수 있다면 어떨까요?
오늘은 세계 곳곳의 지금 이 순간을 귀로 여행하는 왓더앱입니다.
'elsehear'입니다.
elsehear - 실시간으로 듣는 세계의 소리

elsehear는 세계 곳곳에 놓인 마이크의 소리를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는 앱입니다.
앱을 열면 가는 선 몇 개가 화면 한쪽으로 퍼져 있고, 그 사이에 '어디론가 떠나기'라는 문장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이 문장을 누르면 앱이 다음 목적지를 골라주죠. 미국의 작은 도시일 수도, 영국의 어느 강 하구일 수도 있습니다.
직접 고르고 싶다면 지구본을 돌려보면 됩니다. 점으로 그려진 지구 위에서 노랗게 빛나는 곳이 지금 소리가 들려오는 장소입니다.
예전에 소개한 Farwave가 지구본 위에서 라디오를 찾았다면, 이 앱은 그 자리에 방송 대신 마이크를 놓아둔 셈이죠.
말이 없어서, 더 오래 듣게 되니까

장소를 고르면 그곳의 좌표와 이름, 그리고 어떤 소리인지에 대한 짧은 설명이 나타납니다.
뉴햄프셔주 피터버러의 새소리나, 네덜란드 아펠도른의 공원에 놓인 마이크처럼요. 좌표를 누르면 지도에서 정확한 위치도 볼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장소는 별을 눌러 즐겨찾기에 담아두면 됩니다.
밤에는 화면을 어둡게 바꿀 수 있고, 잠들기 전에는 취침 타이머를 맞춰둘 수도 있고요.
잠금 화면에서 지금 듣고 있는 장소를 확인할 수 있고, Apple Watch로 재생을 제어할 수도 있다는 것도 몰입하는 데에 도움을 줍니다.
에디터의 주저리
처음 몇 분은 솔직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라디오처럼 누군가 말을 걸어오지도 않고, 음악이 흘러나오지도 않거든요. 바람 소리와 새소리, 가끔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가 전부입니다.
그런데 그 소리를 계속 틀어두다 보니,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지구 반대편 어딘가에서는 새가 울고, 누군가의 집 앞으로 차가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이요.
우리는 무언가를 들을 때 보통 의미를 찾으려고 합니다. 가사를 듣고, 이야기를 듣고, 정보를 듣죠.
앱 속 소리에는 그런 의미가 없습니다. 대신 그곳에 지금 무엇이 있는지를 그대로 들려줄 뿐이죠.
이 앱은 스스로를 세계의 소리를 함께 듣는 예술 프로젝트라고 소개합니다. 전 세계에서 공개 마이크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라고요.
아쉬운 점이라면 백그라운드에서는 한 번에 20분까지만 들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친구 세 명을 초대하면 시간 제한이 사라지니, 함께 들을 사람을 찾아보셔도 좋겠습니다.
오늘은 '어디론가 떠나기'를 한 번 눌러보세요. 생각보다 멀리 가 있을 겁니다.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어딘가의 새들은 계속 울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마감이 조금 늦어졌지만요.
elsehear: Be here, hear elsewhere - iOS Only | Web
*추신: 혹시 저의 백그라운드 20분 제한을 풀어주시는 데에 관심이 있다면, 제 코드는 22F05BEEC5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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