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자님은 오늘 하루를 색으로 말한다면 어떤 색인가요?
막상 대답하려고 하면 쉽지 않습니다. 빨강, 파랑, 초록 같은 이름 몇 개가 떠오르다 말죠.
어릴 적 벽에 걸려 있던 일력이 생각납니다. 하루에 한 장씩 뜯어내면, 날짜 아래에 짧은 글귀 하나가 적혀 있었거든요.
별것 아닌 문장이었는데도, 그 한 줄을 읽는 시간이 하루의 작은 쉼표가 되곤 했습니다.
그 일력이 숫자 대신 색을 건넨다면 어떨까요?
오늘은 하루에 한 번, 색 하나로 쉬어가게 해주는 왓더앱입니다.
'hueday'입니다.
hueday - 365개의 색, 365개의 문장

hueday는 매일 하나의 색과, 그 색에 어울리는 짧은 문장 한 줄을 건네는 앱입니다.
앱을 열면 오늘의 색이 화면을 가득 채웁니다. 이 글을 쓰는 오늘은 짙은 청록색 위에 'Teal Depth'라는 이름과 #2F6F73이라는 컬러 코드가 적혀 있더군요.
그 아래에는 문장이 하나 놓여 있습니다. 'go deep on one thing instead of wide on ten.' 열 가지를 넓게 하기보다 한 가지를 깊게 하라는, 하루 동안 품고 다니기 좋은 한 줄이요.
재미있는 건 전 세계 모두가 같은 날 같은 색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지난주에는 지구 반대편의 소리를 들었다면, 이번에는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와 같은 색을 나눠 보는 셈이죠.
이름에도 작은 비밀이 있습니다. 쉼을 뜻하는 休(휴)와 색을 뜻하는 hue의 소리가 같거든요.
놓친 날에도, 색은 남아 있으니까

앱을 연 날의 색은 달력에 차곡차곡 쌓입니다. 한 달이 지나면 달력 한 장이 그대로 나만의 팔레트가 되고요.
앱을 열지 못한 날도 비워두지 않습니다. 그날의 색이 빗금처럼 은은하게 남아서, 사라지는 날이 없습니다.
달력에서 아무 날이나 누르면 그날의 색과 문장을 다시 볼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날에는 하트를 눌러두면 됩니다. 하트를 누른 색은 my palette에 모이고, 큰 카드나 작은 타일로 모아 볼 수 있습니다.
컬러 코드를 누르면 바로 복사되고, 오늘의 색을 스토리 크기의 카드로 만들어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원한다면 매일 아침 오늘의 색 이름을 알림으로 받아볼 수도 있고요.
에디터의 주저리
색 이름을 이렇게 오래 들여다본 건 오랜만이었습니다.
Eucalyptus, Rosewater, Clay. 그냥 초록, 분홍, 갈색이라고 불렀을 색들에 이름이 붙으니, 주변의 색도 조금 다르게 보이더군요.
우리는 하루를 기억할 때 보통 무슨 일이 있었는지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이 앱의 달력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지 않습니다. 그저 그날의 색을 하나 남겨둘 뿐이죠.
일기를 쓰라고 재촉하지도, 연속 기록을 세라고 다그치지도 않습니다. 계정도, 로그인도, 광고도 없고요.
그래서인지 앱을 여는 일이 해야 하는 일보다는, 잠깐 창밖을 보는 일에 가깝게 느껴집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앱 안의 문장과 화면이 모두 영어라는 점입니다.
다만 문장이 워낙 짧아서, 사전 없이도 하루 한 줄 정도는 충분히 곱씹어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앱을 열어 오늘의 색 이름을 한 번 소리 내어 읽어보세요.
이 글을 쓰면서 제 옷장 속 색에도 이름을 붙여보려 했습니다. 대부분 '검정'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지만요.
hueday: 365개의 색, 365개의 문장 - iOS On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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