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Sara 입니다.
지난 2주간 잘 지내셨나요? 지난주에도 무단 휴재..ㅎㅎ를 하고 돌아왔네요..^^;;ㅎㅎ 컨디션 이슈로 지난주 한 주 뉴스레터를 쉬었는데요, 덕분에 푹 잘 쉬고 에너지도 잘 충전했답니다. 무단 휴재 변명을 위한(ㅎㅎ)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 하자면 본업에서 아주 말도 안되게 힘이 빠지는 모먼트가 있었답니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정말 열심히 해왔고 또 좋은 성과를 꾸준히 내고 있던 일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운 의사 결정이 있었거든요. 열심히 최선을 다하며, 숫자로 좋은 성과를 보여주고 증명하는 것이 업무에 있어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해왔던 저에게 이번 일은 꽤나 큰 충격과 허무함을 가져다 주기도 했습니다. 일에 대한 책임감과 열정이 부정 되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는데, 한편으론 이 과정에서 모든 의사 결정이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고 때로는 상황에 따라 이러한 부분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 또한 회사 생활에서 필요한 것이구나를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답니다. 아무튼 이러한 상황들로 인해 피로감이 쌓이기도 하고 주말을 푹 쉬고자 지난주 무단 휴재를 때려버렸답니다...^^;;ㅎㅎ 이 자리를 빌어 혹시 지난주 사라의 술장 뉴스레터를 기다리셨을 구독자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부디 너른 이해를 해주시길 부탁 드립니당. (_ _)
그 간 처서도 지났고 오늘은 또 어느덧 8월의 마지막 날 입니다. 내일이면 9월이라니 벌써 올 한해의 3분의 2가 지나간 것이 저는 당최 믿기지가 않네요...ㅇㅅㅇ..ㅋㅋ 이제 9월이라 학생 분들은 개학과 개강이실테고 직장인 분들은 휴가 시즌이 이제 다 마무리 되고 본격 하반기 업무의 시작이실텐데요, 가을의 초입에서 올 한해를 잘 마무리 하기 위한 힘을 다시 한번 모아 남은 25년의 3분의 1을 알차고 즐겁게 보내실 수 있길 바래봅니다. 또 무엇보다 이제 9월이니 얼른 더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어왔으면 좋겠네요!ㅎㅎ
오늘따라 서론이 상당히 길었는데요ㅎㅎ 각설하고 본론으로 돌아와서 오늘의 위스키 뉴스레터 주제는 바로바로 셰리 명가, 스페이사이드의 보물 같은 위스키 바로 "아벨라워(Aberlour)" 입니다.
아벨라워는 워낙 사랑을 많이 받는 위스키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아벨라워가 유명해진 것은 아벨라워의 CS 즉 캐스크 스트랭스인 아벨라워 아부나흐가 아주 맛있고 인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이 아벨라워 아부나흐가 제주도 중문 면세점 특산품(ㅎㅎ)이라고 불릴만큼 제주 면세에 있어 필수템과 같이 포지셔닝 되면서 또 인기를 끌기도 했지요. 코로나 즈음하여 위스키 인기가 한창 하늘을 치솟을 때에는 아벨라워 아부나흐가 정말 찾아보기 힘든 시절도 있었습니다. 바에 가도 아벨라워 아부나흐를 구해놓지 못해 보기 힘든 정도였지요. 요즘은 그정도는 전혀 아니고 꽤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위스키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이유는 아래에서 조금 더 추가로 설명해보도록 할게요.
아벨라워 증류소가 처음으로 만들어진 것은 1825년 제임스 고든과 피터 위어라는 두 사람에 의해 설립된 것이 그 시작인데요, 사실상 이 때는 이름만 아벨라워였을 뿐 지금의 아벨라워 증류소와는 크게 연관이 없는 증류소 입니다. 왜냐하면 이 증류소는 몇 년 안 지나서 망해버려서 존, 제임스 그랜드 형제가 1833년에 인수하게 되고 이 아벨라워 증류소를 인수한 그랜트 형제는 아벨라워 증류소를 버리고 "글렌 그랜드(Glen Grant)" 증류소를 설립하게 되면서 역사적으로 이름을 남긴 첫 아벨라워 증류소는 문을 닫게 되었지요.
그러다가 1879년에 제임스 플레밍이라는 사람이 지금의 아벨라워 증류소를 다시 설립하게 됩니다. "Let the Deed Show(행동으로 보여주자)"라는 모토를 가지고 품질에 매우 집중하는 증류소로 아벨라워 증류소를 만들어나가게 되는데요, 이 정신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와서 장인 정신을 가지고 디테일의 차이를 만드는 증류소로서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여담으로 제임스 플레밍이라는 사람이 행동으로 보여주자라는 모토를 내세운 만큼 무척이나 정의롭고 지역 사회에도 기여를 많이 한 사람이라고 하는데요, 증류소 근처 강 물살에 어떤 한 소년이 휩쓸려가 목숨을 잃자 사재를 털어 다리를 건설한 것이 제임스 플레밍에 대한 유명한 일화입니다. 어떤 일이 있을 때 행동으로 나서는 것이 그의 삶의 신념이기도 했던 것이지요.
이렇게 열심히 장인정신을 가지고 만든 아벨라워 증류소는 1898년에 큰 불이 나면서 홀랑 다 타버리게 됩니다. 이에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증류소를 더 고풍스럽고 아름답게 재건하면서도 또한 환기탑을 갖춘 최신 설비의 증류소로 만들었고 이 노력을 바탕으로 이후 아벨라워 증류소는 고품질 위스키를 생산하며 차츰 명성을 얻어가기 시작합니다. 이 후, 아벨라워는 1970년대에 주류 대기업 페르노리카에 인수 되게 되는데요, 기존에는 블렌디드 위스키 원액 공급이 주력이었던 반면 페르노리카에 인수 이후에는 싱글몰트 위스키 생산에 집중하며 지금의 아벨라워와 같은 포지셔닝을 갖추게 됩니다.
아벨라워는 스스로를 "부띠끄 싱글몰트"라고 분류하는데요, 이 말인 즉슨 대량 생산을 하지 않고 퀄리티를 컨트롤 하며 작은 배치로 위스키를 만든다는 의미인데요, 말하자면 더 선별적으로 수작업 공정을 거쳐 한정된 위스키를 만든다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부띠끄 싱글몰트라는 개념은 사실 보편적으로 말하는 그런 개념은 아니고 마케팅용 개념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아벨라워는 홈페이지에서부터 자신들을 "부띠끄 싱글몰트"라고 칭하며 다른 위스키와의 차별화를 강조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부띠끄 싱글몰트 마케팅이 통했던 것인지 아벨라워는 전세계적으로 꽤나 사랑 받는 위스키 입니다. 재미있는 건 이 아벨라워가 프랑스에서는 가장 사랑받는 싱글몰트라는 점인데요,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아벨라워를 소유하고 있는 페르노리카가 프랑스 기업이니 프랑스 내 마케팅이나 유통 등이 더 유리했던 점이 있을 수 있겠고, 또 다른 점은 아벨라워가 셰리 명가로 유명한데 셰리를 특징으로 하다보니 프랑스인들이 선호하는 와인스러운 과실향과 달콤한 맛과 그 취향이 잘 맞지 않았나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아벨라워가 프랑스에서 워낙 잘팔려서 이 덕분에 아벨라워서 글로벌 싱글몰트 시장에서도 무려 10위 권에 든다고 하네요.
아벨라워는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셰리 명가 인데요, 아벨라워의 셰리가 사랑 받는 이유 또한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것은 아벨라워 더블 캐스크 숙성의 방식인 메링(Marrying)이라는 방식에 그 이유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보통 우리가 셰리라고 하면 보통 셰리 캐스크에 피니시를 입히는 방식을 주로 많이 생각하는데요, 아벨라워에서는 이런 피니시 기법을 쓰지 않고 각각의 캐스크에서 일정 연수를 숙성시킨 다음 마스터의 기술을 통해 각각을 특정 비율로 섞어 추가로 3~6개월 정도 안정화 시키는 숙성 과정을 거칩니다. 말하자면 아벨라워 더블캐스크 12년이라고 한다면 버번 캐스크에 12년, 셰리 캐스크에 12년 각각 캐스크에 위스키 원액을 숙성시킨 다음 일정한 비율로 이를 배합하여 추가로 숙성을 시킨 뒤 내놓는 이러한 방법 입니다. 이러한 방식을 차용하다 보니 셰리 캐스크에 2-3년 정도 피니시를 입히는 것과는 또 다른 맛의 깊이를 낼 수 있는 것이지요.
아벨라워의 메링(marrying) 기법 덕분인지 아벨라워는 전반적으로 셰리향이 풍부하고 깊이가 있으며, 전반적으로 밸런스가 좋은 위스키를 평을 많이 듣습니다. 그리고 아벨라워 12년 같은 경우에는 가격이 10만원도 채 하지 않는데, 과일향과 달콤함의 조화와 맛의 깊이가 가격 대비 무척 훌륭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발베니, 맥캘란 등 너무 유명한 위스키가 아닌 위스키로 선물을 해야한다고 했을 때 이 아벨라워가 꽤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벨라워 12년 정도면 누구나에게 호불호 없이 만족도가 꽤 큰 위스키이기 때문이지요.
아벨라워는 숙성 연수별 라인업이 상당히 다양합니다. 12년, 14년, 16년 18년 등 높은 숙성 연수의 라인업까지 가지고 있는 보기 드문 다양한 숙성 연수 라인업을 가진 위스키입니다. 저는 사실 12년과 아부나흐만 마셔보고 16년, 18년 이런 숙성연수가 긴 아벨라워는 마셔보지는 않긴 했는데, 여기저기 평을 읽어보면 고 숙성연수의 아벨라워의 포지셔닝이 애매하다는 평이 있습니다. 숙성 연수 대비 가격이 아주 비싼 건 아니지만 이 돈이면 12년을 사서 마시겠다라는 평이 꽤나 많더라고요. 뭐 사실 저는 아직 마셔보지 않아서 이 부분에 대해서 의견을 내기는 어렵지만, 세간이 평이 이러하다 보니 굳이 큰 돈을 주고 아벨라워 16년이나 18년 사서 마셔야겠다는 엄두는 안나긴 하더라고요..ㅎㅎ
마지막으로 한 때 품절 대란이었던 아벨라워 아부나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사실 아벨라워 아부나흐는 저에게 CS 입문 위스키이기도 했고 그 맛과 향이 너무 풍부해서 과거에는 바에 가면 아주 자주 마시던 위스키이도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아벨라워 아부나흐를 굳이 잘 안 마시게 되긴 했는데, 물론 대체재가 워낙 많아서 이기도 하지만 아벨라워 아부나흐가 예전 같지 않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처음 아부나흐를 마신건 19년 정도 였는데, 그 때만 해도 아부나흐는 명실상부 최고의 셰리 CS 였습니다. 다만, 이 아부나흐가 배치를 거듭할 수록 약간씩 싱거워진다는 평이 나오기 시작했고 품절 대란이 완전히 종료된 이후의 아부나흐는 예전만큼의 감동을 주진 않더라고요. 물론 이 것은 제가 여기저기 위스키 글들을 눈팅하면서 아벨라워 아부나흐가 이제 맛탱이가 갔다..라는(ㅠㅠㅋㅋ) 글들을 많이 보고서 선입견을 가진 채로 마셨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아벨라워 아부나흐는 너무나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에게 예전같이 않다라는 평을 듣고 있고 제가 눈팅 했던 것처럼 맛탱이가 갔다는 평도 굉장히 많습니다..ㅠ_ㅠ 그래서 요즘은 아벨라워 아부나흐의 인기가 상당히 떨어져서 중문에서 아부나흐를 구하기가 상당히 쉬워졌는데 다들 아부나흐 사지 말고 딴 위스키를 사라고 추천하는 실정입니다.ㅠㅠ 맛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주관적인 영역이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이야기한다면 이런 부분은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아벨라워 증류소에서 예전 아부나흐 배치의 위스키 맛을 어떻게든 돌려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보며 오늘의 아벨라워 이야기를 마무리해보려 합니다.
2주 만에 위스키 뉴스레터를 쓰니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또 쓰다 보니 신나게 쓰게 되는 그런 느낌이 있었습니다.ㅎㅎ 뉴스레터를 쓰다보니 늘 부족함이 많은 뉴스레터지만 읽어주시는 구독자 여러분들께 새삼스럽지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부족한 제 글을 읽어주시는 구독자 여러분 항상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내일이면 9월의 시작입니다. 구독자 여러분 모두 9월의 시작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일들이 가득 생기시길 바라며, 또 날씨도 얼른 시원하게 풀려서 푸른 하늘과 선선한 바람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가을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래봅니다!ㅎㅎ 구독자 여러분 모두 즐거운 한 주 보내시고 저는 다음주에 또 더 재밌는 위스키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