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지도

제텔카스텐 방법론과 개념지도 방법론의 차이 4부

연결의 작동원리

2024.01.23 | 조회 420 |
1
|

개념지도 그리고 읽기와 쓰기

철학적 개념들이 만들어내는 삶의 리듬에 발맞추기

연결의 작동원리

제텔카스텐의 방법론의 가장 핵심은 바로 연결에 있습니다. 제텔카스텐을 아는 모든 사람은 이 연결이야 말로 세렌디피티 근원 유레카의 기적이라고 여깁니다. 연결은 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원리에서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언어레벨에서의 연결

연결의 가장 미시적인 레벨의 사건은 언어에서 발생합니다. 모든것이 연결되는건 하나의 문장에서 비롯됩니다. 그리고 이 제텔카스텐 시스템은 어떠한 맥락과 맥락을 연결시키는 핵심문장을 기준으로 거대한 문서를 쪼개놓은것과 마찬가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역으로 생각하면 우리는 작은 맥락의 문장들을 '연결'을 통해 거대한 문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과 동일합니다.

태주네 블로그, AgensKG 지식그래프 생성하기<br>(https://taejoone.jeju.onl/posts/2022-01-29-knowledge-graph-triple/)
태주네 블로그, AgensKG 지식그래프 생성하기
(https://taejoone.jeju.onl/posts/2022-01-29-knowledge-graph-triple/)

한국어의 품사론에는 주어 목적어 보어 부사어 등 여러가지로 쪼갤 수 있지만, 좀 더 크게 묶어내어 대상과 관계로 변환가능합니다.

주어(Subject) - 서술어(Predicate) - 목적어(Object)
대상 - 관계 - 대상
aRb

트리플구조

즉 모든 문장은 대상을 설명하는 방식이거나, 대상과 대상을 관계로 표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관계의 종류는 표현 가능한 서술어만큼 무한한 가짓수를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문장들의 관계로부터 한 대상이 가진 여러가지 정보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의자 id재료디자인색상사이즈목적가격생산지
1나무클래식베이지보통실내용$ 100미국
2플라스틱모던블랙&화이트보통실외용$ 50중국

의자상품에 대한 관계형 데이터 베이스 예시

의자에 대한 여러 데이터를 다루는 테이블을 보여주는 관계형데이터베이스는 대상과 속성의 관계를 너무나도 명백하게 보여줍니다. 1번 제품은 나무로 만들어져있고, 클래식한 디자인이며 갈색의 중간사이즈 실내용 등으로 의자라는 개념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즉, 하나의개념은 개념 주체가 가지는 여러 직접적 관계들의 집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직접적 관계는 각각이 하나의 연결이 되고 개념자체의내부구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논리학에서 이 직접적 관계들을 내포라고 표현합니다.

논리적 연결

관계형데이터베이스로 보는 외연과 내포 개념
관계형데이터베이스로 보는 외연과 내포 개념

내포는 어떤 개념적 존재의 속성을 규정하는 내재적 관계들을 말한다. 내포가 증가한다는 말은 개념의 제약이 많아진다는 것과 동일하며, 내포가 감소한다는 말은 개념의 제약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과 같다. 내포가 커지면 해당 개념에 포착되는 개체들의 가지수가 줄어들며 한정이라고 표현하며, 내포가 작아지면 해당 개념에 포착되는 개체들의 수가 커지며 이를 개괄이라고 표현한다.
한 개념이 가진 외연에 포획되는 개체를 늘려내기 위해서는 개념의 내포를 줄여, 특정 속성이나 조건을 해제하여 맥락의 범주를 늘려낼 수 있다. 우리는 추상화를 통해 내포를 감소시키며 외연을 늘려 해당개념의 맥락적 범주를 넓힐 수 있다. 이는 이전까지 생각하지 못해왔던 개체를 해당 개념적 도구로서 해석할 수 있게 작동한다.

논리학

개념은 어떤 고정된 지식의 모듈이 아닌 특정 맥락에 따라 동적인 내포와 외연에 의해 형성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내포와 외연 개념에 의해 우리는 용어와 속성들을 연결할 수 있으며, 연결에 따라 개념의 구조를 결정지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결정된 개념을 사례의 해석 및 적용으로 연결해낼 수 있습니다. 이 연결들은 논리적 소실이 없는 자명한 연결에 가깝습니다. 때문에 우리가 무엇을 명확히 설명하기 위한 도구의 힌트가 내포와 외연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교육학적으로 가장 기초적인 모듈화된 수업은 작고 간단한 개념설명(내포)과 더불어 해당 개념을 적용해볼 예제(외연)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합니다. 개념의 구성원리는 지식의 모듈의 가장 작은 단위에서의 구성원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현실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정보와 데이터들 사이에서 지식의 모듈을 뽑아내기 위해 그들을 연결하고 연합하여 모듈화된 지식의 상자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도 교육학에서의 수업구성과 마찬가지 원리를 따릅니다. 개념과 속성 사례를 통해 해당 의미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와같은 논리적 연결은 개념과 개념들의 단위에서도 나타납니다. 지식은 거대한 개념적 구조체로 볼 수 있으며 특정 부분의 바운더리에 맞는 내포의 개념 구성을 찾아낼 수 있으며, 거대한 체계를 만들어 냅니다. 특히 특정 맥락에 대한 개념적 연결들이 정돈되어 모이면 그 구조는 하이라키를 만들어 내게 됩니다.

지식의 가장 미시적인 차원에서의 연결을 위와같이 볼 수 있다면, 조금 더 거시적인 차원의 연결이 존재합니다. 실상 제텔카스텐 연결은 다음 사례를 작동시키기 위해 구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조적 연결

'맛있다'는 표현은 흔리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서 느끼는 세분화된 감각들이 한되 모여(라이프니츠의 미세지각이론) 특정 기준의 느낌으로 받아들일 때 하는 표현입니다. '맛있다'는 표현은 기본적으로 식사활동이라는 맥락에서 작동합니다. 하지만 포스트모던의 시대를 살고있는 우리들은 이런 표현 또한 맥락을 넘어서 연결시키고, 표현의 사용범주를 확장시킵니다.

섭식활동 - 쾌락호르몬의 작동 - 신체반응 - 내수용감각 - 통합적 자기표현

맛있다 표현의 발생구조

맛있다는 표현은 본래 위의 구조로 이해할 수 있는데, 여기서 섭식활동을 치환하는 방식으로도 작동하게 됩니다. 맛있다는 표현은 쾌락호르몬이 작동하는 모든 맥락에서 사용될 수 있게 된거죠.

한국 가수겸 헬스 대표 연예인인 김종국이 티비프로그램 미우새에서 헬스를 하며 이 '맛있다'는 표현을 했습니다. 무거운 무게를 들어올리며 스스로 고통을 유발하는 운동을 하고있을 때 이 표현을 사용함으로서, 고중량 운동이 더이상 고통스럽기만 한것이 아니라 쾌락이 있다는것을 말과 표정을 통해 수면위로 끌어 올려 낸 사건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내수용감각을 통해 온갖 다양한 자극들에 반응하는 신체로부터 하나의 느낌을 만들어냅니다. 이 과정에서 느낌은 너무나도 빠르게 포착되어 순간적으로 관념이 끼어들어갈 공간이 없죠. 홍어나 두리안을 먹을 때 누군가는 그 냄새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또 다른 이는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 처럼 복합적인 감각을 해석해낼 때 하나의 인상을 선택해 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한번 선택된 인상은 좀처럼 잘 변하지 않게 되죠. '복합적 느낌 -> 긍정/부정의 성택' 의 결합이 반복되어 견고하고 단단해질수록 그 차이는 넘어설 수 없는 벽이 생기고 맙니다. 이같은 사건은 최초에 결합된 이래로 단 한번도 변하지 않았을 때 '나' 자신을 구성해내기도 합니다. 이는 신체반응적 차원에서의 자기결정적 사건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비관념적이라고 보게됩니다. 이런 점을 슬라보예지젝은 순수형식주의 유물론이라고 부릅니다.

다시 순수 차이의 문제로 돌아갑시다. 역설적이게도 차이가 구별에 우선합니다. 철학적으로 중요한 지점입니다. 이것을 순수 형식주의라고 부르겠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어떤 관념론의 일종으로 보는 접근에 반대합니다. 이것은 매우 근원적인 문제인데, 중요하지 않습니까? 제 생각에 우리는 관념론적 접근을 거부하고 이 개념을 ... 뭐라고 부를까요. 순수 형식주의 유물론이라고 합시다. 차이의 유물론으로서 유물론. 유물론적 존재의 최소적 특징이 바로 순수 차이입니다. 일자 속의 균열, 적대를 포함한 질서! 근원적 사실은 순수한 차이 그 자체입니다. 여기서 순수 차이를 강력히 강조하고 싶습니다. 순수 차이는 다른 어떤 종류의 신화적인 대립항들과도 다른 것입니다. 여성-남성, 빛-어둠, 음-양 뭐 그런것들이요.

지젝 순수형식주의 유물론에 대한 설명 중

이 비관념적 사건에 대해 김종국이 맛있다는 표현을 하였을때, 그 표현을 이해하려 하는 청중들은 나를 투영하여 상상하고 관념적 사건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생길 수 있게됩니다. 이 단순한 맥락전환의 탈구조적 표현을 통해 우리는 우리 개개인을 견고하게 구성해내는 한 딱딱한 조각을 변형가능하게 바라보게 됩니다. 즉, '운동을 저렇게 열심해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 라는 가능성이 발생합니다.

이런 사건은 우리의 지식체계에서 여전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텔카스텐 방법론은 이러한 연결에서의 환희를 세렌디피티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처럼 비유와 같은 개념의 탈구조적 적용은 맥락과 맥락을 연결시키는 동형적인 구조들이 나타날 때 추상화되어 통합되고, 용어의 맥락이 기존의 패러다임을 벗어나면서 사고의 범주를 관념론적 차원의 너머로 확장시키게 됩니다. 

가능성과 한계

우리가 제텔카스텐을 통해 얻으려고 하는 세렌디피티, 유레카는 구조적 연결을 통해 나타납니다. 위 사례와 같이 우리의 관념이 침투하지 못했던 인식의 전환을, 구조적 동형성으로의 연결을 통해 전혀 다른 맥락의 시선으로 이해하고 전환시켜 낼 단초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구조적 연결은 제한이 없습니다. 내포를 감소시켜 외연을 늘려내어 맥락의 범주를 넓히는 것 처럼, 우리는 어떠한 지식 구조 자체를 추상화함으로서 이전의 지식구조체계가 넘어설 수 없었던 외부에서의 자기관찰을 전혀 다른 맥락으로의 연결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전혀 상관없은 임의의 개체들을 모으더라도 그들 사이에는 구조적 연결이 언제나 가능합니다. 모든 개체는 저마다의 맥락의 복잡계위에서 다중레이어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구조들의 부분부분은 반드시 동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를 통해 연결은 언제나 가능합니다. 때문에 우리가 만약 경험불가능한 한계를 마주하고 있다면 지금의 구조를 잘 이해하고 이와 같은 동형적 구조를 가진 맥락에서의 가능성들을 탐구해야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결은 만능이 아닙니다. 이 가능성의 차원은 언제나 맥락을 확장/전환시켜내기 위해 해당 시스템의 속성들을 제거하거나 치환해내는 과정을 일으켜 왔고, 그렇기 때문에 이 가능성이라는 달콤함 뒤에 찾아오는 무력함과 늘 마주해야만 합니다. 그런면에서 실천 불가능한 연결은 그저 문장적설탕-판타지 일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이 창의적인 연결이 가능한것은 어른만큼 충분히 경험해내지 못했기 때문에 개념형성의 내포들이 작동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린이들은 늘 상상의 차원에서 살고 헤엄치고 있습니다.

현대사회의 컨텐츠는 끊임없는 가능성이 너무 오남용되고 있습니다. 모든 컨텐츠가 충분히 자극적이고 모든것이 가능하다고 면전에 대놓고 속삭이고 있습니다. 제텔카스텐의 연결 또한 그것을 생산하기 위한 도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구조적연결을 통한 범맥락적 가능성들은 아직 현실이 되지 않은 잠재태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것을 현실화시키는것은 순간 도달한 세렌디피티보다 더 어렵고 고된일입니다. 그것은 언제나 추상적인 레벨에서 작동시켜야할일이 아니며, 현실에서 실천가능하도록 길을 내는일, 논리적으로 증명해나가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가능성의 발견은 그 원대한 길의 시작지점에 불과합니다. 이 시작지점만을 끊임없이 찾아다녀야만 한다면 망상증환자와 뭐가 다르겠습니까.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개념지도 그리고 읽기와 쓰기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1개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 ldg0215

    0
    about 2 months 전

    흥미로운 글 잘 읽었습니다.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세상의 실체를 연결된 무엇으로 이해하는 관점으로는 무한한 가능성만을 제시할 뿐이죠. 저는 연결이라는 개념을 배치나 배열, 그리고 그러한 배치로 인한 그리고 배치를 향한 변화 또는 과정으로 대체하면 이 문제를 상당히 해결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결이라는 개념은 공간을 전경에 변화를 배경에 두는 방식으로 쓰였기 때문에 어떤 순간의 단면을 그리기에는 적당할 지 몰라도 그 순간의 앞 뒤로 확장이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실체가 연결되었다는 믿음은 사실 움직임의 흔적을 실체의 움직임과 혼동한 것에 불과하지 않을까요? 배치와 과정으로 공간성과 시간성을 구분하여 새로운 배치의 가설적 지위와 그 배치를 실현하여 입증할 책임을 강조한다면 더욱 현실에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요? 변화하는 실체와 관련해서는 팀 잉골드의 대응하는 선을 탐구하면 참고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ㄴ 답글
© 2024 개념지도 그리고 읽기와 쓰기

철학적 개념들이 만들어내는 삶의 리듬에 발맞추기

자주 묻는 질문 서비스 소개서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53길 8, 8층 11-7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