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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일곱이 얼마 남지 않은 우럭은 요즘 바빠요

인생이 싯팔 이럴 수가 있나

2024.11.07 | 조회 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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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럭이야기

매주 평일 아침 찾아오는 우럭의 이야기

예, 바쁩니다 바빠요. 그러니 빠르게 물러갑니다. 언젠가 더 성의 있는 글로 돌아오는 날도 있겠지.

 

1.

농담이 아니라 진짜 존나게 바쁘다. 싯팔, 발목을 핑계로 이제껏 미뤄왔던 구직시장에 다시금 뛰어드니 조급함이 넘쳐흐른다. 하지만 우럭, 뭐가 됐든 이번 연도 안에 취직을 목표한 만큼 존나게 뺑이를 쳐서라도 성공하고 말 것이다. 또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생겼다. 이유가 뭔지는 말해주고 싶지만 아직 하나도 결론이 난 것 없으므로 이후에 차차 썰을 풀어보겠다. 그것도 그렇고 어차피 나이 스물일곱이면 취직해야만 해.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는 짤을 띄우고 싶지만 귀찮으니 글로 대신한다. 우럭은 귀찮은 건 하지 않는 미니멀리스트다. 미니멀리스트 뜻이 이게 맞냐 싶다만 내가 그렇게 쓰기로 했으면 그런 거지.

 

2.

서평을 쓸 책들도 쌓이고 쌓였다. 하, 읽을 때 바로바로 썼으면 떠올리기도 쉬운데 귀찮다고 미루다 보니 그 부분이 어디더라... 하고 페이지를 뒤적거려야 하는 업보만 남았다. 스물일곱의 기억력은 그렇게 나락 갔다. 내 전두엽이 살살 녹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지금 써야 하는 책이 가만 보자... 한 권, 두 권, 셋, 넷... 다.. 섯, 여섯... 싯팔.

 

3.

이 와중에 정신과 선생님이 네 정신 아야 한 것 같으니까 일주일에 두 번씩 찾아오라며 나에게 약을 조금만 주신다. 선생님, 저 진짜 바빠요. 하지만 약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정신병자 우럭은 갈 수밖에 없어. 정신병자는 서럽다. 안 그래도 우울하고, 안 그래도 불안하고, 안 그래도 예민하고, 안 그래도 무기력한데 병원을 일주일에 이틀씩 꼬박꼬박 가서 할 말도 없는 내 상태를 억지로 쥐어짜내며 달달 외야 한다니. 그런 거 너무 작고 가녀린 우럭한테 무자비하지 않아? 하지만 나는 일곱 살이 아닌 스물일곱 살. 사회는 스물일곱에게 냉정한 법이다. 나도 걷고, 말하고, 잘 먹고, 잘 싸고, 꺄르르 웃기만 해도 예쁨 받고 싶어. 나는 엄마에게 이 말을 했다가 미친- 이라며 방으로 꺼지라는 소리를 들었던 전적이 있다.

 

4.

아무튼 존나 바쁘셈. 월요일에 오지 못한 것도 몇 년 동안 놀기만 했던 댁알히로 공부를 하느라 시간이 없었던 거셈. 물론 그 전날 방어 먹으러 가서 맥주 반 병을 처마시긴 했음. 그래도 말야, 그전에는 공부했다고. 그게 머릿속에 박혔냐 아니냐는 이제 후에 결정할 문제지만. 어쨌거나 바쁘다. 변명을 하는 건 아냐. 왜냐면 나는 레터를 쨌으면 쨌지 구차하게 변명을 덧붙이면서 양해를 구하는 하여자가 아니라 뻔뻔하게 뭐, 왜, 어쩔 건데를 삼 박자로 박는 뻔뻔한 상여자니까. 역시 글은 뱉는 대로 써야 잘 써지는 거다. 각 잡고 쓰려던 시평은 거의 한 달이 걸렸셈. 그럼 저 서평들은 도대체 몇 달을... 개큰 한숨을 쉬면서 우럭은 퇴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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