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날씨가 갑작스레 추워졌다. 나는 원래 더위보다는 추위에 약한 사람이었는데 나이가 드니 더위에도 약해졌다. 그럼에도 햇빛이 살갗에 닿는 느낌은 너무 싫어서 한여름에도 얇은 카디건을 두르곤 해. 아무튼 너무 춥다. 아침에 환기를 시키려고 창문을 열어놓으면 찬 공기가 들이닥쳐서 아침부터 몸이 부르르 떨린다. 담배를 피우러 나가기도 쉽지 않고 외출했다가 저녁에 집에 돌아오면 집 온기에 몸을 조금 녹이기 무섭게 다시 환기의 추위가 나를 찾아온다. 너무 추워... 그리고 난 추위가 싫어... 슬슬 이불 빨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포근한 솜이불 아래서 수면잠옷을 입고 몸을 웅크리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다. 머리 위로는 살짝 찬 공기가 목 아래로는 따뜻한 포근함이 날 감싸는 그 느낌을 만끽하기까지 며칠 남지 않은 것 같다.
2.
그래서 그런지 요즘 뭘 입고 나가야 하나 고민이 많이 된다. 어제는 겨울 재킷을 입고 나가서 오늘도 그렇게 입으려고 했다가 1분도 안되어 도로 집으로 돌아왔다. 코트로 갈아입고 나와서 음, 좋은 선택이었군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또 춥더라. 정말 벌써 패딩을 꺼내야 하는 날씨인 걸까? 하지만 지하철 안은 사람도 많고 공기도 텁텁해서 패딩이 분명 답답하고 더울 텐데. 이럴 때마다 빨리 면허를 따야겠다는 생각을 해. 차를 타고 다니면서 입고 싶은 옷, 신고 싶은 신발을 마음껏 고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물론 우럭, 발목을 아작냈다가 다시 이어붙인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바로 힐 신지는 못함.
3.
얼음이 든 음료를 마시기도 쉽지 않은 날들이다. 나는 원래 얼죽아인 사람이었는데 사람이 늙으니까 따뜻한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 이건 취향이라기보다는 몸 상태의 문제에 가깝지만. 원래부터 기관지가 좋지 않던 우럭 면역력이 떨어지니 환절기마다 비염과 감기를 달고 살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목이 조금만 부었다 싶으면 따뜻한 음료를 시키게 돼. 어제도 면접 보러 갔다가 대기하면서 따뜻한 라떼를 시켜 먹었기 때문에... 이런 게 나이가 든다는 걸까. 인생은 쉽지 않다.
4.
11월인데 벌써 이렇다니. 다가올 겨울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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