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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우리 부모님을 사랑해

인생이 싯팔 이럴 수가 있나

2024.11.14 | 조회 3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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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서 감동을 좀 이어가볼까 싶은데요. 저도 나름 꽤나 인간적인 사람이란 말이죠, 허허. T지만.

 

1.

갑자기 나온 소리라기보다는 그냥 오늘 아침에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너무 감동적이라 써 본다. 나는 부모님이 기대가 컸던 탓에 늘 스스로를 압박하고는 했는데 그게 어느 순간 터지기도 했고 다른 많은 이유들이 있기도 했고. 어쨌든 내 정신병의 여러 원인 중 하나가 자기혐오였다는 이야기. 내 안의 우울이 무럭무럭 자라나 나를 삼킨 후부터는 정말 아무것도 못한 채 집에서 보냈다. 타인의 눈에는 괜찮아 보이게끔 노력하면서도 그게 독이 되었을까 밤이 되면 늘 공황 증세에 시달리면서 병을 키워왔다. 그래서 말인데 나는 늦게 자면 안 되는 사람이다. 새벽 1시를 넘어가도 내가 깨어있다면 다들 나보고 좀 자라고 재촉 좀 해줘. 그렇지 않으면 우럭은 공황이 오니까.

 

2.

아무튼 최근 병원을 꼬박꼬박 다니면서 취업에도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어김없이 솟아나는 무력감과 자기혐오를 제쳐두고 쓸모를 입증하려 애썼다. 우리 부모님이 나에게 투자한 만큼은 해드려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런 얘기들이 오늘 아침에 나왔는데 우리 엄마가 너무 어이없어하면서 네 아빠 월급이 얼마인지 알면서도 네 월급으로 그걸 보태니 마니 소리를 하냐며. 허허, 정곡을 그렇게 찌르면 엄마라도 아픈 법인데. 아무튼 내 쓸모 같은 건 입증할 필요 없으니 건강하게만 살라는 얘기를 해주셨다. 엄마랑 아빠는 노후에 어찌저찌 잘 살아갈 수 있고 필요하다면 너 정도는 책임져 줄 수 있다며. 하지만 아빠는 3월만 해도 같은 소리를 하다가 올해 여름부터는 아빠를 먹여살리기 위해 애써달라고 했는 걸? 하지만 모처럼 진지하고 따스한 분위기였으므로 차오르는 말은 목구멍 깊숙이 넣어두도록 했다.

 

3.

그거 알아? 우리 엄마 아빠는 내가 아주 작은 걸로, 이유를 알 수 없는 걸로 우울해하는걸, 혼자 울고 있는 걸 발견할 때가 제일 속상하대. 사실 취업 같은 건 괜찮대. 내 마음이 너무 여려서 사회에서 상처를 너무 많이 받을까 봐 취업을 포기시키고 그냥 데리고 살까 생각해 본 적도 있대. 근데 언젠가 엄마 아빠가 없어서 내가 기댈 곳이 없을 때 혼자 안정적으로 살아가려면 일자리가 필요할 것 같을 뿐이래. 우리 엄마 아빠의 장기투자는 이미 성공한 지 오래고 키우는 데도 수월해서 힘들 것이 없었대. 그냥 나 자체로 날 너무 사랑한대. 난 그런 우리 엄마 아빠를 너무 사랑해. 나 혼자 입증하려고 했던 우리 집에서의 쓸모는 우리 엄마 아빠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는 게 너무 다행이지. 난 우리 엄마 아빠가 내 엄마 아빠라서 너무 행복해.

 

4.

이런 감동적인 이야기 들어본 적 있어? 난 있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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