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11기를 마친 후 해피가드너님의 어머니께 글을 쓰는 기쁨을 안겨드리고 싶은데 방법을 잘 모르겠다고 저에게 문의했습니다. 국문학과 출신이라 충분히 글을 쓸 수 있다기에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다음 기수로 오셔도 좋겠다고 권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셔서 글을 제출하는 게 어렵고, 글쓰기를 배우기보다는 인생을 돌아보고 정리하는 글을 써서 책을 내길 바랐습니다. 자서전 제작 프로젝트였어요.
저는 독립출판 경험이 많으니 글 코칭으로 충분히 자서전을 내는 데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저도 처음 해보는 프로젝트라 어떻게 진행하면 좋을지 고민했습니다. 네이버에서 '자서전 제작'이라고 검색해보니 최소 500만 원에서 600만 원이 필요하네요. 인터뷰 3회는 공통으로 나오는데 인터뷰 3회로 책 한 권을 제작하다니 놀라웠지만 제가 생각하는 방향성과는 달랐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자서전 제작은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수업에서 스스로 글 쓰는 방법을 배우고, 내 글에서 빛이나요 모임에서 주 1회 글을 쓰며, 원고를 조금 더 모아, 저에게 몇 번의 글 코칭을 받아 목차와 독립출판 방법을 배워 스스로 자서전을 내는 것입니다. 사실 이 모든 것을 혼자 하기란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런 부분은 제가 도움을 드리니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자서전 제작 프로젝트를 위해 어머니와 작년 8월에 첫 코칭을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는 인생 이야기를 풀어 놓았고 저는 마인드맵으로 정리했습니다. 앞으로 써야 할 글 꼭지 20개를 정하고 매주 한 편씩 글을 쓰도록 과제로 드렸습니다.
어머니는 카톡으로 원고를 손녀에게 보냈고, 손녀가 1차 편집을, 딸인 해피가드너님이 2차 편집을 했습니다. 그렇게 정리된 글을 가지고 저에게 글 코칭을 받았습니다. 함께 글을 읽으며 독자의 입장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질문하고 답변받으며 다듬었습니다.
80대 어머니는 어떻게 50년도 넘은 일을 생생하게 이름까지 다 기억하는 걸까요? 정말 신기했습니다. 어머니도 놀라셨는데요. 막상 글을 쓰려니 다 떠올랐다고 합니다. 당장 생각이 나지 않아도 글을 조금씩 써나가면 과거의 추억을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문득 어린 시절 생각이 글감으로 떠오르기도 하니까요.
지난 추억을 떠올리며 감사와 행복으로 기뻐하셨지만 때로는 글을 쓰다가 과거 생각에 어머니가 많이 힘들어하셨습니다. 그럴 때마다 공감하고 힘을 드렸습니다. 매주 한 편의 글을 써나가는 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며 듬뿍 칭찬했지요.
손녀, 딸, 아들, 어머니의 노력으로 20편의 글을 완성했고, 사진을 추가하여 컬러로 된 자서전을 제작했습니다. 표지를 제작하려니 책날개에 어머니 사진이 들어가면 좋겠더라고요. 끝까지 완주한 자랑스러운 어머니의 사진을 추가했습니다. 함께 노력한 딸과 손녀도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남겨 더욱 의미 있는 자서전이 되었습니다.
저는 왜 진작 이런 생각을 못 했을까요? 엄마가 살아계시고, 조금이라도 옛 기억이 있었을 때 사진과 글을 정리해서 엄마의 역사를 만들었다면 두고두고 추억으로 남았을 텐데 말이죠. 『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 책에서 자서전 쓰기 교실 참여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수업을 들으면서 느낀 점은 시니어 세대에게 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며, 순서만 잘 지키면 누구나 쓸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누구나 시니어 세대가 되면 한 번은 자기 역사를 쓰는 일에 도전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기 역사를 쓰지 않으면 자기라는 인간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완성하는 자기 역사를 쓰고 싶거나 부모님의 역사를 책으로 남기고 싶은 분은 도전하면 좋겠습니다. 어렵게 느껴진다면 제가 함께 고민할게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카카오톡 일과삶 오픈 채팅으로 문의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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