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삶] 비난 금지, 비웃음도 금지

이 나이에? 한 번 도전해 볼까?

2023.05.06 | 조회 5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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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삶의 주간 성찰

일하고 배우고 느낀 성찰을 나눕니다

2023년 4월 22일은 역사적인 날입니다. 4주 동안의 연습으로 드디어 자전거 페달을 밟게 되었습니다. 토요일마다 자전거를 배우고 있다고 말하면 모두가 비웃습니다. 

"자전거를 어떻게 배우지?"

"도대체 뭘 배우는 거야? 배울 게 뭐가 있어?"

"그냥 1시간 타면 다 배워. 내가 가르쳐 줄게. 배우지 마."

네네. 맞습니다. 보통 어릴 때 부모님이 잡아 줄 테니 페달만 밟으라고 말만 믿고 몰래 손을 놓는지 모르는 새 자전거를 배웁니다.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가르쳤어요. 생각해 보면 저는 부모님에게 자전거를 배운 적이 없고 친구들에게 위와 같은 방법으로 가볍게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넘어져 다치고 울다가 자전거를 포기했죠.

성인이 되어서 '자전거 못 타는 사람'은 소외당하는 놀림거리입니다. 큰 결심을 하고 강동구 자전거 교실에서 배운 적이 있습니다. 헬멧, 보호장구, 자전거 바지를 구비하고 열심히 배워 하남까지 자전거 투어도 했습니다. 속도를 내며 달리는 건 쉬운데 천천히 타는 게 어려웠어요. 결정적으로 타다가 넘어져서 트라우마가 생겨버렸습니다. 인생에서 자전거를 지우고 싶었습니다. 비싸게 구매한 헬멧도 당근에 헐값으로 넘겼어요.

덴마크 여행을 준비하며 사이트를 찾아보니 자전거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호텔에 자전거 무료 주차 혹은 무료 대여 문구가 많고요. 실제 따릉이처럼 코펜하겐에서 자전거 대여하는 앱도 있더군요.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로 많이 이동하고요. 폴케호이스콜레 관련 내용에서도 자전거로 주말에 여행을 다닌다는 글도 봤습니다. 

저와 거리가 먼 이야기로 여겼어요. 저처럼 자전거를 못 타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위안했어요. 덴마크 여행 이야기를 하던 중 한 친구가 자전거를 배우라고 권하더군요. 배우면 좋겠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두 번이나 실패한 경험 때문에 두려웠고, 타다가 넘어지면 다칠 터라는 걱정도 앞섰고, 무엇보다 어쩌면 '이 나이에?'라는 저답지 않은 소심함이 올라왔습니다. '기회가 되면'이라는 핑계로 은근슬쩍 넘어갔죠.

그 기회가 왔어요. 작년 겨울에 강남구 사이트를 보다 자전거 교실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3월 봄이 오면 시작하더군요.

'그래, 다시 도전해 보는 거다.'

그리곤 3월부터 시작했습니다. 제주 여행과 선약으로 3월 마지막 주에 처음 나갔는데요. 한 번 나가보니 알겠더라고요. 어떤 희생이 있더라도 이 교실은 꼭 나가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후에는 토요일 약속을 잡지 않습니다. 

마치 자전거를 한 번도 타지 않은 사람처럼 기초부터 차근차근 다졌습니다. 2주 동안 멈춘 채로 페달과 친해지기 위해 페달만 밟았고요. 또 1주 동안은 양발로 힘을 실어 출발한 후 손잡이를 좌우로 돌리며 중심 잡기 연습을 했습니다. 엉덩이도 아프고 어깨도 쑤시고 재미도 없었지만, 초심자의 마음으로 열심히 따랐습니다. 4주 차에 드디어 페달을 밟으며 천천히 출발하는 법을 배웠어요. 3주 동안 지난한 연습이 있었기에 쉽게 출발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 비웃는 분도 있겠지만 저는 정말 진지했고 기뻤습니다. 제 목표는 따릉이를 천천히 타는 것인데 5월 내로 가능해 보입니다. 쉽고 간단해 보이지만 결심하기까지, 봄을 기다리는 동안 수개월이 걸렸어요. 

여러분에게도 아마 그런 게 있을 겁니다.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땐 하찮고 쉬워 보이지만, 자신에게는 너무나 어렵고 힘들고 두려운 도전 말이지요. 저처럼 용기를 내어보아요. '이 나이에? 내가?'라는 핑계가 올라오더라도 잘 다스리고 다독거려 '한 번 도전해 볼까?'로 바꾸어 보세요. 뭐가 되었든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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