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에서 바다 수영을 경험하며 한국에 오면 수영을 배우고 싶다고 생각만 했습니다. 그게 작년 8월이니 실천까지 6개월이 걸렸습니다. 적극적으로 배울 생각은 없었고, '언젠가병'에 걸린 그냥 버킷리스트 수준이라고나 할까요. 배우면 좋고 아님 말고 차원이었는데, 올해 여행을 대비해 필요성은 느끼고는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수영강습 프로그램을 알아보지 않았습니다.
역시나 계기가 중요한데요. 최근 수영복을 선물 받아 실내 수영장에서 물놀이했습니다. 바다 수영의 추억을 떠올리며 수영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갑자기 간절해졌습니다. 마침 3월 1일이어서, 강습을 시작할 타이밍일 것 같았습니다. (놓치면 한 달을 더 기다려야 하는 마감효과) 부랴부랴 동네 문화센터에 전화해서 빈자리가 있는지 물었습니다. 새벽 6시 반은 마감이라고 하던데요. 도대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부지런한 분이 얼마나 많은 건가요? 다행히 7시 반은 마감되지 않았다고 해서 신청하러 갔습니다. 2달 정도만 배울 생각이었죠.
생애 첫 3개월 등록 시 1개월을 무료로 해준다는 말에 넘어가 4개월을 신청해 버렸습니다. 운명적인 만남이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이번 주 월요일 새벽 얼떨결에 첫 수영강습을 시작했습니다. 물놀이는 즐거웠는데 수영강습의 발차기는 어찌나 힘들던지요. 쉬었다 하겠다는 저를 선생님이 가만두지 않았습니다. 너무 무리했는지 감기까지 걸렸습니다. 감기 핑계로 수요일에는 '연기를 해야 하나?'라는 고민도 살짝 있었지만, 그냥 갔습니다. 다행히 조금 익숙해지는 느낌입니다.
평일 1시간 40분 동안 헬스하는데 이제 주 3회 1시간 수영까지 하게 되어, 운동에만 하루 3~4시간 이상 투자하게 되었습니다. 감기 걸린 체력으로 이번 주 3일 수영, 4일 헬스를 했네요. 마치 운동선수로 다시 태어난 기분입니다. 살면서 이렇게 열심히 운동한 적은 없는데요. 평생 운동으로 체력을 쌓지 않았기에 이제야 빚을 갚아나갑니다. 과연 수영도 헬스처럼 꾸준히 할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집 근처에 수영장이 있는 문화센터가 있어 감사했습니다. 바쁜 일상에도 새벽에 수영하고, 저녁에 헬스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이렇게 말하지만 현실은 헉헉거리며 음파 연습과 발차기로 헤매는 초보 수영 연습자입니다. 초보 중에서도 더 초보라 혼자 처지니 다른 회원분들께 미안했어요. 선생님께 왜 이리 호흡이 연결되지 않고 힘드냐고 했더니 체력이 부족해서 그렇답니다. 저금해 둔 체력이 없어서 그런 거겠죠? 시간이 지나면 조금 보강되리라 믿으며 열심히 음파 음파 외칩니다. 건강한 생활체육인이 되어 건강한 글 쓰겠습니다. 이렇게 선언하면 최소 신청한 4개월은 채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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