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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Mini Tape vol.1

2024.09.24 | 조회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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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Mini Tape vol.1

 

 

연남동 서정시

 

모르는 일을 가끔 알게 된다 그럼에도 모르는 일들은 여전히 모르는 채로 남겠지만 혼자 아침을 먹으며 가게의 하얀 초 소품을 보고 있으면 드는 환한 감정 이 감정은 이런 것이구나 아무도 몰라주어도 계속되는 행보 없는 촛불 때문에 나를 내게 들킨다 사랑은 없고 사랑이란 단어만 남았구나 발끝에 무겁고 투명한 무언가가 건드려진다 끝난 사랑은 아침 거리의 미러볼 숲길을 걷다 보면 스치게 되는 연인들은 사랑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그 생각은 나무의 뒤에 숨었다가 그대로 도망가 버린다 사랑을 확인하지 못하고 돌아가던 시절과 다름이 없네 옛 철길도 숲길에 그대로 남아있고 골목 상권은 요즘 어떤지 술은 뭐가 유행인지 그런 것들은 알았다가 다시 모르게 되고 때로는 조금 안다고 말할 수 있고 그렇다면 다시 사랑은? (하늘을 확인한다) 보이지 않는 연을 날리며 걷고 있는 기분 주머니 속의 손으로부터 풀려나온 실이 내 얼굴을 자꾸 스친다 공사장을 지나며 어떤 건물이 될지 궁금해하는 때나 길가의 강아지를 쓰다듬을 때와는 다른 사랑 연남동은 구경할 게 많고 연남동을 다니는 나도 구경할 만하고 연남동을 다 모른 채 빠져나가도 나는 먼 곳에서 연남동을 연남동이라 부르겠지 다시 가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이미지 나는 계속 걷고

 

 

말린 꽃을 마주하는 시 

 

맹목적이라는 말은 습관을 추억하며 표현된다 켜져 있는 노트북은 사랑이 작정하고 쓰이던 곳 뒤편에는 지금까지 마지막으로 누웠던 자리가 있다 사랑아 나는 이렇게 매일 부활해서 누워있지 못하는 기분으로 너를 써 다시 태어나도 사랑하겠다는 내용의 고전을 쓴 작가들 중 더 이상 부활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 사후 세계에서 그들은 사랑을 할까 마음이 꽃이 되었다면 어디에 피어있을까 작가들의 글은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암호 같지 목 아래까지 이불을 덮고는 다시 잠들 때 등의 온도는 사랑하겠다는 의지 같다 누우면 누군가를 찾으러 가고 싶어진다 켜진 화면처럼 피어있다가 꺼진 화면처럼 말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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