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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아이러니한 반전스토리

2025.08.22 | 조회 2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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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지 컨셉 복음묵상 감성에세이

구속 - 아이러니한 반전 스토리 

#십자가

세상에는 완전히 선한 것도 아니면서 완전히 악한 것도 아닌 것이 존재한다. 본래 하나님이 고안하신 아름다움과 선을 포함하면서 인간의 타락이 불러온 악함 역시 동시에 포함하는 것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하나님은 죄를 범한 아담과 하와를 벌하시면서 남자는 일을, 여자는 출산의 고통을 겪게 하셨다. 사람에게 ‘일’과 ‘출산’은 고통인 동시에 축복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일 때문에 괴롭고 출산때문에 큰 고통을 겪기도 하지만 그만큼 값진 보람과 기쁨을 얻는다. 

실제로 우리 몸도 그렇게 설계하셨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출산의 고통을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큰 고통으로 묘사하고 실제로 인간이 느끼는 고통 1위가 출산의 고통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하지만 그들 중 90%의 여성들이 출산의 기억을 긍정적 또는 매우 긍정적으로 이야기한다고 한다. 이 아이러니한 답의 주요한 원인은 고통의 정도나 지속시간보다 그 정점과 마지막 순간에 있었다. 실제로 분만 마지막 순간과 이후 며칠동안 산모의 몸에서는 코르티솔과 베타-엔돌핀이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들은 통증을 줄여주고 안도감, 때로는 고양감까지 불러일으킨다고 한다. 

나아가 아기에 대한 사랑이 점점 키지고 가족, 친지, 종교적 교의와 국가적 선전의 박수 갈채까지 더해져 출산의 경험이 고통에서 긍정적인 기억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고통의 기억을 정반대로 바꾸는 뇌의 역할과 호르몬을 통한 몸의 변화는 놀랍게도 우리 몸 속에 이미 프로그래밍 된 계획이었던 것이다. 우리의 경험 중 끔찍한 순간을 잘라낸뒤 (날카로운 가위와 검은색의 두꺼운 마커를 들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를 문서보관소에 보존하게 하는 우리의 자아까지도 말이다.  

고통스럽지만 마냥 고통스러운것만이 아닌 것중 또 하나는 운동이다. 걷기를 시작하면 뇌에서 ‘세로토닌’과 ‘엔돌핀’이 분비된다. 이 두가지는 우리가 기분 좋을 때 나오는 대표적인 신경전달물질이다. 그래서 의사들은 불안이나 우울증상이 있는 사람들에게 ‘운동’처방을 내린다. 

지금은 ‘운동’에 대한 위상이 많이 높아졌지만 19세기만 해도 ‘트레드밀(런닝머신)’은 영국에서 죄수들에게 중노동을 시키기 위해 고안된 고문 도구였다고 한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데 제자리에서 레일 위를 뛰거나 걷다보면 답답하고 지루하다. 그런데  벌받는 심정으로 장시간 트레드밀 위를 걸었다면 정말 이건 고통일 것이다. 반면 과잉 영양과 과도한 스트레스속에 사는 요즘 사람들에게 운동은 필수이자 트렌드가 되어버렸다. 현대사회에 와서는 트레드밀이 건강을 위한 좋은 기구로 인식이 돼있으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지. 오히려 매일 달리는 사람들이 멋있는 사람들로 여겨지는 세상이니 너도 나도 뛰는 모습을 인증하면서 자랑하고 모여서 뛰는 것이 유행이 되었으니 말이다.

본디 선하게 지어졌지만 인간의 탐욕과 죄로 악함이 공존하게 된 것들이 인생에 얼마나 많은가. 

반면 의도와는 다르게 인간의 탐욕으로 망가져 버린 것들을 고치고 치료하고 싸맨 것이 ‘구속’(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죄를 대속하여 구원함)이지 않을까 -  

지금 내가 하는 일과 사역은 내 수명보다 긴 비전이자 내 삶을 다해 지켜내고 싶은 사명이었다. 

집에서 육아만 하고 있으니 10년간 쉬지 않고 달려오느라 지쳐 잠시 쉬고 싶었던 마음도 다 잊은채 얼마나 다시 일이 하고 싶던지. 복직하고 2,3주차에는 그냥 출근하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사무실이 있는 부암동의 봄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었다. 이것저것 해보고싶은 것도 많아서 신이 나있었다. 헌데, 12년차여서 일은 익숙해졌을지 몰라도 육아와 병행하는 건 완전히 새로운 일이었다. 생각보다 훨씬 체력전이었던 워킹맘 일상에 나는 한달만에 지쳐버렸고 한해 중 일이 가장 많이 몰리는 두달째가 되자 몸에서는 제발 쉬라는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수면부족은 약을 먹어도 가시지 않는 두통을 몰고 왔고 죽도 소화시

키지 못해 게워내는 몸 상태로 이끌었다.  어린이집 보낸 아이는 엄마 보고 싶어 하고 자주 아픈데다 나까지 아파버릴땐 정말이지 소위 말하는 현타가 세게 온다. 이때는 오히려 쌓여있는 일이 주는 긴장과 책임감을 피해 나를 존재 자체로 기쁘게 맞아주는 아이와 가족에게로 도망치는 것 같은 심정이었다. 끝없는 육아를 피해 출근하는 것 같았던 복직 초창기와는 완전히 다른 마음이 된 것이다. 

육아만 할때도 마찬기지였다. 누군가 ‘어떠냐고’ 물어보면 나는 매번 이렇게 답했다. 

“너무 행복한데 너무 힘들고, 너무 힘든데 너무 행복해요” 

5년째 꾸준히 해오고 있는 운동도 나에게는 좋은데 힘들고 힘든데 좋은 것중 하나다. 

재택근무하는 날, 아이가 어린이집 가 있는 시간이 유일하게 운동할수 있는 시간인데 사실은 점심시간에라도 누워서 밀린 드라마나 보고 싶은 유혹이 강렬하게 온다. 헌데 그렇게 한두번 빼먹기 시작하다보면 어느새 체력이 떨어지고 출산후 후유증이 다시 살아나는듯 여기저기 아파오기 시작한다. 아찔한 미래를 떠올리며 기어이 제 발로 근육이 찢어지고 생성되는 그 고통의 시간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근데 이상하게 운동 하다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땀을 쫙 빼고 깨끗이 씻고나면 뿌듯함이 몰려온다.얼얼이 남아있는 근육통을 익숙하게 반기며 오늘도 해낸 나에 대한 애정도 한뼘 커진다.  

좋은데 힘들기도 한 것, 힘든데 너무 좋기도 한 것. 

생각해보면 좋기만 한 것보다 나는 이것이 더 높은 차원의 기쁨과 의미를 준다는 걸 경험으로 확신한다. 

고통은 있지만 의미 있는 것이기에 지금 당장의 고통보다 더 큰 유익과 소망이 있다는 걸 확신하는 상태,

소명을 가지고 하는 ‘일’ 이 그렇고, 생명을 낳는 ‘출산’이 그렇고, 건강을 위해 몸을 힘들게 하는 행위가 그렇다. 

마냥 힘들수만도 없고 마냥 좋을수만도 없는 ‘삶’이란 것도 그렇다. 

그 사실을 안다면 이제 삶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도 달라질수 밖에 없다. 인간의 관점으로만 보면 고통은 나쁜 것이기만 하다. 나에겐 잘못이 없다는 죄된 본성까지 합쳐지면 이 세상은 모든게 엉망이고 헬조선이고 이생망이다. 예수를 알아야 세상은 구원이 필요한 곳이고 하나님의 관점으로봐야 희망이 보인다. 좋은데 힘든게 삶의 속성이려니, 그게 당연하다고. 고통이 오더라도 주님의 관점으로 의미를 찾고, 좋은 시기가 올때는 그것이 영원하지 않음을 알고 감사하는 마음. 성경에서 배운 지혜를 떠올리며 내 태도를 점검해본다. 

하나님은 죄를 심판하시면서도 그 손길에 은혜를 담으시는 분임을 묵상해본다. 징계하시면서도 불쌍히 여기는 마음,애끓는 마음을 어쩌지 못하시는 마음을 생각해본다. 아버지가 자녀를 위해 혼을 내지만 그 안에 자비의 마음과 귀히 여기는 마음을 숨길수 없듯이. 

이제는, 힘든데 좋기도 한게 있다고, 그게 당연하다고, 둘은 공존할 수 있는 거라고 좀 더 여유있게 인정해보고 싶다. 

오늘도 외쳐본다. 

힘든데, 좋아! 괜찮아, 당연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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