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예또

우리 절대 함부로 죽지 않기로 해.

[순간예또] 열두 번째 편지. ‘긍정’에 대한 이야기.

2024.04.29 | 조회 56 |
0
|

순간예또

꿈과 사랑, 희망을 노래하는 행운의 편지.

안녕! 산뜻한 기분으로 돌아온 예또야.

지난 주말 날씨 진짜 좋지 않았어?

요 며칠 나는 오랜만에 엄마를 만나서 함께 시간을 보냈어.

서울에 볼 일이 있어 들르는 김에 생각이 나서 연락을 했더니 마침 엄마가 강원도 친구 집에 와있었더라고.

엄마가 강원도까지 온 김에 양양 우리 집에서 엄마, 아빠랑 나 이렇게 셋이서 오랜만에 밥을 같이 먹었어.

이왕 엄마를 만난 김에 포천에 있는 외할머니 댁에도 들러서 인사를 드렸어.

언제 마지막으로 만났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작은 삼촌이랑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느지막한 시간까지 함께 술잔을 기울이기도 했고.

그냥 오랜만에 ‘가족’다운 시간을 보냈다는 게 한 편으로는 조금 뭉클하더라.

언제 또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래도 이렇게 오랜만에 만나도 편한 사람은 역시 가족뿐이구나 싶기도 하고.

 

 

중학생 이후로 만난 적 없었던 삼촌은 나를 보고는 ‘옛 얼굴이 남아있지 않다’며 너스레를 떨었어.

나도 웃으며 “삼촌도 나이 먹으니 점점 엄마랑 닮아가네요.” 하며 맞받아쳤지.

각자의 인생을 열심히 살아내는 동안 나는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고, 삼촌은 자기 분야에서 꽤 인정을 받는 자리에 도달한 인물이 된 것 같았어.

삼촌은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해. 조언이 되었든 돈이 되었든 내가 너에게 조금은 도움이 되어줄 수 있어.”라고 하셨어.

선뜻 누군가를 먼저 도와주겠다는 얘기를 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임을 알기에 나는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했지.

 

 

한 편으로는 내가 기특하다고 했어.

정서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부모가 너에게 큰 도움을 주지 못했는데 혼자 잘 자란 것 같다면서 말이야.

보통은 그런 얘기를 들었을 때 뿌듯함, 혹은 억울함, 혹은 서러움 등의 감정이 들었을 법도 한데 나는 아무런 감정도 들지가 않더라.

그냥, ‘너무 당연한 것 아닌가? 으레 이렇게 사는 게 맞지 않나?’ 같은 생각만 들 뿐.

 

 

누군가의 기준에선 나는 흙바닥에서 태어나 고생길이 훤한 사람이겠고, 누군가의 기준에선 나는 이미 받은 게 많은 사람이겠지만 스스로는 후자라고 생각하는 편이야.

특히 1년간의 세계여행 후에는 그 깨달음이 더 확실해졌어.

신분 제도가 없고, 종교의 자유를 가질 수가 있고, 민주적인 사회 통념 하에 공평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고, 직업과 결혼 대상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안전이 보장된 치안이 형성된 나라에서 태어났다는 일 만으로 내가 얼마나 행운아인지에 대해서 말이야.

 

 

1년간의 여행이 끝난 후에 나는 행복의 기준을 ‘나’에게로 맞출 수가 있었어.

예전 기준인 ‘타인이 바라보는 나’가 아니라 ‘진정한 내면의 나’로 말이야.

그러면서 타인과 나에 대한 비교를 하지 않게 된 것 같아.

비교를 하게 되면 ‘나’의 기준에서 건강한 비교를 하려고 노력했어.

가령 ‘부모에게 받은 것’을 누군가와 비교하는 마음이 들라 치면 나는 냉큼 “나는 부모님에게 받은 물질적인 지원은 적을지 몰라도 엄마에게 밝은 성격과 넘치는 흥을, 아빠에게 꼼꼼함과 글재주를 물려받았으니 난 행운아야!“라고 생각해버리는 거지.

그러면 가차 없이 내 마음이 든든해지면서 엄청난 걸 받은 부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

 

 

긍정적인 사고방식도 물려받는 걸까?

음... 어느 정도의 성향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런데 후천적인 노력으로 얼마든지 바뀌기도 하는 부분 또한 이 부분이라고 생각해.

한 끗의 긍정적인 사고방식의 차이가 장기적으로 한 사람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거든.

우울하거나 힘들 때마저 억지로 웃어 보이면서 가식을 떨 필요까지는 없지만,

대부분의 상황에서 긍정적인 사고방식은 문제를 가볍게 만들거나 해결할 수 있는 힘이 돼.

그래서 이 글을 읽고 있는 구독자에게도 내 긍정 에너지를 나눠주고 싶어.

이것 봐! 요즘 정말 날씨도 좋고 덩달아 기분도 좋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

정말 우린 너무 행운아들이지 않아?

 

 

 

인생이란 한 치 앞을 알 수가 없어서 재밌어.

언제 좋은 일이 생길지 모르고, 언제 나쁜 일이 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다가올 미래가 기대되면서도 두렵기도 한 것처럼 말이야.

다만 확실한 것은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듯 누구에게나 행운과 시련은 공평하게 찾아온다는 거.

차이가 있다면 갑작스레 찾아온 행운에 얼마나 고마워하고, 느닷없이 찾아온 시련에 얼마나 원망을 하는지에 따라 스스로를 ‘행운아’ 혹은 ‘불운아’로 규정지어 버린 다는 것 정도?

지금 잘나가는 사람이 평생 잘 나간다고 보장할 수 없고, 지금 별 볼일 없는 사람이 평생 그 자리에 머물 거라고는 장담할 수 없는 거거든.

확실한 건 ‘타인의 시선’에서 어떻든 간에, ‘스스로의 시선’에서 행복감과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이 진정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

이 사실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어.

자신과 자신의 인생을 더 사랑할 수 있도록.

 

 

4월 17일 날 유튜브 채널 [슈카월드]에 이런 제목의 영상이 업로드됐어.

[출산율은 꼴찌, 자살률은 1위]

맞아. 현시대 우리나라의 이야기야.

게다가 더 큰 문제는 노인 빈곤으로 인한 노인 자살률보다도 2-40대의 젊은 층들의 자살률이 특히 최근에 급증했다는 거였어.

내 주변에서는 이런 일을 겪어본 적이 없어서 피부로 와닿진 않았지만 통계적 수치를 보니 그 수가 정말 엄청나더라.

2023년 기준 1년간 자살 사망자 수가 13,661명이라고 해. 이 수치를 하루로 나누면 37명이 나오고 시간으로 나누면 1.5시간이 나와.

매 한 시간 반마다 한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는 거야. 고작 인구가 5천만인 대한민국에서만 말이야.

 

 

이런 결과는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룩하고 최근 들어 선진국의 반열에까지 든 대한민국의 가장 어두운 면이자 숨기고 싶어 하는 약점이 수면 위로 드러난 거라고 생각해.

의, 식, 주의 위험과 불안에서 벗어난 사회에서 오히려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

뭔가 많이 이상하지 않아?

생활 수준이 향상함에 따라 행복 지수도 높아져야 하는 게 당연한 이치일 텐데 왜 현대 사람들은 이런 행복한 삶을 스스로 종결 내는 걸까?

 

 

‘이런 살기 좋은 세상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던 그 수많은 가여운 영혼들의 마음을 나는 감히 헤아릴 수 없을 거야.

그렇다고 요즘 사람들은 옛날 사람들보다 나약하다고 비약적인 평가를 할 수도 없어.

그들 또한 살고 싶어서 부단한 노력을 했었다는 걸 나는 보지 않고, 듣지 않아도 알 수 있거든.

모든 생명체의 본질이자 본능이야. 살겠다는 거.

그 자연스러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행동을 했다는 건 한편으론 그걸 이길만한 엄청난 용기와 결단이 필요했다는 거니까.

그들 또한 엄청 힘든 과정을 견뎌낸 거야.

스스로 죽음을 결정하고 행동에까지 옮긴다는 건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거든.

 

 

그래서 난 그들의 선택이 너무 안타까워.

조금만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다면,

‘그래도 괜찮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돼.’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힘든 고비 지나고 나면 괜찮은 때도 올 거라는 걸 깨달았다면 달라질 수 있었을까?

적어도 그중 한 명이라도 그 용기와 결단을 다른 쪽으로 쓸 수 있지 않았을까?

 

 

이 편지를 읽는 사람 중에 지금 힘든 때를 지나고 있는 사람, 혹은 힘든 때 이 편지를 읽게 되는 사람, 혹은 살다가 언젠가 이 편지가 다시 읽고 싶어 꺼내 읽게 될 사람도 있겠지.

누가 언제 이 편지를 읽게 되든 난 한결같이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

잘 해왔고, 앞으로도 잘 할 거라고.

여태까지 구독자가 힘들었다면 앞으로 좋은 날이 많이 남아서 그런 거고,

여태까지 힘든 줄 잘 모르고 살았다면 앞으로 힘든 날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넌 잘 버텨낼 수 있을 거라고.

다만 우리 열심히 살자고. 죽을힘과 각오로 열심히 살아보자고.

힘들었던 지난날을 웃으며 돌아볼 수 있게끔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고.

구독자는 충분히 그럴 힘이 있는 사람이라고.

 

 

사실 나 고백하고 싶은 게 하나 있어.

점점 갈수록 [순간예또]를 쓰는 일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 같아.

내가 처음 편지 메일링 서비스를 구상하게 된 데에는 작가 이슬아의 영향이 컸는데, 창피한 말이지만 나는 그녀가 하는 일이 나도 충분히 할 수 있을만한 일이라고 너무 쉽게 판단했었어.

이제 고작 열두 번째 편지를 쓰는 5개월 차 작가인데 벌써부터 벅찬 느낌이 든다는 게 스스로에게도 얼마나 실망스러웠는지 몰라.

 

 

글을 쓰고 싶다면서 정작 글을 많이 읽지도 않던 나였지만 최근에 유튜브 재정비를 앞두고 사전조사를 위해 공부량과 독서량을 늘리게 되었거든.

책을 읽으며 접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 내가 얼마나 모든 도전을 쉽게 생각했었는지에 대해 깊은 반성을 했어.

여태껏 여유로운 나날들을 통해 에너지를 비축해놓는 시간들은 충분히 보냈으니까 이젠 예전과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모아놓은 에너지를 아낌없이 써야 될 때가 왔다는 걸 느껴.

여행 유튜브도 예전처럼 계획과 대책 없이 저지르지 않도록 경계해야 하고,

토킹 영상을 주로 올리게 될 서브 채널에 대한 컨텐츠도 계속 구상해야 하고,

꾸준히 글을 써보겠다는 목표로 시작한 [순간예또]도 전문성을 강화해야 해.

그래서 앞으로 나는 이 세 가지 소통 창구를 잘 키우는 것에 내 모든 에너지를 집중할 예정이야.

그리고 이 자기반성형 고백은 [순간예또] 구독자들을 증인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는 내 야심찬 각오이자 다짐이야.

나, 최예또는 남은 시간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더 열심히 살겠다고 말이야.

 

 

예정대로 내일 비자만 잘 나와준다면 난 곧 출국을 하게 될 것 같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시 타국에 발을 내딛게 될 내 미래를 생각하면 갑자기 심장이 뛰면서 긴장이 되기도 해.

잘 해낼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한 편으로 이렇게 한없이 불안해지는 건 나도 인간이라 어쩔 수가 없나 봐.

다음 편지는 그 떨리고 긴장되는 발걸음을 잘 내딛고 한숨 돌린 상태에서 쓸 수 있겠지?

그동안 구독자도 자신감 충만하고 행복한 나날들을 보낼 수 있길 바라!

그럼 다음 편지에서 또 만나자, 안녕!

 

드라마 같은 순간은 당신 인생에 오지 않습니다. 물론 올 수도 있겠고요. 하고 싶은 말의 요지는, 영화보다도 더 영화 같고 드라마보다도 더 드라마틱한 일들이 가득한 게 현실이라 해도, 모든 사람에게 다 그렇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한때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부러웠습니다. 사랑하는 누군가가 떠나고 나서, 꿈이 좌절되고 나서, 예상 못한 사고를 당하고 나서 삶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바뀌게 된 그들이요. 몇 시간째 같은 페이지에 머물러 있는 문제집을 펼쳐놓고선 ‘공부에 전력을 다할 터닝포인트’가 없는 제 삶을 원망하곤 했습니다. 그런 수험생활이 10년 전 즈음 일이 되어버린 지금에 와서 돌이켜 생각해 보니 강한 충격으로 인한 강한 독기만큼 강력한 힘을 가진 게 바위 뚫는 낙숫물처럼 스며드는 독기더군요. 여태까지 삶의 태도가 바뀔만한 굵직한 사건은 없었어도 꽤나 열심히 살 수 있었던 건 매일매일 조금씩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품었던 ‘꾸준한 독기’ 덕분이었습니다. 내 인생은 때론 따분할 지도 모릅니다. 화려하지 않을 수도 있고 계속 가늘기만 할 수도 있겠지요. 그런 인생이면 그런 인생대로 소소한 행복을 찾으며 현재에 충실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내 인생 아직 끝나려면 멀었다는 사실을 되뇌면서요. 당신의 인생을 집필한 작가가 당신 인생의 하이라이트를 마지막 두세 장에 몰아서 썼을지도 모르잖아요. 마지막 장을 덮는 그 순간까지, 열심히 달려보자고요 우리. (2023년 3월 17일 기록에서 발췌)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순간예또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4 순간예또

꿈과 사랑, 희망을 노래하는 행운의 편지.

뉴스레터 문의 : flower_109@naver.com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53길 8, 8층 11-7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070-8027-2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