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예또

다가올 미래에 대한 준비는 잘 하고 있어?

[순간예또] 열 번째 편지. '도전'에 대한 이야기.

2024.04.09 | 조회 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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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예또

꿈과 사랑, 희망을 노래하는 행운의 편지.

안녕! 예상했겠지만 예또야.

요즘 수도권엔 벚꽃이 엄청 폈나 봐.

인스타 스토리나 프로필 사진마다 다 벚꽃 사진이더라고.

해마다 오는 봄이고, 여름이고, 가을이고, 겨울인데 사람들은 참 사소한 것에 의미 부여하는  것을 좋아하는 거 같지 않아?

모르겠어. 나 벌써 인생 2회 차인가.

각자의 삶의 터전에선 어른스럽게 보이려고 매일 노력하고 있을 사람들이 고작 손톱만 한  분홍 꽃잎이 흩날리는 광경에 아이처럼 좋아하는 모습들이 너무 귀여워.

그래, 인생 뭐 있어. 그런 작은 낭만들이 모여 오늘을 만드는 거지.     

 

 

나는 얼마 전에  집 앞 텃밭에서 아빠랑 유채랑 냉이를 잔뜩 뜯어와서 유채는 무쳐먹고 냉이로는 국을 끓여 먹었어.

봄이 올 때마다 나는 냉이를 보면서 설레.

수도권 사람들에게 봄의 상징이 벚꽃이듯, 나에겐 봄의 상징이 냉이된장국인 것 같아.

호미로 콱 땅을 헤집고 냉이를 뿌리째 뽑아 흙을 탁탁 털어서 흐르는 물에 몇 번이고 헹궈준 다음에 된장이랑 두부 넣고  팔팔 끓인 그 냉이된장국.

누군가는 이런 나의 일상을 듣고 김태리가 나오는 리틀 포레스트같다고  하던데... 현실은 그렇게 낭만적이지만은 않아.

흙이 잔뜩 묻은 냉이를 하나씩 다듬는 일은 엄청난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일이거든.

그것들을 찬물로 헹궈내기에 아직은 손이 많이 시린 계절이기도 하고 말이야.          

 

 

지난번 갑작스럽게 정한 서울 &남양주 나들이를 끝으로 나는 바로 양양으로 돌아와 칩거생활을 하고 있어.

아니 그런데 시골 집순이 생활만 하는데도 시간은 왜 이렇게 잘 가는 거야?

며칠 전만 해도 ‘9일이 얼마 남지 않았네. 슬슬 작업을 시작해야겠다.’라고 생각했었는데,

눈 떠보니 이미 9일인 거 있지. 진짜 어이없어.

[순간예또] 창간한 지  고작 3개월 남짓인데도 항상 편지를 쓸 때마다 벌써 열흘이 또 지났다고?’라는 생각이 들어.

그래서 또 기록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지 않았으면 나는 지난 열 번의 편지를 쓸 동안의 자기 성찰과  자기반성도 할 수 없었겠지.

언제나 기록이라는 건 지금의 내 모습을 돌아보기에도, 지난 나의 모습을 돌아보기에도 좋은 이정표가 되어주었던 것 같아.

금세 휘발되거나 왜곡되는 머릿속 저장장치와 다르게 문자로 저장되는 기억들은 언제나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니까.

나는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자신만의 이야기를 많이 적었으면 좋겠어.

어떤 기록이든 모이면 가치가 되거든.           

 

 

, 그럼 이제 양양 집순이 체성이 씨가  지난 열흘간 무슨 일들을 했는지를 말해볼까.

나는 지난달  마꼬 일로 급하게 귀국을 한 뒤에 매우 혼란스러웠었어.

가족을 잃었다는 슬픔도 슬픔이지만어느 정도  현실을 받아들이게 된 후엔 뭐랄까 오히려 이게 내게 온 기회인 걸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러니까 마꼬가 자신의 마지막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연기처럼 사라진 것이 한편으론 나에게 경각심을 주려고 그런 건가, 싶은 생각.

마치 그 아이가 나에게 누나 지금 그러고 놀 때 아니잖아. 빨리 한국 와서 다시 잘 생각해. 뭐 해 먹고 살 건지, 앞으로 계획은 어떡할 건지, 이젠 시간이 없어.”라고 말해주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

왜냐면 그때의 난 마꼬나 아빠에게 큰일이  생기지 않는 한은 절대 한국에 그렇게 바로 돌아올 계획이 하나도 없었거든.

지금까지도 동남아 어딘가에 남아 돈이나 쓰면서 속 편히 다이빙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          

 

그냥 매일 집에 처박혀서 마꼬를 그리워하다가아빠 원망도 하다가, 집에서 키우는 큰 개들까지 미워질  때쯤에  퍼뜩하고 이렇게 생각이 들더라고.

 

일이 이렇게 되어서 내가 한국에 급하게 들어온 건, 어쩌면 이렇게 돼야 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항상 도전적인 삶을 살아오면서 가끔 받던 질문 중에 하나가 이거였어.          

 

너는 실패가 두렵지 않아?”

 

두렵지. 실패는 누구에게나 두려워.

하지만 실패보다 더 두려운 게 뭔지 알아? 그건 바로 후회.

 

 

나는 항상 모든 도전에 최선을 다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했다면 그 후의 결과에 대해선 큰 미련이 없어.

왜냐면 난 할 수 있는 만큼은 다 했거든그다음의  일은 하늘의  뜻인 거지.  

설령 한 번의 도전이 실패했다고 해도 나는 하늘 원망 안 해.

오히려 이번에 못 쓴 운은 다음번에  쓸 수 있으니 더 잘  된 거지.

 

 

실패는 두려운 게 아니야.

두려운 건 시도하지 않았을 때 하는 후회’,

그리고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때 하는 후회.          

 

 

나는 마꼬가 제 몸까지 희생하며 나에게 던진 그 메시지를 잘 받아들이기로 했어.

그리고 곰곰이 생각했지. 무슨 일에 도전해야 할까.

사실 요 근래의  나는 별로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어.

그냥 오래 일을 쉬었으니 다시 일을 해볼까, 하는 생각 정도였었지.

그런데 일을 다시 하려고 보니 내가 다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어?

이미 영어도, 중국어도, 운동도 전문가라 하기엔 애매하고 그렇다고 안 써먹기엔 아까운 계륵 같은  능력들이 되어 버렸으니.

그렇다고 이 나이에 이 경험치들을 가지고 거진 열 살 차이 나는 애들이랑 똑같이 최저시급 받는 일은 도저히 하고 싶지가 않더란 말이지.

그러면서 사실 제일 처음 도전해 보려고  마음먹게  된 분야는 바로 방송이었어.          

 

 

요즘에야 워낙 1인 방송이 많아 BJ 혹은 스트리머라는 직업으로도 불리지만 솔직히 말해 이 직업이 사회적인 인식이 좋진 않잖아.

내가 혼자 떠드는 것도 자신 있고, 재미있는 썰도 잘 풀 자신이 있고, 사람들 고민상담도 잘해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쉽사리 시작할 수 없었던 건 결국 그 사회적 인식요인이 컸던 것 같아.

또 내가 라이브 방송을 잘 보지 않으니 그쪽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기도 하고,

라이브 방송을 시청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가늠할 수 없기도 하고.

스트리머들이 재밌는 부분만 편집해서 유튜브에 올려놓은 영상도 나는 배속으로 보지 않으면 재미가 없는데, 그걸 정상속도 라이브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나는 좀 신기했어.

나는 비슷한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스트리머 혹은 시청자들과 실시간으로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많은 효용감을 느낀다면서?

뭔가 알면 알수록 나랑은 좀 먼 세계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하긴 한평생 덕질 한 번 해본 적 없는 내가 인터넷 세상에 대해 알아봤자 뭐 얼마나 알겠어.          

 

그리고 또 내가 좋아하는 거 하나 있잖아. ‘사주팔자’.

따로 돈 들여 볼 정도의 여유는 없어서 그냥 제너럴한  풀이를 해주는 것들을 좀  참고해 봤는데  결국은 지금은 내가 해오다가 잘 안 됐던 것, 혹은 잠깐 멈췄던 것을 해야  발복 하는  이라고 하더라.

그게 연극배우일까, 헬스 트레이너일까, 여행 유튜버일까, 작가일까 생각할 것도 없었어.

, 난 다시 해외를 가야겠구나.’

결국 이리저리 흔들리고 불안해하면서도 나는 지금이 다시 용기를 내야 하는 때라고 느꼈어.

다시 해외를 나가 유튜브를 해야 하는 운명이라는 것을 직감한 거지.          

 

 

그래, 다시 해보자.’하고 마음을 먹고서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시장분석이었어.

예전 같은 마음으로 또 도전했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될 것이 뻔했거든.

좀처럼 보지 않던 타 유튜버들의  여행영상을 공격적으로 시청하기 시작했고,

최근 들어 갑자기 성장한-소위 말해 떡상을 한- 유튜버들의 영상도 열심히 분석했어.

그들이 어떤 식으로  콘텐츠를  만드는지, 썸네일과 제목에서  어떤 식으로  주목을 끄는지, 영상은  어떤 식으로  전개해 나가는지, 댓글엔 어떤 피드백들이 있는지까지 전부 다.

그러니까 처절히 느껴지는 한 가지 사실이 있더라

, 내 영상 진짜 재미없었겠구나.’    

 

 

이 과정들을 통해 내가 그동안 자의식 과잉으로 얼마나 기고만장해  있었는지 바로 느낄 수가 있었어.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을 많이 받다 보니  나의 매력이 어디서든 통할 수 있다는 하늘을 찌르는 자신감이 오히려 초보 유튜버에겐 독이 되었던 거지.

내 캐릭터 하나만 믿고 자료조사도콘텐츠 조사도 제대로 한 적이 없었으니 말이야.

이번에 제대로 여행유튜브시장을 공부하면서 나는 오히려 나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들었어.

지난 경험과 더 철저한 준비를 통해 전보다는 더 나은 성과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말이야.       

 

 

나는 실패라는 성과에만 매몰되어 있어서 그동안 잊고 살았었는데,

지난 내 영상들을 다시 보다 보니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써준 따뜻한 댓글들이 참 많더라.

사람이란 게 얼마나 보고 싶은 것만을 보는지, 많은 것들을 잊고 사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지.

위만 보면 한없이 우주공간이 펼쳐지고, 아래만 보면 한없이 깊은 심해를 품고 있는 게 지구인데 나는 왜 그렇게 도달할 수 없는 하늘만 바라보며 날지 못하는 나 자신을 채찍질했나 싶더라고.

이미 자유롭게 달릴 수 있는 두 다리를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행운이었는데 말이야.          

 

나는 요즘 새로운 도전에 앞서 사전조사 및 준비를 하느라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어.

다음으로 가게 될 나라는 중국인데, 비자를 신청하는 단계부터 여간 까다롭지가 않네.

아마 다음 주 중으로 비자를 신청하고 다다음주중으로 출국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때 되면 또 여행하며 겪는 다양하고 생생한 경험들을  [순간예또]실을 수 있을 것 같아 벌써 기대가 돼.

졸업하고 5년 만에  가게 되는  중국은 또 어떻고.

어떤 사람들을 만나 어떤 이야기를 만들지 너무 기대가 돼.   

 

 

구독자도 재테크 공부는 따로 하고 있지?

(물론 주식 수익률 70%를 육박하는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역사, 정치, 경제 공부는 항상 틈틈이 해두는 게 좋아.

요즘 콘텐츠 준비를 하느라 의도치 않게 중국 역사부터 시작해서 국제 관계, 정치, 경제에 관한 내용을 공부하고 있는데, 나는 그럴수록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가 미래에는 어떻게 기록되고 판단될지 너무 궁금해.

0.6%대로 떨어진 우리나라 출산율이 단기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이고

결국은 미국처럼 다른 나라로부터 이민자들을 점차 수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건 다들 알고 있지?

사실 외국 이민자 수용을 장려하는 정책이 아직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해도 농촌지역엔 이미 다문화가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건 현재 진행 중인 이야기고 말이야.

우리나라가 단일민족 국가라는 이야기는 우리 다다음세대만 되어도 먼 옛날의 일처럼 취급될  거야.

우리 땅에 오래도록 살았던 우리 선조들의 정신을 받든 이 땅의 주인인 우리들이 다민족국가가 될 미래에 기득권을 잘 잡고 있으려면 공부를 게을리해선 안 돼.

방심하고 있다가 빼앗긴 자의 울음은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 테니까.          

 

 

오늘은 이래저래 쓰다 보니 말이 많아졌네.

언제나 그렇듯이 [순간예또]읽는 내 사람들이 마음 편히 잘 지내면서도 열정적으로 도전하고 성취하는 삶을 살기 바라는 마음에 그런 것 같아.

올 해의 한 분기가 지나고, 생명이 움트는 봄이 왔어.

구독자는 올 한 해에 어떤 도전을 해보고 싶어?

도전이라는 건 꼭 거창할 필요가 있는 건 아니야.

구독자가 평소와는 다르게 마음먹고 실천하고 싶은 일은 모두 다 도전이 될 수 있지.

설령 구독자의 도전이 실패했다고 해서 절대 상심하진 마.

다음 도전은 구독자의 실패를 발판 삼아 더욱더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을 거야.

, 처음 도전으로 바로 성공을 했다면 그거야말로 축하할 일이고 말이야.          

 

 

양양엔 매 4일과 9일에 오일장이 열려.

오늘은 아빠랑 오랜만에 함께 읍내 장터에 가서 시장 족발을 사 왔어.

아강발이라고 하는 미니족 알아? 그게 살코기는 적어도 쫄깃한 껍데기를 즐기기엔 딱이거든.

오늘 저녁엔 아빠랑 같이 아강발을 신나게 뜯어보려고.

행복이라는 게 뭐 있어?

오늘 같은 날 가족이랑 같이 벚꽃보고시장 가서  장 보고, 족발 뜯으며 무탈하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게 행복이지.

구독자의 하루도 나의 하루처럼 무탈하고 소소한 행복이 가득한 날이 될 수 있기를.

그럼 다음 편지에서 만나,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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