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잘 지내고 계신가요? 7월 회고 이후 힘 빼고 솔직하게 글을 적어봤어요. ✍️
생각보다 솔직한 글은 쓰기 어려운 것 같아요. 또 이것이 누군가의 메일함에 남아 있을 것을 생각하면 조금 부끄럽기도 합니다. 7월 회고 글을 쓰면서 '뉴스레터'에 관해 많은 고민을 했어요. 누군가의 메일함에 있기에는 너무 부족한 글이 아닌가? 내 글이 어떤 의미를 가질까? (가지긴 할까?) 하면서, 이런 글은 블로그에 적는 것이 더 나은 것이 아닐까? 왜 뉴스레터여야 할까? 등 여러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처음 이 뉴스레터를 시작했을 때 썼던 글을 다시 읽었어요. 아래는 제가 처음으로 발행한 뉴스레터 중 일부예요.
근데 저는 휴학한 사람들의 깊은 속 이야기도 궁금하더라고요. 휴학을 하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떤 것을 하면서 진로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그 생각을 나누고 싶어 <휴학생의 휴학일기> 뉴스레터를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
<휴학생의 휴학일기> 개강 1일차, 난 오후 1시에 기상한다. 中
휴학하고 나니까 저의 현재가 너무 익숙해져서 이것을 기록하는 것이 의미가 있나 싶었어요. 근데 처음 쓴 글을 보니까 그때의 제가 지금의 저의 모습을 굉장히 궁금해 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휴학한 사람 = 저의 깊은 속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뉴스레터의 제목과 같이 저는 무언가를 포기했어요.
바로
'교환학생'입니다. 저의 뉴스레터를 꾸준히 봐오신 분이거나, 저의 가까운 지인이라면 올해부터 제가 교환학생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걸 아실 거예요. 포기라는 단어를 쓰니까 뭔가 할 수 있었는데 안 한 느낌이 드네요. 명확하게 말하자면, 안 한 것이 아니라 못 한 것이에요. 영어 성적을 만들지 못해서 결국 지원조차 하지 못했어요.
근데 왜 포기라고 하느냐. 영어 시험(토익)을 준비할 조금의 시간이 더 있었지만 제 손으로 먼저 놔버렸거든요. 교환학생 지원 전에 볼 수 있는 마지막 토익 시험이 일주일 더 남은 상태에서 토익 시험을 취소했어요. "그래도 최선을 다 해보지 그랬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때는 그저 놓아버리고 싶은 마음 뿐이었어요.
교환학생을 가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해외에서 오랜 기간 살아보고 싶다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주변에 교환학생 간 사람들을 보면 오랜 기간 해외에서 살고, 주변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것도 부럽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는 모습들이 제가 너무 꿈꾸던 모습이었어요. 무엇보다도 만나는 사람 모두가 "교환학생은 꼭 한 번 가봤으면 좋겠어! 적극 추천해!" 하는 말에 무조건 해봐야 할 경험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3학기 2학기가 끝나고 4학년 1학기에 교환학생을 가기 위해서 올해 1년 휴학을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2026-1학기(저의 4학년 1학기)에 교환학생을 가기 위해서는 2025-2학기에 교환학생 지원서를 제출해야 해요. 그래서 올해 6개월 안에 토익을 따는 것을 목표로 했어요. 근데 벌써 2025-2학기가 2주 뒤로 다가온 거예요. 나름 휴학하고 알차게 지냈다고 생각했는데, 미루고, 외면하고, 언젠간 할 거라고 생각했던 토익 공부가 결국 저에게 다시 돌아와 마지막 시험이 일주일 뒤로 다가왔더라고요.
너무 두렵고, 공부는 미뤄두고 하고 싶은 일만 하다 보니 그 일만으로 쉴 틈 없이 달려 공부할 체력도 없더라고요. 그냥 무력했어요. 열심히 해보자! 하는 마음도 들지도 않고 그냥 멍하니 앉아 있더라고요. 그리고 처음으로 '교환학생 가지 않은 내년의 저의 모습'을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저는 지금까지 노력은 하지 않고 내년에는 교환학생을 갈 거라는 계획하에 저의 모습을 그렸거든요. 그래서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 같아요. 교환학생을 가지 않고 내년에 복학을 한다면, 저는 바로 취업 준비에 뛰어들어야 하거든요.
처음엔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어요. 지금 공부한 것 가지고는 영어 성적도 따지 못하고 교환학생도 못 가니까요. 점차 그 현실을 받아들이게 되더라고요. 토익? 모르겠어요. 졸업 하려면 영어 성적을 따야 하긴 하는데, 다른 방법을 찾고 싶어요. 토익이 왜 이렇게 싫은지 모르겠어요. 하여튼 그렇게 저는 교환학생을 포기하고 취준을 해야 할 현실을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한편으로는 후련해요. (공부는 하지 않지만 마지막 시험이 곧 다가온다는 압박을 주는) 토익 시험에서 벗어나니 지금 당장은 행복하네요.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하기 싫었던 일이 있었을까?" 싶어요.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던 시절이 떠오르긴 하지만, 그때는 결과가 어떻든 나는 할 만큼 했다는 스스로의 만족감이 있었어요. 어떤 결과가 나오던 난 받아들이겠다는 마음가짐이 있었어요. 결과에 상관없이 후회가 없었어요. 저는 다시 고3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그때만큼 하지 못할 거 같거든요. 근데 이번에는 그런 마음이 들기도 전에, 부딪혀 보지 않고 포기를 했어요.
나중에 이때를 되돌아보면 그 일주일이 후회로 남을까요? "그래도 끝까지 해보지 그랬어!" 하는 생각이 들까요? 후회하기 싫어서 계속 붙잡아왔던 것 같은데 이 선택이 맞는 건지는 모르겠어요. 당장은 해방된 느낌에 후련한데 뭔가 모를 찝찝함이 남는 것 같아요.
이제는 그냥 받아들이고, 남은 6개월의 휴학 기간을 알차게 보내려고 해요.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내년에 취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후회 없이 이 기간을 보내려고요. 그래서 나름의 '휴학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보려고요. 그리고 쓴 것은 무조건 다 해내는 것으로!
책 읽기, 아침 일찍 기상하기와 같이 해야 할 것만 같아서 적는 거 말고, 진정 제가 하고 싶은 것들만 적어서 그걸 다 지키는 6개월을 보내려고 해요. 구독자님은 휴학 버킷리스트를 적는다면 어떤 걸 적어볼 것 같으세요?
다음 글에서는 휴학 버킷리스트를 공유해보려 해요. 하고 싶은 것만 적고, 휴학 기간에 무조건 다 해보는! 벌써 어떤 것을 해볼지 고민이 되는데, 열심히 고민해서 다음 글로 만나뵐게요. 🙂
오늘도 저의 글을 읽어주신 구독자님, 정말 감사해요. 🩶
<휴학생의 휴학일기> 뉴스레터는 상시 업로드 되며, 업로드 날을 따로 정하지 않았어요. 잊고 있을 때쯤 뉴스레터로 소식과 글을 전할테니, <휴학생의 휴학일기> 메일을 즐겨찾기 해주시고 메일 알람 설정을 통해 글을 확인해주세요. 📮
끝까지 읽어주신 구독자님 정말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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