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 토요일 혼자 제주 여행에 다녀왔는데요. ✈️
혼자 비행기 타고 다녀온 여행은 처음이라 너무 신기했어요.
그 안에서 재밌는 일들도 많았는데 하나씩 적어볼게요. 👩💻
김포공항에서 〰️ 제주공항까지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는 게 오랜만이었어요. 제주도에 간 것도 꽤나 오래 전이니까, 김포공항에서 혼자 비행기를 타는데 느낌이 낯설더라고요. 집에서 김포공항까지 지하철 타고 20분이면 가는데, 첫 차 타고 가도 시간이 조금 빠듯할 거 같아 엄마가 차로 데려다주셨어요.
해 뜨는 걸 보면서 출발했어요. 비행기가 뜨니 해가 다 떠서 너무 눈 부셔서 창문도 거의 닫고 갔답니다. 제주도를 1시간이면 간다니, 서울에 있는 성수나 잠실 가는 것보다 더 빠르겠어요. 더 편하고요.
착륙하기 전 하늘이 굉장히 예뻐서 카메라로 사진을 남겼어요.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비 오고 우박이 내리기도 해서 결항되는 상황도 있었다던데, 이 날은 날씨 운이 정말 좋았어요. ☀️ (신인류의 날씨의 요정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무사히 제주에 도착!
모든 것을 나의 끌림, 나의 선택으로
저는 꽤나 고집이 쎈 사람이에요. 근데 동시에 선택도 느린 편이에요. 고민을 많이 하고 선택을 해요. 나의 선택으로 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그 선택이 신중하고 느리니까,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포기한 적도 있고, 불편함을 주면서까지 선택한 적도 있는 거 같아요.
그런 저에게는 혼자 여행은 너무 좋았어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그 안에서 제가 원하는 대로 선택을 할 수 있거든요. 사진이 찍고 싶을 때는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고, 바다가 보고 싶으면 바위에 앉아서 30분을 멍 때리면서 바다만 봤어요. "해도 돼?"라는 허락을 받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시간을 보냈어요. 자유롭고 좋더라고요.
제주 게하는 처음이라
꽤나 즐거웠어요. 사실 게하가 이런 분위기인줄 몰랐는데 (그냥 저녁만 먹고 각자 시간을 보내는 줄.), 처음 보는 사람들과 가지는 저녁 겸 술 파티가 오랜만이었어요. 사람이 많아(12명) 큰 테이블에서 2팀으로 나눠 저녁을 먹었어요. 저희 테이블은 다들 잔잔하니 이야기가 재밌어서 저에게 적절했던 거 같아요. (반면, 옆 테이블은 뭔가 장난이 아닌듯한 빠른 속도의 술자리.)
여기는 게하 사장님께서 직접 저녁을 만들어 주시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사장님께서 15년 쉐프 경력이 있으시고, 가까이 음식점도 하고 계셔서 그런지 음식 솜씨가 좋으셨어요. (물론 3만원을 내고 파티에 참여했지만 그럼에도 아깝지 않은.) 여러모로 나의 제주 첫 게하, 완전 성공적!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주변을 챙기나봐
제주 2일차. 🚎
버스 타고 1시간을 이동해서 공항 가까이에 있는 시내로 와 숙소 체크인을 한 뒤, 주변 책방을 돌아다녔어요. 책을 둘러보는데, 그거 아세요? 내가 읽을 책은 살까 말까 엄청 고민하는데, 책을 보다가 선물할 사람이 떠오르면 그 책은 주저하지 않고 사요. 이상하죠? 왜 내가 읽는 책에는 돈을 신중하게 쓰려고 하고, 남에게 선물할 책이면 바로 결제를 하는 걸까요? (다시 생각해도 신기해요.)
그래서 이때도 제가 사려는 책은 고민 백만번 끝에 안 사고, 친구들에게 선물할 책 2권만 사서 나왔어요. 근데 전혀 그 돈이 아깝지 않았고 그게 더 기분 좋은 소비로 느껴졌어요. 📚
우연한 발견이 더 큰 행복이 돼
책방을 갔다가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에 우연히 한 카페를 발견했어요. 네이버지도 주변 카페 검색에도 안 떴던 곳인데, 길 가다가 이 카페 사장님이랑 눈이 마주친 거예요. (유리창으로 되어 있어서 어쩌다. 👀) 그래서 아 여긴 카페인가보다 하고 있었는데, 밥 먹고 나니 갈 만한 카페가 없어서 어쩌다? 이 곳으로 오게 되었답니다.
근데 카페에 CD 들을 수 있는 플레이어와 헤드셋이 있고, 겉으로 보여지는 것보다 내부 공간이 아늑해서 좋았어요. 거기에 사장님께서 가져다 두신 CD가 인디음악 위주이고, 카페에서도 인디음악이 흘러 나왔어요. 이 곳은 찾으려고 해도 못 찾을, 저에게 안성맞춤 카페였어요. 😌 🎧
여기서 여행 스크랩북도 꾸미고, 놓여져있는 책도 봤어요. 📒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오니 할 게 없더라고요. (여기는 포틀럭 파티가 자율이라 이번엔 신청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침대에 누워 가져온 아이패드로 넷플릭스를 켰어요. 보니까 제주에서 찍었다는, 요즘 엄청 유명하다는 <폭싹 속았수다>가 있어서 바-로 정주행을 시작했답니다. 오랜만에 하는 드라마 정주행인 거 같아요. 💻 🚘
이걸 시작으로 ··· 매일 밤 숙소에서 몰래 눈물을 훔쳤답니다. 거의 2화부터 모든 회차에 눈물을 흘리면서 봤어요. 그리고 이틀 만에 8화까지 따라잡았답니다. <폭싹 속았수다>는 삶이 힘들 때 보면 "그래, 이보다 더 힘들겠냐" 싶은 드라마인 거 같아요. <그해 우리는>을 이은 또 하나의 눈물 버튼 드라마가 될 거 같은 ···
제주 와서 가장 잘 한 일은
바로 이 전시를 본 것이에요.
제주 3일차, 가까이에 해녀김밥을 먹고 전시를 보러 왔답니다. 소리님의 추천으로 이곳을 알게 되었는데, 들어가자마자 마음을 울리는 글들이 그림과 함께 적혀있었어요. 🥹 이번 여행을 오면서 혼자 생각하는 시간도 많이 가지고, 느끼는 바가 많았는데 이 전시에서 그 해답과 위로들을 받았던 거 같아요. ✨
전시장에 아무도 없이 여유롭게 작품 하나하나를 감상할 수 있어 (너무 너무) 좋았어요. 잔잔한 음악이 나오는 전시장에서 마음 편하게 작품을 보니 이만한 힐링이 없더라고요. 저도 누군가 제주도에 여행을 간다고 하면, 이곳을 꼭 추천할 것 같아요. 특히나 혼자 여행을 즐기는 사람에게 더욱 좋은 전시가 될 것이라 생각해요. 🎨
푸른 제주에서 초록 찾기
갈 곳 없이 길을 걷다가 다리가 있는 강가를 발견했어요. 제주도에서 바다를 원없이 보고 나니까 눈에 바란색이 익숙해져서 그런가, 초록색의 풍경들이 더 귀하고 예쁘게 보였어요. 그래서 제주에서 찍은 사진들 중 이 사진들에 더욱 눈길이 가더라고요. 🌳
제주 여행의 마지막 날🎒
3일동안의 제주 여행이 다 지나고 이제 다시 돌아갑니다. 공항에 가기 전 딱새우김밥을 먹으러 갔어요. 테이블이 넉넉하지 않아서 남는 자리에 앉았는데 우연히 제 앞에도 혼자 오신 분이 앉으셨더라고요. 그냥 김밥을 받고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메모장에 "꼬막무침 시켰는데 양이 많아서 혹시 괜찮으시면 같이 드실래요?"라고 적어 저에게 건네시는 거예요. 😮
덕분에 딱새우김밥을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었어요. 🤤 보니 친구랑 함께 오시기로 했는데 친구분이 늦게 일어나셔서 혼자 비행기를 타고 왔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주변에 있는 책방도 알려드리고, 감사한 마음에 전시에서 산 엽서도 선물로 드렸어요. 마지막까지 너무나 좋았던 제주 여행이었어요.
12시 30분 비행기라 마지막 날엔 많은 것을 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무사히 집으로 돌아와 남은 하루를 푹 쉬었답니다. 🛌
3월 23일의 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으시거든요 ··· 내일이면 토익 시험까지 단 6일 남는데요. 어 ··· 일단 개념서 모든 부분을 볼 시간이 없을 거 같아 실전모의고사 5회분 문제집을 사왔어요. 매일 1회분 씩 풀면서 문제 유형을 익히고, 시험 시간에 익숙해지는 걸 목표로 하려고요.
약간 고등학교 들어가기 전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충격을 받으라고 보는 진단고사? 느낌일 거 같아요. 다음 주 일요일 첫 토익을 보고 난 후, 충격의 후기글을 작성하러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 (그럼 이제 진짜 공부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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