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똑똑똑, 누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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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여기는 집카이브와 함께하는 모두를 위한 '우리들의 방'입니다.
첫 시작인 만큼 저희를 소개해보려 합니다🙇‍♀️

집카이브가 모이면 자주 오가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주제는 대부분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집'입니다.
좁게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집부터, 넓게는 인천을 넘어 다른 도시의 집들까지. 때로는 나무, 전봇대, 간판, 사람 등 도시를 이루는 다양한 것들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눕니다.

"재개발되면 동네 나무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같은 주제로 말이죠.

이렇게 이야기하다 보면 가장 많이 나오는 주제는 '우리 주변의 도시 풍경들이 기록조차 없이 너무 빠르게 사라져 간다.'는 것입니다.

‘집카이브’는 이렇게 사라져가는 인천의 집들을 수집하고 기록해 여러분에게 전하려 합니다.
살기 위해 지은 건물 ‘집(家)’, ‘모으다’라는 의미의 한자 ‘집(集)’, 압축 프로그램의 확장자명 ‘Zip’까지. 집이라는 글자 하나에 참 많은 의미를 부여해 이름을 지었습니다. 이름에서 보이듯, 저희는 욕심이 가득합니다.

“대체 왜 이 집, 이 창문, 이 거리를 기록하지 않는 거야? 어째서 그냥 사라지게 두는 거지?” 안타까움과 화가 섞인 물음들 끝에 알았습니다. 그런 기록은 이 집, 창문, 거리에 애정을 가진 저희 스스로가 해나가야 하는 것을요.

집카이브가 특히 집중하는 것은 ‘집의 소실’입니다. 해외에서는 100년이 넘은 오랜 건축물과 집을 쉽게 만날 수 있지만, 대한민국에서는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오는 격동기에 많은 건축물이 사라졌습니다. 간혹 문화재로 지정된 일부 건축 유산들이 보존되지만, 일반 주민들이 살던 오래된 집들은 기록도 되지 못하고 80년 넘는 세월의 끝에 재개발로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 의식을 공통으로 느끼고, 역사, 건축, 사진, 영상 등 각자의 분야를 통해 개성 있으면서도 체계적인 기록을 하고자 인천에서 나고 자란 청년들이 모였습니다.

그렇다면 재개발이 나쁜 것이고 오래된 건물들을 보존하는 것이 좋을까요? 도시를 기록하며 방치와 존치 사이를 넘나드는 집들을 보면 복잡한 생각과 감정이 듭니다. 오래되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건물들이 계속 남아 위험한 건물이 되는 것은 바라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마을 하나가 사라지고, 그 안의 다양한 역사와 이야기들이 사라지는 것 또한 바라지 않습니다. 저희가 경험한 도시는 '없애거나/남기거나'의 이분법으로 구분할 수 없는 다층적인 도시입니다.

우리가 알고 지켜야 하는 역사는 무엇인지. 우리가 현재 애정하는 도시의 모습은 무엇인지. 또, 앞으로의 삶에 필요한 요소는 무엇인지. 과거부터 현재까지 겹겹이 쌓여온 도시의 다양한 층들을 살펴보고, 이들을 품고서 나아가는 도시는 어떤 도시일지 상상해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의 기록이 여러분의 눈에 한 겹 콩깍지를 씌우듯, 여러분이 살아가는 도시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