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오프라인이 주는 힘이 큰 시장이죠.공연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콘서트가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강세를 띠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2024년 3월에 오픈한 몰입형 엔터테인먼트 (이머시브 콘텐츠)는 일본 엔터테인먼트 및 콘텐츠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어요. 이머시브 포트 도쿄의 주요 서비스인 체험형 연극인 “이머시브 시어터" 3개 작품은 평균 고객 만족도 95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고 있어요.왜 이머시브 시어터, 이머시브 콘텐츠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지 직접 이머시브 포트 도쿄에 다녀왔습니다!
2025년 2월 호 지팡을 읽으면 이런 것을 알 수 있어요.
✅1. 일본에서 어떻게 이머시브 시어터가 주목받았을까? - 시대 별 일본 소비 트렌드
✅2. 몰입형 엔터테인먼트의 매력, 관객들 만족도가 높은 이유
✅3. 콘텐츠 사업을 일본에서 할 때 고려할 것 - 미디어 믹스 / 굿즈 사업
이머시브 포트 도쿄 홈페이지 : https://www.immersivefort.com/
1. 일본에서 어떻게 이머시브 시어터가 주목을 받았을까?
이머시브 시어터가 주목을 받을 수 있던 이유는 아래와 같아요. 1) 고급화 X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 제공 2) 참가형 콘텐츠가 주는 몰입감과 비일상 감3) 등장인물 및 함께 이머시브 시어터를 체험한 관객들과 연결감관객이 참가하는 새로운 형태의 체험형 콘텐츠는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유명해졌어요. 저 역시 이머시브 시어터에서 막 나왔을 때 “꿈을 꾸고 온 듯한 신기한 기분"을 느꼈는데요. 닛세이 기초연구소에서 2000년대~2010년대 ~2020년대 일본의 소비 트렌드 변화를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어요.
- 2000년대 : 코토 소비
상품 및 서비스를 구매할 때 “체험", “경험"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 행동
- 2010년대 : 토키 소비
그 때, 그 장소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분위기를 즐기는 소비 행동토키 소비의 3요인1) 비 재현성 : 그 때 그 장소에서만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감동이 있어야 함2) 참가성 : 불특정 다수 사람들과 감동을 나누어야 함3) 공헌성 : 관객이 현장의 감동을 함께 만들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어야 함예) 음악 페스티벌, 콘서트 등
- 2020년대 : 히토 소비
인플루언서, 유튜버 등 물건이 아닌 사람 그 자체를 응원하며 효용감을 느끼는 소비 행동일본 경기 침체기인 잃어버린 30년와 연관. 구매하려는 충분히 조사 하고, 다른 사람들 후기를 보고 나서 구매 실패 위험성을 최대한 낮추는 특징이 있음이머시브 포트 도쿄의 이머시브 시어터는 토키 소비의 장점을 극대화 화면서 히토소비의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는 전략을 사용해요
2. 몰입형 엔터테인먼트의 매력, 관객들 만족도가 높은 이유
일본뿐만 아니라 2020년 대에 들어오면서 “후기만 보고 구매는 안 하는 경향"은 세계적으로 무척 커졌어요. 어떻게 관객들에게 “오프라인 콘텐츠"만의 매력을 전달할 수 있을까. 이건 이머시브 시어터도 했던 고민이기도 해요. 그래서 이머시브 시어터는 “한정성", “그 때 그 장소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각"을 고급화 전략을 통해 관객에게 제공하는 전략을 취하게 됐어요.
이머시브 포트 도쿄가 취한 고급화 전략
1) 인터넷 상 스포일러 자제 / 새로움 더하기
이머시브 도쿄는 작품의 전체적인 시놉시스는 알 수 있지지만 작품의 핵심적인 이야기, 스포일러가 될 만한 이야기는 SNS상에 공개적으로 올리면 안 되요.
동영상 및 사진 촬영도 엄격히 커튼콜 시간에만 가능하도록 제한되어 있어요. 정보가 제한되기 때문에 직접 오지 않으면 콘텐츠 내용을 알 수 없는데요. 직접 와야만 어떤 콘텐츠인지 알 수 있는 점이 일본에서 이머시브 시어터를 하이엔드 콘텐츠로 브랜딩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직접 발걸음을 한 관객에게는 최고 퀄리티의 콘텐츠, 시설, 이머시브 시어터를 즐기는 그 순간에 밀도 있게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했고요. 원작이 있는 작품은 세트장 퀄리티, 원작 세계관 구현, 배우들의 세세한 캐릭터 연기까지 꼼꼼히 해냈던 인상을 받았습니다.
2) 높은 자유도 / 이날의 경험은 나만의 것
제가 체험했던 이머시브 시어터 작품은 <도쿄 리벤저스 이머시브 시어터>였어요.
크게 방 탈출과 숨바꼭질(두 가지가 연계됨), 액션 요소를 가미한 연극으로 구성 됐어요. 특히 방탈출과 숨바꼭질은 “그 시간, 그 장소에서만 느낄 수 있는 비 재현성" 을 극도화 시킨 경향이 강했습니다.방 탈출 시간에는 관객들이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문제를 풀 수 있어요. 이동이 자유롭기 때문에 어느 장소에 가느냐에 따라서 만나는 등장인물도 달라지고, 캐릭터가 꽤 적극적으로 말을 걸어줍니다. 또 어떤 캐릭터와 가까이 있느냐에 따라서 관객이 체험하는 연극 내용이 달라져요. 참고로 저는 적 캐릭터에게 숨바꼭질에 실패해서 단체로 별도 방에 잠깐 갇혀있기도 했었을 정도로 자유도가 높아요.
따라서 내가 경험한 체험과 다른 사람들이 체험한 경험이 다를 수 밖에 없어요. 어느 장소에서 어떤 캐릭터와 소통하는지, 방 탈출 문제를 잘 푸는지 어려워서 잘 못 푸는지, 어느 시점에 어느 방에 있었는지에 따라서 방 탈출 진행 상황이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즉 자유도가 꽤 높은 방 탈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머시브 시어터에 매일 매일 오는 관객들도 있었다고 해요.
3.등장인물과 관객들과 느끼는 연결감
제가 참가했던 <도쿄리벤저스 이머시브 시어터>는 <도쿄리벤저스>라는 원작 만화책이 있는 작품이에요.
화재 사건이 발생한 과거를 관객들과 등장인물들이 힘을 합쳐서 참사를 막는 이야기에요. 극의 마지막 부분에서 관객들이 이 작품의 주인공으로서 사건을 해결했다, 우리는 같은 팀이다. 라는 메시지를 등장인물들이 이야기 해주는데요. 실제로 관객들은 적극적으로 방탈출 문제 같은 걸 풀려고 노력했고, 등장인물들이 대화를 걸면서 챙겨주기도 했기 때문인지 그날 처음 보는 등장인물들, 관객들이지만 같은 팀이 된 듯한 연결감, 나아가서는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느낄 수 있었어요. 전반적으로 이머시브 포트 도쿄는 편안한 분위기, 꿈 같은 놀이동산에 온 느낌을 많이 주었습니다.
이머시브 시어터 등장인물뿐만 아니라 이머시브 시어터 포트의 안전요원, 경비원분들도 관객들을 다정하게 따뜻한 친구처럼 대하는 분위기가 있었어요. 건물을 나가기 전까지 내가 하나의 작품 속의 등장인물이 된 것 같은 특별함, 환대받는 느낌을 주었어요.
모든 연극이 일본어로만 진행돼요. 다행이 <도쿄 리벤저스 이머시브 시어터>는 원작 만화가 있고, 원작팬이라면 일본어를 몰라도 상황 상 이해할 수 있도록 원작과 비슷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원작 팬이면서 외국인 관객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다만 오리지널인 작품인 <도쿄 오이란 기담> 같은 작품은 일본어를 모르는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100% 일본어가 어려운 외국인은 100% 이해가 어려울 수 있다고 느꼈어요.
*방탈출을 진행 하는데 쓰도록 빌려주는 태블릿은 영어 / 일본어 선택이 가능해요.
정리하면 이머시브 시어터는 온라인으로 체험을 충분히 하고 소비하는 2020년대 히토 소비와 반대되는 전략이에요. 하지만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몰입감, 관객도 한 명의 주인공이 된 듯한 연결감, 고급화 된 전략으로 풀어낸 건 이머시브 포트 도쿄 만의 매력으로 느껴졌어요. 이러한 매력에 부응하듯 높은 고객 만족도를 얻을 수 있었고요.
나아가서는 작품 감상 이상으로 작품 및 캐릭터 상품을 소유할 수 있도록 작품이 끝나면 바로 굿즈샵으로 연결 되도록 장치한 테마파크 동선도 인상적이었어요.
4. 콘텐츠 사업을 일본에서 할 때 고려할 것 – 미디어 믹스 / 굿즈 사업
일본 콘텐츠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미디어 믹스로 확장된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 하나의 만화가 인기를 얻으면 애니메이션, 뮤지컬, 연극, 영화, 게임 등 여러 사업 분야로 뻗어나가요. 특히 콘텐츠 사업은 굿즈 사업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요. 이머시브 시어터 역시 키링 / 와펜 / 모자 및 티셔츠 / 아크릴 등 다양한 굿즈가 있었어요.캐릭터와 작품의 특징을 살린 재미있고 참신한 굿즈뿐만 아니라, 고급화한 향수, 신발, 지갑 같은 굿즈도 있었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굿즈가 원작과 얼마나 연결성을 갖고 있는가. 원작 콘텐츠 내용 자체가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굿즈 사업이 발달한 만큼 일본 콘텐츠 시장은 오프라인 사업의 비중도 커요. 온·오프라인을 모두 공략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죠. 특히 일본 소비자들은 굿즈를 직접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실물 굿즈를 소유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굿즈 입점 전 수요 확인을 위해 일본 서브컬처 분야에서도 팝업스토어를 자주 열기도 해요.
또 흥미로웠던 점은 일본 캐릭터 굿즈샵이 일본 작품만 다루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제가 본 매장들에는 중국의 『마도 조사」, 『천관사복』, 한국 웹툰 『시멘틱 에러』, 태국 BL 드라마 굿즈도 있었어요. 일본 콘텐츠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글로벌로 열린 시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마치 아시아 서브컬처 굿즈의 허브 같은 느낌이었어요.
예를 들어, 한국 웹툰이라도 애니메이션화와 굿즈 사업은 일본에서 진행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다양한 확장성을 가진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따라서 일본에서 콘텐츠 사업을 한다면 온·오프라인을 모두 공략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특히 일본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이해하고, 그에 맞춘 맞춤형 전략을 세우는 것이 성공의 열쇠가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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