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원이 남긴 비릿한 추억

아픈 역사가 추억이 되는 세상의 아이러니를 따라

2022.12.19 | 조회 1.4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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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안녕하세요! 한 주간 잘 지내셨나요? 연이은 한파로 너무너무 춥네요! 특히 오늘 정말 추웠어요. 겨울이 깊어질수록 2022년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네요.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만나서 온갖 얘기를 나누는 재밌는 클럽을 만들었어요. 대화를 나누다가 문득 깨달은 사실이 있는데요. 저는 5대궁 중에 창경궁과 마음의 거리가 가장 멀더라고요. 

돌아온 창경궁이 너무 반갑고 당연한 절차를 밟았다는 것엔 이견이 없지만요.

엄마에게 아빠에게 귀동냥해서 들은 얘기 속엔,

창경궁보단 창경원이 잦았기에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의 장아찌 주제는 

그 숱한 추억을 남기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그 시절의 창경원입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

일제의 계략으로 만들어진 놀이공원 : 창경원

창경원은 창경궁 안에 만들어진 놀이공원이었습니다. 동식물은 물론이고 각종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가 즐비한 곳이었어요. 일제는 궁 안에 이런 곳을 왜 만들었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신성한 궁을 누구나 드나들게 만든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제는 조선의 5대 궁궐 중 하나인 창경궁을 격하시키기 위해 이곳을 유원지로 만듭니다. 한일병탄 1년 전인 1908년에 문을 연 창경원은 무려 1983년까지, 약 70여 년간 도심 속에서 가장 큰 유원지로 명성을 이어갑니다. 80년대에 서울에 살았던 가족들은 이곳에 안 와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공휴일과 주말이면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었대요. 

창경원의 어떤 점이 사람들에겐 그토록 매력적이었을까요?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아이러니한 도시 낙원

오늘날에도 아이가 있는 가족들은 동식물이 있는 놀이공원으로 놀러 가는 일이 많습니다. 해외나 근교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오늘날도 모름지기 아이와는 그런 곳에 가야 한다는 공식이 있는데, 쉽게 이동할 수 없는 시기엔 오죽했을까요. 게다가, 창경원은 객관적으로도 너무나 다양한 볼거리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박물관만으로도 체험학습 인파를 끌어들일 수 있었을 텐데 동물원과 식물원은 물론이었고요. 대온실까지 설치되면서 당시로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열대 식물들까지 볼 수 있었으니 새로운 구경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겐 데이트코스로나 가족여행 코스로나 이만한 곳이 없었대요. 생각해보세요. 1930년대에 타조, 오랑우탄, 코끼리를 볼 수 있는 곳이 서울 도심 안에 있다니! 놀라울 만 하지요?

 

나이트 체리블라썸 미팅 : 나체팅의 추억

오늘날에도 우리 때가 되면 연례행사처럼 꽃놀이를 가곤 하지요? 벚꽃놀이의 시작을 열었던 곳이 바로 이 창경원이었습니다. 1924년부터 시작된 벚꽃놀이로 더 많은 사람이 창경원에 몰려들었는데요. 1927년에는 하루 입장객이 15,000명을 넘겼다고 하니 그 인기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가네요. 벚꽃 시즌의 창경원은 광복 후에도 꾸준한 인기를 자랑합니다. 오죽하면 '나체팅'이라는 신조어가 있었대요. 흠칫하게 되는 느낌 압니다. 저도 처음엔 나체..? 팅...? 헛기침 하며 눈알을 굴렸으니까요. 나체팅은 '나이트체리블라썸미팅'의 줄임말로 말 그대로 밤에 벚꽃을 보면서 미팅하는 일을 말한대요. 당시 창경원은 이 나체팅의 1등 장소로 자리매김했다고 합니다. 춘당지에서 보트를 타고 밤 벚꽃을 즐기다보면 없던 마음도 생겨나곤 했대요. 나체팅은 83년 창경원이 문을 닫을 때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때의 창경원이 궁금하다면?Click

그 많던 동물과 벚꽃은 어디로 갔을까?

그럼 이제 좀 궁금해집니다. 오늘날 우리가 산책할 겸 걷는 창경궁엔 타조도, 오랑우탄도, 열대식물도, 흐드러진 벚꽃 길도 없는데요. 그 많던 볼거리는 그럼 다 어디로 갔을까요? 생각보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함께 하고 있답니다. 

세상에 이런 동물도 있었나 싶었던 그 진귀한 동물들은 경기도 과천에 있는 서울대공원으로 옮겨 갔습니다.

그리고 그 많던 벚꽃들은요. 우리가 벚꽃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곳! 여의도 윤중로에 옮겨 심어져서 나체팅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거쳐, 사극 배경의 1번지로 손꼽히는 창경궁은 1986년 다시 우리의 품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오늘 담아드린 창경원 이야기, 어떠셨나요?

하루하루가 흐르고 역사는 지금, 이 순간도 쌓이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살다가, 어느 순간에 문득 압도될 때가 있는 것 같아요. 특히, 다이나믹한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따라가다 보면 마냥 웃거나 마냥 울 수 없는 지점들을 마주하게 될 때가 많은데요. 시시각각 바뀌는 상황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금 이 순간에 눈 마주치고 목격하고 기록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는 지금은, 수십 년 뒤 어떤 이야기로 기록될까요?

궁금해지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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