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없이 하루를 살아가는 구독자에게
구독자의 11월은 어땠나요?
얼마 전 첫눈이 내렸던 날, 저는 온 세상이 하얀 걸 보며 한참 동안 행복했답니다. 발끝에서 나는 뽀드득 소리와 눈밭에 새겨지는 발자국이 정말 좋았어요. 사람들이 정성껏 만들어 놓은 눈사람도 구경하고, 눈길을 걷는 즐거움에 겨울이 참 반갑게 느껴졌어요. 이상 기온 때문인지 단풍잎이 아직 다 떨어지지 않아 가을과 겨울이 섞인 듯한 풍경도 참 묘했답니다. 앞으로도 이런 포근한 겨울이 계속되길 기대해요.
저는 참 정신없이 11월을 보냈어요. 여유롭게 지낼 줄 알았는데, 가만히 못 있는 성격 탓에 이것저것 하다 보니 한 달이 금방 지나가 버렸어요.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작년 여름 제작부 PD로 고생하며 만든 영화 <너의 안부를 물을게>를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SIPFF)에서 친구들과 함께 관람했던 순간이에요. 한껏 설렜고, 고생한 보람이 느껴지는 뜻 깊은 시간이었어요.
또 스타트업 전략 커뮤니케이션 수업에서는 기업 탐방도 다녀왔어요. 야놀자에서는 전광판에 우리 이름이 뜨는 걸 보고 신기해하기도 하고, 해일막걸리에서는 직접 막걸리를 만들어보는 새로운 경험을 했답니다. 친구들이 준비한 공연을 보면서 응원하기도 하고, 독서 챌린지를 하면서 책도 열심히 읽었어요. 비록 끝까지 완수하진 못했지만요. 그리고 영공 뉴스레터 마감을 두 번이나 했답니다. 글 쓰는 일은 늘 어렵지만, 동시에 재미있기도 해서 제 안에 새로운 도전을 끌어내 주더라고요. 다음 학기에도 문집 부장을 맡게 되었는데, 또 어떤 이야기를 써 내려갈지 기대돼요.
틈틈이 친구들에게 제가 직접 만든 잡지 하고 싶은 대로를 선물로 전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마음을 담은 특별한 선물이라고 생각하니 뿌듯했어요. 친구들에게 받은 따뜻한 후기는 더없이 행복했답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을 나누고, 그 과정에서 마음을 주고받는 일이 참 좋아요. 앞으로도 글도 더 자주 쓰고, 편지도 많이 써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행복한 일만 가득하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순간도 있었어요. 노트북이 고장 나서 서비스 센터를 다녀오고, 지갑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마음이 한동안 복잡했답니다. 그래도 다행히 노트북은 금세 고쳐졌고, 지갑도 바로 찾았어요. 이런 일을 겪으면서 제가 느낀 건, 상황이 어려워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거예요. 한편으론, 노트북이 없던 시간은 오히려 과제와 일에서 벗어나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기회가 되었어요.
구독자, 예기치 못한 어려움이 닥칠 때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시나요? 저는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과부하가 걸리면 달리기를 해요. 이번 달에도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려고 열심히 뛰었는데요, 덕분에 10K PB(개인 최고 기록)도 달성했답니다. 리듬에 맞춰 뛰다 보면 머릿속이 맑아지고,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내년엔 10km를 1시간 안에 달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가을이 가는 게 아쉬워 청계천, 남산 산책로, 경의선 숲길 등을 걸으며 저녁 노을을 바라본 시간들도 참 좋았어요.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걷다 보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그냥 벤치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아요. 이런 순간들이 저를 조금 더 차분하고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구독자도 분주한 하루 속에서 작은 '쉼'의 시간을 가져보셨으면 좋겠어요. 그 짧은 순간이 하루의 끝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줄 거예요. 연말에는 그런 휴식 함께 올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내년을 향해 설렘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매년 연말, 일기장 마지막 페이지에 감사한 사람들을 정리하는 엔딩 크레딧을 쓰는데, 올해의 리스트에 구독자님도 꼭 들어갈 거예요. 이런 제 마음이 잘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추운 겨울,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연말을 보내세요. 시간을 내어 구독자님을 만나러 갈게요. 12월도 화이팅입니다!
이천이십사년 십일월에 예빈씀
추신. 구독자님을 향한 제 마음을 아래의 노래에 담아 대신 보내요.
[010dandan]의 십일월 편지는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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