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다짐

[010dandan] 구독자에게 2025년 1월 편지 보내요

구독자,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제대로 잘 쓰자

2025.02.01 | 조회 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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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편지

다짐을 담은 따뜻한 편지 배달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고 싶은 

구독자에게

 

 

구독자의 1월은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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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나이가 들수록 제 안의 에너지가 한정되어 있다는 걸 더 자주 느껴요. 20대 초반, 원주옥상영화제를 하며 쓰리잡을 뛰던 시절부터 체력을 키우려고 운동도 해봤지만, 결국 반짝하고 끝나버리곤 했어요. 과부하가 오면 감당이 안 되고, 힘들다, 아프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다가 결국 번아웃이 찾아와 중도 휴학까지 했었죠. 주변에서는 늘 "우선순위를 정해 일을 벌이지 말고 하나를 제대로 해라."는 피드백을 줬어요. 심지어 어제도 들었어요. "너는 토르가 아니다. 충전한다고 해도 몸은 소모품과 같아 결국 닳고 고장 날 거야."

그래서 2025년을 맞아 '에너지 실험'을 해보기로 했어요. 집콕이 아닌, 집 밖에서 영감을 찾는 프로젝트이기도 했죠. 정동진 올나잇 상영회로 시작된 올해의 첫 순간. 그리고 연초부터 제주도로 날아가 '환대의 식탁'에서 대만 사람들과 6박 7일 동안 교류하며, 새로운 내 모습을 발견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예전에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좋았지만, 이제는 내가 아끼는 사람들과 함께하거나 혼자 여행하는 게 더 에너지를 충전하는 길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특히, 제주도의 아침은 특별했어요.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멍때리는 시간이 나에게 또 다른 힐링이자 쉼이라는 걸 느꼈죠. 집에서는 그런 여유를 가질 공간이 없었기에 더 새로웠어요. 침대를 너무 사랑하지만, 이제는 조금만 침대와 멀어져 아침 산책을 나가보려 해요. 그리고 액티비티만큼이나 서예, 다도, 자수 같은 정적인 활동에서 오는 호흡이 마음에 들었어요. 이런 평온함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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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떠나기 전, 올레 19코스를 걸었어요. 완주라고 하긴 애매하지만, 걸을 수 있는 만큼 걸었고, 도장도 다 찍었어요. 강풍을 견뎌낸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어요. 걷기는 비우면서 에너지를 소모하는 활동인데, 이상하게도 더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걷고 난 후 따뜻한 간식을 나누고,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어려웠지만, 스스로를 다시 사랑할 수 있는 또 다른 발판이 되었어요. 특히, 사랑이 꼭 '+의 감정'만이 아니라는 것. 안쓰러움도 사랑이고, 내가 미운 것도 사랑이라는 것. 이렇게 생각하면 구독자도 언제나 구독자을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대화를 나누며 '사랑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잘 쓰는 법'에 대해 함께 고민했어요. 과연 어떻게 하면 사랑을 잃지 않고, 꾸준히 나누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어제 오랜만에 '나는 솔로'를 보는데, 누군가가 "등대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했어요. 마침 서점 숙소에서 필사 문장 뽑기로 만난 글도 등대에 관한 것이었어서 자연스럽게 그때 봤던 글을 다시 찾아서 읽어봤어요.

 

"나도 등대가 되고 싶었다. 지금까진 작았을지 몰라도 다가가면 갈수록 마음이 거대한 사랑 말이다. 만약 내가 정말 등대가 된다면 저 녹슬고 작은 배부터 지켜줘야지. 그렇게 조금만 더 나와 당신들을 사랑해야지." -

월간바다 23년 7월호

 

이 문장이 제 마음과 닮아 있어서 놀랐어요. 다행히, 제 곁에는 이 마음을 이해해 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감사했어요. 이 마음으로 살고 싶고, 그러면 에너지를 적당히 쓰고 적당히 충전해놔야겠죠?

 

1월을 돌아보면 저에게 에너지를 채워준 건 결국 '사람'이었어요. 힘들어도 일어나게 해주고, 스트레스를 받아도 버틸 힘을 준 사람들. 무기력하다가도 넌 괜찮다고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채찍질하며 생산적으로 살게 이끌어 준 친구들. 일정을 조율해서 내 버킷리스트였던 말러 공연을 보러 와 준 친구, 직접 서울까지 와서 내가 좋아하는 스케이트를 함께 타 준 친구. 제가 좋아하는 영덕회식당에서 하얀집에서 실컷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오랜만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 친구/ 고민이 있으면 언제든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는 언니. 함께 연탄 봉사를 하며 자신이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나누는 친구들. 그리고 나의 작은 기쁨을 함께 기뻐해 주고, 어려운 순간에 조용히 옆을 지켜 준 사람들. 구독자한테도 항상 고마워요.

이 모든 사람들이 있었기에 힘든 순간이 생겨도 금방 다시 일어설 수 있었어요. 이 사람들과 계속 함께하기에 제가 좋아하는 걸 다시 좋아할 수 있게 되었어요.

1월은 우선순위가 '타인'이었다면 2월은 우선순위에 조금 더 '나'를 올려 놓아야겠어요. 저만을 위한 시간을 자주 가지려 해요. 1월에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영감을 얻었다면, 2월은 하고 싶던 공부를 하고 생각을 정리하며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으로. 봄이 오면 다시 꽃을 피울 수 있도록, 겨울 나무들처럼 에너지를 비축하는 시간으로 살려고 합니다. 

그렇게, 저도 언젠가 구독자의 등대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2025년 1월에 예빈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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