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번역] 케이팝 데몬 헌터스: '테라피 세대'가 만드는 아이들 영화, 우리 모두를 변화시키고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어떻게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수치심을 몰아내며, 혼문보다 훨씬 깊은 치유를 선사하는가?

2025.07.25 | 조회 209 |
0
|
0xPlayer의 프로필 이미지

0xPlayer

-

첨부 이미지

주의!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의 케이팝 데몬 헌터스 (2025) 스포일러 주의:

영화 강사로 일하면서, 가장 건방진 학생들에게 꼭 깨우쳐주고 싶었던 교훈이 하나 있다: 정말 좋은 영화 중 일부는 당신이 편견을 내려놓을 것을 요구한다는 것. 물론 이게 완전히 뇌를 비우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저급한" 미디어를 마주할 때 우리 모두를 사로잡는 그 코웃음치는 선입견을 잠시 접어두라는 뜻이다. 웨스 앤더슨이나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를 깊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말리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크라이테리언 컬렉션에 들어가지 못했고 앞으로도 들어갈 가능성이 희박한 놀라운 영화들의 반짝이는 세계가 분명 존재한다.

지금도 나는 리걸리 블론드 2가 미스터 스미스 워싱턴에 가다보다 미국 정치의 어두운 현실을 더 잘 보여준다고 생각하고, 매직 마이크 XXL이 파이트 클럽보다 남성 연대와 남성성에 대해 더 깊이 있게 다룬다고 믿는다.

바로 이런 이유로 지난주 남편과 친구 한 명과 함께한 '남자들만의 저녁'에서, 넷플릭스 메인 화면 맨 위에 떡하니 자리잡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발견하고는 갓 구운 스니커두들과 함께 소파에 몸을 맡겼다.

평소라면 이 영화에 관심을 갖기까지 얼마나 오래 걸렸을지 모르겠다. 케이팝 팬도 아니고(고등학교에서 충분히 오래 가르쳐서 이해는 하지만), 20초 예고편에서 본 애니메이션 스타일이 특별히 마음에 든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좋은 친구들과 집에서 만든 달콤한 간식을 곁들여 엉뚱하고 낯선 콘텐츠를 탐험하는 일에는 모든 망설임을 날려버리는 마력이 있다. 설사 뻔하고 지루하더라도 최소한 함께 겪을 수 있으니까.

그런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 영화를 본 후 19시간 동안
이 영화를 본 후 19시간 동안 "골든(Golden)"을 계속 흥얼거렸다

아직 보지 않았다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헌트릭스'라는 팀명으로 활동하는 한국 소녀 3인조 루미, 미라, 조이의 이야기다. 이들은 수천 년간 주인을 위해 인간의 영혼을 훔쳐온 악마들로부터 인간 세계를 구해내려 한다.

중학생들을 겨냥한 작품답게 "멋진 뮤지션 소녀들이 노래하며 악역들을 때려잡는다"는 꽤 단순명쾌한 스토리다. 악마 소년과의 로맨스, 정체성과 유산 그리고 우정에 대한 고민들, 그리고 엔딩 크레딧 전에 몰래 내 스포티파이 즐겨찾기에 추가한 몇 곡의 OST까지. 이 모든 건 예상 범위 안이었다. 예상하지 못한 건 바로 그 메시지였다.

내가 자랄 때,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비슷한 장르의 영화나 TV 프로그램들(조시 앤 더 푸시캣츠, 스파이스 월드, 토털리 스파이즈, 브링 잇 온 같은)은 대개 이런 뻔한 메시지를 던졌다: 자신답게 살아라!

문제는 정작 중요한 부분을 건너뛰었다는 것이다. 즉,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이냐고?

그 시대 획기적인 미디어를 만들어낸 세대에 대해 알면 알수록 이해가 된다. 당연히 그들이 더 깊이 파고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 자신도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몰랐으니까. 치료와 치유, 그리고 세대간 악순환 끊기에 대한 편견들이 무너지기 시작한 건 불과 지난 10년 정도의 일이다.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서로 비웃는 대신, 우리는 이제 그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느끼는 법을 배우고 있다.

KPDH(줄여서 쓰겠다 - 계속 풀네임으로 쓸 수는 없으니까)에서 제작진들은 그냥 돈만 벌어들이는 기계가 될 수도 있었던 작품에 진짜 의미 있는 무언가를 불어넣는 데 성공했다. 이 영화가 궁극적으로 수치심을 알아보고 다루는 법에 대한 마스터클래스이기 때문이다.

치료사와 45분을 보낸 후 내 안의 악마들
치료사와 45분을 보낸 후 내 안의 악마들

알고 보니 악마들은 단지 이야기를 풀어가는 도구일 뿐이었다. 진짜 적은 수치심이다. 주인공 루미는 일찍 세상을 떠난 어머니가 남긴 수치심이라는 무거운 짐을 온몸으로 짊어지고 살아간다. 그 짐을 숨기려 애쓸수록 수치심은 오히려 그녀의 삶을 더 깊숙이 잠식해간다. 무대 위 공연에서,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그리고 마침내 몸에 실제적인 타격을 가할 정도로 말이다.

특히 어린이용 콘텐츠치고는 놀랍도록 섬세하고 새로운 순간들이 계속 쌓여간다. 루미의 몸에 나타난 증상을 치료해줄 의사를 찾아 나선 3인조의 모습도 그중 하나다. 의사는 웃기면서도 섬뜩한 진찰을 마친 후 이런 통찰을 내놓는다:

"부분을 치료하려면 전체를 이해해야 한다."

교육학과 사회복지학 석사 두 개를 가진 남편이 즉시 *"와, 완전 핵심을 짚었네"*라고 중얼거렸다.

바로 이것이다. 물려받은 수치심과 회피의 악순환을 끊어내려 애쓰는 우리 세대가 배우고 있는 가장 중요한 깨달음 말이다. 우리가 마주하려는 힘든 감정들과 크고 작은 트라우마들을 우회할 수 있는 '꿀팁' 따위는 없다. 천천히 걸음을 늦추고, 불편함을 견디는 법을 익히고, 솔직함에 이르는 길을 찾는 일은 정말 힘들다. 특히 어느 정도 나이가 든 우리에게는 성장 과정에서 그런 모범을 보여줄 사람이 많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KPDH는 이런 메시지를 그리 은유적으로 담지 않았다. 다시 말하지만, 이건 큰 아이들과 어린 어른들을 위한 영화다. 이레이저헤드나 브라질 같은 복잡한 상징주의를 추구하지 않는다. 이해되기 위해 만들어진 이야기다.

감정회피남과 그 일당들
감정회피남과 그 일당들

영화에서 수치심에 가장 깊이 짓눌린 캐릭터는 단연 그 감정과 가장 오래 함께해온 인물이다. 비밀리에 악마인 남성 아이돌 그룹 '사자보이즈'의 리더 진우는 무려 400년간 자신만의 수치심에 절어 살아왔다.

과거 배신의 기억에 시달리는 그는 작품의 주요 악역이자 동시에 로맨스의 상대이기도 하다. 솔직히 십대 시절 상당 부분을 악역 팬픽 쓰기에 바친 사람으로서, 이 설정은 정말 악마적인 방식으로 내 뇌의 쾌락 중추를 자극했다. 인류를 파멸로 이끌고 진짜 최종 보스를 돕는 그의 동기는? 그 기억들을 지워버리고 싶어서다.

솔직히 이해한다.

자신의 학습된 수치심을 풀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는 우리에게 "그냥 잊어버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전혀 낯설지 않다. 기억이란 참 잔인하다. 우리는 스스로의 기억을 비틀고 의심하고 왜곡해서 자신만의 고문실을 만들어내는 데 탁월하다. 그리고 마음을 완전히 닫아버릴 때? 수치심은 더욱 자란다.

수치심에 대한 글을 브레네 브라운 언급 없이 끝낼 방법은 없다. 사실 그녀는 이 영화 전체의 배경에 드리워진 보이지 않는 그림자 같았다. 제작진이 그녀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을지 모르지만, Dare to Lead와 Atlas of the Heart 같은 책의 저자이자 연구자인 그녀야말로 KPDH가 수치심을 다루는 방식의 청사진을 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브라운은 수치심을 "자신이 결함투성이이고 따라서 사랑받거나 소속될 자격이 없다고 믿게 만드는 극도로 고통스러운 감정이나 경험"이라고 정의한다. 또한 "수치심을 페트리 접시에 담고 판단과 침묵, 비밀로 덮어두면 수치심이 삶의 모든 구석구석까지 파고들 수 있는 완벽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수치심의 해독제는 결국 연민이다. 특히 자기 연민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법을 터득하면, 수치심에서 벗어나는 출구를 찾기가 훨씬 쉬워진다. 이런 지혜의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수치심은 비밀 속에서 자란다."

진짜 악역??? 아마 아닐 테지만, 그래도.
진짜 악역??? 아마 아닐 테지만, 그래도.

여기서 나는 KPDH의 몇 안 되는 "어른" 캐릭터 중 하나인 셀린에 대한 생각을 떨쳐낼 수 없다.

루미 엄마의 친구이자 옛 밴드 동료인 셀린은 멘토인 동시에 비밀의 파수꾼이다. 그녀는 루미의 수치심을 꿰뚫어보고 있다. 당연하다. 그 수치심을 루미에게 안겨준 장본인이 바로 자신이니까. "집안 일은 집안에서 해결하라"는 말을 들으며 자란 사람이라면 이런 대사들이 익숙할 것이다:

가족의 비밀은 밖으로 새어나가면 안 된다. 굳이 이런 걸 돌아다니며 떠벌릴 필요는 없다. 이 수치심은 우리끼리만 간직해야 한다.

루미도 잘 안다. 걸음마를 떼던 순간부터 "네 결함과 두려움은 절대 남들에게 보여서는 안 된다"는 말을 들어온 그녀는 수치심을 마음 깊숙이 묻어두고 살아왔다. 하지만 진우와 우연히 비밀을 털어놓게 된 후에야 내면의 상처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의 치유력을 깨닫기 시작한다. 말로 표현하고 이해받는다는 느낌에서 루미의 치유가 시작된다. 하루아침에 일어나지는 않지만 분명히 일어난다.

이제 브레네 브라운 인용의 뒷부분을 가져올 때인 것 같다:

"반대로 수치심을 페트리 접시에 담고 공감으로 덮어주면, 수치심은 힘을 잃고 시들어간다. 공감은 수치심에게 치명적인 환경을 만든다. 수치심이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을. 수치심은 당신이 혼자이고, 오직 당신만 그런 거라고 믿게 만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 속 모든 캐릭터가 저마다 다른 수치심을 밀폐용기에 담아 품고 살아간다는 게 드러난다. 미라는 자신이 가족을 가질 자격이 없다고 걱정한다. 조이는 자신이 짐이 되고 쓸모없는 존재라고 여긴다. 심지어 소녀들의 매니저 바비(목소리 연기를 맡은 게 켄 정이라는 걸 알고 너무 기뻤다)조차 무력감과 원망에 시달린다.

이제야 자신답게 살아라라는 말이 어린이 영화에서 훨씬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조언이 된다.

그리고 호랑이와 모자 쓴 작은 악마 새도 나온다.
그리고 호랑이와 모자 쓴 작은 악마 새도 나온다.

내가 쓴 다른 글들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번 주제가 나에게는 좀 뜬금없어 보일 수도 있다. 교육계에서 일해온 트랜스 남성으로서 내 책 Teach Like an Ally(이달 말 출간)같은 게 훨씬 더 자연스러울 테니까. 지금까지 1,600단어를 썼는데 퀴어에 대한 얘기는 전혀 안 했다. 뭔가 이상하지 않나?

걱정 마라, 여기 있다:

로스앤젤레스 북쪽 언덕에 자리한 게티 박물관에 일일 여행을 다녀왔다. 게티가 여름 내내 퀴어 아트 전시, 특히 퀴어 사진 전시를 하고 있어서 이 지역을 떠나기 전에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사진 전시장에서 나는 천장까지 이어지는 벽면을 가득 채운 주목할 만한 퀴어 선구자들의 초상화 앞에서 유독 오래 머물렀다. 앨런 튜링, 조지 워싱턴 카버, 오드리 로드부터 루폴, 존 워터스, 애니 레이보비츠까지. 전체적인 광경이 다소 압도적이어서 한 번에 소화하기 어려웠다. 전시장에서 가장 붐비는 공간이었고, 나는 주로 다른 관람객들이 작품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막 자리를 뜨려던 순간 젊은 엄마가 딸과 함께 들어왔다. 어린애들 나이 구분에는 자신이 없지만(중고등학교에서 10년 가르친 덕에 15세와 15세 반 정도는 구분할 수 있다), 그 소녀는 아홉 살 정도로 보였다. 아이는 프리다 칼로의 사진을 가리키며 아이들 특유의 조금-너무-큰-목소리로 엄마에게 물었다:

"잠깐, 엄마, 저 사람 레즈비언이야?"

나는 부모들이 보일 법한 반응을 예상하며 몸을 움츠렸다. 특히 퀴어 관련 주제에서는 더욱. 아마 팔을 잡아끌며 쉬쉬 소리를 내거나? 당황해서 더듬거리다가 황급히 나가거나? 그런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누구? 아, 저 사람? 아니야, 바이섹슈얼이었던 것 같아."

"아, 그렇구나!"

그리고 그들은 자연스럽게 다음 작품으로 넘어갔다.

그 장면이 전시장 나머지 구간을 둘러보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밖에서 남편과 친구들을 다시 만날 때까지 내가 느끼는 감정을 정확히 표현할 수 없었다. 이 아이는 수치심이라는 게 없는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것 같았다. 궁금한 걸 물어볼 수 있었고, 답도 들을 수 있었다. 아이 엄마는 주변에 누가 듣고 있는지, 누가 자신의 육아 방식을 판단할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냥 자연스러웠다. 수치심이 끼어들 틈이 전혀 없었다.

박물관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며 내가 목격한 일을 설명했다.

그 자리에 있던 우리 중 부모는 한 명뿐이었다. 그 사람의 논바이너리 파트너가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환경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아이를 키우는 그녀를 지켜보는 소감을 들려주었다:

"부모로서 그녀를 보는 건 정말 놀라워"라고 그들이 말했다. "그녀 아이들은 그냥 자기 자신으로 있을 수 있어. 판단 없이, 사랑만 가득하게. 나도 내 안의 어떤 부분이 치유되고 있는 것 같아."

아마도 이것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 같은 영화가 우리를 타겟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음에도 우리 마음에 깊이 와닿는 이유일 것이다. 수치심 없이 자라기에는 이미 늦었을지 모르지만, 함께 치유하려 애쓰면서 우리 안의 내면 아이를 품어주기에는 결코 늦지 않았다.


본 콘텐츠는 2025년 6월 3일  The Pivot Club에서 발행한 "The Therapy Generation is making kids movies now, and we’re all better for it" 아티클을 번역한 것입니다.

저는 전문 번역가가 아니기 때문에 오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본 글은 원저작자의 요청에 따라 불시에 삭제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0xPlayer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다른 뉴스레터

© 2026 0xPlayer

-

뉴스레터 문의lowell9195@gmail.com

메일리 로고

도움말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채팅으로 문의하기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례광장로 199, 5층 501-8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