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하는 유부

[이 계절 이 식물] 선을 좋아하시나요?

식물과 햇볕, 바람이 함께 하는 가을 명상

2025.11.07 | 조회 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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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여성

세 여자가 전하는 '일'에 관한 모든 이야기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부유하는 유부입니다. 저는 뉴스레터 발행을 하기 위해 플랫폼에 접속할 때 네이버에 ‘일류여성’을 검색해 들어오곤 하는데요. 물론 사이트를 즐겨찾기에 등록해 들어올 수 있지만 네이버에 검색이 된다는 걸 알게 된 순간부터 뿌듯한 마음이 들어 애용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이 레터를 쓰려 네이버에 검색을 하니 AI브리핑이 이렇게 친절하게 일류여성을 소개를 해주지 뭐예요. 🫢😲 <<‘일류여성’은 여성의 삶과 일, 사회적 역할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뉴스레터 및 커뮤니티 브랜드로 확인됩니다.>> 더구나 알아두면 좋은 점이라는 항목으로 아래처럼 소개하고 있는데 왠지 뭉클해졌습니다. 🥹😘 <<‘일류여성’은 특정 인물을 지칭하는 용어가 아니라, 여성의 다양한 삶과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이야기와 연대를 지향하는 브랜드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생활에서 여성들의 경험, 고민, 성장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일류여성’ 뉴스레터를 구독해볼 수 있습니다.>> 많은 뉴스레터 중 하나일 수 있지만, 이 레터를 통해서 구독자님과 함께 일하는 여성들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또 연대하는 매개체가 된다면 더 바랄게 없겠습니다. (물론 좀 더 많은 구독자님과 함께 한다면 금상첨화겠죠 ㅎㅎ) 미지의 영역이 많아 두렵기도 한 AI지만 오늘의 서비스는 저를 감동케 한 것이 틀림없네요. 네이버가 일류여성을 어떻게 소개하는지 궁금하시다면 검색을 추천합니다! ㅎㅎ 오늘은 네이버의 답변 만큼이나 요즘 저를 감동케하는 제철 식물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오늘 레터를 보고 주변에서 이 친구들을 찾아보시길 바랄게요~!
오늘의 주인공 그라스입니다. 참고로 이 친구는 억새류입니다. 
오늘의 주인공 그라스입니다. 참고로 이 친구는 억새류입니다. 

나는 선을 좋아한다. 미술시간에 배우는 점면 중에 선 말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식물이 만들어 낸 선을 사랑한다. 코로나 이후 집에 식물이 하나 둘 늘면서 알게 된 식물 취향이었다. 위로 곧게 자라며 큰 잎을 자랑하는 식물보다 여린 잎을 올리며 나폴대는 아스파라거스나 구불구불한 선을 자랑하며 자라는 스위트피를 좋아한다. 그런 내게 가을은 감탄 유발자가 가득한 계절이다. 바로 그라스(Grass)’라 통칭되는 풀들이 제철을 맞이했기 때문! 그라스는 풀, 목초, 잔디, 벼과 식물을 말한다. 정원에서는 여기에 사초과 식물과 대나무를 포함한다. .. 갈대, 억새 그리고 벼 정도를 떠올린다면 충분하다!

가을하면 바람과 그라스의 계절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물론 대다수의 사람들이 가을이면 단풍이지! ‘ 하겠지만, 강렬한 초록 덩어리와 빨간 점 혹은 노란 점 사이를 멋스럽게 이어주는 존재가 바로 그라스다. 그라스는 바람이 부는 방향에 맞춰 흩날리는데, 그곳에 햇빛이 스며든다면 몽환적인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려주는 게 바로 이 그라스라는 말씀! 사실 하나씩 따로 보면 존재감 넘치는 꽃보다 볼품은 없지만 함께 있을 때 진가가 드러난다. 한데 뭉쳐진 그라스들이 바람의 지휘에 맞춰 좌로 우로 넘실거리며 땅 위에서 파도를 만들어낸다.

억새인지 갈대인지도 구분하지 못하던 시절*, 그저 풀이 가득한 가을 들판을 보며 위로 받았던 기억이 있다. 퇴사 직후 혼자 떠났던 제주 여행. 45일을 조용한 리조트에 머무르며 그저 걷고 앉아 쉬고 바라봤다. 숙소 뒷편은 광활한 뜰, 버려진 것 같은 풀들의 땅이었다. 그 들판 위로 가득한 풀들이 바람 따라 흔들리는데, 리조트에서는 대금인지 소금인지 모를 동양의 피리 소리가 BGM으로 흘러나왔다. 불과 며칠 전 만해도 모니터 앞에서 눈만 껌벅이던 내 앞에 펼쳐진 이 광경이 과연 생시인가 싶었다. ‘도대체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은 무엇인가?’ 하는 의문의 상태로 멍하게 흩날리는 억새를 바라보고 또 바라봤다.

우연히 마주한 숙소 뒷 편
우연히 마주한 숙소 뒷 편
동영상으로 전달하지 못해 아쉬운 억새 파도가 이곳에 있었다.
동영상으로 전달하지 못해 아쉬운 억새 파도가 이곳에 있었다.

하나의 선 위에 또다른 선이 포개져 부피가 생기고, 자세히 보면 그 선 위에 오종종하게 돋아 있는 솜털 같은 것들이 빛을 받아 반짝인다.(그 솜털은 이제 와 보니 이삭이었다. 쉽게 말해 그라스들의 꽃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바람이 불면 정렬이 헝클러지면서 새로운 정렬이 생긴다. 선과 솜털과 그 사이에 빛이 반사되고 바람에 들고 날 때마다 크림색에서 황금빛으로 때때로 붉은빛으로 색이 바뀌는 오묘한 광경이 연출된다. 이러한 절경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한 곳에 멈춰서서 움직임을 바라봐야 한다. 이 행위조차도 참 매력적이다.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이 저마다의 질서대로 흘러가는 모습이랄까. 명상은 특별한 것은 아닐 거다. 지금 이 순간을 마주하는 것. 그라스를 볼 때 마다 나는 명상 중이다.

가을 빛에 부서지고 바람에 또다시 휘둘리는 그라스를 보고 있으면 절로 명상이 된다.
가을 빛에 부서지고 바람에 또다시 휘둘리는 그라스를 보고 있으면 절로 명상이 된다.

억새와 또 다른 재미를 주는 그라스가 수크령. 좀 많이 큰 강아지풀이라고 하면 이해가 쉽겠다. 수목원에 근무하면서 알게 된 존재였는데, 알고나서 보니 주변에 온통 수크령이 심겨져 있었다. 동네 공원을 말할 것도 없고, 보도블럭 사이에도 식재돼 있었다.(아마 구독자님 집 주변 공원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겁니다 ㅎㅎ) 수크령은 그령이라고 부르는 벼과 식물과 비교해 강하고 억세다고 해서남성뜻하는 를 붙여 지금의 이름이 됐다고 한다. 억새의 이삭은 크림색 때때로 금색이라고 하면 수크령의 이삭은 보랏빛이다. 억새는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감상하는 것이 매력적이지만 수크령은 빛이 깊게 들어오는 오후의 색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또 정렬이 된 억새와 달리 분수가 솟아 오르는 모습으로 피어나, 그 자체로도 리듬감이 살아있다. 늦은 오후 햇볕에 반사되는 보랏빛 분수, 이 가을 놓치지 말고 감상해야 할 한 장면이다.

이 친구가 바로 수크령입니다!
이 친구가 바로 수크령입니다!
늦은 오후 빛을 받은 수크령은 그냥.. 영화 같습니다.
늦은 오후 빛을 받은 수크령은 그냥.. 영화 같습니다.

그라스는 선의 식물이라 곳곳이 비어 있다. 하지만 그래서 모아 심고, 번식력도 강해 야생에서도 모여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렇게 똘똘 뭉쳐 있어 옆 친구가 빈 구석을 채워주고 또 그 사이로 바람과 빛이 들어가며 전체가 완성된다. 헐겁지만 그래서 자유롭게 나풀 거릴 수 있고, 혼자라면 한낱 풀일테지만 군락을 이루면 파도도 만들어 낼 수도 있는, 약해 보이지만 어쩌면 제일 강한 선. 얼마 남지 않은 올 가을엔 강한 선의 율동을 바라보며 명상해보길 추천한다.

 

*갈대는 습한 곳, 습지나 강변에서 자라고 억새는 산과 들에서 자랍니다. 또 갈대는 보랏빛을 띤 갈색 꽃을 피우지만, 억새는 흰색 꽃을 피우는데요. 갈대는 풍성한 꽃차례가 서로 엉겨서 피어나지만 억새는 가지런히 뻗어 나서 단정해 보입니다. 왠지 머리를 빗겨주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갈대, ‘너는 머리를 잘 빗었구나!’ 싶은 것은 억새라고 생각하면 쉽겠죠?ㅎㅎ

머리를 잘 빗은 억새
머리를 잘 빗은 억새
빗겨주고 싶은 갈대
빗겨주고 싶은 갈대


 

 

📢[캠페인] 선배 시간 괜찮아요?

- 경험을 나눠줄 선배님의 인터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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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마치 퇴사를 결심한 후배가 꺼내는 클리셰 같은 문장. 후배를 둔 직장인이라면 뜨끔할 이 문장을 구독자 여러분께 던집니다. 어느덧 사회생활 10년이 훌쩍 넘은 경력자들이지만 여전히 머릿속에 물음표를 달고 때론 답답한 마음에 풀리지 않는 분노를 삭혀가며 고군분투 중인데요, 이런 저희에게 본인의 경험담과 생각을 들려주실 귀한 선배님을 찾습니다.

조직생활과 독립에 대한 진솔한 조언부터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는 워킹맘의 실전 팁, 커리어 전환의 경험까지 저희에게 들려주실 수 있는 분을 찾습니다.  30! 커피 한잔의 인터뷰 시간을 허락해주신다면 맛있는 커피 한잔 대접하면서 귀한 이야기들을 잘 담고 싶습니다.

얼굴을 마주하고 인터뷰한다면 좋겠지만, zoom, 구글미트를 활용한 온라인 미팅, 서면으로 답변해주시는 것도 모두모두 환영입니다! 선배님의 소중한 경험담을 공유할 모든 통로를 활짝 열어놓을 테니 부담 없이 연락주세요! 함께 나눈 이야기는 세 에디터가 잘 갈무리해서 레터를 통해 구독자님들께 생생히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내 주변에 이 사람이 생각났다! 하는 분이 있다면 자유롭게 추천을 부탁드립니다. 평생해야 할 일이라면 내 일을 좀 더 사랑할 수 있게, 또 본인의 일을 즐기는 사람이 더 많아질 수 있게 함께 고민해보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회신 기다릴게요~!

smallbigsisters@gmail.com로 편하게 메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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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마마의 프로필 이미지

    그린마마

    0
    about 1 month 전

    네, 저희 집 주변 공원에도 수크령이 아주 많이 심어져있어요~ 딸아이에게는 강아지풀보다 큰 개풀이라고 일러준답니다 ㅎㅎㅎ 글을 읽다보니 저도 어느가을날 신두리사구에서 넋놓고 바라보았던 그라스들의 춤사위가 생각나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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