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은 교도소를 경험할 일이 거의 없다. 가본 적이 없으니 그곳 생활이 어떤지 알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교도소에서 먹여주고, 재워주고, 하는 일도 없는 그곳 생활이 뭐가 힘든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몇 년 전 “슬기로운 감방생활”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되었다. 그 드라마는 생각보다 감방생활의 디테일을 잘 보여주었다. 그러다 보니 의뢰인들의 가족 중 누군가는 드라마에서 그려진 그곳에서의 생활이 실제가 맞는지 물어보기도 했었다. 드라마를 통해 보게 된 생활이 일부분에 불과함에도 힘든 생활임을 가족들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던 것이다.
하루에 취침 시간 외에는 방에서 누워 있을 수 없고, 방을 벗어나 운동할 수 있는 시간도 하루 30분, 목욕을 하고 싶어도 겨울에도 찬물에 정해진 요일에 목욕시간도 겨우 15분? 정도 허락된다. 휴지, 치약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교도소에서 무상으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자비로 구입해서 사용한다. 음식물을 판매하긴 하지만 그 종류도 제한적이다. 죄를 짓고 간 곳이기에 30도 이상의 한여름에도 선풍기 바람만 허용되고 그것도 일정 시간 후 정지된다. 누군가는 그곳 생활이 뭐가 힘들까 싶을 수도 있다. 그런데 자유가 박탈된 생활은 생각보다 힘들다.
또 좁은 방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과 살을 맞대고 생활해야 하는데 1인당 1평도 주어지지 않을 때도 있어 힘든 생활이 아닐 수 없다. 전혀 나와 다른 사람과 하루 종일 지내다 보니 자주 마찰이 생겨 급기야는 몸싸움까지 이어져 징벌을 받게 된다. 징벌을 받으면 독방으로 가서 면회도 금지되고 서신도 금지되고, 신문도 못 보고, 할 수 있는 게 더더욱 제한된다. 독방이라고 넓지 않아 그저 한 몸 누우면 다른 여유 공간이 없을 정도니 징벌을 가지 않기 위해 많이 참아야 한다. 물론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라 차츰 시간이 감에 따라 맞춰 생활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래도 한번 그곳에 다녀온 사람들은 두 번 다시는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여자든 남자든 모두 같다. 정말 정신이 돌아온 후에 마주한 곳이기에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렇게 가기 싫어하던 곳이지만 다시 마약에 손을 댈 때에는 그 힘든 기억은 저 멀리 보내버리고 만다. 그래서 다시 마약을 하고 난 후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안감에 누군가는 제 발로 경찰서로 가 자수를 하기도 한다. 바로 이 지점이 보통 사람들로서는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그 결과 마약범죄로 처벌받은 사람이 다시 마약범죄를 하는 비율인 “재범률”은 36%정도다. 또 마약범죄로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후 3년 내 다시 교도소로 가게 되는 비율인 “재복역률”은 마약사범의 경우 다른 범죄보다 월등히 높아 50%에 이를 정도다.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그곳을 가는 일이 없도록 아무리 좋은 것을 두고도 그것을 선택하게 되면 뒤따르는 고통을 떠올리며 취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마약은 그렇지 않다. 이번에는 절대 걸리지 않을 거라 자신을 속인다. 그리곤 마약을 선택해버리고 만다.
마약중독은 뇌질환이다. 그래서 무조건 처벌만으로는 중독을 해결할 수 없다. 강한 처벌로 중독이 막아진다면 그건 이미 중독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우린 중독자들을 보통의 뇌를 가진 평범한 사람으로 행동하기를 기대한다. 이 기대를 저버리면 비난한다. 영영 사회에서 같이 살수 없는 사람으로 취급한다.
슬기로운 감방생활 마지막에 그간 등장했던 마약사범인 해롱이가 출소 후 집으로 가지 않고 바로 다시 마약을 투약하는 모습이 나온다. 그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 힘든 곳에서 나오자마자 어떻게!! 치료가 되지 않는다면 언제든 재발하는 것이 마약중독이다. 그래서 치료가 필요하다. 처벌에 앞서 치료가 필요한 이유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중독으로 고통받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중독을 너무 빨리 포기했다. 다시 한번 주변을 둘러보자. 그래서 손잡아 주자.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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