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애비로드입니다. 육아가 시작된 이상 시간 부자로 산다는건 사실상 어려운 일이죠. 육아를 하면서 내 시간을 가지고 싶으신 모든 분들을 위해 ‘육아인의 시간 재테크‘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그 두번째 레터, ‘가용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MEMO from 애비로드
알아야 할 것은 2가지, 채울 것과 채울 곳
육아휴직 기간의 첫번째 목적은 누가 뭐라해도 ‘육아‘입니다. 하지만, 그 것을 제외한 나머지 영역은 ‘복직 이후의 삶을 대비‘하는게 좋습니다.
그러기 위해 권해드리는 활동이 여러가지가 있어요. 체력, 환경 설정, 삶의 방향 재정비 같은 것들이에요. 이런 것들은 채울 ‘것‘이죠. 채워나가야할 내용물들 입니다.
채울 것이 있다면, 그 것들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필요하겠죠. 바로 채울 ‘곳‘말입니다. 아무리 좋은 활동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면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복직을 대비하기 위한 좋은 것들을 실행해낼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오늘 뉴스레터는 바로, 채울 ‘곳‘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내 시간 그릇의 크기를 아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1:1 코칭을 하기 전에 휴직기간을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그 목표에 대해서 먼저 사전 질문을 합니다. 코칭 대상자 분들 중에서는 아직 출산 전이신 분들도 계시고 출산 후 휴직을 보내고 있거나 두번째 육아휴직을 앞두고 있는 분들도 계신데, 그 두 부류가 목표 설정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곤 합니다.
아직 출산 전이신 분들은 휴직 기간에 해내고 싶은 목표가 엄청 많습니다.
‘외국어공부, 자격증 따기, 부동산 투자 공부, 유튜브, 블로그, 부업 만들기, 운동하기..‘
하지만, 아이를 낳고 길러본 분들은 알고 있습니다. 나에게 허락된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을 말이죠.
사실, 시간이 부족하다는 건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같은 시간 동안 이라도 하는 일들이 적으면 여유있어 지는 것이고, 많으면 부족해 지는 것이죠. 그런 측면에서 시간이 부족한지 여부는 할 일들을 내 일상에 하나 씩 배치해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내 목표를 쪼개고 쪼개서 하루 단위, 주 단위로 해야할 일들을 명확화 해보는 것이죠. 연간 목표를 분기로 쪼개고, 분기 목표를 월로 쪼개고, 월 목표를 주 단위로, 일단위로 쪼개보면 당장 내가 해야할 To-do list가 나옵니다. 다음 할 일은 그 일들을 내 일과표에 하나씩 배치해 보는 겁니다.
- 연 : 책 100권 읽기
- 분기 : 책 25권 읽기
- 월 : 8권 읽기
- 주 : 2권 읽기
- 일 : 하루 2시간 독서하기
- 배치 : 하루 2시간 내 일과 중 '빈칸' 에 배치하기
그러기 위해서는 내 일과표에서 To-do list를 하나씩 배치할 수 있는 빈칸이 얼마나 있는지 알아야 겠죠? 그 빈칸이 바로 '시간 그릇' 입니다. 정확히 표현하면 ‘가용 시간‘ 이죠. 말 그대로 내가 사용 할 수 있는 시간 그릇이 얼마나 큰지, 얼마나 비어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제서야 비로소 알게 되죠. 그릇에 비해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했다는 것을요. 간단한 과정이지만 저렇게 실제로 계산해보지 않으면, 연 100권 읽기 같은 무리한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일단, 1주일 동안 시간을 트래킹해보세요.
내 가용시간을 파악해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딱 1주일만 내 일상을 트래킹 해보는 겁니다. 한 달은 너무 길고, 하루는 너무 짧습니다. 여러 돌발 이벤트로 인해 결과가 왜곡되기 쉽거든요.
이렇게 기록해 보면, 비로소 내 하루와 한 주가가 어떤 시간들로 흘러가는지 명확하게 볼 수 있어요. 평일, 주말을 기준으로도 구분할 수 있게 되지요.
저는 이렇게 했어요. 위 그림은 10분 단위로 제 하루를 트래킹 해본 예시에요. 작년 이 맘때쯤 이었던 것 같습니다. (회색 영역이 제 고정시간이에요.) 왼편 타임트래커에서 왼쪽이 제 계획이고 오른쪽이 제 트래킹 결과입니다.
이렇게 기록을 해보면, 두 가지를 깨달을 수 있게 됩니다.
1. 생각보다 내 가용시간이 적었구나.
2. 생각보다 내가 낭비하는 시간이 많구나.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앞으로 내 시간 그릇, 가용시간을 늘리기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볼 준비가 된 것이니까요.
일단위, 주단위로 내 가용시간을 확인하세요
이제 1주일간 기록한 데이터를 분석할 단계입니다. 먼저 하루 단위로 가용시간을 분석해보세요. 먼저 5가지로 분류해보시면 좋습니다.
1. 수면 시간 : 잠자는 시간
2. 필수 시간 : 식사, 샤워, 이동 등 필수불가결한 시간
3. 육아/가사 시간 : 등하원, 요리, 집안일, 모든 아이 케어 시간
4. 낭비시간 : SNS, 유튜브, TV시청 등 무의식적으로 낭비되는 시간
5. 가용시간 : 1,2,3,4을 제외한 실질 사용 가능 시간
제 주간 일과표를 한 번 보실까요? 일단, 취침시간(검은색)과 필수시간(회색)을 표기하고, 근무시간(파랑)과 집안일과 육아에 전념하는 시간(분홍)을 표기해 보았어요.
이제 색이 칠해져 있지 않은 빈칸이 가용시간이 되는 겁니다. (낭비시간이 따로 없다면요)
저희 집에는 TV도 없고, 금요일이나 토요일 밤에 아내와 맥주 마시며 영상 한 편 보는 시간을 제외하면 따로 소모하는 시간은 없는 것 같아요. 결론적으로 제 가용시간은 28.5시간이 되겠네요. 이렇게, 하루 단위 일과를 분석한 후에는 주 단위 가용 시간을 분석해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시각적으로 만들어 놓으면, 하루 24시간, 일주일 168시간을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28.5시간만 어떻게 쓸 지 고민하면 되는거죠.
여러분들 중에는 도저히 일 단위로 의미있는 시간을 내는게 어렵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특히 독박 육아하시는 분들이 주로 그렇죠. 그런 경우에 이렇게 주 단위로 루틴을 짜면 해결책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정 활동을 주중에 어느 하루에 몰아서 배치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매일 1시간씩 헬스를 하고 싶은데 그럴 짬이 안나는 분의 경우, 주에 1~2회 2시간의 강도높은 운동 1회를 배치함으로써 한 주 단위의 규칙적인 일상 설계가 가능해집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이 과정에서 배우자나 조부모님, 때로는 도우미 같은 외부 인력의 도움을 받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적극적으로 받길 권합니다.)
이게 무슨 쌀로 밥짓는 말인가 싶으시겠지만, 구체적인 의도와 설계없이 그렇게 하는 것과 주 단위의 루틴으로서 배치하여 하는 것은 마인드가 달라진다는게 포인트입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접근은 매일의 무리한 계획과 실패의 반복에 따른 자책감을 현저히 줄여주기 때문이에요. 내 시간 그릇의 크기를 모른채 세워버리는 무리한 계획이 없어집니다. 무리해서 매일 1시간 운동계획을 세우지 않게 되는 것이죠. 또한 오늘 운동을 못해도 주중에 확보된 내 시간에 운동을 할 것이기 때문에 오늘 운동을 못하더라도 자책감을 갖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일 단위 및 주 단위로 내 가용시간을 파악하는게 우선입니다. 휴직 기간의 목표를 담는 내 시간 그릇의 크기를 정확히 아셔야 합니다.
다음은, 가용시간의 질을 높일 차례입니다.
앞서 제 경우를 예로 들자면, 1일 단위로 4시간 내외, 1주 단위로 28.5시간이 일주일동안 제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에요.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모든 가용시간이 100% 집중해서 활용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어떤 시간은 피로도가 높은 저녁에 몰려 있을 수도 있고, 주말에 쪼개져 있을 수도 있어요. 유난히 집중이 안되는 날에는 무심코 켠 유튜브를 1시간 넘게 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가용시간이 시작되고 주변을 세팅하느라 시간을 소모하기도 하죠.(이걸 전환 시간이라고 합니다.) 직장인들의 경우, 갑자기 잡힌 회식 때문에 가용시간이 몽창 날아가기도 합니다.
또, 육아를 하다 보면,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하기엔 애매하게 짧은 시간들이 발생합니다. 합치면 규모있는 시간이 될 수 있지만, 여기저기 쪼개져 있어서 의미있게 쓰기가 어려운 시간들말이죠.
이렇게 정량적으로 계산한 가용시간을 100% 활용한다는 것은 기계가 아닌 이상 불가능하다고 봐요. 무조건 loss가 발생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앞서 말한 5가지 시간들 기억하시죠?
(1.수면, 2.필수, 3.육아(가사) 시간, 4.낭비, 5.가용)
시간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해야할 일은 두 가지 입니다.
하나. 1,2,3,4번 시간을 최소화 하기
둘. 5번 시간의 효율을 최대화 하기
우리의 작고 소중한 가용시간을 지키기 위해 1번과 2번 모두 중요합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노하우는 다음 뉴스레터에서부터 다뤄볼게요! 그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구독하기' 눌러주세요!
받아들이세요. 그릇을 키우는 건 한계가 있어요.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육아인으로서 가용시간을 확보하려는 과정 중에 ‘완벽주의‘를 버려야 한다는 것이에요.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육아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요구합니다. 아이의 컨디션, 돌발상황, 연령에 따라 너무도 다양한 변수로 인해 계획한 시간은 매우 높은 확률로 그저 계획에 그칠 뿐, 현실은 너무도 달라지곤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아파서 등원을 하지 못할 때나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을 때 소중한 내 계획은 단숨에 무너질 수 있어요. 이런 상황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걸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합니다. 하루가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너무 자책할 필요없어요.
그러니, 변수를 최소화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직전 뉴스레터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워킹맘, 워킹대디들이 새벽기상을 하게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변수 최소화!
그렇게 확보한 ‘핵심 가용시간‘을 내 일단위 주단위 일과표에 배치하고, 그 시간 그릇에 규칙적인 할일을 배치하면 그게 바로 ‘루틴‘이 되는 것이죠.
육아 중 가용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그걸 인정하는 순간 마음이 훨씬 편안해집니다. 가용시간이 조금 줄어들더라도 꾸준히 확보하고 활용하려는 노력이 훨씬 더 중요해요.
정리해보겠습니다.
가용시간을 파악하는 것은 시간 관리의 출발점이에요. 내 시간을 기록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내가 얼마나 쓸 수 있는 시간이 있는지, 그리고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그로써 무리한 계획과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게 되죠.
그리고, 육아를 병행하고 있다면 가용시간을 확보하기 어렵고 한계를 느끼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걸 꼭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니, 싱글들의 자유를 부러워하면서 신세 한탄을 하기 보다는, 핵심 가용시간을 찾아내 꾸준히 나만의 시간을 만들도록 노력하는 일에 집중하세요.
주변을 둘러보면, 그렇게 노력한다는 것 만으로도 이미 상위 5%라는 걸 알게 되실 겁니다!
육아인의 시간관리 노하우를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당장 저와 제 아내 부터가 시간 가뭄에서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시간 가난뱅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핵심 가용시간' 확보가 우선이었고, 그 첫번째 실마리를 새벽기상에서 찾았습니다.
자율 새벽기상 모임에 참여하고 싶으신 분은 아래 링크로 들어오세요!
어떠한 비용도, 금전적 패널티도 없습니다. 스스로 기상시간을 정하고 자유롭게 인증합니다. 정해진 기상시간보다 늦게 일어나도 상관없습니다. 최선의 노력으로 인증만 하시면 됩니다.
유일한 패널티는 '무관심'에 따른 인증모임 Kick-out입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노력을 해주신다면 그럴 일은 없겠죠? 다같이 천천히 새벽기상에 친숙해져 보는 환경을 가져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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